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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노의 스토리텔링 카페] 오얏나무(자두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마라!

 

매일신문 / 2019-07-17 18:00

 

 

오얏은 자두의 순수한 우리말로써 “복숭아와 오얏의 꽃이 피었다”라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추정해본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과일이다.

오얏 열매는 붉은빛을 띠고 복숭아와 비슷하게 생겨서 자도(紫桃)라고 불리다 언제부턴가 ‘자두’로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자두와 관련되어 전해지고 있는 옛 속담으로 “참외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옛 선비들이 자신의 언행을 절제함에 있어 때와 장소를 가려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고고한 선비들조차도 달콤하고 맛있는 자두의 유혹을 이겨 내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던 것 같다.

자두는 유월 중순이면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여 첫 자두로 대석조생종을 맛볼 수 있습니다. 대석자두는 알이 작고 단단하지만, 단맛이 많고 신맛이 적어 진정한 자두 맛이라 할 수 있지만 출하 시기가 짧아서 늘 아쉬운 맛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쉬움이 잊힐 무렵인 7월 중순쯤 시장에 가면 풍부한 과즙과 단맛을 지닌 후무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자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후무사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자두 품종으로 이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녹색과피에 빨간과육을 가진 수박자두, 속도 겉도 온통 빨간 홍자두, 과육이 단단하고 잘 물러지지 않는 피자두, 추석 무렵에 수확하는 추희까지 다양한 색과 맛을 지닌 자두는 시장풍경을 온통 울그락 불그락하게 만들어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게 한다.

자두는 한의학에서 오장에 도움을 주는 오과중의 하나로 중요하게 취급한다. 서양에서는 여자에게 좋은 점이 많아 ‘이브의 과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과일에 비해 칼슘이 2~4배 높아서 성장기 어린이들이나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며 여성 호르몬을 상승시키는 붕소라는 성분이 과일 중 가장 많아서 갱년기 전후에 자두를 섭취하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 수치를 높여 갱년기 증후군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두는 생과로도 먹을 수 있지만, 저장성이 짧아서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음식으로 즐기는 게 좋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두에 설탕 또는 올리고당을 넣고 조려서 잼을 만드는 것이다. 탄수화물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두를 잼으로 만들어 빵에 발라먹으면 음식궁합도 잘 맞다.

두 번째로 자두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이때 사과와 함께 만들면 자두의 풍부한 무기질 성분과 사과의 유기산이 신진대사를 촉진해 변비 예방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우선 자두와 사과는 껍질째 씻어서 어슷하게 썰어 둔다. 그리고 플레인 요구르트에 우유, 꿀, 식초를 섞어 드레싱을 만들어 둔다. 차게 둔 드레싱을 과일에 뿌린 후 기호에 따라 견과류도 섞어 접시에 담아내면 맛도 영양도 우수한 자두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세 번째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자두 화채이다. 이때 가장 먼저 해둬야 할 것은 자두 청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얇게 저민 자두와 황설탕을 동량으로 섞어서 살균된 병에 담아 최소 6개월 이상 숙성 시켜 자두 청을 만든다.

이렇게 세월이 곰삭아 숙성된 자두 청은 큰 볼에 생수, 예쁘게 모양낸 제철 과일과 잘 섞은 후 화채 그릇에 담아내서 먹으면 지난여름 그 붉었던 자두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자두는 수박과도 음식궁합이 잘 맞는 과일로 자두와 수박을 함께 먹으면 이뇨작용이 뛰어나 부종과 복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자두 한 알 먹고 웃음 끝에 찔끔 흘린 눈물은 고단한 우리들 일상을 위로해주기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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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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