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풍부하고 위 건강 지켜주는 독일의 김치, ‘사우어크라우트’
헬스조선 / 2016-10-20 11:48
한국에 김치가 있는 것처럼, 세계 각국에도 건강 음식이 있다. <헬스조선>이 알려주는 ‘글로벌 건강 음식’ 그 세 번째 이야기는 ‘사우어크라우트’다.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독일어로 ‘신맛이 나는 양배추’란 뜻이다. 채썬 양배추를 소금에 버무린 다음, 병이나 질그릇 등에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시킬 때 향신료의 일종인 캐러웨이 씨앗을 조금 넣기도 한다. 배추를 절여 고춧가루와 버무린 뒤 발효시키는 김치를 생각하면 일종의 ‘독일식 김치’다. 실제로 독일인들의 식탁에 김치처럼 자주 오른다. 체코나 네덜란드, 프랑스에서도 먹는 식품이다. 독일의 경우, 지역에 따라 사우어크라우트의 형태가 약간씩 다르다. 서부·남부에서는 푹 절여진 사우어크라우트를 따뜻하게 해 먹고, 동부·북부에서는 피클처럼 차게 해 먹는다.
사우어크라우트의 역사는 고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양배추를 식초에 담갔다 먹는 게 건강 비결이라 말했다. 로마 병사들이 출전(出戰)할 때 양배추절임을 지참한다고 알려졌다. 18세기 대항해 시대에 바다를 가르는 배의 식품창고에도 양배추절임은 빠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바다를 항해하다보면 신선한 식품을 제대로 먹기 어렵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게 괴혈병(壞血病)이다. 괴혈병은 비타민C가 부족하면 생긴다. 피부 밑 출혈로 반점이 생기고, 잇몸이 헐며 심한 피로를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선원에게 사우어크라우트는 훌륭한 비타민C 공급원이 됐다. 소금에 절인 발효식품이라 저장도 쉬웠다.
오스트레일리아 땅을 발견한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의 일화를 살펴보자. 그가 1772~1775년간 약 11만㎞를 항해하는 동안, 배에서는 단 한 명의 괴혈병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제임스 쿡 선장은 사우어크라우트와 오렌지, 레몬을 선원들에게 풍부하게 제공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사우어크라우트의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14.7㎎이다.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으면 유산균 섭취도 가능하다. 사우어크라우트를 만드는 과정 중 양배추에 존재하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류코노스톡(Leuconostoc) 등의 유산균은 발효하면서 증식한다. 이러한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 함량을 높여 설사·변비를 예방한다.
사우어크라우트의 원료인 양배추에는 비타민U가 들어있다. 비타민U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위 점막을 보호한다. 위산 분비도 억제한다. 위염 있는 사람들이 양배추를 찾는 이유다.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생양배추보다 사우어크라우트를 먹는 게 낫다. 이정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파트장은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이 생양배추를 먹으면 비타민U나 식이섬유로 인한 황화합물이나 불용성섬유소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차거나 복부 불편감을 줄 수 있다”며 “사우어크라우트는 발효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이 덜하다”고 말했다.
사우어크라우트, 이렇게 먹어보자
독일에서는 사우어크라우트를 소시지나 고기요리에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사우어크라우트의 신맛이 육류의 기름진 맛을 잘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이를 응용해 핫도그 사이에 넣어 먹기도 한다. 핫도그 빵에 양파 대신 사우어크라우트를 넣고, 소시지를 올리기만 하면 완성이다.
사우어크라우트는 끓여 먹기도 한다. 독일 국경과 인접한 프랑스 지방에서는 사우어크라우트와 소시지, 베이컨, 각종 채소 등을 냄비에 넣고 한데 끓여 수프처럼 먹는다. 우리나라의 부대찌개·김치찌개와 맛이 비슷하다. TV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한국음식을 그리워하는 ‘할배’ 출연자들을 위해, 사우어크라우트를 이용해 찌개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Tip: 사우어크라우트의 영양성분을 제대로 섭취하고 싶다면 데우지 말고 차가운 상태로 먹자. 양배추의 비타민U는 가열하면 쉽게 파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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