매운 맛 내는 ‘캡사이신’으로 파킨슨병 치료한다
지디넷코리아 / 2015-11-06 16:50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성상교세포(astrocyte)의 통증수용체(TRPV1) 활성화로 내생발현되는 신경영양인자(NTF)들의 도파민신경세포 보호효과.
파킨슨병 동물 통해 신경세포 보호효과 밝혀내…
국내 연구진이 고추의 매운 맛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진병관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으로 통증 수용체를 깨워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운동 기능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6일 밝혔다.
도파민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 중에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신경세포이다. 주로 손발 운동에 작용하며 파킨슨병 환자에서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노인성 퇴행성 질환으로, 기존의 치료법은 대부분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 방지, 기능회복 및 재생을 촉진하는 근본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한 상황.
최근 신경 보호와 재생 효과를 가지는 단백질인 신경영양인자를 합성해 뇌 특정 부위에 투여하는 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나 면역 반응 및 종양 발생 가능성, 외과 수술의 위험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뇌 안에서 직접 신경영양인자를 생산하는 치료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파킨슨병 동물모델의 중뇌-흑질에서는 통증수용체와 신경영양인자의 하나인 씨엔티에프(CNTF)가 성상교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사실을 각각의 인자를 형광물질로 염색해 처음으로 확인했다.
파킨슨병 동물모델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 발현을 억제하자 씨엔티에프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통해 통증수용체가 씨엔티에프 발현에 관여함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와 씨엔티에프의 발현이 증가돼 있어 인간 파킨슨병 환자 뇌에도 같은 시스템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통증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캡사이신으로 씨엔티에프 발현 증가를 유도하자 도파민신경세포가 보호되고 운동기능이 회복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위험한 외과 수술 없이도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획기적인 전략을 개발했다.
진병관 교수는 “통증수용체와 신경영양인자가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및 기능 회복 효과가 있음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학문적으로 의미가 크며, 향후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전략 개발과 연관된 신약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선도우수연구센터)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신경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브레인(Brain)’ 온라인판 10월 21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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