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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휘의 약초 <26> 식용·약용 모두 만점… 오해도 많은 고사리(궐채/蕨菜)

 

매일신문 / 2015-05-08 16:34

 

 

고사리에는 이뇨작용, 항균작용, 지혈작용이 있으며 뿌리

기는 관절통과 두통에 진통제로, 감기에는 해열제로 쓴다.

 

고사리는 동의보감에서는 궐채라고 하여 ‘갑자기 나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사리는 즐겨먹는 나물로 알려져 있지만 약으로 쓰이는 것은 잘 모른다. 또 고사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오해도 많다.

첫째, <사기>의 열전에는 백이와 숙제에 관한 이야기에 고사리가 나온다. 백이와 숙제는 상나라에 대한 충성을 버리지 않고 주나라 무왕이 주는 녹봉을 거부하며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먹으면서 연명을 했으나 왕미자라는 사람이 ‘주나라의 고사리’ 를 먹는 것을 책망하자 이마저도 먹지 않고 굶어죽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먹고 죽었다고 기억한다.

둘째, 고사리에 발암 물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먹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위암환자가 많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사리를 먹으면 정력이 감퇴된다는 3가지의 오해를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세종 때 어의였던 전순의가 지은 산가요록에 고사리 저장법(장궐)에는 ‘연한 고사리를 삶은 뒤 마른 재에 버무려 말린다. 재를 씻어버리고 또 볕에 말려서 저장한다. 쓸 때에 끓는 물에 담가서 연하게 한다’고 전해진다. 이 문장에서 고사리 가공법의 주요 과정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고사리를 삶은 뒤 마른 재에 버물려서 알칼리 조건으로 만든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고사리를 중조(베이킹소다, 탄산수소나트륨)에 넣고 데친 뒤 물에 담근 상태로 5시간 이상 방치하면 떫은 맛이 빠지고 물이 자색으로 변하며 고사리가 부드러워진다. 이는 약알카리성 조건을 만들어주면 그냥 물에 데치는 것 보다 고사리의 발암물질의 제거가 25% 이상 증가되기 때문이다. 둘째, 본문에서 ‘볕에 말려서 저장한다’라고 전해지는데 이는 고사리에 있는 ‘비타민B₁분해효소’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효소는 가열에 의해 분해되지만 수분을 없애는 건조과정을 거치면 더욱 완벽히 분해되기 때문이다. 또 동의보감에 ‘고사리를 오랫동안 먹으면 양기가 줄어들고 다리에 힘 이 없어져 잘 걷지 못하게 되며 눈이 어두워지고 배가 불러온다’라고 전한다. 이는 고사리의 비타민B₁분해효소를 제거하지 않고 먹었을 때 체내에서 비타민B₁결핍증으로 생기는 무력감 및 피로물질인 젖산이 근육에 축적되어 근육피로와 통증이 생겨 다리가 무력해지는 증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사리에는 이뇨작용, 부종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항균작용이 있어 습진 등으로 인한 가려움증에는 고사리를 태운 가루와 마늘 즙을 섞은 뒤 환부에 붙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고사리는 또 지혈작용이 있어 외용하면 치질로 인한 출혈을 멎게 한다. 고사리의 뿌리줄기는 관절통과 두통에 진통제로, 감기에는 해열제로 쓴다. 이 밖에도 고사리의 뿌리와 줄기로부터 전분을 만들어 식용도 하는데 고사리 전분은 접착력이 강하고 습기에 대한 저항력도 크기 때문에 초롱 등을 접착하는 접착제의 재료로도 사용했다.

▶ 식품으로 이용하기
봄철에 잎이 피기 전에 뜯은 어린잎은 산나물로 먹는다. 고사리의 연한 새싹을 먹기도 하지만 주로 데쳐서 말린 뒤 묵나물로 저장했다가 수시로 물에 불려 나물과 국으로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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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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