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비빔밥, 제철맞아 통통하게 살오른 꼬막… 밥·양념장과 비비면 ‘뚝딱’
꼬막비빔밥, 제철맞아 통통하게 살오른 꼬막… 밥·양념장과 비비면 ‘뚝딱’
문화일보 / 2020-01-23 14:31
꼬막 2㎏ 삶으면 살 500g 나와… 해감 하지 말고 소금으로 씻어… 한김 식힌 끓는 물에 꼬막 넣고… 한 두개 입 벌어지면 건져내야… 체망밭쳐 뜸 들여야 육즙 살아… 간 맞춰가며 양념… 참기름 살짝
제철 맞은 꼬막이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설을 전후한 시기가 꼬막 맛이 가장 좋을 때다. 갯벌이 기름진 전남 보성군 벌교 꼬막을 제일로 친다. 꼬막은 펄에서 3∼4년간 자라는 참꼬막과 바다에서 2년 정도 키우면 상품이 되는 새꼬막, 그리고 참꼬막, 새꼬막보다 월등히 크고 붉은 피가 가득한 피꼬막(피조개) 등 세 종류다. 참꼬막은 사람이 손으로 채취해야 하고, 새꼬막은 배를 이용해 대량으로 건진다. 그래서 참꼬막 값이 새꼬막의 서너 배에 이른다. 또 간척사업과 남획, 종의 열성화 등으로 참꼬막을 보기 힘들어졌다. 참꼬막은 껍데기에 굵은 줄이 17∼18개 새겨져 있고, 새꼬막은 30여 개, 피꼬막은 40여 개의 가는 줄이 있다.
꼬막은 삶아서 바로 먹어도 되지만 양념을 올리거나 무쳐 먹어도 좋다. 꼬막비빔밥을 만들어보자. 꼬막 2㎏을 삶으면 500g 정도의 살이 나온다. 꼬막은 해감을 안 해도 된다. 굵은 소금을 넣고 박박 문지른 후 물을 여러 번 갈아가며 깨끗이 씻는다. 꼬막이 잠길 정도의 물을 끓이다가 찬물을 부어 한 김 식힌 후 꼬막을 넣고 한 방향으로 젓는다. 그래야 꼬막살이 잘 떨어진다. 참꼬막은 5∼6번 젓다가 한두 개가 입을 벌리면 바로 체망에 밭쳐 뜸을 들여야 육즙을 가둘 수 있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에 나오듯 참꼬막은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맛이 특징이다. 하지만 펄 냄새가 나고, 비릿한 맛이 싫으면 서너 번 더 저어 대여섯 개가 입을 벌릴 정도까지 삶는다. ‘태백산맥’에는 또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데기를 까면 몸체가 줄어들지 않고, 물기가 반드르르 돌게 마련이다’라고 쓰여 있다. 너무 오래 삶으면 살이 쪼그라들어 먹을 게 없다. 새꼬막도 같은 방법으로 5∼6분 삶는다. 삶기보다는 데친다는 표현이 맞는다.
데친 꼬막의 살을 발라 볼에 담는다. 이 과정에서 육즙을 따로 받아둔다. 꼬막살 500g이면 3∼4인분이 된다. 꼬막 육즙 2T에 간장 3T, 맛술 1T, 매실청 1T, 다진 마늘 ½T, 통깨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볼에 담긴 꼬막살에 고춧가루 2T, 다진 청양고추 2개, 잘게 썬 쪽파 한 줌과 만들어놓은 양념장을 넣어 버무린다. 양념장은 한꺼번에 다 붓지 말고, 간을 봐가며 추가한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살짝 뿌린다. 무친 꼬막살을 덜어낸 후 그 볼에 밥을 넣고 남은 양념에 버무린다. 그릇에 꼬막과 밥을 나눠 올리면 완성.
꼬막비빔밥을 만들기에는 새꼬막이 더 낫다. 값도 참꼬막보다 싸거니와 밥에 비벼 먹으면 식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