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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물리량이다. 만약, 일기예보에서 ‘내일 날씨는 덥다 또는 춥다’ 고만 알려준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덥고 추운 정도는 다양하기 때문에 날씨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또한 냉동 음식을 저장하거나 빵을 굽거나 철강 제품을 만들 때, 몸에 열이 나서 신종 독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등 여러 가지 경우에 주관적인 감각으로 소통하기란 매우 힘이 든다. 그러므로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온도를 알려준다면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갈릴레오가 만든 온도계

양적으로 온도를 처음 측정한 사람은 갈릴레오라고 전해진다. 그림1과 같이 긴 관이 달린 작은 구를 따뜻하게 덥히면 내부의 공기 부피가 증가하여 밀도는 감소한다. 이 관을 작은 구가 위로 오도록 물속에 거꾸로 세워두면 외부 기온의 영향으로 관속의 공기가 식으면서 부피가 수축하기 때문에 물이 관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즉 온도에 따라 공기의 부피가 변화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였지만 정확하지 않았다고 한다.

 

갈릴레오 온도계.

 

 

온도의 단위

현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온도 단위(척도)는 화씨(℉)와 섭씨(℃) 이다. 화씨 온도를 정한 사람은 1724년경 독일의 물리학자 파렌하이트(Fahrenheit) 이다. 그는 당시에 측정할 수 있었던 가장 낮은 온도인 물, 얼음, 염화암모늄이 혼합된  간수의 어는점을 0 ℉, 사람의 체온을 100 ℉ 로 정하였다. ‘화씨’는 파렌하이트를 중국에서 화륜해(華倫海)로 표기한 이름의 성씨를  우리나라에서 온도 단위로 사용한 말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물의 어는점을 32℉, 끓는점을 212℉ 로 정하고 그 사이를 180등분 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섭씨온도를 사용한다. 섭씨 역시 셀시우스(Celsius)의 중국식 번역 이름인 섭이사(攝爾思)의 성씨를 온도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섭씨 온도는 1742년 셀시우스가 정한 온도 체계로써 물의 어는점을 0℃, 끓는점을 100℃로 정한 후 그 사이를 100등분하여 온도를 표기하였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셀시우스가 이 측정 단위를 처음 제안하였을 때는 물의 어는점을 100℃, 끓는점을 0℃로 정했으나 사용하는데 불편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바뀌었다고 한다. 섭씨온도와 화씨온도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일상생활에서와 달리 과학에서의 온도 단위는 절대온도인 켈빈온도 ‘K’ 단위를 사용한다. 1787년 샤를(Charles-Emile Jacque)은 일정한 압력에서 기체의 부피와 온도는 비례한다는 샤를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이 법칙을 적용할 때 온도가 감소하면 그에 비례하여 기체의 부피도 감소한다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온도를 계속 감소시키면 모든 기체의 부피가 약 - 273.15℃에서 0이 되는 결과가 초래하게 된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이 온도가 되기 전에 대부분의 기체는 액체나 고체로 상태변화하게 된다. 과학에서는 이상적인 상황인 이 온도를 절대 온도의 기준 ‘0 K’로 정의하였으며 단위는 ‘K(켈빈)’를 사용한다. 절대 온도의 간격은 섭씨온도 간격과 같으며 이들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여러 가지 온도 단위의 비교.

 

 

흔히 볼 수 있는 알코올 온도계

온도계가 되려면 온도에 따라 변하는 물리적인 측정값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거나, 온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경우에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온도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온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변화 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온이나 체온을 측정하는 온도계는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가 흔하다. 물질은 열을 얻으면 부피나 길이가 늘어나고 열을 잃으면 부피나 길이가 줄어드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온도계가 열팽창 온도계이다. 보통 고체, 액체, 기체 온도계로 분류가 가능한데 갈릴레오가 처음 만든 온도계가 열팽창을 이용한 기체 온도계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액체 온도계는 수은이나 붉은 색소를 첨가한 알코올 온도계이다. 액체 온도계는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적당량 넣은 것이다.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이 온도계를 더운 물에 담그면 더운물에서 온도계로 열이 이동하게 된다. 이 때 열을 얻은 수은이나 알코올의 부피가 열적 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늘어나 유리관 위로 올라간다. 열적 평형상태가 되면 온도계 속의 액체 부피는 더 이상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때 수은주나 알코올의 높이를 읽으면 측정하려는 물질의 온도가 된다.


액체 온도계인 알코올 온도계는 수은 온도계보다 부피 팽창비율이 크기 때문에 눈금을 읽기 편하지만 끓는점이 78℃로 낮고 높은 온도를 측정한 후에 유리관 벽에 알코올이 붙어 눈금을 읽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알코올 온도계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 수은 온도계이므로 상대적으로 눈금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지만 눈금 간격이 좁다.


그런데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온도계는 보통 100℃까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왜 체온계의 최대 눈금은 42℃일까? 그 이유는 42℃ 부근이 사람이 아파서 열이 날 때 올라갈 수 있는 최대 생명 온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체온이 41℃가 되면 혼수상태가 되고, 42℃가 되면 몸을 이루는 단백질이 열에 의해 응고되어 제 기능을 잃게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측정에 적절한 눈금만 표시해 놓은 것이다.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넣어 온도를 측정하는 알코올 온도계.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고체의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는 흔히 바이메탈이라고 부른다. 바이메탈은 온도에 따라 열팽창률이 다른 두 장의 금속판을 붙인 것이다. 이것은 전류가 흐르는 동안 발생한 열량에 따라 열팽창률이 큰 금속에서 작은 금속 쪽으로 휘어져 회로의 연결을 차단하였다가 식으면 다시 회로에 붙는 방식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다리미와 같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구에 사용하고 있다.

 

19세기부터 사용된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열전대 온도계(thermocouple)나 저항 온도계(thermister)는 전기적 성질을 이용한 온도계로써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열전대 온도계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 도체를 접합하여 폐회로가 되었을 때 두 금속 사이에 전압이 발생하는데 이 전압의 크기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두 개의  접합 금속이 무엇인가에 따라 측정 가능한 온도 영역은 다양하며 사용 가능한 범위도 -180℃에서 2000℃까지 상당히 넓다.  예를 들어 철(iron)과 콘스탄탄(constantan)을 접합한 열전대 온도계는 -184℃~760℃ 범위의 온도 측정이 가능하며 이 때 전압의 변화는 50mV이고, 크로멜(Chromel)과 알루멜(Alumel)의 온도 측정 범위는 0℃~982℃ 이고 이 때 전압변화는 75mV 에 해당한다.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전기 기구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저항 온도계는 온도에 따라 물질의 저항이 변한다는 원리를 온도 측정에 이용한 것이다. 금속과 같은 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증가하고, 반도체나 부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속, 합금, 반도체를 적절한 영역의 온도 측정에 이용하고 있다.

 

이 저항 온도계의 특징은 온도 측정범위가 넓고, 고온과 저온을 번갈아 가면서 측정하여도 일관성 있는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속에 자석의 성질을 가진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온도 측정 범위를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석의 성질을 가진 철 이온을 도체인 로듐에 약 0.5% 넣으면 최저 0.1K 의 초저온의 세계를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적외선 온도계

적외선 온도계는 물질이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에너지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모든 물질은 가시광선의 붉은색보다 파장이 긴 영역의 적외선(열선)을 복사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온도계는 적외선 복사 에너지의 세기를 열로 변환 감지하여 온도를 측정하며 이 온도 변화를 전자 신호로 바꾸어 증폭시킨 후 온도를 읽는다. 이 온도계의 장점은 직접 접촉하기 힘든 물체의 온도를 접촉하지 않은 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있고, 물질 접촉 온도계처럼 열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온도 감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 온도계는 병이나 유리 섬유를 제조하는 유리 산업, 철강산업, 플라스틱 제조 산업 분야에서 고온의 물질 온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양과 같은 고온의 별 온도는 어떻게 측정할까? 물질은 특정 온도에서 특정한 파장의 색깔 빛을 강하게 방출하기 때문에 파장에 따른 별의 색깔을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한다. 그러므로 노란색의 태양 표면 온도는 약 6000℃인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 자석 배열 정도로 온도를 측정하는 자기 온도계, 시온 염료를 이용한 종이 온도계, 기온과 습도를 함께 측정하는 건습구 온도계 등 다양한 온도계가 있으며 일상의 온도 범위를 벗어난 초저온의 세계에서 초고온의 세계까지 다양한 영역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참고 문헌: 이일수, [첨단기술의 기초], (글고운, 2007); 이정화, [앗 발명 속에 이런 원리가], (대교, 2000)

발행일  20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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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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