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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큐레이터 노유진의 음식이야기] 굴에 관한 영양보고서

 

매일신문 / 2019-11-20 18:01

 

 

엄마, 우리 언제 김장해요? 응? 글쎄,… 곧 할 건데 그건 왜?

갓 버무린 김장김치에 싱싱한 생굴을 돌돌 말아서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먹으면 정말 겨울이 온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매년 김장철이 되면 빠지지 않는 재료가 굴이다. 굴은 대개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인 해산물이다. 5월에서 8월까지는 산란기로 독성물질을 배출하므로 아린 맛이 강하여 감칠맛이 떨어지고 높은 기온으로 인해 쉽게 상하므로 이 시기에는 먹기 어려운 식품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2월까지가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굴을 알고 마음껏 즐기시라고 굴에 관한 영양 보고를 적어본다.

흔히 굴을 바다의 우유라고 칭한다. 이는 굴에 들어 있는 풍부한 영양성분들 때문에 일컬어진 말이다. 실제로 굴에는 철분, 아연, 요오드, 인, 칼슘, 칼륨, 망간, 셀렌 등 16종의 미네랄과 수용성 비타민B군과 비타민C, 지용성 비타민E, 카로틴, 엽산 등 10여 종의 비타민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미네랄과 비타민으로 인해 굴은 미네랄과 비타민의 보고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미네랄 중에서 아연의 함유량은 40%나 차지해 상당히 높다. 연구 결과 아연은 남성의 정자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성분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굴의 특성 때문에 서양에서는 일찍이 굴을 정력제로 여겨 “굴을 먹어라, 그러면 더 오래 사랑하리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특히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 굴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굴은 스태미나 식품으로 유명하다.

굴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미노산으로는 라이신과 히스타민이 있다. 라이신은 곡류가 주식인 우리의 식단에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굴이 이를 보충해주고 히스타민은 회복기 환자식이나 노인식, 어린이식에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굴에 이들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환자식과 노인식에 굴은 매우 유용한 식품이다.

굴의 맛 성분인 아미노산으로는 글리신과 알라닌, 타우린 등이 있는데 특히, 타우린은 간 기능을 강화해 피로회복에 좋은 작용을 한다. 굴의 당질은 대부분이 글리코겐 성분으로 이는 간에 저장되어 있는 저장 탄수화물로서 체내에서 쉽게 포도당으로 변환되어 즉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예로부터 피로 해소와 자양, 강장에 굴이 도움이 된다는 이유가 글리코겐의 소화 흡수력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굴의 특이성은 멜라닌 색소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이를 빗대어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 하얀 살결을 원하는 여성분들이라면 굴을 즐겨 먹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이처럼 영양보고인 굴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으로는 레몬과 식초가 있다. 이들에 들어 있는 구연산과 비타민C는 굴의 철분 흡수력을 높여주고 타우린이 손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굴을 먹을 때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은 굴의 영양흡수력을 높여주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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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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