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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푸드> 막힌 코 뻥… 방풍나물 한입에 ‘콧노래’

 

문화일보 / 2016-04-12 11:48

 

방풍나물의 원래 이름은 ‘갯기름나물’이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잘 자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갯기름나물이 방풍나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약효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중풍 즉 ‘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을 막아준다고 해 그 같은 이름이 하나 더 붙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풍나물은 갯바람에도 죽지 않고 잘 자라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어쨌든 민간에서는 방풍나물이 풍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두통을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해주며 피로 해소, 거담, 진해 작용에 좋다고 해 약용 식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방풍나물의 효능은 뿌리에 함유된 정유, 만니톨, 다당류 및 유기산 등 때문이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방풍나물의 뿌리를 약재로 많이 처방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36가지 풍을 치료하고, 오장관맥을 잘 통하게 해 어지럼증과 통풍, 눈이 붉으면서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관절이 아프고 저린 것을 치료한다. 식은땀을 멎게 하고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며 풍을 치료하는 데 널리 쓰인다”고 돼 있다.

갯가에서 자란 방풍나물은 쌉쌀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과 독특한 향으로 인해 음식으로도 즐겨 먹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한겨울에 새순을 뜯어 죽을 쑨 후 맛이 든 김치와 함께 많이 먹었다고 한다. 이른 봄에는 춘곤증 예방을 위해 잎과 줄기를 데쳐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 먹고, 열매는 술을 담가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방풍나물의 일부 성분이 각종 비염에도 유익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효능은 방풍나물의 쓴맛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밝혀졌다. 방풍 특유의 쓴맛을 내는 쿠마린이 비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쿠마린 성분은 코의 점막 등 호흡기 기관에 점막을 만들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등 유해한 성분들을 걸러준다. 말하자면 방어막인 셈이다. 게다가 호흡기에 생긴 노폐물이나 객담 등의 배출을 돕고, 기관지에 있는 각종 염증물질 제거에도 한몫한다.

방풍나물에 풍부한 헤스페리딘과 루틴 등의 폴리페놀 성분도 비염에 유익한 성분이다. 항알레르기 성분 중의 하나인 헤스페리딘은 비타민C의 흡수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모세혈관을 강화시킨다. 비타민P로도 불리는 루틴 역시 모세혈관에 탄력을 줘서 혈관이 약해지는 것을 막는다. 감귤 껍질인 진피차가 감기에 좋다는 것도 헤스페리딘과 루틴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과 관련해서는 방풍나물에 풍부한 β-카로틴의 역할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A로 변화되는 β-카로틴은 기관지 면역력 향상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기관지 점막 상처를 통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해준다. 그래서 미국 영양학회에선 감기와 기침, 가래를 몰아내는 영양제로 비타민A를 공식적으로 권하고 있기도 하다. 또 비타민A는 눈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개선해 주는 효과도 뛰어나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재배농가를 중심으로 황사나 미세먼지 등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에 건강식으로 방풍나물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그 같은 효능을 민간에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풍나물의 또 하나 눈여겨볼 성분은 비타민B₁·B₂성분이다. 비타민B 복합체는 최근 그 효능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힌국인의 대사과정에 필요한 성분이며, 간 해독을 도울 뿐 아니라 결핍되면 각종 대사과정에 문제를 일으키며 만성피로와 함께 머리카락이나 피부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방풍나물 100g에는 비타민B₁이 성인 1일 권장섭취량 기준 17.5%, 비타민B₂가 21.4% 들어있다.

한편 방풍나물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5~1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독성을 뺀 다음 무쳐 먹어야 한다. 또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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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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