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맥주는 차가워야 제맛?

 

조선일보 / 2016-05-04 03:08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맥주’의 모든 것] 숙성 정도따라 라거·에일로 구분… 라거는 5~10도, 에일은 10~15도… 종류마다 맛있는 온도 달라… 차갑게 먹는 맥주는 두꺼운 잔에, 향이 풍부하면 얇은 잔이 어울려

더위가 성큼 다가왔다. 덥고 땀날 때 벌컥벌컥 들이켜는 차가운 맥주만 한 쾌락도 없다. 마침 올해는 ‘맥주 순수령(純粹令)’ 500주년이 되는 해. 1516년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는 무분별한 원료 첨가로 맥주 품질이 떨어지고 독초(毒草) 중독 문제 등이 발생하자 원료를 물·맥아·홉으로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독일 맥주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맥주 전문가들에게 맥주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 맥주는 차갑게 마셔야 한다?

 

 

 

차가운 맥주를 제공하려고 잔을 얼려두는 맥줏집이 많다. 하지만 라거 계열 맥주는 5~10℃ 정도, 에일 계열은 10~15℃ 정도라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맥주잔을 얼리면 생기는 미세한 얼음 결정체가 거품 형성을 방해한다. 얼음이 녹은 물에 세균이 자랄 수 있어 위생상 좋지 않다.

 

 

 

 

 

 

- 거품은 맥주 맛의 핵심?

 

 

 

봉긋하게 올라온 뽀얀 거품은 맥주와 공기(산소)의 접촉을 막아 맥주 맛을 지켜준다. 하지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맥주 한 잔을 몇 시간씩 마시는 건 아니기 때문. 에일 계열 맥주는 원래 거품이 별로 없기도 하다.

 

 

 

 

- 맥주와 최고로 궁합 맞는 안주는 치킨?

 

 

 

맥주와 치킨은 훌륭한 궁합이나 최고의 안주라고 하기는 어렵다. 맥주가 워낙 다양해서다. 다크 에일(Dark Ale)처럼 단맛·캐러멜 향이 풍부한 맥주는 초콜릿과 먹으면 의외로 맛있다. 치킨은 라거와 어울린다. ‘3C 법칙’이란 게 있다. 국가(Country)·색깔(Color)·조합(Combination)을 뜻한다. 맥주 생산국과 그 나라의 음식이 어울리며, 맥주의 색이 짙을수록 맛·색이 진한 음식과 맞으며, 단맛·신맛·쓴맛 등 맥주가 지닌 맛과 같은 맛을 가진 음식과 맞추거나 반대의 맛을 가진 음식과 대비시킨다는 뜻이다.

 

 

 

 

- 맥주 맛은 잔에 따라 달라진다?

 

 

 

입구가 넓은 잔은 맥주 향이 넓게 퍼진다. 좁으면 잔 안에 응축된다. 화려한 향의 맥주는 넓은 잔, 복잡한 향의 맥주는 좁은 잔이 알맞다. 차가워야 제맛인 맥주는 두꺼운 잔이 좋고, 향이 풍부한 맥주는 온도가 쉽게 올라가도록 얇은 잔이 어울린다.

 

 

 

 

- 맥주를 제대로 맛보는 방법은?

 

 

 

‘블러드하운드(Bloodhound) 방식’은 사냥감을 찾는 사냥개처럼 킁킁대며 맥주 향을 맡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맥주 맛의 80%가 후각으로 감지하는 향이기 때문이다. 맥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우적우적 씹는 전문가들도 있다. 맥주의 질감을 입안에서 느끼고, 맥주 향이 더 많이 코로 올라오게 하기 위해서다.

 

 

 

 

- 맥주순수령 한국에서 부활?

 

 

 

국내에서 맥주순수령이 부활한 걸까. 최근 나온 하이트진로 ‘맥스’와 롯데주류 ‘클라우드’, 오비맥주 ‘프리미어OB’가 모두 ‘올몰트(All Malt)’. 그러니까 맥아·물·홉 이외에 다른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100% 보리맥주를 내세운다. 그동안 국내에선 맥아 외에 쌀 등을 섞어 맥주를 생산했다. 맥주 업체들은 ‘맥아만 쓰면 쓰고 텁텁해 목넘김 좋은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내세웠다. 반면 소비자들은 ‘값비싼 맥아 사용을 줄이려고 다른 재료를 섞다 보니 국내 맥주가 북한 대동강맥주만도 못하단 소리를 듣는다’며 불평해왔다.

 

 

 

 

☞ 라거 vs 에일

 

 

 

라거 맥주는 낮은 온도(4~10℃)에서 오래 숙성시킨다. 발효 효모가 맥주 밑바닥에서 활동해 ‘하면발효 맥주’라고도 한다. 우리가 주로 마시는 맥주는 라거 계열이다. 에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16~24℃)에서 짧게 숙성시킨다. 발효 효모가 맥주 표면에서 활동해 ‘상면발효 맥주’로 불린다. 자연발효 맥주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야생 효모로 발효시킨 맥주로, 가장 원시적 형태의 맥주라고 할 수 있다.

728x90
Posted by 호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