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핵심 소재 CFRP, 문제는 가격

경량화의 미래형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은 주로 항공기 동체 등에 사용돼 왔다. CFRP는 아크릴 섬유를 특수 열처리해 만들며, 무게는 철의 절반, 알루미늄의 7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강도는 철보다 10배가량 높다. 2011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람보르기니의 ‘아벤타도르’는 상업용 차량 중 처음으로 CFRP로 만들어져 관심을 끌었다. 바디의 무게는 단 147.5㎏, 12기통 엔진과 서스펜션, 변속기 등을 결합해도 무게가 229.5㎏에 불과했다.(총 차체 무게는 1,575kg)
폭스바겐이 2011년 2월 발표한 콘셉트카 ‘포뮬러 XL1’은 CFRP 소재의 보디패널 때문에 무게가 795kg에 불과했다. 유럽 기준으로 연비가 111.1km/ℓ세계 최고 수준이다. 폭스바겐은 콘셉트카에 적용된 이러한 기술들을 양산차에 차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경량화를 위한 업계의 투자도 대단하다. BMW는 2015년 이전 출시 예정인 신형 전기차용 경량 부품 조달을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미국 워싱턴에 건설할 예정이다. 앞서 2월엔 탄소섬유 전문업체인 독일 SGL그룹의 합작사와 탄소섬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BMW는 콘셉트카 등 몇몇 승용차에 장착된 일부 부품에 대해서만 탄소섬유 제품을 장착해왔다. 올 하반기부터 이 공장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은 향후 출시될 일부 전기 차량뿐 아니라 미니, 롤스로이스 모델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BMW는 상대적인 고비용으로 양산이 어려운 탄소섬유를 전기차에 먼저 적용시킨 후 대중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요타는 금형 비용을 줄인 공법으로 탄소섬유를 생산 중인 도레이와 합작, 철강제품의 20~30배이던 탄소섬유 가격을 5배 수준으로 낮췄다. 도레이는 독일의 다임러와 공동으로 메르세데스-벤츠에도 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섬유 소재의 부품개발과 적용이 한창이다. 현대차와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지난해 말 탄소섬유를 복합체를 적용한 차량을 제작, 시범운행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차량은 차체 부분인 후드를 비롯해 총 8개 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철강 대비 70%가량 무게를 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