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일 원장의 디톡스 푸드> 2차대전때 블루베리 먹은 영국군 “희미한 빛에도 물체 잘 보여”
문화일보 / 2017-08-16 10:51
블루베리
중년남들이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며 겪는 가장 큰 곤란이 기억력 감퇴다. 얼마 전 방송가에 유행했던 ‘뇌섹남’(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유머가 있고 지적인 매력이 있는 남자)은 고사하고 치매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나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음식만 잘 골라 먹어도 뇌를 젊게 할 수 있다. 요즘 제철을 맞은 블루베리(사진)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오를 만큼 효능이 적지 않다.
특히 블루베리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적절히 유지될 수 있게 해주며 뇌 속의 주요 세포들이 산화돼 파괴되지 않게 보호해 준다. 블루베리에서 눈여겨볼 성분은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다. 폴리페놀은 뇌세포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치매를 예방해야 하는 노인이나 뇌세포를 성장시켜야 하는 어린이에게 적극 권장되는 성분이다.
실험결과도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됐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신경과학자 제임스 조지프 박사는 노쇠한 동물들에게 블루베리를 먹인 결과 기억력과 운동 기능이 회복됐다는 결과를 밝혀 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신시내티대학의 로버트 크리코리언 박사는 치매로 이행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블루베리가 치매 위험이 높은 노인들의 기억력을 개선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플라보노이드 성분 역시 뇌에 좋다. 감귤, 은행잎, 양파 등에 다량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의 일종인 플라보노이드는 뇌 신경 세포의 신호전달을 촉진하고 신경재생을 자극하여 기억력을 향상시켜 준다. 블루베리의 보랏빛 색상을 만들어내는 안토시아닌 역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특히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함유량은 포도보다 30배나 많다. 안토시아닌은 눈에도 유익한 성분이다. 안구 망막에 있는 ‘로돕신(빛을 감지하는 광색소의 일종)’의 재합성을 촉진하는 기능을 해 눈의 피로는 물론 시력 저하, 망막박리, 백내장 등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안토시아닌은 혈관을 넓혀 플라크가 형성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도 예방해준다.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는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영국 공군의 조종사들은 빵에 블루베리를 빵 두께만큼 발라먹은 결과 “희미한 빛 속에서도 물체가 잘 보였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한다.
블루베리는 디톡스 즉 해독 효과 역시 출중하다. 식품의 활성산소 흡수능력(Oxygen Radical Absorbance Capacity)인 오락(ORAC) 지수의 경우 블루베리는 100g당 2400 ORAC을 보여준다. 미국 농무부에서는 일일 권장 항산화 수치를 하루 3000∼5000 ORAC으로 정하고 있으니 블루베리 200g만 섭취하면 하루 ORAC 권장량을 모두 먹는 셈이다.
이처럼 블루베리는 뇌에 해로운 성분들을 제거해줄 뿐 아니라 뇌 속의 염증성 물질까지 직접 물리쳐 준다. 뇌 속의 마이크로글리아(신경교세포)가 지속적으로 흥분해 염증으로 이어지며 뇌세포를 괴사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블루베리 속의 성분들이 염증성 물질들을 직접적으로 죽이고, 염증유발물질인 엔에프카파비(NF-kB·Nuclear Factor kappa B)의 활성을 억제한다.
한편 크기가 작은 야생 블루베리에는 항산화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야생 블루베리를 냉동할 경우 안토시아닌이 더 진해지는데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질 때 얼린 야생 블루베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더위까지 물리칠 수 있으니 이래저래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는 과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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