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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폐그물… ‘물고기들의 무덤’
문화일보 / 2010-06-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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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해바다에서 건져올린 나일론 폐그물에 죽은 물고기들이 걸려 있다. |
“우리나라 연근해 자망, 통발어업의 연간 어획량이 170만t인데 이중 10%가량인 15~17만t은 수중에서 방치된 폐그물에 걸려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바다 수중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죠.”
바다 속에 유실되거나 버려지는 폐그물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수산연구기관이 세계 최초로 생분해 그물의 대량보급에 나서 그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어민들이 수년동안 조사해 보고한 폐그물 오염실태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물 유실이 많은 어업종은 그물을 바다에 빠뜨렸다 건져올리는 자망(대게, 꽃게, 홍게 등 게종류와 참조기 어획용)과 통발(붕장어 어획용) 업종. 국내 종사 어민만 8만여명에 4만여척의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다.
나일론 등 합성수지가 원료인 그물의 수명은 반영구적이지만 바다에 그물을 일정기간 놔두는 함정식 어업에 이용되다 보니 엉키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많아 평균수명은 5개월~1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게 폐기돼 연근해 해저 바닥에 쌓이는 그물은 연간 5만t(2.5㎏짜리 그물 2,000만개)으로 전체 어민이 사용하는 그물의 10%에 달하는 양이다. 간간이 수거작업이 이뤄지지만 그 양은 미미하고 지난 1970년 물에 썩지 않는 나일론 어구가 보급된 이후 40년가량 계속 축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일론 어구가 해저에 방치되면 작은 고기가 걸리고 이를 포식하려던 큰 고기까지 걸려 고기들이 죽은 상태로 장기간 썩어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물고기들의 대형무덤’이 늘어나면 주변 해양까지 연쇄 오염을 불러와 해양생태계까지 파괴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시스템공학과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지난해부터 바다에 유실돼도 2~5년 만에 물에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 그물을 개발해 냈다. 성능은 일반그물에 비해 우수하지만 비용이 1.7~2배가량 비싸 어민들이 사용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월부터 어민들이 그물 교체 때 생그물을 구입하면 절반이상의 금액을 지원해주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박성욱 국립수산과학원 시스템공학과장은 “생분해 그물을 실제 어업에 사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이자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사업으로 한국의 성공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이 사업의 대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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