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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다이어트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도 몸이 가벼워야 더 멀리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게가 줄면 연비가 향상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소비자는 가벼운 차를 찾기 마련이고 완성차 업체들은 가벼운 소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업체들은 특히 EU나 미국 등 선진국의 엄격해진 환경 규제 때문에라도 연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차량의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무게와 연비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보통 자동차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는 6%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2015년까지 승용차는 200kg 이상, 상용차는 1톤 이상 무게를 줄여야만,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세계적 업체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강도강·마그네슘·알루미늄 등 기존에 각광

일반적인 경량화 소재로는 자동차용 고강도강이나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강성은 높으나 무게는 가벼운 소재로 최근 수년간 각광을 받아왔다. 고강도강은 전체적인 차량 무게를 줄여 경제성을 높이면서도 견고한 차체를 유지해 고속 안정성과 정숙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아우디는 1993년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ASF’기술을 개발하고, 2006년 최초로 양산형 자동차에 100% 알루미늄 바디를 적용시켰다.

 

 

 

먼저 도요타는 최근 고베제강과 함께 기존 강판보다 강성이 2배 강한 반면 무게는 훨씬 가벼워진 자동차용 강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도요타는 일부 차량의 측면 골격에 이 기술을 적용, 부품 무게를 약 35% 줄이고 비용은 25%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MW는 신형 5시리즈에 고강도강을 적용해 차체 강도와 강성도가 이전 모델에 비해 55%나 높아진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알루미늄 소재의 스프링 지지대는 강도를 높이면서 무게를 줄여 균형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닛산은 일부 차종에 고강도강을 적용해 강도를 60%가량 증가시키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제 사용 대신 알루미늄 부품을 늘려 무게를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

 

 

북미지역, 고강도강 사용 최대 15%씩 증가

북미 완성차업체들의 첨단 고강도강 사용 비율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05년에서 2009년까지 이 지역 고강도강의 평균 사용량은 80% 증가했다. 현지에서는 향후 5년간 매년 최대 1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드는 최근 3.5ℓ Ti-VCT 6기통 엔진을 장착한 2011년형 포드 익스플로러로 차체에 보다 많은 경량부품을 적용했다. 이 모델은 후드와 엔진, 휠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기존 모델에 비해 약 20% 연배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나아가 2010년형 모델보다 약 30% 연비가 향상된 첨단 2.0ℓ 에코부스트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익스플로러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엔 배터리의 중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마그네슘의 활용도 눈에 띈다. 아우디는 1990년대부터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경금속으로 자동화라인을 구축했다. 마그네슘의 무게는 철에 비해 25%, 알루미늄의 60%가량으로 가볍고 또한 강도 역시 이들에 비해 더 좋다.

 

현대차는 기존 강판보다 강성은 높고 가벼워 차량의 연비를 10%가량 높이는 강판을 최근 현대제철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강판은 2011년 7월부터 현대·기아차 모든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강판의 종류를 기존 110개에서 96개까지 줄일 수 있게 돼 원가절감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핫스탬핑’ 공법(왼쪽)과 적용 부위.

 

 

 

미래형 핵심 소재 CFRP, 문제는 가격

경량화의 미래형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은 주로 항공기 동체 등에 사용돼 왔다. CFRP는 아크릴 섬유를 특수 열처리해 만들며, 무게는 철의 절반, 알루미늄의 7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강도는 철보다 10배가량 높다. 2011년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람보르기니의 ‘아벤타도르’는 상업용 차량 중 처음으로 CFRP로 만들어져 관심을 끌었다. 바디의 무게는 단 147.5㎏, 12기통 엔진과 서스펜션, 변속기 등을 결합해도 무게가 229.5㎏에 불과했다.(총 차체 무게는 1,575kg)

 

폭스바겐이 2011년 2월 발표한 콘셉트카 ‘포뮬러 XL1’은 CFRP 소재의 보디패널 때문에 무게가 795kg에 불과했다. 유럽 기준으로 연비가 111.1km/ℓ세계 최고 수준이다. 폭스바겐은 콘셉트카에 적용된 이러한 기술들을 양산차에 차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경량화를 위한 업계의 투자도 대단하다. BMW는 2015년 이전 출시 예정인 신형 전기차용 경량 부품 조달을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미국 워싱턴에 건설할 예정이다. 앞서 2월엔 탄소섬유 전문업체인 독일 SGL그룹의 합작사와 탄소섬유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BMW는 콘셉트카 등 몇몇 승용차에 장착된 일부 부품에 대해서만 탄소섬유 제품을 장착해왔다. 올 하반기부터 이 공장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은 향후 출시될 일부 전기 차량뿐 아니라 미니, 롤스로이스 모델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BMW는 상대적인 고비용으로 양산이 어려운 탄소섬유를 전기차에 먼저 적용시킨 후 대중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요타는 금형 비용을 줄인 공법으로 탄소섬유를 생산 중인 도레이와 합작, 철강제품의 20~30배이던 탄소섬유 가격을 5배 수준으로 낮췄다. 도레이는 독일의 다임러와 공동으로 메르세데스-벤츠에도 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섬유 소재의 부품개발과 적용이 한창이다. 현대차와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지난해 말 탄소섬유를 복합체를 적용한 차량을 제작, 시범운행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차량은 차체 부분인 후드를 비롯해 총 8개 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철강 대비 70%가량 무게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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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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