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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에도 수술할 병원이 없다

 

MBC / 2008-08-06 22:54

 

 

 
[뉴스데스크] ◀ANC▶
사고로 팔다리나 손가락이 잘릴 경우 현재 병원과 수술 의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정형외과 의사를 수입해야 할 거라고 얘기해 왔는데요. 이제 현실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 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VCR▶
태안 앞바다의 섬에서 기름 방제작업을 해온 김명호씨. 김씨는 지난주 말 배 난간에 손이 끼여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 절단됐습니다.

◀SYN▶간호사
“어떻게 다쳐서 오셨어요? (아~) 조금 아프실 거에요. 예”

인근 대형 병원으로 갔지만 접합 수술을 할 의사도, 시설도 없었습니다. 당황한 김씨는 응급처치만 한 뒤 2시간 넘게 달려 경기도 안산으로 와서야 접합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SYN▶서형교 부원장/ 두손병원
“이렇게 켜지면(잘리면), 앞의 손 끝 살이 좀 죽을 수 있어요…”

공장의 기계톱에 손가락 4개가 잘린 김용길씨도 접합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하나같이 대형 병원들이었지만 접합 수술을 할줄 아는 의사가 없었던 겁니다.

◀INT▶김용길/ 경기도 안양시
“병원을 전전하게 됐죠. (몇 군데를 다니신 거예요?) 4군데 다니다가 여기가 5번째 온 거예요…”

각종 사고로 손가락이 잘리는 환자는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20~30명, 연간 9천여명에 이릅니다. 이렇게 손가락이 절단되면 빠른 시간 안에 수술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이런 접합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은 전국적으로 10여 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INT▶이낙영/ 대전시 유성구
“대전에서 종합병원에 들렀는데, 절단을 해야되고, 자기네들은 수술을 못한다…”

◀INT▶김영창/ 전북 군산시
“거기(대학병원)에서는 하네 마네 얘기는 않고, 담당 의사가 없다고…”

접합 수술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혈관과 신경, 힘줄 등을 현미경으로 보면서 하나씩 잇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손가락 하나 수술하는
4시간에서 10시간까지 걸리지만, 수술비는 환자와 의료보험 부담금을 합쳐서 74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의료 수가가 턱없이 낮다 보니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간단한 성형 수술 비용보다 훨씬 쌉니다.

◀INT▶김태형 원장/ 강남중앙병원
“미용 성형 같은 경우는 그거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할애함에도 불구하고, 비용적으로는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밖에 없는…” 수술이 어려운만큼 성형외과나 정형외과 전문의도 따로 5년을 더 공부해야 숙달될 수 있습니다. 돈이 안되는데다 배우기도 어려워 의사들은 전공을 꺼리고, 병원측도 전문 분야를 둘 생각을 않게 된겁니다.

◀INT▶황종익 원장/ 두손병원
“그 시간에 차라리 딴 거 하는 게 낫다 하는 식의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게 발전해 나가지 못하고 계속 답보 상태…”

한때 우리나라의 접합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 그 기술을 가르치고 배울 곳이 부족합니다.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접합 수술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INT▶황순호 원장/ 강남중앙병원
“미세접합 수술은 제가 마지막 세대로 알고 있습니다. 제 세대가 끝나고 나면 한국에는 미세접합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더이상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앞으로 환자는 어떡합니까?) 자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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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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