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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의 외출? 패션만큼 성능도 뛰어날까

호랭™ 2015. 7. 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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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의 외출? 패션만큼 성능도 뛰어날까

 

마이데일리 / 2008-08-25 08:03

 

 

금강산 관광객 사망, 나이지리아 한국근로자 1명 총격피습사망, 미국 버지니아공대 참사 32명 사망 등 각종 총기사건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종 호신용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방탄복도 각계각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 베네수엘라의 차베즈 대통령, 콜롬비아 우리베 대통령 뿐 아니라 헐리우드 배우 스티븐 시갈 등은 패셔너블한 방탄복을 입어 화재가 되기도 했다. 이 방탄복을 두고 ‘방판복의 아르마니'라 불린다.

또한 독일의 경우 여자경찰들에 '방탄브라'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속도만큼 방탄복의 성능도 좋아졌을까.

◇ 그물로 고기잡듯 총알 잡아내는 방탄복

섬유로 만든 방탄복이 어떻게 총알을 막을까? 이 원리는 그물을 이해하면 쉽다.

방탄섬유는 매우 질기고 높은 탄성을 가졌다. 보통 실을 잡아당기면 어느 정도 힘에 끊어져 버리는데 방탄섬유는 보통 실보다 더 많은 힘을 줘야 끊어진다. 이것을 ‘인장강도’라고 하며, 실을 잡아 당겼을 때 어느 정도 늘어났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탄성’이다.

천을 확대해서 보면 홑실과 날실이 겹쳐져 마치 그물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총알과 같은 물체가 명중했다고 가정하면 그물을 이루고 있는 실은 총알에 의해 눌려지며 잡아당겨진다.

여기서 총알이 가지고 있는 힘 또는 전달되는 힘이 천을 이루는 실이 견딜 수 있는 힘(인장강도)를 넘어서면 천이 찢어지는 반면 인장강도가 더 크면 그물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물고기처럼 총알이 멈춘다. 더구나 탄성이 더 크다면 총알에 의한 충격을 막는데 더 효과적이다.

방탄섬유로는 기적의 신소재로 일컫는 폴리아미드 계열의 케블라(Kevlar), 스타본드(Stabond) 등과 폴리에틸렌계열의 다이니마(Dyneema), 아리스톤 판넬(Aristone panel) 등 고강력, 고탄성, 고내열, 저비중의 첨단 방탄 소재와 방수, 방풍, 투습, 통기 등 생명공학적 미래섬유를 사용한다.

이와같이 방탄복은 튼튼한 그물의 방탄섬유로 이루어진 방탄판을 여러겹 겹쳐 총알이 쉽게 뚫고 나가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것이다.

또한 총알이 방탄판에 명중하면 총알 자신이 가진 힘에 의해 총알자신도 파괴되려는 성질을 보인다. 보통 방탄복에 명중한 총알을 빼내보면 마치 버섯처럼 납작하게 앞부분이 퍼져버린걸 볼 수 있는데 뭉게져 버린 탄자는 그만큼 탄착면에서의 표면적이 증가돼 관통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압력은 면적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 어김없이 적용되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방탄판도 탄약의 종류, 탄자 중량, 탄자 강도 등에 의해 막을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반대로 보면 똑같은 탄약이라도 사용된 탄자에 따라 방탄복이 뚫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방탄복은 총알을 성공적으로 막았다 하더라도 그 충격까지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총알의 충격은 인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예를 들어 야구 방망이로 누군가를 후려치면 야구방망이가 몸을 관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피해를 주게 되는 것처럼 방탄섬유에 의해 탄자가 막혔다 해도 그 충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관통 못한 총알이 가진 에너지로 인해 부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부상을 ‘Blunt Injury’라고 부른다. 원래 둔기에 의한 부상을 의미하지만 방탄복에서는 관통 못한 총알이 만드는 피해를 의미한다.

이를 막아주는 것이 바로 우레탄계 섬유로 만든 충격흡수패드다. 일명 ‘트라우마(Trauma)패드’라고 불리는데 두텁고 무거우며 탄성을 가진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든다. 금속이나 세라믹 판, 방탄판, 충격흡수가 가능한 방탄판이 쓰인다. 탄착부분의 에너지를 전체로 넓게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것.

실제로 가슴에 넣은 수첩이 심장부근으로 날아온 파편을 막아서 살았다는 종군기자도 있으며 온포켓 사이즈 성경 때문에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다.

예상외로 이런 방탄재료들은 실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골프채나 보호대, 헬멧 등이 케블러나 스펙트라 등으로 만들어지고 의류중 에서도 이들 방탄섬유들이 사용된 경우도 있다. 또한 자동차의 타이어나 항공기 부품, 요트나 보트류에도 찾아볼 수 있다.

◇ 경찰에 총은 주면서 방탄복은 안준다?

현재 시중에는 국내에서 직접 만든 제품은 물론 중국에서 만들어 수입한 제품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방탄복에 대한 안전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다보니 어느 제품이 안전하고 믿을만 한지, 과연 검증을 제대로 거쳐서 팔리는 것인지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인지 보험회사에서도 사고시 보장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방탄복 제조업체 이글코리아 관계자는 자사 방탄복에 대해 “보험가입도 거부되고 대처방안이 마련돼 있지않기 때문에 더욱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인정하는 미국 NIJ(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의 총격시험 결과 완벽한 방탄성 공인검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NIJ(National Institute of Justice)는 방탄복 검증에 대해 가장 공신력 있는 곳으로 미국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탄복 등급과 규격, 레벨 등을 정한다. 그밖에 러시아, 독일, 유럽의 방탄복 등급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총기 개인소유가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누가 방탄복을 구입할까.

방탄복 판매업체 다물의 한정규 대표는 “경찰관들이 주로 개인경비로 방탄복을 사러오는 경우가 많다”며 “직업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해 많이들 사는것 같다”고 말했다.

방탄복은 총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옷으로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이렇게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저마다 위험에 노출돼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경찰관, 경호원, 사냥꾼, 일반 사격장, 목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등 직업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호기심으로 방탄복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방탄복을 구입할 때 별도의 구비 서류가 필요하지도 않다.

전문가들은 “방탄복에 대한 안전규정을 조속히 마련해야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총기사고시 경찰관과 경호원 등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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