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훈의 신(新)동의보감] 식이요법의 모든 것 ⑩ 생선도 다 같은 생선이 아니다
[정병훈의 신(新)동의보감] 식이요법의 모든 것 ⑩ 생선도 다 같은 생선이 아니다
스포츠경향 / 2017-06-22 05:33
지난번 글에서는 동물성 단백질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육상동물 중에서도 우리가 주로 접하는 가축류의 차이점을 알아봤다. 오늘은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생선을 위주로 살펴본다.
먼저 가축이나 생선이나 다 같은 단백질 공급원인데, 그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별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축류의 고기를 소화시키려면 단백질을 분해하는 작용 이외에도 지방을 녹이고 분해하는 데 쓰이는 담즙의 작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반면 어류의 지방은 담즙의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육류에 비하면 적다.
따라서 담즙의 생산과 저장에 관여하는 간과 쓸개의 힘이 다른 장기에 비해 강한 사람은 육고기 위주로 먹어도 되지만, 간과 쓸개의 힘이 다른 장기보다 적은 이들은 생선류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훨씬 이롭고 건강에도 좋다.
또 모든 먹거리가 다 그러하듯이, 생선에도 성질이 더운 것과 차가운 것이 있으며, 농도가 진한 것과 맑은 것이 있다. 복잡할 정도로 다양하다.
먼저 더운 기운을 가진 해산물은 홍합, 개불, 뱅어(포), 새조개, 참치, 미역 등이 있다. 보통 바다생선은 차가운 성질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오산이다.
아울러 해산물도 종류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복통·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아주 많다. 흔히 갑각류를 먹으면 온몸이 가려워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또 더우면서 맑은 농도를 지닌 생선도 있는데, 구이로 유명한 메로라는 생선이 대표적이다. 따뜻하면서도 농도가 짙은 해산물은 굴과 다시마·톳 등이다. 따뜻하면서 차가운 성질을 지닌 ‘이상한’ 해산물은 바로 새우·대게·꼬막·피조개 등이다. 이들은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복통·설사를 잘 일으키는데, 간과 쓸개에 강한 기운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탈이 잘 난다.
이 밖에 새우의 경우 속살은 더운 기운이 강하고 껍질과 머리는 찬 기운이 강하다. 따라서 자기의 몸을 잘 파악하고 새우 속살만 먹어야 할지 껍질째 같이 먹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더우면서 차가운 성질을 동시에 지닌 해산물이 또 있는데, 김·꼼장어·멸치·병어·삼치·조기·파래 등이다. 사람도 얼굴과 가슴 부위는 덥거나 답답하고 배꼽 아랫배는 냉하고 심하면 얼음장같이 차가운 이들이 의외로 많다. 바로 이런 사람들은 위에 열거한 해산물을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차가우면서 맑은 농도를 지닌 생선류에는 도다리와 우럭·참돔이 있다. 이들이 진짜 차가운 해산물이다. 따라서 몸이 냉한 사람이 먹고 탈이 나기 쉽다. 차가우면서도 농도가 진한 해산물에는 꽃게·킹크랩·장어·복어·아구·전복 등이 있다. 꽃게는 대게와 달리 차가우면서 농도가 진한 것이 눈길을 끈다.
농도가 진한 생선도 의외로 많다. 농도가 진하면 간과 쓸개가 강한 사람이 먹으면 더 좋은 해산물이 된다. 농도가 진한 해산물은 농어·소라·해삼·고래고기가 해당된다. 농도가 진한 것을 위주로 하면서 찬 성질을 지닌 것도 있는데 멍게와 바지락이다. 농도가 진하면서 따뜻한 성질을 가진 먹거리에는 가오리· 꽁치가 있다. 농도가 맑은 해산물의 대표적인 것은 재첩이다. 그밖에 가리비도 있고 백합도 있다. 오징어·낙지·문어·대구는 농도가 맑으면서도 따뜻한 기운을 같이 가지고 있는 해산물이다.
마지막으로 대장을 좋아지게 하는 생선류가 있다. 육식을 하면 소화가 안 되고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이 꼭 먹어야 하는데, 연어·명태·고등어 등이다. 특히 고등어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생선인데, 대장운동을 도와주는 독특한 성질 때문에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