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흘린 땀 소금으로 보충?… “응급상황에만 도움”
연합뉴스 / 2016-08-11 11:34
“열경련·열탈진, 물 1ℓ에 소금 1티스푼”
연일 낮 기온이 35℃를 넘어서자 건강하게 더위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폭염에 흘린 땀과 함께 배출된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소금물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 중 하나다.
11일 전문가들은 소금이 염분을 보충해주는 것은 맞지만, 땀을 흘렸다고 무작정 소금물을 마시는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염분은 극소량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물로도 충분히 보충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땀으로 배출된 염분은 우리가 종일 먹는 음식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배출된 극소량의 염분을 보충하겠다고 소금물을 인위적으로 마셔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특히 우리나라의 소금 섭취량은 과도한 수준이기 때문에 건강한 일반인이 땀을 흘렸다고 소금물을 마셨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여름에 행군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군인에게도 소금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금을 섭취해 몸속 나트륨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혈압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김 원장은 “평소 고혈압, 당뇨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불필요한 소금섭취가 혈압과 혈당을 높일 위험이 있어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는 환자나 열경련, 열탈진 등 온열질환자 등은 상황에 따라 소금물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에서는 소금물 섭취를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때 시행할 수 있는 응급조치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KCDC)의 온열질환자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5월 23일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후 지난 9일까지 온열질환자 수는 1,290명, 사망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가이드라인은 팔, 다리 등의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어지럼증과 극심한 피로, 구토 등이 생기는 열탈진의 응급조치로 물 1ℓ에 소금 1티스푼 정도를 섞어 마시도록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온열질환 환자 중에서도 소금물 섭취가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소금을 섞은 물보다는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물을 마시는 게 응급상황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폭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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