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신경전달물질’ 콜린·트립토판 풍부… 우울증·기억력 개선 효과
완두콩, ‘신경전달물질’ 콜린·트립토판 풍부… 우울증·기억력 개선 효과
문화일보 / 2018-04-11 15:31
완두콩을 감싸고 있는 콩 껍질 전체를 콩꼬투리라고 하고 콩만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콩깍지라고 부른다. ‘눈에 콩깍지가 쓰였다’라고 할 정도로 반투명한 콩깍지는 마치 안구와 비슷하면서 흐릿해 보인다.
완두콩은 사랑과 행복, 힐링의 식품이다. 왜냐하면 완두콩 성분 중 단백질이 20% 이상인데 그중 대부분이 라이신과 트립토판, 그리고 콜린이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전구체로서 위장관에서 대부분 만들어진다. 그다음에는 혈소판에서 만들어지고 가장 적은 양이 뇌줄기(Brainstem) 속의 신경핵인 솔기핵(Raphe nucleus)에서 만들어진다.
솔기핵은 발생학적으로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에 충실하며 감정이나 반사적 행동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솔기핵에서 분출되는 세로토닌은 결국 인간의 본능인 식욕과 수면욕, 행복감, 만족, 도취감 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만일 소화기능이 떨어지거나 혈소판 문제, 또는 오랜 스트레스로 뇌기능이 약해지면서 솔기핵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세로토닌은 부족해지고, 우울함과 불안증, 수면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완두콩 속의 콜린은 아세틸콜린의 전구체로서 근육이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게 하는 신경물질인 동시에 자율신경 중 하나인 부교감신경이 전신에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완두콩 속의 엽산과 비타민B₁인 티아민, 그리고 비타민C는 트립토판과 콜린이 제대로 뇌에서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보조효소 작용을 한다. 따라서 완두콩 속에는 뇌를 즐겁게 해주는 영양성분이 대부분 들어 있다고 봐도 된다.
해로운 음식과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누적될 때 뇌 안에서 부교감신경의 역할이 축소되는데 콜린이 풍부한 완두콩은 이럴 때 편안하게 릴랙스시켜주는 이완작용을 한다. 콜린은 그뿐 아니라 뇌 속 해마에서 기억력을 유지시켜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글리아티린이나 도네페질(콜린분해효소 억제제)이란 치매 약물로도 활용이 되고 있다.
콜린은 간에서 합성이 돼 담즙으로 나가는 과정을 겪는 콜레스테롤을 잘 소통할 수 있게도 해준다. 그 결과 고지혈증에도 유익하다.
따라서 완두콩은 우울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고지혈증 등이 있는 갱년기 대사증후군이 있는 분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된다. 비타민K도 풍부해서 관절과 뼈를 보호하는 데 좋으며 비타민A와 함께 루테인도 적절히 들어 있어서 눈 건강을 위해서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완두콩 속의 탄수화물 과잉섭취다. 그리고 완두콩 속의 피트산 성분 또한 위에서 단백질 흡수를 억제하고 장에서 미네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1∼2일 정도 미리 물에 불린 완두콩을 적절한 온도로 요리하면서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완두콩은 꼬투리째 냉장 보관하는 것이 오랫동안 중요한 성분 파괴 없이 신선한 완두콩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완두콩 속의 클로로필과 비타민C 성분과 관련해 꼬투리째 보관할 때와 콩만 보관할 경우, 그리고 5℃와 20℃에서 보관할 경우 성분 변화를 관찰한 결과 결론은 꼬투리째 5℃에서 냉장 보관할 때 가장 영양가 손실이 적었다.
한편 완두콩 속 콜린은 술꾼들의 필수 식품이기도 하다. 콜린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계되는 비타민으로, 오랫동안 콜린이 부족한 상태가 되면 간에 지방이 쌓이게 돼 간경변증을 일으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