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 공정 필요없는 고성능 CO₂흡착제 나왔다
탈수 공정 필요없는 고성능 CO₂흡착제 나왔다
연합뉴스 / 2015-10-16 03:00
서강대 윤경병 교수 연구팀, 제올라이트 계열 흡착제 개발
수분이 많은 배기가스와 대기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CO₂)를 잡아 모을 수 있는 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서강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인공광합성연구센터 윤경병 교수팀은 수분 때문에 기능이 저하되지 않고 이산화탄소 흡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제올라이트(Zeolite)계 흡착제 SGU-29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연료로 다시 전환해 사용하거나 지하, 해저 등에 매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흡착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배기가스에는 수분이 다량 포함돼 있고, 기존 흡착제들은 수분 때문에 흡착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거나 심지어 분해돼버린다.
따라서 기존 흡착제들을 사용하려면 배출된 온실가스에서 먼저 수분을 제거하는 탈수 공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공정을 갖추려면 큰 비용이 들어 산업계에 상당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구진은 내부에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多孔性) 물질인 제올라이트를 물, 알칼리, 실리콘 원료, 구리 이온과 함께 압력반응기에 넣고 수열반응을 일으켰다. 그 결과 200℃ 가까운 고온에서 다공성 구리실리케이트 물질인 SGU-29가 생성됐다.
SGU-29는 고온·고압의 물에서 수열반응을 통해 만들어졌으므로 수분에 변형되지 않아 기존 흡착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물과 결합력이 낮은 소수성(疎水性) 영역이 물을 흡착하는 친수성(親水性) 영역보다 넓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수분은 좁은 친수성 영역으로 흘러들어 가고, 이산화탄소는 소수성을 띤 넓은 영역으로 흡착된다.
윤 교수는 “SGU-29는 이산화탄소 흡착량이 기존 물질보다 많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에 앞서 배기가스 내 수분을 제거할 필요가 없으므로 탈수 공정 설치에 드는 높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올해 안에 SGU-29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생산 단가도 기존 흡착제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당장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