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음식] 친환경 라이프 - 도시 농부가 되자, 텃밭 가꾸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식재료 값 때문에 주부들의 한숨은 그칠 날이 없다. 더군다나 뉴스에서는 어떤 식품에서 심각한 유해 성분이 발견됐다느니, 비위생적인 생산 과정으로 인해 단속에 적발되었다느니, 유통경로를 속이고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느니 하는 먹을 거리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이 연일 이어지니 비싼값을 지불하더라도 좋은 음식을 먹겠다는 주부들의 소박한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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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부가 되어 가족이 직접 먹을 거리를 키워내는 나만의 텃밭.
그렇다고 걱정만 하면서 지낼 수는 없다. 식비를 줄이면서 깨끗한 식재료를 얻고, 게다가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채식 식단을 행복하게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쁜 도시 속 여유로운 농부가 되어 보는 것이다. 가족이 직접 키우니 품질 면에서야 당연히 믿을 수 있고, 채소가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무수한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 게다가 텃밭으로 꾸며진 베란다는 아이들에게 생태에 대한 감수성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텃밭은 가계 부담을 덜면서 깨끗한 먹을 거리를 수확할 수 있다는 장점 말고도 아이들에게 흙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계절의 변화와 수확의 기쁨을 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체험활동이 된다.
아마 텃밭 이야기가 나오면 한숨부터 쉬는 주부들이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집안일이 많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육아와 직장일을 동시에 해내느라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판인데, 무슨 여력이 있어서 텃밭을 가꾸냐는 푸념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런데 텃밭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전문 농사꾼처럼 거하게 농사를 지어 보라는 말이 아니다. 화분과 씨앗, 모종삽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재료를 가지고 한두 종류 정도 키워 보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상추나 시금치, 고추, 방울토마토, 토마토, 가지 등이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채소에 속한다. 텃밭을 일구며 수확의 풍요로움을 직접 만끽하다 보면 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들고 지쳤던 몸이 텃밭을 가꾸며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집 앞 텃밭을 만드는 과정.
텃밭을 만들기 위한 준비물
텃밭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물이 필요하다. 재료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세트로 판매하기도 한다.
1. 씨앗과 모종
처음에는 쉽고 빨리 재배할 수 있는 잎채소 위주로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상추나 부추, 치커리, 토마토, 고추, 시금치, 대파, 쪽파, 열무, 근대, 쑥갓, 아욱, 청경채 등은 비교적 집에서 키우기 쉬운 종류이다. 씨앗부터 키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모종을 사서 심는 것도 방법이다.
2. 배양토
흙이 좋아야 맛있는 채소를 먹을 수 있다. 흙은 통기성이 좋고 물기를 적당히 머금고 있으며 물 빠짐이 좋은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밭흙 50%, 퇴비 40%, 모래 10%에 깻묵과 쌀겨와 과인산석회 같은 것을 섞는데 시중에서 배양토를 구입해 일반 흙과 1:1 비율로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 배양토는 꽃이나 채소 같은 식물들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영양물질과 배수성, 통기성이 좋은 인공가공 토양을 섞은 흙으로 작물 재배에 좋다. 더 안전한 흙을 찾는다면 흙살림이나 생협에서 친환경적으로 만든 퇴비와 흙을 구입해 이용할 것을 권한다.
3. 천연비료와 거름
거름은 재배 전에 흙 속에 주는 밑거름과 키우는 과정에서 주는 웃거름이 있다. 식물이 잘 자라려면 식물의 3대 영양소인 질소(N), 인산(P), 칼륨(K)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료와 거름이 중요한 것이다. 비료는 적절한 시기에 적당량을 주어야 하는데 굳이 화학비료가 아니어도 집에서 천연비료를 만들 수 있다. 원두커피 찌꺼기는 질소, 인 등이 풍부해 흙과 함께 섞어 주는데 흙의 10% 정도만 섞는다. 달걀껍질과 현미식초로 칼슘 영양제를 만들 수도 있다. 달걀껍질을 씻어 바짝 말린 뒤 곱게 빻거나 껍질 째 현미식초에 넣으면 된다. 이때 식초의 양은 달걀껍질 무게의 10배 정도면 된다. 그 상태로 일주일 이상 둔 뒤 이것을 물에 500배 정도 희석해 분무기에 담아 잎에 직접 뿌려주면 된다. 달걀껍질 대신 사골을 곱게 빻아 이용해도 칼슘과 인산이 풍부한 천연비료를 만들 수 있다. 소변은 일반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질소비료이다. 소변을 페트병에 넣어 뚜껑을 꼭 닫은 뒤 2주 정도 햇빛이 비치지 않는 실내에 둔다. 소변비료와 물의 비율을 1:5 정도로 섞어 고추나 오이, 호박 등 열매채소의 뿌리 주변에 뿌려주면 비료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그러나 상추나 쑥갓, 치커리 등의 잎채소에는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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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들 수 있는 천연비료.
음식물 찌꺼기는 훌륭한 거름이 될 수 있다. 음식물 찌꺼기가 나올 때마다 흙속에 넣고 EM발효액을 뿌려준 뒤 3개월 정도 두면 훌륭한 거름이 된다. 지렁이를 활용한 음식물 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공기가 잘 통하는 토분에 흙을 담아 지렁이를 넣어 화분을 만든 후 음식물 찌꺼기를 넣는다. 그러면 지렁이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배설을 한다. 지렁이의 배설물은 그야말로 훌륭한 거름이다. 지렁이는 특히 과일 껍질을 좋아하는데 귤껍질은 가스가 나오는 성질이 있으므로 지렁이가 죽을 수도 있으며, 바나나껍질 역시 좋아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지렁이 먹이는 소금기가 있으면 안 되니 음식물 찌꺼기를 줄 때는 물에 헹궈 주고 그보다 음식 준비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먹이로 주는 것을 권한다.
4. 상자
심는 작물에 따라 상자의 크기를 고려하여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상자가 크고 넉넉해야 채소가 잘 자랄 수 있다. 도자기나 토기류는 예쁘고 통기성이 좋아 채소 기르기에 적합하며, 목재로 된 박스는 베란다를 멋지게 꾸며 줄 수 있어 좋다. 플라스틱 화분은 가격이 싸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기성이 약하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가꿀 때는 나무로 만든 사과상자를 이용해도 좋다. 물 빠지는 구멍이 이미 만들어져 있으므로 물 빠짐에 대한 고민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5. 기타 각종 도구
분무기와 물뿌리개는 채소에 골고루 물을 줄 때 필요하다. 잎 부분에 물을 줄 때 분무기를 이용하면 편하고 뿌리에 물을 줄 때는 물뿌리개를 이용한다. 열매를 따거나 가지를 자를 때는 원예가위를 이용하고 흙을 파고 다질 때는 모종삽이나 갈퀴를 이용한다. 수중재배용 채소를 기를 때는 유리볼을 준비해두면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관상용으로도 좋다.
채소 종류에 따른 재배 방법
준비물을 모두 갖추었다면 본격적으로 채소를 심기 시작한다. 채소를 기를 때는 적당량의 물과 햇빛을 쬐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물을 너무 자주 주어 흙이 항상 젖어 있으면 뿌리가 썩을 수 있기 때문에 흙이 말랐을 때만 화분 아래로 물이 빠져나올 정도로 준다. 물은 상온과 비슷한 온도가 좋으며, 가끔은 분무기를 이용해 잎에도 물을 뿌려 주어야 한다. 물은 수돗물은 받아서 하룻밤 두어 소독 성분을 증발시킨 다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거름을 주어야 잘 자라지만 어린 새싹은 예외이다. 어린 새싹들에게 거름은 오히려 해가 된다. 보통 잎이 4~5장 정도 나왔을 때 주는 것이 좋다. 이때도 거름을 많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잎이 갈색으로 변할 수도 있고 축 늘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인 채소 심기 작업.
씨 뿌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좀 해야 한다. 보통 깻잎이나 상추처럼 굵은 씨를 뿌릴 때는 점뿌림을 한다. 1cm 깊이로 구멍을 판 다음에 2~3개 정도의 씨앗을 심으면 된다. 중간 정도 되는 크기의 씨앗을 뿌릴 때는 5cm 간격으로 1cm의 골을 파 씨앗을 심는 줄뿌림을 한다. 셀러리나 케일처럼 아주 작은 씨앗은 솔솔 뿌린 뒤 흙을 덮는 흩어뿌림을 한다. 채소마다 재배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니 각각의 특징에 대해 잘 알아두면 좋다.
각 채소 별 모종과 수확 시기.
1. 상추
봄(3월 말부터), 가을(9월 중순부터) 두 번 정도 심어 먹을 수 있다. 씨앗을 뿌린 뒤 약 35일에서 40일 정도 기르면 수확할 수 있고, 모종을 심으면 30일 정도 뒤에 수확할 수 있다. 씨앗을 심었을 경우에는 새싹이 나오고 성장할 때의 간격을 고려해서 솎아주기를 한다. 모종을 심었을 때는 20cm 정도 간격을 두고 심는다. 심고 난 다음에는 물을 흠뻑 주고 거름은 2주 정도 있다가 준다. 평소에 쌀뜨물이나 국수 삶은 물, 채소 데친 물을 주는 것도 좋다. 상추는 대체로 20도 정도에서 잘 자라지만 서늘한 곳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고 번식력도 좋아 집에서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씨를 뿌리고 30일 정도가 지나면 본잎이 8장 정도가 되는데, 이때부터 따 먹을 수 있다. 크게 자란 겉잎부터 따서 먹는다. 대략 3~4포기 정도 심으면 온 가족이 실컷 먹을 수 있다. 따 먹을 때는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뿌리에서 새로운 잎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2.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방울토마토가 토마토보다 재배하기가 더 쉽다. 4월경에 모종을 심으면 7월경부터 10월까지 먹을 수 있는데, 빨간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린 것을 보면 기분까지 다 좋아진다. 토마토 모종은 줄기가 튼튼하고 본잎이 7~8장 정도 있고 줄기 아래 떡잎이 붙어 있는 것을 고른다. 토마토는 뿌리가 깊게 뻗기 때문에 모종을 심을 때 골을 깊이 파야 한다. 그러므로 깊이가 깊은 사과상자를 이용하면 좋다. 모종을 심었으면 뿌리가 상하지 않게 임시 버팀목을 세워준다. 심은 지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줄기와 가지 사이에 있는 곁눈을 떼어내고 원가지만 키운다. 첫 번째 꽃이 피면 손으로 흔들어 꽃가루받이를 해줘야 열매를 확실히 맺을 수 있다. 모종을 심은 지 3주 정도가 지나면 2m 이상 되는 지지대를 3개 정도 만들어 피라미드형의 버팀목을 세워 주어야 한다. 이후 첫 열매가 엄지손가락 정도 자라면 웃거름을 주기 시작해야 하는데, 처음 거름을 주고 나서 2주 간격으로 계속 주어야 한다. 방울토마토는 꽃이 피고 나서 45일 정도 지난 다음 수확할 수 있고 토마토는 60일 정도 지났을 때 수확할 수 있는데, 빨갛게 익은 완숙 토마토를 수확하는 것이 좋다. 10주 정도 지나 토마토 줄기가 버팀목 끝까지 자랐으면 줄기 끝을 잘라 생장을 멈추게 해야 한다. 잘라내지 않으면 천장까지 자라기 때문이다. 또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이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3. 쪽파
뿌리를 잘라 심어 새순이 돋게 할 수도 있고,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울 수도 있다. 물을 충분히 주어야 잘 자라지만 너무 많이 줄 경우 뿌리가 썩을 수가 있다. 줄기가 적당히 자라면 잘라 먹으면 되는데, 새순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는 대파보다 쪽파를 기르기가 좀 더 수월하다.
4. 콩나물
하루 정도 불린 콩을 체에 받쳐 물을 빼낸 다음 구멍이 뚫린 그릇을 준비해 불린 콩을 깔아 둔다. 그러고 나서 물을 충분히 뿌리면 3일 정도가 지났을 때 싹이 나기 시작한다. 콩나물은 반드시 검은 천이나 비닐을 씌워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콩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줘야 한다. 그러나 그릇 아래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은 좋지 않다.
5. 시금치
시금치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와 습기에 약하므로 15도에서 20도 정도에서 잘 자란다. 보통 봄과 가을 두번 수확할 수 있다. 씨를 뿌리고 5주일 정도가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시금치 씨를 뿌린 뒤 물을 흠뻑 주면 4~5일 정도 후에 발아가 된다. 쌍떡잎이 골고루 다 나오면 3cm 정도 간격으로 솎아 주기를 하며 솎은 다음에는 주변의 흙을 다독거려 준다. 본잎이 2~3장 나오면 첫 번째 웃거름을 고랑 사이에 흩뿌린다. 두 번째 웃거름은 본잎이 8~10장 정도 되면 준다.
6. 고추, 피망 파프리카
5월경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모종을 심으면 한 달 정도 있다가 수확할 수 있다. 두세 포기 심어 두면 한 가정에서 10월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온다. 모종은 줄기가 튼튼하고 본잎이 7~8장 정도 있고 줄기 아래 떡잎이 붙어 있는 것을 고르는데, 모종을 심은 124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다 보면 병충해가 생길 수도 있다. 배추벌레는 배추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잎이나 가지를 갉아 먹기 때문에 즉시 제거해야 한다. 각종 채소에 흔하게 생기는 진딧물은 어린잎이나 가지를 갉아 먹는다. 잎 표면에 흰색곰팡이가 생겼다면 흰가루병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것은 건조하거나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생길 수 있다. 가지, 잎, 줄기, 열매 등에 생기는 잿빛곰팡이병은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통풍이 안 될 때 생긴다. 또한 습기가 너무 많으면 잎에 흰 반점이 생기는데, 화분을 옮기거나 통풍이 잘되게 하면 충분히 개선시킬 수 있다. 병충해가 생기면 당황한 나머지 얼른 화학약품을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에 앞서 다음에는 뿌리가 상하지 않게 버팀목을 세워준다. 모종을 심고 나서 2주일 정도가 지나면 처음으로 꽃이 피는데, 이때 꽃 아래에 있는 줄기와 가지 사이에 있는 곁눈 두 개만을 남기고 가지는 세 개만 남기고 쳐낸다. 그러고 나서 높이가 150cm 정도 되는 버팀목을 다시 세워준다. 3주 정도 있다가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웃거름을 주기 시작하며, 이후부터 2주 간격으로 계속 거름을 준다. 4주 정도 지나면 열매가 4~5cm 정도 되는데, 약간 작다 싶을 때 첫 수확을 해야 다음 열매가 잘 열린다. 6주 정도가 지났을 때 본격적으로 수확을 하는데, 이때까지 수확을 하지 않으면 줄기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빨리 수확한다.
7. 새싹채소
새싹채소를 기르려고 할 때는 반드시 새싹채소용 종자를 이용해야 한다. 일반 종자는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약이나 화학약품 등으로 소독을 하기 때문이다. 새싹채소는 재배용기뿐만 아니라 일반 그릇이나 페트병을 이용해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씨앗이 마르지 않게 분무기로 물을 계속 뿌려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통 5~10일 사이에 수확하여 먹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키우면 오히려 뻣뻣해져서 맛이 없어진다. 브로콜리나 적양배추, 무순, 청경채, 알팔파 등이 새싹채소로 재배하기 적합한 종류들이다.
병충해를 막는 방법
병충해가 생기면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전에 식초와 목초액 등을 이용해 사전조치를 시도해볼 수 있다.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다 보면 병충해가 생길 수도 있다. 배추벌레는 배추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잎이나 가지를 갉아 먹기 때문에 즉시 제거해야 한다. 각종 채소에 흔하게 생기는 진딧물은 어린잎이나 가지를 갉아 먹는다. 잎 표면에 흰색곰팡이가 생겼다면 흰가루병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이것은 건조하거나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생길 수 있다. 가지, 잎, 줄기, 열매 등에 생기는 잿빛곰팡이병은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통풍이 안 될 때 생긴다. 또한 습기가 너무 많으면 잎에 흰 반점이 생기는데, 화분을 옮기거나 통풍이 잘되게 하면 충분히 개선시킬 수 있다.
병충해가 생기면 당황한 나머지 얼른 화학약품을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에 앞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잎의 앞면과 뒷면 줄기 등을 살펴 눈에 보이는 벌레들을 손으로 잡는다. 그리고 식초를 물에 3:7의 비율로 희석하거나 목초액을 물에 200배로 희석시켜 일주일 동안 매일 뿌려 주면 벌레도 잡을 수 있고 영양분도 보충할 수 있다. 이때 잎 뒷면에 집중적으로 뿌려주는 것이 좋다.
난황유는 해충의 호흡과 지방대사를 방해해 번식을 막는 천연 농약으로 계란 노른자 1개에 식용유 60mL를 넣어 믹서로 간 뒤 이를 물 20L에 희석해 만든다. 난황유는 특히 진딧물과 응애류 등 작은 해충에 효과적이다. 비가 오지 않는 날 오전에 뿌려주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준다.
출처: 최재숙, 김윤정, [친환경 음식백과], 담소,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