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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다이어트, 밥보다 술이 문제야

 

경향신문 / 2015-08-01 13:50

피와 살이 되는 영양 이야기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는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만한 것이 없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어서, 위로하기 위해서, 친해지기 위해서…. 기쁠 때나 슬플 때, 술은 술술~ 우리의 친구가 됩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 이 소중한 친구가 지나치면 우리와 한 몸이 됩니다. 복부비만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남성은 어떤 식품으로 에너지를 주로 섭취할까요? 일단 1위는 쌀입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밥심으로 사는 민족이니 당연합니다. 2위는 돼지고기, 그리고 3위는… 놀랍게도 소주입니다. 이후 순위를 잇는 라면, 빵, 쇠고기, 콩기름, 우유, 국수보다도 높습니다. 또한 맥주가 17위, 막걸리는 1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빵이나 기름, 국수보다 술로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한국 남성입니다. (출처: 2013 국민건강통계)

30대 비만율 급증, 잦은 술자리 때문
우리나라 남성의 비만율을 살펴보면, 20대 29%에서 30대가 되면 47%로 급격히 늘어나 거의 절반 가까이 비만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전 연령대를 비교해 볼 때 30대가 비만율이 가장 높습니다. 여성의 경우는 연령 증가에 따라 비만율이 증가하다가 60대에 가장 높은 비만율을 보이는데, 이는 호르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2013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통계집) 그러나 남성의 경우 30~40대의 이렇게 높은 비만율은 잦은 회식과 술자리가 큰 역할을 한 결과입니다. 지나친 음주는 몸 안에서 지방을 많이 만들어내 비만을 유발할 뿐 아니라 혈액 중 지방이 많아져서 고지혈증(高脂血症)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지방이 간에 쌓여서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나친 음주가 비만의 원인, 다이어트의 적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알코올은 칼로리가 높습니다. 지난 주 칼럼에서 언급했던 에너지를 만드는, 즉 많이 먹으면 살찌는 영양소 세 가지 중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 지방은 1g당 9만큼의 에너지를 냅니다. 그렇다면 알코올은? 놀랍게도 1g당 7로, 탄수화물보다도 높고 지방에 가까운 에너지를 냅니다. 따라서 음주에 의해 에너지를 과잉 섭취할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알코올을 마실 때마다 기름을 마신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예를 들어 소주 한 병이 약 600 정도의 에너지를 내는데, 이는 밥 두 공기에 해당하는 칼로리입니다. 따라서 음주에 의한 에너지 섭취가 일반 식사를 통한 에너지보다 높아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술은 칼로리만 높고 다른 영양소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술을 ‘Empty Calorie Food’라고 부릅니다. 즉, 칼로리만 있고 영양소는 텅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곡해해 술은 칼로리가 비어 있기 때문에 많이 마셔도 된다고 자의적 해석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아주 큰 오해입니다. 술은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칼로리가 올라갑니다. 따라서 칼로리를 줄이려면 도수가 낮은 주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한 잔에 60~150 정도로, 한 잔에 100로 계산하면 쉽습니다. 소주잔을 기울일 때마다 100, 100, 100… 이렇게 칼로리가 우리 몸으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는 분들이 많지요. 밥 한 공기를 다 못 먹고 ⅓ 정도 남긴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이렇게 세 끼 식사를 열심히 줄이면 하루에 밥 한 공기 만큼, 즉 300를 줄여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소주 3잔으로 100, 100, 100… 300는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알코올은 우리 몸에 들어와 지방을 많이 만들도록 촉진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우리 몸에서 분해되는 동안에 체지방이 연소되는 것을 억제하는 방해꾼 역할을 합니다. 지방을 만들어 쌓아두는 것은 부추기고 지방이 분해돼 없어지는 것은 방해하고…. 알코올이 다이어트의 적이 되는 이유입니다. 셋째, 술과 함께 곁들이는 안주도 한몫합니다. 대부분 술자리에서는 삼겹살이나 치킨, 곱창, 소시지, 마른안주 같이 칼로리도 높고 기름기도 많은 안주를 함께 먹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소주 1병과 삼겹살 1인분을 먹을 때 1,000에 육박하는 칼로리를 먹게 됩니다. 우리나라 40대 남성이 보통 하루에 2,000 정도의 식사를 한다고 볼 때, 하루 칼로리의 절반을 술자리에서 먹는 셈입니다. 가볍게 맥주 두 잔에 치킨 ¼마리를 먹으면? 약 650, 일반적인 한 끼 식사만큼의 칼로리입니다. 이렇게 술과 기름진 안주를 함께하는 것은 활활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몸 안에서 지방 생성에 더욱 불이 붙습니다. 결국 다이어트하면서 식사량을 줄이는 것보다 술자리를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약술’이란 근거는 가벼운 음주 경우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술이 오히려 협심증 같은 심장병을 예방해 준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입니다. 술을 주기적으로 마시는 경우에 심장병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약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루 2~3잔 이하의 가벼운 음주의 경우이고, 과음은 오히려 HDL 감소와 심장병의 위험 증가를 보입니다. 또한 맥주나 와인 같은 술이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지 않나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러한 효과는 알코올이 아닌 술에 있는 다른 좋은 성분들 때문인 것으로도 보입니다. 결국, 건강한 심장을 위해 술을 일부러 마신다는 명분은 내세우기가 어렵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술자리를 안 한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바와 진배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이어트를 하면서 회식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일단 술은 하루에 두 잔 이하를 목표로 합니다. 압니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를 고려할 때,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오지요. 하루 두 잔 이하로 하기란 힘들지만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과 물을 교대로 마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안주는 맥주에 치킨, 소주에 삼겹살, 이 환상(?)의 조합을 포기해야 합니다. 대신 과일 안주나 길게 썬 채소(오이나 당근), 노가리나 북어 같은 생선포, 두부, 국물 요리 등을 권합니다. 술자리에 식사가 곁들여진다면 고기부터 먹지 말고 나물 등 반찬부터 먹기 시작하고, 고기는 밥이랑 같이 몇 점만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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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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