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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기행] (46) 전북 순창 쌍치복분자주

 

경향신문 / 2006-01-24 15:01

 

 

복분자의 원조 생산지가 전북 고창이라면 순창지역은 복분자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지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순창군내에서도 쌍치복분자는 채광성을 최대한 살린 재배기술과 섬진강 상류 해발 250m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열매라는 점이 차별화된다. 여기에 주·야간 일교차가 13℃나 되는 내륙성 기후 영향도 받는다.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당도와 단단한 과육은 복분자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순창군에서 복분자가 본격 재배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89년. 출발은 고작 3㏊였다. 지난해 재배면적은 무려 420㏊. 연간 1,000여t을 생산할 수 있지만 물량은 늘 부족하다. 농촌을 등지는 이농현상 속에서도 순창 복분자는 연간 70억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으로 자리잡았다.

오줌항아리 뒤집는다는 산딸기
순창 복분자의 유래는 흥미롭다. 옛날에 어떤 노인이 땔감을 장만하기 위해 깊은 산속에 들어갔다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런 열매를 발견했다. 한껏 따 먹고 집에 오자마자 기력이 상승했다. 젊었을 때의 정력이 되살아난 것이다. 소변 힘이 어찌나 세던지 오줌항아리인 요강이 뒤집어졌다. 이래서 열매의 이름이 탄생했다. 산딸기가 요강을 뒤집었다 해서 ‘뒤집어진다’는 뜻의 복(覆)과 ‘항아리’ 분(盆)자를 써서 복분자라 불리게 되었다. 학술적으로 복분자는 장미과에 속하며 속명은 곰딸이나 수메라고도 불린다. 산록 양지에서 높이 3m 정도로 자라며 끝이 휘어져서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린다. 줄기는 자줏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새로 나는 가지에는 흰가루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3~7개의 작은 잎으로 된 깃꼴겹잎이다. 5월에 개화해 6~7월에 열매가 붉게 익은 후 점차 검게 된다.

시력·기억력 증진에 특효

복분자의 주성분은 포도당(43%)·과당(8%)·펙틴 등 탄수화물과 레몬산·사과산·살리실산·개미산 등 유기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비타민B·C, 그리고 색소로 카로틴·폴리페놀·안토시안 등도 포함된다. 복분자는 동의보감·당본본초·본초종신록 등에도 항암작용, 노화억제, 동맥경화·혈전 예방 등에 효능이 뛰어나고 시력과 기억력 증진에도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의보감은 복분자의 효능에 대해 ‘성질은 평하며 맛은 달고 시며 독이 없다,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하고 정(精)이 고갈된 것과 여자가 임신되지 않은 것을 치료한다.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게 한다’고 적었다.

차게 마시면 신선도 더해
복분자주를 차게 마시면 고유의 향과 맛이 더욱 좋아진다. 이 술은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없애는 데 탁월하다. 육류음식과 궁합이 맞아떨어지는 셈. 찰떡궁합으로는 ‘장어’를 꼽을 수 있는데 장어와 복분자주의 결합은 맛도 좋고 비타민A의 작용을 크게 증강시킨다. 특이한 점은 복분자주는 육류뿐만 아니라 횟감이나 채소류와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마시기가 부담이 없어 한번 음미해 본 여성들은 반드시 이 술을 찾게 된다. 개봉 후에는 가급적 빨리 마시는 게 좋다. 보관 시에는 밀봉을 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직사광선과 높은 온도는 복분자주의 천연색소를 변색시킬 수 있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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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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