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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면활성제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종류도 많고 사용 범위도 대단히 넓은 화학물질이다. 식품, 화장품, 약, 세제, 샴푸, 치약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마주치는 수 많은 생활용품에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농약에 포함된 계면활성제가 사람을 죽이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도를 한 후에 계면활성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에는 계면활성제는 무엇이며,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계면활성제는 무엇이며, 어디에 사용되고 있을까?

 

 

 

계면활성제란 무엇인가?

 

기름과 물은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기름과 물은 화학적으로 서로 친하지 않다. 그것은 물은 극성의 성질을, 기름은 비극성의 성질을 띠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물질은, 극성 용매에는 극성 분자들이 잘 녹고, 비극성 용매에는 비극성 분자들이 잘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분자들도 서로 끼리끼리 상호작용을 잘하는 것이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하나의 분자 안에 물을 좋아하는 부분(친수성, hydrophilic)과 물을 싫어하는 부분(소수성, hydrophobic)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또한 계면활성제의 친수성 부분은 기름을 싫어하고(lipophobic), 소수성 부분은 기름을 좋아하는 특성(친유성, lipophilic)을 가진다. 계면활성제를 영어로 surfactant라 하는데, 이것은 표면(surface) 활성(active) 물질(substance 혹은 agent)을 조합해서 만든 단어이다. 계면활성제의 소수성 부분은 탄소 원자가 여러 개 연결된 구조이며, 비극성이다. 반면에 비극성 부분에 같이 결합되어 있는 친수성 부분은 극성이다. 일반적으로 극성 부분의 크기는 비극성 부분의 크기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 그래서 편의상 극성부분을 머리(head)라고 부르며, 비극성 부분을 꼬리(tail)라고 부른다. 계면활성제 분자를 생각할 때는, 콩나물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콩나물 대가리를 머리, 콩나물 줄기를 꼬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므로 꼬리부분은 비극성인 기름과 상호작용을 잘하며, 머리 부분은 극성인 물과 상호작용을 잘한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친수성 부분과 소수성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계면활성제의 머리 부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냐에 따라 음이온, 양이온, 중성, 주피터 이온형(zwitter ionic) 계면활성제로 분류를 한다. 물과 상호 작용하는 머리 부분이 음이온(예:-COO-)이면 음이온 계면활성제, 양이온(예: -N((CH3)n)4+)이면 양이온 계면활성제, 극성을 띠지만 전하는 중성인 그룹(예: 폴리에틸렌 옥사이드)이 붙어 있으면 중성 계면활성제, 양이온과 음이온이 모두 포함된 경우에는 주피터 이온형 계면활성제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누나 샴푸는 모두 계면활성제의 한 종류이며, 머리와 꼬리 부분을 변형하면 기능과 활용도가 다른 수 많은 종류의 계면활성제를 만들 수 있다.

 

 

 

 

 

마이셀(micelle)과 역 마이셀

 

물은 표면장력이 큰 액체이다. 액체 내의 물 분자들은 주위에 있는 같은 물 분자들에 의해 서로 끌려서(수소결합 포함) 안정화가 된다. 그러나 공기와 접촉하는 액체 표면에 노출된 물 분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즉 계면(액체와 기체)에 존재하고 있는 물 분자들은 액체 내부에서는 물 분자들이 끌어 당겨주지만 공기 방향에서는 그러한 요인이 없다. 따라서 계면에 노출된 물 분자들은 액체 내부에 있는 물 분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액체의 물은 표면에 가급적이면 공기와 접촉할 수 있는 분자들의 수를 줄여서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깨끗한 고체표면에 물을 조금 떨어뜨려 보면 물이 동그란 구형으로 방울이 맺히는 것도 물의 표면이 최소가 되려는 자연 현상인 것이다.

 

 

 

 

 

물에 계면활성제 분자가 일정 농도가 되면, 친수성인 계면활성제의 머리 부분이 물 쪽으로 노출되는 둥근 형태를 띠게 되는데, 이를 마이셀이라고 한다. 기름에 계면활성분자가 들어가면 이와는 반대모양의 역 마이셀이 만들어진다.


계면활성제를 물에 첨가하면 물보다 가벼운 계면활성제 분자들은 물 표면에 모여든다. 그 때 물 분자간의 인력은 계면활성제 분자가 물 분자들 사이에 끼어서 약해지고 더 이상 물이 구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넓게 퍼진다. 그런 상태의 용액의 표면장력은 순수한 물의 표면장력보다 약하다.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물에 섞여 있는 계면활성제 분자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분자들의 머리부분은 친수성이므로 물 속에 잠겨있을 것이며, 꼬리부분은 소수성이므로 공기를 향해서 배열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에 계면활성분자들이 점점 많아져서 물 표면을 다 채우고도 남은 계면활성제 분자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물속에 뭉치기 시작한다. 뭉쳐진 모습은 구형(sphere)의 작은 입자처럼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계면활성제 주변은 온통 물 분자이기 때문에 계면활성제의 머리 부분은 물 쪽으로 노출되려고 하고, 계면활성제의 꼬리부분은 물과 가급적 접촉을 피하여 꼬리 부분이 서로 뭉쳐지는 정렬이 이루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을 한 구형 입자를 마이셀(미셀, micelle)이라고 한다. 또한 마이셀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농도를 임계 마이셀 농도(critical micelle concentration)라고 한다. 마이셀이 형성되는 조건은 농도뿐 아니라, 용액의 온도, pH, 용액에 존재하는 다른 이온들의 농도(이온세기)에 따라 다르다.

 

 

 

 

 

반대로 기름(혹은 비극성 용매)에 계면활성제를 첨가하면 마이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머리부분은 기름을 피하여 서로 뭉쳐지고, 꼬리 부분은 기름 속으로 퍼져있는 형태를 상상하면 된다. 마이셀의 구형 입자가 안과 밖이 한 번 뒤집어진 구형이 될 것이며, 이것을 역 마이셀(reverse micelle)이라 한다. 역 마이셀에서 머리 부분이 형성하는 구형 모양의 크기는 포함된 물의 양과 온도에 따라서 변한다. 그런 구형의 역 마이셀은 나노 입자를 만드는 템플릿(template)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물에 비누(계면활성제의 한 종류)를 많이 풀어서 비누 분자의 수가 많아지면(임계 마이셀 농도 이상이 되면) 마이셀 입자가 형성된다. 그 입자들로 인해서 빛이 산란 되기에 용액 전체가 뿌옇게 보인다. 물에 포함된 기름 분자들이 마이셀의 중심에 놓여있을 경우 아주 안정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마치 잠수함(마이셀)에 타고 있는 사람(기름 분자)처럼…

 

 

 

계면활성제는 비누, 치약, 샴푸를 비롯한 생활용품부터 여러 가지 식품까지, 우리 생활의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 생활 속의 계면활성제

 

 

물에 기름을 한 두 방울 넣고 잘 흔들어주면 기름은 작은 입자로 쪼개져서 물 속에 분산된다. 마찬가지로 소량의 물을 기름에 넣고 흔들면 물은 작은 입자로 갈라져서 기름 속에 분산된다. 흔드는 것을 멈추면 금방 작은 입자들은 서로 뭉치고, 결국에는 물과 기름으로 분리된 상태로 변한다. 에멀션(emulsion)은 물과 기름과 같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액체들이 분산된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액체가 작은 입자로 다른 종류의 액체 내에 분산되어 있는 상태가 에멀션이다. 에멀션 액체가 뿌옇게 혹은 불투명한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액체입자로 인해서 빛이 산란되기 때문이다. 분산된 작은 입자들이 안정이 되어 에멀션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 3의 물질을 첨가하는 데 그것이 바로 계면활성제이다. 우유도 물에 지방과 지질 단백질이 잘 분산된 에멀션 상태이지만 자연산 계면활성제(레시틴(lecithin))가 들어 있어 오랫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식용유와 식초를 섞어서 샐러드 드레싱(dressing)을 만들어 보면 불안정한 상태의 에멀션이 되어 곧 바로 두 층의 액체로 분리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량의 식용 계면활성제를 첨가하면 샐러드 드레싱이 안정한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에멀션은 물과 기름과 같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액체들이 분산된 상태다. 에멀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것이 계면활성제다.

 

 

 

 

계란 노른자에 식용유를 넣고 계속 저어 주면 흰색의 마요네즈가 만들어진다. 계란 노른자에는 역시 레시틴이 들어 있다. 레시틴은 인지질(phospholipids)의 한 종류이며, 콩 기름에 많이 포함된 식용 계면활성제이다. 그래서 콩 기름에서 추출된 레시틴은 식품에 사용되는 계면 활성제로 많이 이용한다. 계란 노른자 한 개에도 약 2 그램 정도의 레시틴이 포함되어 있다. 레시틴의 꼬리 부분이 식용유 입자 혹은 지방을 둘러 싸서 식용유는 안정이 된다. 마요네즈 역시 오랫동안 안정된 에멀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식품이다. 마아가린과 같은 유제품에도 식용 계면활성제가 첨가되어 있다.

 

화장품에도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다. 안전한 에멀션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만약에 피부에 바르려고 화장품을 열었을 때 기름과 물이 분리된 상태로 있다면 화장품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 같다. 먼지나 기름기를 닦아내는 기초 화장품인 클렌징 크림(cleansing cream)은 물 속에 지방산을 포함한 기름 등을 섞고, 계면활성제를 첨가하여 안정화 시킨 제품인 것이다. 연구를 통하여 피부에 안전한 계면활성제와 그 양을 잘 조절하여 안정한 상태로 에멀션을 유지하도록 만든 것이다.

 

 

 

 

계란 노른자에 식용유를 넣고 계속 저어 주면 흰색의 마요네즈가 만들어진다. 계란 노른자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 레시틴이 식용유 입자 혹은 지방을 둘러 싸서 식용유는 안정이 된다.

먼지나 기름기를 닦아내는 기초 화장품인 클렌징 크림은 물 속에 지방산을 포함한 기름 등을 섞고, 계면활성제를 첨가하여 안정화 시킨 제품이다.

 

 

 

 

 

계면활성제, 위험한가?


다른 화학물질과 마찬가지로 계면활성제도 적절한 양을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사용 용도와 범위를 벗어나 이용하면 계면활성제 역시 위험한 화학물질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독버섯을 보고 놀라서 모든 버섯에 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자연에서 추출한 계면활성제일지라도 공장에서 합성한 계면활성제와 분자구조가 정확히 같다면 그것은 같은 효과와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계면활성제 이름 앞에 천연, 자연, 유기농과 같은 이름을 붙이지만 계면활성제를 포함한 모든 화학물질 분자의 관점에서 변한 것은 없다.

 

 

 

 

 

 

여인형 / 동국대 화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 화학과 교수이다. <퀴리 부인은 무슨 비누를 썼을까?>를 썼고, <화학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 번역하였다.


발행일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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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7일,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의 영유권 분쟁에서 일본이 중국 선원을 구금시키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적 조치로 압박을 가했고 이에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원을 곧장 석방한 바 있다. 영토분쟁을 둘러싼 2010년 9월의 외교전에서 중국의 일방적 승리를 이끈 희토류란 무엇이며,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희토류 산화물 사진. 가운데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라세오디뮴, 세륨, 란타넘(란탄),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

 

 

외교에 영향을 주는 전략자원, 희토류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란탄)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희토류는 물질의 지구화학적 특성상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농축된 형태로는 산출되지 않고 광물 형태로는 희귀하므로,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라는 의미의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실제로 희토류는 그 이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지구상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일례로, 원자번호 58번인 세륨은 지각 내 함량이 68ppm으로 지각에서 25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며, 희토류 중 가장 매장량이 적다고 알려진 툴륨과 루테튬의 경우에도 금보다 200배 이상 매장량이 많다.

 

주기율표에 표시된 희토류 원소 (붉은 사각형 내의 17개 원소).

 

 

최초로 발견된 희토류, 이트륨의 발견

1787년 스웨덴의 칼 악셀 아레니우스(Karl Axel Arrhenius)는 스웨덴 스톡홀름 부근에 위치한 이테르비(Ytterby) 마을의 채석장에서 우연히 밀도가 크고 무거운 미지의 검정색 광석을 발견했다. 광석이 발견된 마을 이름에 광물을 의미하는 접미사 ‘ite'를 따서 이테르바이트(Ytterbite)로 이름붙인 아레니우스는 여러 과학자들에게 이 광석의 분석을 의뢰했다. 1789년 핀란드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며 광물학자인 요한 가돌린(Johan Gadolin, 1760~1852)은 이 광석으로부터 새로운 산화물을 분리하는데 성공하고, 이 연구결과를 1794년에 발표했다. 이 새로운 산화물은 1797년 안데르스 에셰베리(Anders Gustaf Ekeberg)에 의해 이트륨(Yttria)으로 명명됐다. 이테르바이트는 1800년에 가돌리나이트(Gadolinite)로 이름이 바뀌었다.

 

요한 가돌린(Johan Gadolin, 1760~1852). 핀란드의 화학자.

이트륨, 형광체, 세라믹 기능 소재, 초전도체 등에 쓰인다.

 

 

1828년 프리드리히 뵐러(Friedrich WÖhler)는 이트륨 광석으로부터 이트륨 원소를 최초로 분리했으며, 1843년 칼 구스타프 모산더(Carl Gustaf Mosander)는 이트륨 광석이 흰색의 이트륨 산화물, 노랑색의 터븀 산화물, 그리고 장밋빛의 어븀 산화물 등 3개의 산화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1878년 진 찰스 칼리싸드 드 마리낙(Jean Charles Galissard de Marignac)은 4번째 산화물인 이터븀을 분리했다. 현재 이트륨은 CRT  및 형광램프 등의 형광체와 세라믹 기능 소재, 그리고 초전도체 등의 제품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네오디뮴, 영구자석, 레이저, 콘덴서 등에 쓰인다.

사마륨, 영구자석 등에 쓰인다.

 

 

희토류의 성질 및 용도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징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탁월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갖는다. 현대사회에서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한대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구자석에는 희토류 원소가 약 1kg가량 포함되어 있다. 또한 희토류는 LCD·LED·스마트폰 등의 IT산업, 카메라·컴퓨터 등의 전자제품,  CRT·형광램프 등의 형광체 및 광섬유 등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방사성 차폐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원자로 제어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희토류 매장량 및 생산량

미국 USGS의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국은 중국으로 매장량은 약 5,500만 톤에 이른다.  중국희토류협회는 중국내의 미확인 희토류 량을 1억 톤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두 번째 최대 매장국은 독립국가연합(CIS)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1,900만 톤이며, 미국의 희토류 매장량이 1,300만 톤으로 그 뒤를 잇는다. 점유율은 각각 48.4%, 16.7%, 그리고 11.4%로 3국가의 총 매장량 점유율은 76.5%에 이른다. 희토류 생산량을 알아보면,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2010년 생산량은 130,000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인도의 생산량이 2,700톤, 브라질의 생산량이 550톤으로 그 뒤를 잇는다.

 

시대별 희토류 주요 생산지를 알아보면, 1948년까지는 인도와 브라질이 주요 생산지였다가, 1950년대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는 미국이,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중국이 희토류 주요 산지로 떠올랐다. 이 당시 중국은 희토류를 저가로 대량 공급해 미국 등 경쟁 국가를 압도했다. 그 결과 미국의 대표적인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패스 광산은 2002년부터 채광을 중지하게 되었다.

 

시대별 희토류 생산량의 변화.

 

 

희토류는 1)채굴과정(mining), 2)분리과정(separation), 3)정련과정(refine), 그리고 4)합금화과정(alloy)을 거쳐 수요자에게 공급되는데, 희토류의 분리, 정련 및 합금화 과정에는 고도의 기술력과 장기간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물질이 발생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중국 대비 희토류 생산비용이 높고, 환경보호 등을 위해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점차적으로 중지한 바 있다.

 

 

자원무기화 되는 희토류

2010년부터 중국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량을 제한하고, 수출량을 감축하며, 희토류에 부과하는 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 희토류를 정부 통제 하에 자원무기화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희토류 가격 또한 급등하고 있다. 일례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디뮴의 가격은 2011년 11월 초 현재 톤 당 79,750달러로 2010년 대비 4배 이상 뛰었고, 액정패널의 연마제에 필수적인 세륨은 톤 당 가격이 2009년 8월에는 2,950달러, 2010년 9월에는 20,050달러, 2011년 11월에는 51,950달러로 폭등했다. 이에 미국과 호주 등은 다시 폐광된 광산을 재가동하거나 새로운 생산지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희토류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국내외 희토류 광산을 직접 개발하는 등 안정적인 희토류 수급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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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화는 물질의 상이 액체에서 기체로 바뀌는 것이다. 기화가 일어나는 동안 열을 가해도 물질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이때의 온도가 끓는점(비등점)이다. 끓는점은 물질에 따라 다르고, 외부 압력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물이 끓고 있다.

 

 

끓는다 – 액체 내부에서 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

물을 가열하면 온도가 올라가다가 어떤 온도(끓는점)에 이르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내부에서 기포가 부글거리며 표면까지 올라와 수증기로 바뀌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비등이라고 하고, 이때의 온도를 끓는점(비등점, boiling point)이라고 한다. 비등은 액체 내부에서 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물의 비등은 물의 온도가 전체적으로 비등점(약 100℃)에 이르렀을 때 일어난다. 비등은 그릇 밑바닥에 생긴 기포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등점에 도달하면 기포는 물의 표면까지 올라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아직 비등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위쪽의 물의 온도가 아래쪽 보다 낮아서 위로 올라오던 기포는 중간에 다시 물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끓는점은 액체에 따라 다르다. 액체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 사이에 강한 힘이 작용할수록 끓는점은 높아진다.  한 종류의 물질로 된 순수한 액체는 고유한 끓는점을 갖는다. 예를 들면 순수한 물의 끓는점은 1기압일 때 보통 100℃ 라고 한다(단, 정확하게는 99.97℃).  위의  표는 여러 가지 물질의 끓는점과 기화열을 나타낸 것이다.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

액체 내에서 기포가 생기려면 기포내의 압력이 주위의 물에 의한 압력과 대기압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해야 한다. 끓는점 아래에서는 기포내의 압력이 충분히 크지 않으므로 기포가 형성되지 않는다. 액체가 끓으면 액체 속에 있는 기포 내부의 증기압이 매우 커져서 기포를 누르는 압력을 견딜 수 있다. 만약 증기압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주위의 압력이 액체 속에서 생겨나는 모든 기포를 터뜨려 버리기 때문에 끓는점 이하의 온도에서는 액체 내부에서 기포가 형성되지 못한다. 따라서 액체는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을 때 끓고,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된다.

 

 

끓는점 오름(비등점상승, boiling point elevation)

순수한 물질의 경우 끓는점은 일정하다. 만일 여기에 비휘발성의 다른 물질이 녹아 있으면 끓는점은 더 높아진다. 이 현상을 끓는점 오름이라고 한다. 끓는점 오름은 액체에 따라 다르고, 녹아있는 물질의 농도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물질의 농도가 높지 않을 경우 물질의 종류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액체 속에 다른 물질이 녹아있을 때 끓는점이 올라가는 이유는 녹아 있는 물질이 액체의 기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끓는점 오름이 녹아있는 물질의 농도와 관련이 있는 이유도 녹아있는 물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이다. 물을 끓이는 냄비의 뚜껑이 들썩거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끓는 물에 의한 화상 보다 끓는 국물에 의한 화상이 더 심한 것은 끓는점 오름과 관련이 있다. 국물은 다른 물질이 녹아 있는 일종의 수용액이므로 정상적인 물의 끓는점(100℃) 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이다.

 

 

압력이 증가하면 끓는점은 높아진다


끓는점도 녹는점과 마찬가지로 외부 압력에 따라 변한다. 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액체는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커지면 끓는점이 높아진다. 외부압력이 커지면 끓는점이 높아지는 이유는 액체 내부에서 비등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은 1 기압 하에서 100℃에서 끓는다. 하지만 기압이 1기압 이상이 되면 물은 100℃ 이상의 온도에서 끓게 된다. 끓는점은 녹는점에 비해 압력에 따른 온도 변화가 훨씬 크다. 예를 들어 압력이 2기압이 되면 녹는점은 0.007℃ 밖에 내려가지 않는다. 하지만 끓는점은 20℃나 올라간다. 그 이유는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의 부피변화가 고체에서 액체로 바뀔 때의 부피변화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압력솥과 구조. 압력이 올라가면 끓는점이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러한 현상을 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는 예는 압력솥이다. 압력솥은 솥 안의 압력을 높여서 식품을 단시간에 조리하는 기구이다. 압력솥은 뚜껑을 꽉 조이게 만들어서 물이 끓을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하여 솥 내부의 압력을 높인다. 가정용 압력솥의 경우 압력은 대기압 보다 0.7~1.5 기압 정도 높이 올라가서 물은 110∼125 ℃에서 끓는다. 화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간헐천(geyser)은 100℃가 넘는 뜨거운 열수와 수증기를 주기적으로 분출하는 온천이다. 간헐천은 좁고 깊게 파인 구멍으로부터 땅속의 열수나 수증기가 분출되는 것이다. 간헐천의 물이 뜨거운 이유는 지하 깊은 곳에서 화산 열로 가열되기 때문에 100℃가 넘는다. 지하 깊은 곳은 압력이 높아서 물은 100℃이상에서 끓게 된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간헐천.

높은 산에서는 물의 끓는 점이 낮아진다.

 

 

높은 산에서 음식이 잘 안 익는 이유

액체의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작아지면 끓는점은 낮아진다. 외부압력이 작아지면 액체 내부에서 비등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은 산에서 물이 100℃ 이하에서 끓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라산 정상에서는 약 95℃, 백두산 정상에서는 약 90℃에서 물이 끓는다. 따라서 높은 산 위에서 음식을 익히는 데는 평지에서 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음식을 익히는 것은 일종의 화학반응이며 온도가 낮을수록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발행일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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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전, 공기청정, 고온살균, 로봇필터청소…. 여름을 앞두고 판매전쟁에 나선 에어컨 업체들은 각종 첨단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공략한다. 그러나 에어컨의 기본적인 기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습기를 줄이고 공기를 냉각하는 것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원해지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

고대 로마인은 집 안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찬 물이 순환되도록 벽 뒤에 수도관을 설치했고, 2세기 중국인인 딩 환은 직경이 3m에 달하는 회전하는 바퀴가 달린 팬을 개발해서 연못 주위의 찬 공기를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와 같이 공기를 순환·냉각시키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1758년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과 그의 동료인 존 하들리(1731-1764)는 수은 온도계에 에테르를 적신 후 계속 풀무질을 해 에테르를 증발시켜 온도를 -14℃까지 떨어뜨렸다. 이 실험은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물질이 상태변화를 할 때 열의 흡수나 방출이 일어난다. 열이 흡수되면 온도가 내려가고 열이 방출되면 온도가 올라간다. 액체인 에테르가 증발하는 것은 기체로 상태 변화하는 것이고 이 때 열을 흡수하여 온도가 내려간다-을 보여준다.

 

 

에어컨을 통해 나오는 시원한 바람, 그 안에 숨겨진 원리는?

 

 

마이클 패러데이(1791-1867)는 1820년에 압축-액화된 암모니아가 다시 기화할 때 공기가 차갑게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암모니아의 독성이 문제였으나 아무튼 모든 현대의 냉각 기술은 마이클 패러데이의 발견에 바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842년에는 존 고리에가 패러데이의 압축 기술을 얼음을 만드는 데 이용했고 1902년에 미국의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가 최초의 상업적인 에어컨을 만들어 인쇄 공장에 이용했다. 캐리어의 설계 역시 패러데이의 암모니아에 의한 냉각 시스템에 기초한 것이다.


초기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각제로 암모니아, 염화메틸, 프로판 등의 기체가 쓰였는데 독성과 가연성 때문에 이러한 기체들이 누출될 경우 위험했고 사고도 잦았다. 1920년대 인체에 안전한 프레온을 개발했으나 이후 프레온이 대기의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에어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냉매는 R-22로 알려진 HCFC인데 역시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이다. 이 R-22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까지 생산·수입을 제한해 2030년에는 완전히 금지될 전망이다.
 

에어컨의 기본 원리: 기화열에 의한 냉각

에어컨의 기본적인 원리는 한마디로 기화열에 의한 냉각 이다. 액체가 기체로 기화할 때는 열을 흡수하고 기체가 액체로 응축할 때는 열을 방출한다. 기화할 때 흡수하는 열이 기화열이다. 에어컨은 압축기로 압력을 크게 변화시켜 기체 상태였던 냉각제를 액체로 응축한 후 압력을 낮춰서 증발기 안에서 액체 상태의 냉각제가 다시 증기로 기화할 때 열을 빼앗아 주위의 온도를 낮춘다. 에어컨과 냉장고에 의한 냉각은 많은 기화열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간단한 냉각 사이클을 통해 이루어진다. 열은 원래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하지만 에어컨의 냉각 사이클을 통해서 반대 방향인 낮은 온도의 실내에서 높은 온도의 실외로 옮겨간다. 실내기에서는 찬 바람이 나오고 실외기에서는 더운 바람이 나온다. 냉장고도 마찬가지로 열이 낮은 온도의 기기 안에서 높은 온도의 기기 밖으로 옮겨간다.

 

 

냉각과정: 냉각제가 압축기, 응축기, 팽창벨브, 증발기을 거치며 냉각이 이루어짐.

 

 

구체적인 냉각 과정은 냉각제가 압축기, 응축기, 팽창밸브, 증발기를 거치며 이루어진다.


1. 압축기

실외기 속에 있다. 기체 상태의 냉각제는 먼저 압축기에서 고온, 고압의 상태가 된다. 대부분의 냉각 시스템은 압축기를 작동하기 위해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2. 응축기

실외기 속에 있다. 압축기를 나온 고온, 고압의 기체는 외부에서 흡입된 공기와 만나 식으면서 액체가 된다. 이 때 열을 방출하므로 실외기에서는 더운 공기가 토출된다.


3. 팽창밸브

실내기나 실외기 어느 한 곳에 있다. 좁은 곳을 통과할 때 유체의 속도가 커지고 압력이 낮아지는 현상을 이용해 모세관을 통과시켜 고압 상태인 액체의 압력을 낮춘다. 압력을 낮추어야 액체가 증발기에서 잘 증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증발기

실내기에 있다. 팽창밸브를 나온 액체 상태의 냉각제는 온도와 압력이 낮다. 이러한 액체는 주위의 더운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기체 상태로 증발한다. 주위의 공기는 차가워 지고 팬이 돌면서 이 공기를 실내로 내보낸다. 완전히 증발된 기체는 다시 압축기로 들어가 냉각 시스템의 순환이 계속된다.

 

 

시원한 공기에는 전기에너지라는 대가가 필요하다

이렇듯 에어컨은 저온에서 고온으로 열에너지를 전달한다. 여기에 이상한 점이 있다. 뜨거운 국에 담긴 숟가락이 뜨거워지듯이 열에너지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증기 엔진을 살펴보자. 이 열기관은 뜨거운 열원에서 열에너지를 얻어 바퀴를 돌리는 등의 일을 하는데 이 때 일부의 열은 저절로 낮은 온도로 흘러가 손실된다. 엔진을 아무리 잘 설계해도 주어진 열을 100% 일로 바꾸는 열기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 이다. 이것은 자연계에 비가역적인 과정이 있음을 의미한다. 저온에서 고온으로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열 펌프인 에어컨은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에어컨은 전기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작동한다. 즉 저온에서 고온으로 열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계 전체의 엔트로피는 증가하게 되고 결국 열역학 제2법칙을 만족시킨다. 에어컨이 없는 여름을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시원한 공기가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지나친 냉방을 삼가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Oxtoby, [현대일반화학], 박영동 역, 자유아카데미, 2000

 

  1. 기화열에 의한 냉각

    일정한 온도와 압력에서 액체를 기체로 바꾸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액체 상태의 분자간 인력을 이겨야 기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액체가 기화할 때 주위에서 기화열을 흡수하므로 주위의 온도가 내려간다. 뜨거운 여름날 거리에 물을 뿌리면 물이 증발하면서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그 예이다. 기체가 다시 액체로 될 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액화열이라고 한다. 기화열과 액화열의 크기는 같다.

  2. 열역학 제2법칙

    에너지의 흐름에 방향성이 있음을 말하는 법칙. 낮은 온도의 물체와 높은 온도의 물체가 접촉하면 열은 높은 온도의 물체에서 낮은 온도의 물체로 이동한다. 그러나 그 반대의 변화는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클라우지우스는 열역학 제2법칙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일을 하지 않고 찬 열원에서 더운 열원으로 열을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는 없다.” 다음은 캘빈의 표현이다. “열원에서 꺼낸 열을 완전히 일로 바꿀 수 있는 장치는 없다.” 이러한 장치는 2종 영구기관이다. 이렇듯 자발적이며 비가역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에는 회수 불가능한 에너지의 손실이 따르게 되므로 고립계의 전체 엔트로피는 증가함을 알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열역학 제2법칙을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발행일 
20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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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상이변. 그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엘니뇨(El Niño)와 라니냐(La Niña)를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원래부터 지구에서 일어났던 현상이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차츰 강해지면서 20세기의 주요 환경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지면 ‘엘니뇨’, 낮아지면 ‘라니냐’


동태평양과 중앙 태평양에는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진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기간이 있다. 바닷물이 따뜻하면 물고기가 덜 잡혀 페루 사람들은 이 기간에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이런 풍습의 영향으로 이 현상에는 스페인어로 ‘남자 아이’와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렇듯 엘니뇨는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높아져 일정 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2~7년을 주기로 반복돼 나타나는 엘니뇨는 1만 년 전부터 등장했지만, 20세기 후반인 1960년대에 바닷물의 온도가 크게 높아져 전 지구적으로 이상 기후가 나타나자 뒤늦게 과학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엘니뇨는 무역풍의 영향으로 차가운 해수가 흐리지 못해 해수온도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그림처럼 이 기간에는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페루 지방 어민들은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엘니뇨와 반대로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은 ‘라니냐’라 불리는데, 이는 스페인어로 남자 아이의 반대인 ‘여자 아이’라는 뜻이다. 두 현상은 진동하는 추처럼 번갈아 나타나며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단순히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머물지 않는다.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해양과 대기의 흐름이 달라져 기후 현상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상 기상현상이 일어나거나 갑작스레 질병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엘니뇨와 라니냐를 꼽는 이유다. 실제로 1997년과 1998년의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아져 이와 함께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6일 공개한 1997년 11월(왼쪽)과 1998년 11월(오른쪽)의 지구 바다의 온도 분포도. 1997년에는 동태평양 페루 주변에 난류가 침입하는 엘니뇨 현상이 일어난 반면 1998년에는 반대로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라니냐 현상이 일어나 바다 생태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엘니뇨 현상과 ENSO


엘니뇨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해수의 온도가 일정 기간 높아지는 현상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느 지점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야 엘니뇨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또 높아진 온도가 지속되는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엘니뇨의 발생을 살피기 위한 기준 해역은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를 대표하는 지점이다. 이곳의 온도가 평소보다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엘니뇨라고 정의한다. 엘니뇨는 흔히 ‘ENSO(El Niño-Southern Oscillation)’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엘니뇨가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과 연관돼 있다는 이론 때문이다. 남방진동은 인도양과 남반구의 적도 태평양 사이의 기압 진동이다.

 

이것이 엘니뇨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아낸 사람은 20세기의 두 유명한 기상학자 길버트 워커(Gilbert Walker)와 야곱 비야크네스(Jacob Bjerknes)다. 1923년 길버트 워커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역, 태평양의 타히티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다윈 지역의 기압 사이에 강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타히티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면, 다윈 지역의 기압은 낮아졌던 것. 그는 이 현상을 남방진동이라고 불렀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이 내려가는 것이 마치 시소를 연상시키므로 ‘기압 시소현상’이라고도 부른다.)

 

1960년대에 야곱 비야크네스는 적도 태평양에서 일어나는 기압 시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러다 대기의 기압 차로 해수면 대기가 동서로 순환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기에 ‘워커 순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엘니뇨와 남방진동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1969년 비야크네스는 마침내 ENSO의 특성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 이른다. 보통 저기압은 따뜻한 해수면에서 형성되므로 엘니뇨 시기의 동태평양에는 저기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므로 저기압이 발생한 동태평양 지역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은 약해진다. 그는 이처럼 해수면의 온도가 기압의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엘니뇨와 남방진동의 연관성을 찾았다. 또한, 이런 기압 차이가 적도의 바람 방향을 평소와 반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비야크네스가 밝혀낸 사실이다.

 

정리하자면 엘니뇨는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으로 생기고, 남방진동은 해수면의 온도가 변함에 따라 대기가 변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방진동과 엘니뇨는 독립된 현상이 아니라 서로 결합된 동일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현상을 통틀어 ENSO라고 부르게 됐다.
 


엘니뇨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엘니뇨는 동태평양 지역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엘니뇨 시기의 따뜻한 해수는 동태평양을 넘어 날짜 변경선(중앙 태평양)까지 확장된다. 평상시 적도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편동풍이 강하다. 따라서 상층부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이동해 서쪽에 따뜻한 해역이 만들어진다. 해수표층이 서쪽으로 밀려간 동태평양에는 차가운 심층해수가 올라온다. 따라서 동태평양 지역은 차가운 해역이 된다. 그러나 엘니뇨 시기가 되면 동태평양 지역에 저기압이 형성돼 바람이 약해진다. 따라서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밀려가지 못해 동태평양의 바다가 따뜻한 해역이 된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증가하면 대류 활동은 중앙 태평양으로 이동하게 돼 아래 그림과 같은 대류 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평상시와 엘리뇨 시기의 대기의 대류현상과 해수의 대류현상.

 

이제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엘니뇨의 특성을 살펴보자.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엘니뇨 시기에는 편동풍이 상대적으로 약화된다. 이 때문에 서태평양의 따뜻한 물이 부분적으로 동쪽으로 옮겨지고, 동태평양의 수온약층은 깊어진다. 수온약층은 아래층 온도가 낮고, 위층 온도가 높은 안정된 층이므로 해수의 흐름이 적다. 이는 결국 편동풍을 더 약화시켜, 정상적인 대기와 해양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강수량과 바람의 방향도 바뀐다. 또 동태평양의 수온약층도 더욱 깊어진다. 엘니뇨 절정기가 될 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해수면 온도는 계속 높아진다. 이와 같은 대기와 해양의 상호 작용을 흔히 ‘대기-해양 피드백’이라고 한다. 이 피드백은 무척 강해서 해수면 온도가 조금만 변해도, 또 무역풍이 감소해도 엘니뇨를 불러올 수 있다. 라니냐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해수면의 온도를 변화시킨다. 
 


엘니뇨의 변종도 나타난다


최근 엘니뇨의 변종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지구온난화와 상관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일반 엘니뇨는 동태평양에 중심이 있어 ‘EP엘니뇨’로 부르는 반면 중앙 태평양에서 강한 진폭을 나타내는 엘니뇨는 ‘CP엘니뇨’라고 불러야 한다. 또한 CP엘니뇨가 날짜변경선 부근에서 강하게 나타나므로 ‘데이트라인(dateline) 엘니뇨’라고도 부른다. 일반 엘니뇨와 약간 다르다는 의미로 ‘엘니뇨 모도끼’라고도 부른다. ‘유사하면서 다른’이라는 의미의 일본어 ‘모도끼’를 뒤에 붙인 것이다. CP엘니뇨는 태평양보다 대서양 주변에 더 강하게 나타나고 허리케인을 자주 발생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북서태평양 지역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CP엘니뇨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엘니뇨 시기의 특성 요약


   · 평상시에 적도 해상에서 부는 동풍인 무역풍(적도 편동풍)이 약화된다.
   ·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해류가 줄고, 동태평양에 차가운 심층수가 올라오지 않는다. 결국 동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가므로 대

     류 활동이 중태평양으로 옮겨진다.
   ·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강수량과 바람장이 변하고, 동태평양의 수온약층도 깊어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해수면의 온도

     가 계속 높아진다.

 

 

엘니뇨 때문에 일어난 몇 가지 일들


엘니뇨는 적도 지역의 대기 대류를 변화시키므로 적도 지역의 강수 분포를 크게 바꾼다. 더욱이 적도 지역에서 나타나는 강한 대류현상은 대기 중에 파동 운동을 유도한다. 이 파동 운동은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고위도 대기 순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주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엘니뇨 시기에는 중태평양의 대류가 활발해져 강수량이 증가한다. 또한, 대류의 영향이 북쪽으로 전파되면서 고기압과 저기압의 파동을 만든다. 이런 기압 배치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PNA패턴(태평양 북미패턴, Pacific North America Pattern)’이다.

 

엘니뇨 시기의 PNA패턴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알류샨 저기압을 강화시키고, 알류샨 저기압을 동쪽으로 이동시킨다. 이때 태평양 대기 상층의 제트 기류도 동쪽으로 확장, 강화된다. 이런 기압 배치는 결국 중위도 대기 순환에도 영향을 준다. 이렇게 파동이 먼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대기의 원격 상관’이라고 한다. 엘니뇨와 관련한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1997년 인도네시아의 산불이다. 엘니뇨 시기에는 적도 지역 중태평양의 강수량이 늘지만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북부 오스트레일리아의 강수량은 줄어든다. 이는 산불 피해로 연결되기도 해 1997년 인도네시아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름철에는 인도 몬순 지역과 카리브해, 호주의 강수량이 감소한다. 반대로 미국 서부에서는 강수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또한, 엘니뇨에 의해 변화된 해수면 온도와 대기의 대규모 순환은 태풍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의 생성과 경로를 바꾸어 해일, 홍수와 같은 피해를 입게 한다.

 

변화된 수온은 생물권에도 영향을 준다. 페루 앞바다의 멸치어장이 파괴거나 북동태평양의 연어가 다니는 길이 북쪽으로 변경되기도 한다. 엘니뇨의 절정기가 나타나는 북반구 겨울철에 나타나는 필리핀 해역의 강한 고기압성 흐름은 열대의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공급해 동아시아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엘니뇨 시기에 나타나는 전 지구적인 영향도(왼쪽). 라니냐 시기에 나타나는 전 지구적인 영향도(오른쪽).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엘니뇨와 라니냐는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그치는 현상이 아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변하는 과정에서 기압에 영향을 주고 대기의 흐름도 변화시킨다. 해수의 온도변화가 가져왔던 어장의 파괴라는 문제를 넘어서 다양한 산불이나 질병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엘니뇨와 기압배치, 지구온난화가 함께 작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앞으로도 엘니뇨와 라니냐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서 우리에게 닥칠 문제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 음의 상관관계

    A와 B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때, A가 증가함에 따라 B가 감소하는 현상을 ‘음의 상관관계’라 한다. 반대로 A가 증가함에 따라 B도 증가하는 현상을 ‘양의 상관관계’라 한다.

  2. 수온약층

    해수를 온도에 따라 구분하면 위에서부터 혼합층, 수온약층, 심해층 3개로 나눠진다. 혼합층은 바람의 영향으로 수온의 변화가 거의 없는 층이고, 수온약층은 밀도가 큰 찬물이 아래에 있고, 밀도가 작은 따뜻한 물이 위에 있어 안정된 층이다. 혼합층과 심해층의 물질과 에너지 교환을 억제한다. 수온약층의 깊이는 계절이나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하경자 / 부산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

발행일 201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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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 올릴 수 있는 물체 무게의 한계는 얼마나 될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 선수는 여자 75kg 급 역도 부문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을 들어 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중력에 대항하여 사람이 들어 올릴 수 있는 물체 무게의 극한에 도전하는 스포츠인 역도 기록을 보면 아무리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리는 선수라고 해도 자기 몸무게의 약 3배를 넘기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에 가보면 크고 무거운 돌로 성곽을 쌓은 것을 볼 수 있다. 매우 무거운 돌 하나, 하나를 사람이 어떻게 쌓았을까? 이 궁금증은 성을 축성한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성곽에 사용한 돌은 약  18만개이며…거중기를 이용하여 12,000근의 큰 돌을 불과 30명의 장정으로 움직여 한 사람당 넉넉히 400근을 감당할 수 있었다.’ 라고 쓰여 있다. 1근을 600g이라고 한다면 7200kg 의 돌을  1인당 240kg 씩 나누어 든 셈이다. 만약 사람이 역도선수처럼 직접 이 무게를 감당한다면 도저히 들어 올릴 수 없는 무게이지만 이 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약용이 제작한 거중기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1/8의 힘만 들었을 뿐이다. 거중기는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도구이다. 4개의 고정 도르래와 4개의 움직도르래 그리고 녹로가 응용된 도구로 무거운 물체를 손쉽게 들어 올림과 동시에 무게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고안이 되었다고 한다.

 

 
도르래의 종류

도르래는 둥근 바퀴에 튼튼한 줄을 미끄러지지 않도록 감아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다. 이 도르래는 지레와 함께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가장 기본이 되는 도르래는 고정도르래와 움직도르래이다. 고정 도르래는 줄을 감은 바퀴의 중심축이 고정되어 있으며 힘의 이득을 볼 수는 없지만 힘의 작용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정도르래를 사용할 때는 그림1의 (가)와 같이 줄의 한쪽에 물체를 걸고 다른 쪽 줄을 잡아 당겨 물체를 원하는 높이까지 움직인다.  힘의 이득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도르래의 종류.

 

예를 들어 무게 1000N 인 물체를 직접 들어 올리려면 무게를 이길 수 있는 최소한의 힘 1000N 이 필요하다. 고정도르래를 이용하여 이 물체를 원하는 높이까지 들어 올리려면  그림1의 (가)와 같이 장치한다. 그림1의 (가)에서 보는 것처럼 물체를 들어 올리는 힘은 줄 하나가 지탱하고 있으므로 직접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이 힘의 이득은 없으며 고정 도르래로 인해 줄을 당기는 힘의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다. 팔을 올리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더 편하듯이  물체를 높은 곳으로 직접 들어올리기 보다는 줄을 잡아당겨 내림으로써 물체가 올라가게 하는 방법이 훨씬 편하며 방향을 원하는 데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또한 물체를 1m 들어올리기 위해 잡아당기는 줄의 길이도 1m 면 된다. 힘의 이득이 없다는 이 상황은 이상적인 경우이다.  실제로 작용하는 힘은 무게와 약간 차이가 난다. 왜냐하면 도르래 무게, 도르래의 회전, 줄의 무게, 도르래의 마찰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고정도르래는 국기게양대, 엘리베이터, 블라인드 등에 사용되고 있다. 

 

복합도르래를 이용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힘의 변화.

 

힘의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움직도르래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림1의 (나)와 같이 움직도르래는 도르래 축에 직접 물체를 지탱하기 때문에 줄을 당기면 물체와 함께 도르래 축의 위치도 움직인다. 움직도르래를 사용하려면 그림1의 (나)와 같이 줄을 감고 물체를 들어 올리는데 이 때 물체를 지탱하는 줄은 두 가닥이 된다. 물체의 무게만 고려하였을 때 두 줄의 합력이 물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과 같으므로 나란한 각 줄에 걸리는 힘은 물체 무게의 1/2 이 된다. 즉 물체의 무게는 각 줄에 분산 되어 두 사람이 각각의 줄을 잡고 동시에 들어 올리는 효과가 나므로 움직도르래 한 개를 사용하면  물체 무게의 1/2의 힘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물체를 1m 들어올리기 위해 당겨야 하는 줄의 길이는 물체가 올라가는 높이의 2배인 2m이다. 왜냐하면 물체가 1m 올라갈 때 물체를 지탱하는 두 줄도 동시에 1m 씩 움직여야 하므로 도르래를 통해 줄을 당기는 쪽으로 감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움직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 올리는 일을 하면 실제로 줄은 물체가 움직여야 하는 높이의 2배가 필요하게 된다. 만약, 물체를 움직이는 힘을 더 줄여 힘의 이득을 보고 싶으면 움직도르래의 개수를 증가시키고 움직도르래의 연결법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 된다. 이러한 움직도르래는 높은 빌딩을 짓기 위해 무거운 건축자재를 들어 올리거나 바다 속에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크레인에 고정도르래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움직도르래와 고정도르래를 함께 사용하면 힘의 이득과 더불어 힘의 방향도 바꿀 수 있는데 이를 복합도르래라고 한다. 또는 축바퀴처럼 같은 중심축에 크기가 다른 도르래를 여러 개 연결한 복합 도르래는 차동도르래라고 하는데 차동 도르래는 체인 호이스트에 응용되고 있다.

 

여러 개의 도르래를 연결한 복합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힘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 그림2과 같다.  같은 개수의 움직도르래를 사용하여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힘의 효과는 달라진다. (가), (나) 와 같은 연결방식이 (다),(라)와 같은 연결방식보다 힘의 효과는 더 크다. 왜냐하면 (가), (나) 는 각 도르래에 걸리는 힘이 무게의 (1/2)n=움직도르래의 개수 으로 감소하지만 (다) (라)는 물체를 지탱하는 전체 줄의 수만큼 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와 같은 연결방법은 (마)와 같이 변형할 수 있다. 이처럼 균형과 힘의 효과를 고려하여 적절한 응용이 가능하며 거중기는 (라)와 같은 방법을 응용하였다.

 

위대한 건축물과 같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나 타워 크레인과 같은 기계는 이러한 도르래의 원리를 적절히 응용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중력에 반하면서 더욱 거대한 건축물과 편한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는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 kg

    무게의 단위는 N이나 kgf 로 표시한다. 실생활에서는 무게와 질량이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의 단위로 무게를 대신하여 표현한다.

 
발행일 
201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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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석유정제 원리와 석유제품

 

디지털타임스 / 2011-06-22 21:12

 

 


원유 증류 통해 중유부터 가스까지 추출… 주성분 탄화수소 끓는점 달라 성분 분리 용이… 국내, 중유 소비 최대… 항공기연료는 제트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름은 자동차 휘발유를 비롯해 등유, 경유, 항공유, 중유 등 쓰임새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이같은 종류의 기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유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에서 원유를 수입해 석유정제과정을 통해 우리 생활에 필요한 기름을 생산합니다. 석유 정제는 원유를 증류해 각종 석유 제품과 반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정유(精油)라고 부릅니다.

원유의 주성분은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탄화수소이며 이 밖에 황, 질소, 산소 등의 화합물이 소량 함유돼 있습니다. 원유의 주성분인 탄화수소는 증류에 의해 분리시킬 수가 있는데, 이 탄화수소들의 각기 끓는점이 달라 원유에서 휘발유 유분, 등유 유분, 경유 유분 등 주요 성분을 분리해 뽑아냅니다.

휘발유(Gasoline)는 비점 범위가 30~200℃ 정도로서 휘발성이 있는 액체 상태의 석유 유분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휘발유의 물리적 성질은 일반적으로 상온·상압에서 증발하기 쉽고, 인화성이 매우 높으며, 공기와 적당히 혼합되면 폭발성 혼합가스가 돼 위험합니다. 휘발유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용, 항공용, 공업용 등 세 가지로 나눠집니다.

휘발유는 주로 자동차와 이와 유사한 가솔린 엔진의 연료로 사용됩니다. 옥탄가에 따라 고급 휘발유(Premium Gasoline)와 보통 휘발유(Regular Gasoline)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요. 옥탄가는 자동차 휘발유의 중요한 성능 중 하나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 휘발유에 속하며 낮으면 보통휘발유에 속합니다.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는 압축에 잘 견디며, 전기 불꽃에 의해 불이 붙어 높은 출력을 낼 수 있습니다. 옥탄가가 낮은 휘발유는 강하게 압축하면 전기 착화 이전에 부분적 연소를 일으켜 엔진의 효율을 저하시키며, 심할 경우 운전 불가능 상태까지 될 수 있습니다.

제트유(Jet Fuel)는 항공기에 쓰이는 연료로 군용기에 쓰이는 JP-4와 민간 항공기에 사용되는 Type-A 두 가지가 있습니다.

JP-4는 휘발유분과 등유 분을 합친 넓은 비등 범위의 연로로서 원유로부터의 수율은 크지만 인화성이 높아 주로 군용기에 사용되며 Type-A는 인화성이 낮은 등유 분으로 돼 있어 수율은 낮으나 안전성이 높습니다.

납사(Naphtha, 나프타)는 페르시아어의 Naft(땅에서 스며나온 것)를 어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조(粗:거칠 조)가솔린이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것은 추가 제조공정을 거쳐 가솔린을 제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납사는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경질 납사와 중질 납사로 구분합니다. 경질 납사는 비점 30~130℃, 비중 0.65~0.70이며, 중질 납사는 비점 90~170℃, 비중 0.70~0.75 정도로서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유종이 아니란 점 때문에 품질성상에 관해서는 표준화돼 있지 않고, 제품 인도 시에 용도에 따라 당사자간의 협의에 따르고 있습니다. 경질납사는 석유화학원료(에틸렌 제조용), 도시가스 용 또는 합성비료 등 화학공업 원료로 사용되므로 열 분해되기 쉬운 파라핀계 탄화수소가 많고 황분이 적습니다.

등유(Kerosene)는 예부터 등유를 보통 석유라고 불렀으며 지금도 등유를 연료로 하는 곤로를 석유곤로, 또는 난로를 석유난로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석유제품 중에서 최초로 이용한 것이 램프용 등유였고 다시 그 등유를 석유라고 불렀기 때문에 그 명칭이 지금껏 이어 내려온 것이라고 합니다.

등유에는 정제된 백등유와 정제되지 않은 다색 등유 등 2가지가 있는데 백등유는 무색이고 불순물이 없으며, 인화점이 높고 안전하며 연소 시 악취를 풍기는 일도 거의 없어 가정용 주방이나 난방 연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색 등유는 불순물이 다소 포함돼 있어 여러 가지 색깔을 띄고 있으며 농경용 엔진 등의 연로 혹은 기계의 세척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유(Gas Oil)는 디젤 엔진의 연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디젤오일(Diesel Oil)이라고도 불립니다. 디젤 엔진의 주요 성질에 세탄가가 있는데 이는 앞에서 설명한 휘발유의 옥탄가와 대칭되는 성질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는 달리 공기가 혼합된 경유를 실린더 내에서 압축하며, 그 압축열에 의해 스스로 착화돼 연소하는 것으로 휘발유와 같이 전기 불꽃에 의한 외부 점화는 아니기 때문에 압력이 전달되었을 때 스스로 발화하기 쉬운 성질입니다.

중유(Fuel Oil)는 우리나라 석유 제품 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으며 원유를 정제할 때 수율이 가장 높은 것도 중유입니다. 중유는 경질 중유, 중유, 벙커C유 등 3가지로 분류되는데, 중유는 정유탑의 밑바닥에서 나오는 것으로 단독 증류를 할 경우 최후까지 남기 때문에 ‘솥잔유’라고도 말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그대로 연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전혀 가공할 필요가 없었지만 최근, 굴뚝으로 내뿜는 배기 가스에 의한 대기 오염이 사회 문제로 중유 속의 유황분(SO₂)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벙커C유는 선박이나 항구에서 연료용 석유제품을 저장하는 용기를 ‘벙커’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벙커유에는 보통 A,B,C 종류가 있으나 벙커A,B는 경유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 것으로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벙커C유는 증류잔사유(Residual Oils)를 주성분으로 하고 특히 화학적인 정제는 하지 않으므로 석유제품 중 품질 면에서 저급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를 다시 가공해 윤활유, 아스팔트, 석유코크스 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C유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석유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C유는 열 손실이 적고, 연소의 조절이 용이하며, 점화 및 소화가 간편해 열의 이용도가 높으며 대형 엔진의 동력원, 보일러 연료 등의 열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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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은 왜 ‘24K’라고 할까

 

머니투데이 / 2011-06-17 14:43

 

 

[생활속 과학상식] 식물 '캐럽'에서 유래… 안정된 원자구조로 영원성 지녀

 

 

 

↑신라의 금관

 

 

금속의 제왕으로 불리는 금. 빛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영원성 등으로 고대부터 ‘금’은 고귀함을 의미했고, 화폐로도 사용됐다.

 

 

 

 

지금도 금은 귀금속 중 가장 비싸고, 경제위기나 전쟁 등으로 화폐가 기능을 상실할 때 이를 대신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금모으기’를 통해 국민경제 위기를 극복한 적도 있다.

 

 

 

 

선물 등을 위해 금반지나 금목걸이를 살 때, 어김없이 나오는 알파벳이 있다. 바로 ‘K’다. 24K, 18K, 14K 등. ‘K’가 의미하는 바는 금의 순도다. 24K는 순금이고, 숫자가 적어질수록 순도가 떨어진다.

 

 

 

 

그러면 왜 금의 순도를 나타낼 때 우리에게 익숙한 %가 아니라 K로 표기할까. 그리고 순금이면 100K라고 하는 게 더 계산하기 편할텐데 왜 24K라고 할까.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캐럿(Karat)이다. 캐럿은 중동지역에서 나는 식물의 한 종류인 ‘캐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말린 캐럽을 한 손에 쥔 정도를 기준으로 금이나 소금 등의 물건을 교환했다. 캐럽이 무게를 재는 기준이 됐던 것.

 

 

 

 

캐럽은 보통 어른의 손으로 쥐면 24개가 잡히는데, 순도가 가장 높은 99.99%의 순금을 24K라고 표시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 18K는 18/24의 순도이므로 75%가 금이고, 나머지 25%는 은이나 구리 등 다른 금속이 들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14K는 58.5%의 금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유래가 같고 발음도 같지만 철자가 다른 ‘캐럿(Carat)’도 있다. 이는 보석의 질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다이아몬드 1캐럿이라고 하면 0.2g짜리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24K로 표시되는 순수한 금은 영원불변의 성격을 가진다. 대다수 금속은 시간이 오래되면 산소 등에 의해 녹이 슨다. 하지만 순금은 그렇지 않다. 고대 이집트 유물이나 신라의 금관 등이 현재까지도 녹슬지 않고 유지되는 것도 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금이 지닌 성질 때문이다. 보통의 금속들은 자연 상태에서 전자를 빼앗겨 쉽게 녹슬지만, 금은 원자의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에 전자들이 모두 채워져 있다. 따라서 전자를 잃기 어려운 구조를 갖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이런 안정된 원자가 전자를 잃어 변질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금은 잘 변질되지 않는 것이다.

 

 

 

 

또 금은 모든 금속 가운데 연성이나 전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성은 물체가 가늘고 긴 형태로 변하는 성질이고, 전성은 압축력에 의해 물체가 넓고 얇은 형태로 변하는 성질이다. 금 1g을 우리가 흔히 보는 철사처럼 가늘고 길게 만들면 3,000m 이상도 충분히 늘릴 수 있고, 두드려 펴서 넓고 얇은 호일 형태를 만들면 1㎡ 이상으로 펼 수 있다.

 

 

 

 

금을 계속 두드려 납작하게 만들면 반투명한 상태가 된다. 반투명 상태의 금판은 가볍고 적외선을 반사하므로 열방지복에 방패처럼 사용된다. 우주복의 선바이저(차광판)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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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를 돌아보자. 인구는 늘어났고 산업은 나날이 발전했다. 화석연료와 공업기술 발전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특히 1960년대부터 급속도로 보급된 석유는 물질문명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65억 명에 이르는 인류가 엄청난 양의 자원을 사용한 결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는 고갈위기에 처했고 환경오염도 심각해졌다. 인류의 편리한 문명을 이어가려면 화석연료를 대신할 새로운 자원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부터 수소 경제까지 다양한 대안이 나오는 가운데 바다에서 발견된 해양심층수, 가스하이드레이트 등이 새로운 자원으로 관심을 끄는 중이다. ‘친환경 자원’으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2007년 동해 울릉분지에서 채취한 천연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연소장면. 

 

순환재생형 청정자원, 해양심층수와 해양온도차 에너지


화석연료에만 의존하는 일상생활과 산업 활동은 재앙을 가져온다고 예견했던 사람은 프랑스 학자 달손벌(D'Arsonval)이다. 그는 1881년 자신이 쓴 논문에서 “인류가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에만 의존한다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점점 짙어지고, 지구 온도도 높아지는 온난화 현상이 발생해 지구는 멸망해 갈 것”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해 자연에너지, 특히 해양심층수와 해양표층수(표층해수)의 온도차 발전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층해수는 태양열을 받아 뜨겁고, 아래쪽에 자리 잡은 해양심층수는 차가운 상태로 유지된다. 예를 들어 동해 수심 200m 아래에 있는 해양심층수는 1년 내내 온도가 2℃ 이하에 머무는 반면 해양표층수는 계절에 따라 변해 겨울에는 8℃ 정도이지만 여름에 26℃까지 올라간다. 이들은 각각의 온도를 유지한 채 서로 섞이지 않고 층을 이뤄 흐르고 있다. 이런 온도차를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달손벌의 생각이었다.

 

해양온도차 발전의 원리는 온도 차이가 나는 두 개의 방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다.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드는 방에서는 온도와 압력이 높아지고, 이를 식히는 방에서는 온도와 압력이 낮아진다. 만약 두 방 사이를 파이프로 연결하면 증기가 뜨거운 방에서 차가운 방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런 증기의 움직임을 이용해 터빈을 돌린다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해양온도차 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1931년 크라우드의 실험 이후 확인됐지만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석유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연구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석유파동이 일어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 같았던 석유 가격이 치솟자 해양온도차발전 연구가 다시 시작됐다. 미국은 100MW 해양온도차발전플랜트 100척을 만들어 적도 해역으로 보내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 장비들로 전력은 물론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생산하자는 계획도 세웠다.


해양온도차 발전의 가능성을 주장한 프랑스 학자, 달손벌.

 

 

그러나 석유 가격이 다시 안정화되면서 꿈에 부풀던 계획은 다시 수면 아래로 잠겼다. 이후 학술적 수준에서만 진행된 해양온도차 에너지 연구는 전기 생산보다 냉·난방 등 현장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을 직접 이용하는 분야에서 먼저 실용화됐다. 또 이 과정에서 얻은 해양심층수를 담수화, 농수산업, 식품공업 등에 이용하는 응용산업들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해양연구원이 강원도 고성에 해양심층수연구센터를 설립하면서부터 해양온도차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해양대학교가 각각 해양표층수를 이용한 기술을 건물 냉난방에 적용해 전기와 석유보다 에너지 비용이 50~70% 절감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이런 녹색기술을 강릉 녹색시범도시에 적용해 2012년까지 새로운 난방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의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양온도차 발전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도 늘었다. 특히 해양심층수나 표층해수는 온도차 에너지뿐 아니라 물, 용존물질 등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이용하면 신재생에너지와 청정자원 확보, 물 순환 등의 목표도 이룰 수 있어 녹색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불타는 얼음, 가스하이드레이트란?


해양심층수와 함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불타는 얼음’이라고도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다. 이 물질은 물 분자와 가스 분자가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 상태에서 형성되는 얼음 모양의 고체 결정이다. 물 분자는 내부에 5~6Å(옹스트롬, 1억분의 1㎝) 크기의 공극을 가지는데, 이 공극에 가스 분자가 포획된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우리의 눈으로 봤을 때는 5~6Å의 크기가 매우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분자 단위로 본다면 이는 매우 큰 공간이다. 결정 내부에 이처럼 큰 공극이 존재한다는 것은 결정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가스 분자와 물 분자는 이 공극을 메우고 안정한 상태로 있기 위해 고압·저온 상태에서 결합하는 것이다. 공극에 들어가는 가스의 종류에 따라 결정구조-Ⅰ, Ⅱ, Ⅲ으로 나뉘기도 한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발견


가스하이드레이트는 1810년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경이 처음 발견했다. 이어 러시아의 유리 마코곤(Yuri Makogon)은 1964년 시베리아에서 천연 상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과학자들이 심해저 퇴적층에 막대한 양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천연가스’로서 중요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일반인에게 처음 알려질 때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시베리아 화학공장의 파이프라인 폐쇄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1930년대 석유화학공업이 발전하면서 화학공장에는 가스나 석유 또는 화학제품을 운반하는 파이프라인이 설치됐는데, 종종 압력가스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이 막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파이프라인의 막힘 현상을 일으킨 얼음상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


파이프라인 속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생겼고, 이것이 파이프라인 폐쇄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운송가스는 약간의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파이프라인 안에서 가스와 수분이 결합해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만들어진 것이다.

 

파이프라인 폐쇄사고를 일으킨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천연상태에서 발견되는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가스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천연상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생성압력, 온도, 등의 수치자료가 정리됐기에 해저에 존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분포지역을 추정할 수 있고, 잠재자원부존량도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특징


영구동토지역이나 심해저 지층에 고체 상태로 매장된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저온, 고압 환경에서 안정된다. 온도와 압력 조건은 물 분자에 포획되는 가스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가스하이드레이트에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금방 물과 가스로 분해된다. 대량의 가스를 소량의 고체 상태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자신의 약 160~170배의 부피에 해당하는 가스로 해리된다. 그래서 천연가스를 가스하이드레이트로 만들어 저장 공간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아무래도 저장 공간이 줄면 운반과 저장이 쉽기 때문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그 양도 막대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의 영구동토지역과 유기물이 풍부한 대륙붕이나 대륙사면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많다. 자원 매장량으로 따진다면 다른 자원보다 미래에너지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해저퇴적층과 동토 지역에 분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보라색 점은 부존이 확인된 지역이며, 적색 점은

부존이 추정되는 지역이다. 우리나라 동해의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은 UBGH1로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가스하이드레이트에도 단점은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다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데, 이것이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붕괴돼 연약한 해저퇴적층이 무너지면 해저산사태와 같은 지질 재해를 일으켜 해저사면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천연 가스하이드레이트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2007년 동해의 총 9개 지점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해 미국, 일본, 인도, 중국에 이어 세계 5번째로 심해저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을 확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캐고, 이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 청정에너지의 장, 심해저!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7%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게다가 2008년부터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나라에도 포함된다. 따라서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평가되는 심해저 자원을 연구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다. 해양온도차 발전은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처럼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표층해수의 온도가 끓을 정도로 뜨겁지 않아 촉매를 사용해야 하지만, 기술적인 보완을 하면 항상 일정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자원으로서 갖는 막대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메탄가스가 방출돼 환경을 오염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가스하이드레이트를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미래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금 전 세계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에너지 전쟁에 나섰다. 더 이상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먼저 개발하는 나라가 다음 세대의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환경에너지로서 가능성이 무한한 해양온도차 발전기술과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현재 한국해양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두 가지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1. 해양심층수와 표층해수가 서로 섞이지 않는 이유

    해양심층수는 햇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의 심해에 존재한다. 해양심층수는 4000년을 주기로 대서양과 인도양, 태평양을 순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북대서양이나 남극의 차가운 빙하해역과 만나 섭씨 2도 이하까지 물 온도가 내려간다. 차가워진 바닷물은 비중이 커져 심해로 가라앉게 된다. 무거운 해양심층수가 아래에 자리 잡아 바닷물은 안정한 층을 이루고 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염분의 농도 또한 심층수가 더 짙으므로 이 역시 안정된 층으로 유지된다. 결국, 해양심층수는 물은 수심 200m 이상의 표층수와 온도, 염분의 차이로 섞이지 않게 된다.

  2. 공극

    작은 구멍이나 빈틈, 또는 비어 있는 틈

  3. 영구동토지역

    땅이 항상 얼어있는 지역, 짧은 여름 동안에 지표면이 녹기는 하지만 그 밑은 늘 그대로 얼어붙어 있음.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및 시베리아의 툰드라지역이 대표적

  4. 해리

    물질이 열이나 전기로 인하여 이온, 원자, 원자단, 분자 따위로 분해되는 현상

  5. 온실효과

    대기 중의 수증기, 이산화탄소, 오존 따위가 지표에서 우주 공간으로 향하는 적외선 복사를 대부분 흡수하여 지표의 온도를 비교적 높게 유지하는 작용

 


발행일 20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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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세슘137’ 반감기 몸밖선 30년, 몸안선 108일… 왜?

 

동아일보 / 2011-04-08 06:44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과 2만4300년인 플루토늄239 등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에 대한 ‘방사능 공포’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실제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 일반적인 반감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 반감기 30년 세슘… 몸 안에선 훨씬 짧아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이 내는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뜻한다. 대기나 토양 등 몸 밖에 있는 방사성 물질의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을 ‘물리적 반감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반감기이다.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소화, 배설 등 대사 작용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몸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절반으로 주는 기간은 ‘생물학적 반감기’이다. 가령 세슘137은 물리적 반감기가 30년이지만 생물학적 반감기는 109일이다. 물리적 반감기가 8.04일인 방사성 요오드는 생물학적 반감기가 138일이다. 방사성 물질이 실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를 합친 ‘유효 반감기’로 계산한다.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고유의 물리적 반감기를 겪으면서 동시에 소화, 배설 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효 반감기는 두 반감기에 비해 짧다. 예를 들어 물리적 반감기가 10일이고 생물학적 반감기가 5일인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온 지 10일 지나면 물리적 반감기는 1번 겪고, 생물학적 반감기는 2번 거친다. 따라서 유효 반감기는 생물학적 반감기인 5일보다 짧게 된다. 물리적 반감기가 생물학적 반감기보다 짧은 반대의 경우에도 유효 반감기는 물리적 반감기보다 짧다. 실제 방사성 요오드의 유효 반감기는 7.6일로 두 반감기와 비교해 가장 짧다. 유효 반감기가 108일인 세슘137 역시 마찬가지다. 하위호 한국원자력의학원 선량평가연구팀장은 “세슘137의 물리적 반감기가 30년으로 매우 길지만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고 말했다. 그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문제가 됐던 플루토늄239는 물리적 반감기뿐 아니라 유효 반감기도 매우 길어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만일 대비해 방사선 질병 치료법 개발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 백혈병 등 여러 병을 앓을 수 있다. 사람이 시간당 20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받으면 골수세포에 문제가 생긴다. 이 세포는 우리 몸에 침입한 병원균을 없애는 백혈구와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를 만든다. 골수세포가 손상되면 백혈병 등 각종 혈액 질환을 앓게 된다. 피폭된 방사선량이 5000mSv를 넘으면 소화기관의 점막에 염증이 일어난다.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등 여러 방사선이 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세포를 죽이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국내에서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여러 방사선 질병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박선후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방사선피폭치료 기술개발팀 연구원은 “골수세포가 많이 생기도록 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골수를 이식할 때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도 피할 수 있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센터에서는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약물도 개발 중이다.

물리적 반감기
대기, 토양 등 몸 밖에있는 방사성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생물학적 반감기
우리 몸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유효 반감기
우리 몸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이 실제 영향을 미치는 반감기.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로 계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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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싸인’의 안티몬보다 위험한 건 천연 독?

 

한겨레 / 2011-03-14 15:15

 

 

과학향기

커피를 마시고 나간 남자가 30분도 채 안 돼 사망했다. 20년 전 살해당했던 시체 한 구는 현재까지 전혀 부패가 일어나지 않았다. 20년 전 5명의 의문사,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또 다시 5명이 차례로 죽임을 당하는 의문의 사건들…. 과연 이들을 죽인 살인자는 누구인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살인 사건을 파헤쳤던 SBS 드라마 ‘싸인’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주 내용은 국과수 법의관들이 시신 부검을 통해 사인(死因)을 밝혀내는 것. 도입부에 소개한 살인자의 정체는 드라마 에피소드 중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일으킨 독극물, ‘안티몬’이었다. 안티몬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때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자들은 실제 상황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등장해 일반인과 범죄자에게 안티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만 유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간에게 직접 독을 먹여 본 적 있나? 체질, 식습관, 지병을 다 고려한 정확한 치사량…, 모르지?” 라는 드라마 대사처럼 독극물로 사람이 사망하려면 독의 양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상태도 중요하다.

하지만 안티몬이 독성을 갖고 있는 중금속임은 확실하다. 드라마에서 ‘모차르트가 안티몬으로 독살됐다’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유럽 화가들 중 안티몬에 중독돼 죽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안티몬(Antimon)은 어떤 물질일까? 안티몬은 주기율표 제5족에 속하는 은백색의 금속원소로 원소기호 Sb, 원자번호 51, 원자량 121.75, 녹는점 630.5℃, 비중 6.684이다. 안티몬은 도금, 의약품, 안료, 에나멜취약 등에 사용되며 냉각용 반도체금속으로도 사용된다.

안티몬 중독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일어날 수 있다. 값이 싼 법랑 그릇에 과일주스를 따라 마실 경우 법랑 그릇 유약에 함유돼 있는 산화안티몬이 산성인 과일주스에 섞여서 녹아나올 수 있다. 극미량이 몸에 계속해서 축적되면 안티몬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주요한 안티몬 중독 장애는 위장관(위와 창자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소화 계통의 한 부분) 질환이다. 안티몬을 섭취해 급성 중독이 될 경우 오심, 구토, 점액질이나 혈액이 섞인 설사가 유발되고 출혈성 신장염 및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안티몬을 흡입할 경우 두통, 구토, 황달, 빈혈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중독되면 피부 가려움증이나 결막염, 후두염, 두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안티몬은 발암물질로도 의심 되고 있다. 작업자가 안티몬 가스와 먼지를 흡입할 경우 폐의 양성 종양, 피부염 및 심장과 신장에 경미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토주석에 들어 있는 안티몬에 노출돼 중독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토주석은 기생충류나 균류의 감염을 치료하고 구토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외국의 경우, 850~2,500mg의 토주석을 사고로 복용한 4명의 성인에게서 비정상적인 경련, 오심, 지속적인 구토와 설사 증세가 나타났다. 이들 중 3명은 살았으나 나이가 가장 많았던 한 명은 3일 만에 여러 장기 손상으로 사망했다. 현재 알려진 토주석의 중독량은 0.01g 이고, 치사량은 0.5~1.0g이다.

드라마와는 달리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안티몬에 중독되거나 그로 인해 사망한 예는 드물다. 실제로 필자가 국과수에 근무한 10여 년 동안 안티몬에 중독돼 사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처럼 안티몬은 수은과 비소에 비해 거의 거론되지 않던 중금속이다.

비소는 독성을 가진 비금속 원소로 안티몬과 독성이 비슷하다. 1998년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 카레에 비소를 넣은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일본에 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와 유사한 범죄, 즉 각종 음식에 중금속을 넣는 사건이 발생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에는 ‘천연 독’도 있다. 천연 독은 말 그대로 천연에 존재하는 독성 성분으로 독물성, 식물성으로 분류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천연 독으로는 복어 독이 있다. 동물성 독으로, 그 성분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다. 이 독은 복어의 간과 난소(알)에 주로 함유돼 있으며 한 마리의 복어 간에서 추출된 테트로도톡신이 32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강력하다.

김포주변 주민들이 두꺼비 알을 식용개구리 알로 오인해 날것으로 먹고 설사와 복통증세를 일으켜 병원에 후송됐다가 3시간 만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동물성 독인 ‘부포톡신(Bufotoxin)’에 중독된 사례였다. 부포톡신은 두꺼비의 침샘, 피부 등에서 분비되는 독성물질이다.

2006년 3월 경기도 연천에 사는 마을 주민 20명이 투구꽃(초오)으로 담근 술을 나눠 마셨다가 집단 중독 증세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이는 식물성 천연 독 ‘아코니틴(Aconitine)’에 중독된 경우였다. 아코니틴은 투구꽃(초오)에 함유된 독으로, 뿌리>꽃>잎>줄기 순으로 독성물질이 분포돼 있다. 특히 뿌리부분은 독성이 강해 과거에는 독화살 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투구꽃의 뿌리부분을 말린 것을 한방에서는 ‘부자(附子)’라고 부르며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식물성 독을 말하자면 독버섯도 빼놓을 수 없다. 독버섯에 함유돼 있는 ‘무스카린(Muscarine)’이나 ‘아마니틴(Amanitine)’은 대표적인 독성물질이다. 산을 타는 사람들이 가끔 독버섯을 생김새가 유사한 다른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먹었다가 중독을 일으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드라마에서는 안티몬이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실제로는 천연독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 독은 독성이 강한 편이고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헤치는 독이 되기도, 사람에게 이로운 약이 되기도 하는 독(毒). 정확한 과학지식만 있다면 독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

글: 이상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약독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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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14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발렌타인데이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3월 14일을 발렌타인데이와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고 하여 화이트데이로 부른다. 화이트데이는 일본의 어떤 제과회사에서 만든 날이라고 한다. 얄팍한 상술이 없는 기념일을 하나를 만든 것이다.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진 것이다.

 

 

한편, 수학자들은 3월 14일을 원주율 π가 3.1415926...임을 기념하기 위하여 ‘파이(π) 데이’라고 이름 붙였다. 특히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π-Club’이라는 모임에서는 3월 14일 오후 1시 59분 26초에 모여 π모양의 파이를 먹으며 이 날을 축하한다. 그리고 π값 외우기, π에 나타나는 숫자에서 생일 찾아내기 같은 게임과 원과 관련된 놀이기구의 길이, 넓이, 부피 구하기 등의 퀴즈 대회를 한다.

 

 

 

π는 원이나 구에서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값이다. 그리스 최고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원과 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과 구, 이것들만큼 신성한 것에 어울리는 형태는 없다. 그러기에 신은 태양이나 달, 그 밖의 별들, 그리고 우주 전체를 구 모양으로 만들었고, 태양과 달 그리고 모든 별들이 원을 그리면서 지구둘레를 돌도록 하였던 것이다.”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천동설이 옳지 않다는 것은 이미 판명되었고, 별들이 원을 그리면서 도는 것도 아니지만, 원과 구의 완벽함에 대한 그의 찬사는 정당한 것이었다.

 

원은 ‘한 평면 위의 한 정점(원의 중심)에서 일정한 거리(반지름)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다. 따라서 원은 반지름의 길이에 따라 크기만 달라질 뿐 모양은 모두 똑같다.

 

그리고 원의 둘레의 길이는 반지름의 길이에 따라 정해진다. 특히 원의 둘레의 길이와 지름은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일정한 비를 이루는데, 이 값을 원주율이라고 하고 기호 π로 나타낸다. 이 기호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εριμετροζ’의 머리글자로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다.


플라톤(좌)과 아리스토텔레스(우) 라파엘로의 작품 일부

 

 

 

반지름의 길이가 주어졌을 때 원의 둘레와 원주율 π를 구하려는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런 수학자 중에는 아르키메데스도 있었다. 아르키메데스는 π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 값을 정확하게 구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원의 둘레의 길이를 측정하기 어려우므로 원에 내접하고 외접하는 정다각형을 이용하여 원의 둘레의 길이를 구하였다. 즉, 다음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내접하는 정사각형인 □EFGH의 둘레의 길이는 아래와 같다.

 

 

따라서 원의 둘레는 5.6보다는 크고 8보다는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지름이 1인 원의 둘레는 π의 두 배이니까 이 계산으로는 π는 2.8보다는 크고 4보다는 작다고 할 수 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정8각형을 원에 외접하고 내접하게 그려서 정8각형의 둘레의 값을 구한다면 조금 더 참값에 가까운 π의 근삿값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정96각형을 이용하여 원의 둘레의 길이와 원주율 π의 근삿값을 구하였다. 아르키메데스의 계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 값은 소수점 두 자리까지 정확한 값이었기 때문에 π 를 ‘아르키메데스의 수’라고도 부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π 의 정확한 값을 구하기 위하여 많은 수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π 에 관련된 몇 가지 역사적인 내용들이다.

 

약 150년 경 :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y)가 그의 명저 <수학대계>에서 π 를 3.1416으로 주었다.

약 480년 경 : 중국의 조충지(祖沖之)는 π의 유리근삿값 355/113=3.1415929…를 만들었는데, 이 값은 소수점 여섯째 자리까지 정확하다.

약 1150년 경 :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Bháskara)는 π 의 값을 3927/1250=3.1416으로 주었다.

1650년 : 영국의 수학자 월리스(John Wallis)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식을 만들었다.


 

 

1767년 : 람베르트(Johann Heinrich Lambert)는 π가 무리수임을 증명했다.

1882년 : 어떤 수가 유리수를 계수로 갖는 다항식의 근이면 대수적 수(algebraic number)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초월수(transcendental number)라고 하는데, 린데만(F. Lindemann)은 π가 초월수임을 증명했다.

 

 

 

π 와 관련된 이야기 중에서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π를 많은 자리까지 기억하기 위하여 생각해낸 다양한 방법들이다. 그 중에서 다음에 소개하는 방법은 1906년 「Literary Digest」지에 실린 오르(A. C. Orr)의 작품으로, 단순히 각 단어를 문자의 수로 바꾸면 정확히 π 의 소수 30자리까지의 값이 된다. 작품의 내용은 아르키메데스를 찬양하는 것이다.

 

 

π를 기억하기 위한 또 다른 흥미로운 방법 중 하나는 노래를 듣는 방법이다. 인터넷에는 π의 값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주는 사이트도 있다. "Pi song"을 검색해보면 된다.

 

 

 

2005년 10월 20일에 일본 도쿄대학교의 가네다(金田 康正, Yasumasa Kanada)교수는 컴퓨터를 601시간 56분 사용하여 소수점 1,241,100,000,000 자리의 π값을 구하였다. 이 숫자는 어느 정도일까? 보통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서를 편집할 때 사용하는 A4 용지에 맞게 쓴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한 줄에 모두 82개의 숫자를 쓸 수 있고, 모두 41줄을 쓸 수 있으므로 A4 용지 한 장에는 3,362개의 숫자를 쓸 수 있다. 결국 야수마사가 얻은 π의 값을 쓰기 위해서는 모두 369,155,265장의 A4 종이가 필요하다.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다음은 그가 얻은 π의 값의 소수점 1000개의 숫자이다. 개수를 세기 편하게 10개씩 묶어서 적었다. π의 값을 즐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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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에 출판한 [자석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길버트(William Gilbert, 1544-1603)가 전기와 자기를 구분한 이후 전혀 다른 두 분야로 나누어져 있던 전기학과 자기학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일어났다. 전기와 자기의 통합은 전자기학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학과 자기학이 전자기학으로 통합된 1820년은 전자기학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였다. 전기와 자기를 통합하여 전자기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발자국을 내딛은 사람은 덴마크의 물리학자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 1777-1851. 영어권에서는 Oersted 라고 표기. 편집자 주)였다.

 

 

외르스테드의 발견, 전류가 자석 바늘을 움직인다!

1777년에 덴마크의 랑겐란트 섬에서 약사의 아들로 태어난 외르스테드는 코펜하겐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하였으며, 1798년에는 칸트 철학에 대한 연구로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801년에는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고 독일과 프랑스를 3년 동안 여행했다. 이 여행 동안 그는 독일과 프랑스의 많은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외르스테드는 코펜하겐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교수가 되어 그가 처음으로 한 연구는 전류와 음향에 대한 것이었다. 그가 전자기학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실험을 한 것은 1820년 4월 어느 날 저녁이었다. 볼타 전지를 이용하여 다음날 강의에서 하게 될 실험준비를 하고 있던 외르스테드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외르스테드가 전기회로의 스위치를 올리자 가까이 있던 나침반의 바늘이 갑자기 움직였던 것이었다. 깜짝 놀란 외르스테드는 이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해 보았다. 스위치를 넣을 때마다 자석의 바늘이 움직였다. 그 당시는 전기와 자기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전기와 자기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외르스테드의 이 실험으로 전기와 자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덴마크 물리학자 외르스테드의 동상. 자침이 전류에 의해 흔들리는 현상을 발견, 전자기학의 통합을 이끌었다.

 

외르스테드의 발견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3개월 동안 실험을 반복하여 충분한 자료를 수집한 외르스테드는 1820년 7월 21일에 [전류가 자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라는 제목의 라틴어로 된 논문을 유럽 여러 나라의 학자들에게 보냈다. 이 놀라운 사실을 접한 학자들은 실험을 재현하여 그 결과를 확인했다.

 

 

앙페르 법칙 - 전류의 자기작용의 수학적 해석

외르스테드의 실험 결과를 확인한 프랑스 과학자들은 외르스테드의 실험결과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일에 착수했다. 1820년 9월 4일 아라고(Dominique Francois Jean Arago, 1786-1853)는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서 전류의 자기작용에 대한 발표회를 열었고, 11일에는 이 실험을 재현해 보였다.

 

앙페르(André-Marie Ampère, 1775-1836). 전자기학의 선구자 중 한 사람. 앙페르 법칙을 발견했다. 전류의 단위 암페어(Ampere)는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외르스테드가 발견한 전류의 자기작용을 수학적으로 완성시킨 사람은 프랑스의 앙페르(André-Marie Ampère, 1775-1836)였다. 1775년에 리용시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앙페르는 학교에 다니지는 않았지만 다방면에 두루 재능을 갖추고 있던 아버지로부터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났다. 앙페르는 특히 수학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프랑스 대혁명의 와중에 처형당하자 앙페르는 실의에 빠져 수학을 비롯한 모든 공부를 포기했다. 그러나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수학 개인교습을 해야 했다. 그의 개인교습은 그가 대학의 교수로 임명된 1802년까지 계속 되었다.


1803년에는 파리로 옮겼다. 이 당시에 이미 그는 수학 강사로서 그리고 수학 연구자로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고 있었다. 이런 명성에 힘입어 앙페르는 1809년에 에콜 폴리테크니크(École Polytechnique)의 교수가 될 수 있었고 1828년까지 그곳에서 수학과 역학을 강의했다. 1820년에 외르스테드의 전류의 자기작용 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그는 곧 그것을 수학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앙페르는 몇 주 동안의 실험을 통하여 전류가 흐르는 두 평행한 도선 사이에 작용하는 자기력을 측정하는 한편 전자기 효과와 관련된 현상을 수학적으로 정리하여 앙페르 법칙을 발표하였다.

 

 

오른 나사의 법칙 – 전류에 의해 생기는 자기장의 방향

앙페르의 법칙은 수학식을 이용하여 나타내진 것으로 전류 주위에 만들어지는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칙이다. 앙페르의 법칙 중에서 전류에 의해 생기는 자기장의 방향을 다룬 것이 오른나사의 법칙이다. 오른나사의 법칙은 오른손 엄지를 전류가 흐르는 방향을 향하게 하고 다른 손가락으로 도선을 감싸 잡았을 때 다른 손가락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오른나사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른나사가 나가는 방향을 전류의 방향이라면 나사를 돌리는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류 주위에 생기는 자기장은 도선 주위를 싸고도는 방향으로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자기장은 시작점과 끝점이 없다. 그것은 자기장에는 N극과 S극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만 N극 방향과 S극 방향이 있을 뿐이다. 오른 나사의 법칙을 이용하면 도선이나 솔레노이드에 전류가 흐를 때 형성되는 자기장의 방향도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오른 나사의 법칙. 오른손 엄지를 전류가 흐르는 방향을 향하게 하고 다른 손가락으로 도선을 감싸 잡았을 때
다른 손가락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이 된다.

 

 

전류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암페어는 앙페르의 영어식 이름을 따라서 붙여진 것이다. 1820년 10월에 비오(Jean Baptist Biot, 1774-1862)와 그의 조수 사바르(Felix Savart, 1791-1841)는 전류가 흐르는 도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기장의 세기를 계산할 수 있는 적분식을 제안했다. 이것을 비오-사바르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하여 1820년 한 해 동안에 전류가 만들어 내는 자기장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길버트가 서로 다른 전혀 다른 성질이라고 멀리 떼어 놓았던 전기와 자기가 다시 결합하게 된 것이다. 자석의 성질은 전기와 무관한 성질이 아니라 전하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질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전하가 정지해 있을 때는 전하 사이에는 전기력만이 작용한다. 그러나 움직이는 전하 사이에는 전기력뿐만 아니라 자기력도 작용한다. 다시 말해 자기력은 움직이는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었던 것이다. 전하가 이동하는 것을 전류라고 한다. 따라서 전류가 흐르면 주위에 자기장이 생긴다.

 

 

전자석에서 자기장을 만드는 것은 철심이 아니라 전류

초등학교에서 가장 자주 하는 과학 실험의 하나가 못과 같은 철심에 코일을 감은 후 전류를 흘려서 전자석을 만들어 보는 실험이다. 이런 실험을 한 학생들은 후에 자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코일을 감아서 만든 전자석이고, 다른 하나는 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되는 영구자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영구자석도 원자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의 운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원자 내부에도 전류가 흐르고 있고, 이 전류가 만들어내는 것이 영구자석의 자기장이다. 따라서 전기와 관련이 없는 자석은 있을 수 없다.

 

전자석은 대체로 철심에 전선을 감은 형태지만, 전자석에서 자기장을 만드는 것은 철심이 아니라 전선에 흐르는 전류이다.

 

 

전자석 실험을 할 때는 항상 못에다 코일을 감은 후 전류를 흐르게 한다. 이런 실험을 많이 한 학생들에게 못이 아닌 나무젓가락에다 코일을 감고 전류를 흐르게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못은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의 세기를 강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자석 실험에 자주 사용되지만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못이 아니라 전류이다. 따라서 나무젓가락에 코일을 감은 후 전류를 흐르게 해도 자기장이 만들어진다. 아무 것도 가운데 넣지 않고 그냥 코일만 둥글게 말아놓은 다음 전류를 흘려도 자기장은 만들어진다.

 
전류가 자기장, 다시 말해 자석의 성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자기장을 이용하여 전류를 흐르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자기장을 이용하여 전류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음에 다루게 될 전자기유도법칙이 발견된 후에 가능해졌다.

 
발행일 
201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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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전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불과 20~30살에 불과했다. 태어난 아이 10명 중 3명은 1살도 되기 전에 사망했으며, 절반 정도가 10살 이전에 사망했다. 그 이유는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 콜레라, 이질, 설사, 폐렴, 패혈증 같은 질병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인류는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 기껏 귀신의 저주이거나 나쁜 공기에 의한 것이라고 짐작했을 뿐이었다. 인간이 걸리는 질병의 대부분이 미생물 때문이란 사실을 밝힌 사람은 파스퇴르와 코흐였다.

 

 

대부분 질병의 원인은 미생물

미생물에 의한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예방과 치료 두 가지로 형태로 발전했다. 이중 예방법은 좀 더 빨리 등장했다. 1796년 에드워드 제너는 천연두를 막기 위해 우두를 만들어 최초로 예방접종을 했다. 하지만 당시 제너가 예방접종의 원리를 알아낸 것은 아니었고, 1885년이 돼서야 파스퇴르가 원리를 알아냈다. 그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만들면서 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주입하면 우리 몸에 면역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원리에 입각해서 홍역, 풍진, 볼거리, 소아마비 등의 예방접종이 계속 개발됐다.

 

그러나 미생물을 직접 억제하거나 죽이는 항생제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먼저 특정 질병은 특정 병원균 때문에 생긴다는 이론이 확립됐다. 그중 독일의 에를리히는 매독균을 억제하는 특효약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무려 606번의 실험 끝에 비소화합물인 살바르산 606호를 만들어냈다. 당시 매독 치료제로 썼던 수은은 부작용이 많고 효과는 적었는데, 살바르산은 화학요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여러 항생물질은 인간에도 해롭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 점에서 페니실린은 인체에 비교적 해롭지 않은 항생물질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것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기적의 약물’인 항생제는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찾아냈다.


예방접종의 원리를 알아낸 루이 파스퇴르.

 

 

행운이었지만 행운만은 아니었다


플레밍은 1881년 스코틀랜드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3세에 런던으로 가서 안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던 형의 집에서 폴리테크닉 공업학교를 졸업한 뒤 의학공부를 하기 위해 세인트 메리 의과대에 들어갔다.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배지에서 곰팡이가 떨어진 부분 주위로 포도상구균이 녹아 있다.(왼쪽)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오른쪽)에서 나온 물질이 포도상구균을 죽였다고 추정했다.

 

 

플레밍은 미생물학자가 됐다. 그는 페트리접시라는 특수한 배양접시에 미생물을 키우면서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런 연구를 통해 눈물에서 추출한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가 몇몇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종종 위대한 발견에는 행운이 따르는 법이다. 플레밍이 일하던 실험실의 아래층에서는 곰팡이를 연구하던 라투슈가 실험을 하고 있었다. 1928년 여름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를 배양기 밖에 둔 채로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페트리접시를 확인하던 중 푸른곰팡이가 페트리 접시 위에 자라있고 곰팡이 주변의 포도상구균이 깨끗하게 녹아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냥 재수 없는 일이라고 넘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평소 항균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해석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푸른곰팡이의 대부분은 페니실린을 만들지 못하고 오직 페니실리움 노타툼(Penicillium notatum)만이 페니실린을 만든다. 그리고 이 특별한 곰팡이는 아래층의 라투슈의 연구실에서 올라와 플레밍의 페트리 접시에서 자리를 잡고 자란 것이었다.

 

페니실린을 상용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실험에 몰두 중인 플레밍.


플레밍은 문제의 곰팡이를 배양했다. 그리고 배양된 곰팡이를 새로운 액체 배지에 옮기고, 다시 1주일이 지난 뒤 배양액을 1,000분의 1까지 희석했는데도 포도상구균의 발육이 억제됐다. 이로써 곰팡이가 생산해 내는 어떤 물질이 강력한 항균작용을 나타낸다는 점이 확실해졌다. 그 곰팡이는 페니실리움(Penicillium)속에 속했으므로 그 이름을 따서 곰팡이가 만든 물질을 페니실린(penicillin)이라고 불렀다.

 

페니실린은 포도상구균 외에도 여러 종류의 세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나타냈다. 특히 연쇄상구균, 뇌수막염균, 임질균, 디프테리아균 등 인간과 가축에 무서운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에 효과가 컸다.

 

이와 더불어 페니실린이 다른 약물들에 대체로 취약한 인간의 백혈구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과 페니실린을 생쥐에 주사하여도 거의 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플레밍은 이듬해인 1929년 연구결과를 ‘영국 실험병리학회지’에 발표했다. 그러나 플레밍을 실망시키는 실험 결과들이 연이어 나오기 시작했다. 플레밍이 토끼의 혈액 속에서 페니실린의 항균력을 측정한 결과 그 효과가 30분도 지속되지 않았다. 또 동물 장기를 세균이 포함된 용기에 넣었다가 다시 페니실린 용액에 담그자 동물 장기 표면의 세균은 멸균됐으나 장기 내부의 세균은 남아 있었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이 조직 내부로 침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그만 페니실린 연구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또한 페니실린 상용화에는 중요한 장애물이 있었다. 바로 페니실린을 약품으로 정제하는 것. 곰팡이를 직접 인간에게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페니실린을 정제해야 하는데 플레밍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페니실린 상용화까지


플레밍의 위대한 발견은 오스트리아 출신 플로리와 유대계 독일인 체인 덕분에 사장되지 않고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1935년 옥스퍼드 대학의 병리학교수로 발령받은 플로리는 곧 체인을 화학병리학 실험 강사로 채용했다. 플로리는 전부터 눈물과 침 등 점액에 들어 있는 라이조자임에 관한 플레밍의 논문에 관심이 있었다. 플로리는 1937년 체인과 공동으로 라이소자임을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라이소자임을 연구하는 동안 항균물질에 대한 논문을 많이 읽었는데 특히 플레밍의 페니실린 논문을 읽고 흥미를 느꼈다.

 

1939년 플로리와 체인은 미국의 록펠러 재단에서 연구비를 받아 페니실린 연구에 착수했다. 반년 동안의 노력 끝에 페니실린을 정제하여 결정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그들은 정제된 페니실린을 가지고 동물 실험을 시도했다.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10마리의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5마리에는 페니실린을, 5마리에는 가짜약을 투여했더니 페니실린을 맞은 쥐들만 살아남았다. 그들은 동물 실험을 거듭해 1940년 의학 저널 ‘란셋’에 페니실린이 강력한 전염병 치료 효과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인간 대상의 임상시험뿐. 이듬해인 1941년 인간에게 최초로 페니실린이 투여됐다. 패혈증으로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앨버트 알렉산더에게 페니실린 200mg이 투여된 것이다. 페니실린은 3시간 단위로 투여됐는데 그 효과는 놀라웠다. 24시간도 안 되어 알렉산더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다. 체온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곪아가던 상처가 낫기 시작했으며 입맛도 돌아왔다.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엿새 만에 임상약이 떨어지는 바람에 알렉산더는 사망했지만, 이 임상시험은 인간이 미생물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무기를 획득했다는 사실을 세상에 확실하게 알린 사건이었다.


페니실린이 작용하는 부위는 미생물 세포의 세포벽이다. 세포벽이 유지되려면 펜타글리신 연결이 필요한데 페니실린은 펜타글리신 합성을 막는다. 세포벽에 구멍이 뚫린 세포는 삼투압으로 ‘터져’ 죽게 된다.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상용화에 성공해 1943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1944년부터는 민간에도 사용돼 수많은 전염병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페니실린의 개발자인 플레밍과 함께 플로리와 체인은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발행일 
20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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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달(heat transfer)은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며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열전달을 이용하고 있다. 열전달의 방법에는 전도·대류·복사의 3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대류에 대해서 알아본다.

 

 

대류는 매질의 이동에 의한 열전달

대류는 기체나 액체와 같이 유동성이 있는 유체 내에서 일어나는 열전달 방법이다. 대류는 온도차에 의해서 생겨난 유체의 흐름에 의해서 열이 전달되는 것이다. 대류는 자연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열전달 방법일 뿐 아니라 건물의 냉난방이나 자동차 엔진의 냉각장치, 몸의 체온 조절 등에도 이용된다. 예를 들어 라디에이터로 집안이 데워지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라디에이터의 열로 데워진 주변공기는 가벼워져서 벽을 타고 위쪽으로 올라간다. 이 때 위쪽의 찬 공기는 반대편 벽을 따라 내려온다.

 

한편 위로 올라간 공기는 열을 방출한 다음 식어서 내려오고 다시 라디에이터에 의해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순환이 계속 된다. 이와 같이 유체가 순환하는 방식에 의한 열전달을 대류라고 한다. 난로 위에 올려놓은 주전자의 물이 끓는 과정도 대류에 의해 일어난다. 난로의 열을 흡수한 주전자 바닥의 물은 가벼워져 위로 상승한다. 이 때 위쪽의 찬 물이 아래로 내려와서 난로의 열을 흡수한다. 아래쪽의 물이 위쪽의 물 보다 더 뜨거워지면 다시 위로 상승하고 상대적 찬 위쪽의 물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흐름이 생겨난다. 이와 같은 물의 순환이 계속되어 물의 온도가 물의 비등점에 도달하면 물이 끓게 된다.


물이 끓는 장면을 열상 촬영한 것. 흰색,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검은색 순으로 온도가 낮다. 물의 대류를 잘 볼 수 있다.

 

 

대류는 이류와 확산을 포함한다

이류(advection)는 수평방향으로 일어나는 유체의 흐름이다. 대류가 상하와 수평방향으로 일어난다면 이류는 상하이동 없이 수평방향으로 흐르는 수평기류이다. 이류에 의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는 바다안개(ocean fog)를 들 수 있다. 바다안개는 고온 다습한 공기가 찬 바다 위를 지나면서 이슬점 아래로 냉각되어 생긴다. 확산(diffusion)은 유체를 이루고 있는 입자들이 다른 물질과의 충돌에 의해(브라운운동)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속에 떨어뜨린 잉크 방울의 잉크가 퍼져 나가면서 섞이는 현상이나 향기가 공기 중으로 퍼지는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물질의 확산속도는 온도가 높을수록 또 매질의 밀도가 낮을수록 빨라진다.

 

 

자연대류와 강제 대류

유체 내에서 대류가 생기는 원인은 뜨거워진 유체의 부피가 팽창하면서 밀도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밀도가 줄어든 유체는 가벼워져서 부력을 받아 위쪽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 빈자리를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밀도가 높은 위쪽의 유체가 흘러들어가 순환하는 유체의 흐름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유체 내부의 온도차에 따른 밀도차로 발생하는 대류를 자연 대류라고 한다. 


자연대류는 유체내부의 열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 가열되고 있는 유체 내에서 자연대류가 생기지 않는다면 물을 끓이는 일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다. 죽이나 풀을 쑬 때 부지런히 저어주지 않으면 아래쪽이 과열되어 바닥에 눌러 붙는 일이 발생한다.  만일 물을 끓일 때도 이렇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랫물은 과열되고 윗물은 차가워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아세톤에 용해된 페인트에서 대류가 일어나면서 베나르 셀이 나타나는 장면.

강제대류를 이용해 컴퓨터 부품의 열을 식히는 장치.

 

자연대류에서는 베나르 셀(Bénard cell)이라 부르는 규칙적인 대류환(convection cell)이 나타난다. 대류환이 나타나는 것은 부력과 관계가 있다. 대류는 바닥층에서 가열되어 따뜻해진 유체가 상승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상승류는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형태의 셀을 만들어낸다. 상승한 유체는 차가운 외부와 접촉하여 열을 잃고 식어서 아래로 내려가는 순환이 일어난다.

 

대류의 또 다른 방법은 강제대류이다. 강제대류는 유체를 강제로 순환시키기 위해 팬이나 펌프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온수난방장치나 자동차의 냉각장치는 이 방법을 사용한다. 우리 몸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대류를 이용한다. 우리 몸은 피를 순환시켜 체온을 조절한다. 이때 심장이 펌프의 역할을 한다. 심장은 한번 박동할 때 마다 60-80㎖의 혈액을 내보내어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심장이 하는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심장은 인체에 퍼져 있는 총 8만 km가 넘는 혈관 속으로 혈액을 쉬지 않고 순환시킴으로써 열대류를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대류를 더 잘되게 할까? 막을까?

라디에이터나 방열판은 많은 핀을 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공기와의 접촉면적을 넓혀 더 많은 열을 방출하기 위한 것이다. 동물들 중에도 몸에서 발생하는 열을 몸 바깥으로 빨리 방출시키기 위해 체표면적을 넓히는 쪽으로 진화해온 동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더운 지방에 사는 아프리카코끼리의 귀는 아시아 코끼리에 비해 훨씬 크다.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체구에 비해 표면적이 작다. 열방출을 늘리기 위해 귀가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끼의 귀가 유달리 큰 것도 마찬가지다. 힘없는 동물인 토끼는 항상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전속력으로 도망쳐야 한다. 이 때 발생한 체열을 빨리 방출하는데 큰 귀가 도움이 된다.

 

방열판에 핀이 많은 이유는 공기와 접촉면적을 넓히기 위해서이다.

 

 

공기는 열전도도가 가장 작은 물질의 하나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기는 좋은 단열재가 아니다. 예를 들어 추운 겨울날 맨몸으로 밖에 나갔다간 동상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기는 열전도도는 낮지만 유체이기 때문에 대류에 의한 열전달이 크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더 추운 이유도 열대류가 더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기를 단열재로 이용하려면 대류에 의한 손실을 줄여야 한다. 이를 잘 구현한 것이 스티로폼이나 유리섬유와 같은 단열재이다. 이들 소재는 내부에 작고 밀폐된 수많은 공기층을 갖고 있다. 동물들이 옷을 입지 않고도 추위를 잘 견디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동물의 깃털이나 모피 사이에 있는 수많은 공기층이 뛰어난 단열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생명을 지키는 대류 - 대기와 해류의 대순환

지구는 대부분의 열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얻는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를 순환시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표면은 밤낮에 따라서 또는 위도에 따라서 엄청난 온도차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지구의 표면에는 대기와 대양이 있어서 대류를 통해 열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의 흐름은 복잡하지만 가장 큰 규모는 태양열을 가장 많이 받는 적도지방에서 상승하고 가장 적게 받는 극지방에서 하강하는 대류에 의해 시작된다. 이와 같은 대기의 대순환은 장기간에 걸쳐 대기가 평균상태를 이루게 한다. 해류의 대순환은 표층대순환과 심층대순환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표층대순환은 해면에 부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강제대류의 성격을 띠고 심층대순환은 온도와 밀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연대류의 성격을 띤다. 이런 대기와 해양의 대류가 기후와 날씨를 만들고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발행일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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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란 무엇일까요? 미생물은 매우 작아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미생물은 어디에 있을까요? 미생물은 이 지구 상 어느 곳이나 존재합니다. 우리 몸속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고 우리 주변 모든 곳에서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즉, 인간은 미생물과 더불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생물은 인간의 삶의 동반자?

그동안 우리는 미생물이라면 건강에 해로운 병원균만을 많이 떠올려왔고, 그래서 미생물이라면 더럽고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먹고 있는 발효음식 등에 있는 유산균 등 우리 몸에 매우 이로운 미생물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학자들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우리가 분리해서 배양하고 있는 미생물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생물에 대해서는 아직 새로 발굴하고 연구해야 할 미지의 분야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미생물은 어떻게 처음 발견되었을까요? 미생물의 발견은 현미경의 발견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안톤 판 레이우엔훅(Antonie van Leeuwenhoek, 레벤후크)이 처음으로 단식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한 후 전자현미경의 개발까지 현미경의 발전은 미생물학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미생물의 순수배양은 파스퇴르에 의해 가능해졌으며 이제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생물의 종류

그럼 이제 미생물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미생물은 원핵미생물과 진핵미생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원핵미생물은 핵산을 둘러싸고 있는 핵막이 없고, 핵산이 세포질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대부분이 단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핵미생물에는 세균(남조류 포함), 고세균 등이 포함됩니다. 이와 대응하여 막으로 둘러싸인 핵을 가진 진핵미생물에는 곰팡이, 효모 등이 포함됩니다. 지금부터는 대표적인 미생물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세균(Bacteria)

먼저 세균(Bacteria)입니다. 세균은 그 모양에 따라 구균, 간균, 나선균 등으로 구분되고, 그람염색반응에 따라 그람양성균 또는 그람음성균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소 요구도에 따라 호기성세균과 혐기성세균으로도 나뉠 수 있습니다. 세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어는 곳이나 존재하며,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세균과 관련된 질병을 살펴보면, 결핵(Mycobacterium tuberculosis), 페스트(Yersinia pestis), 탄저(Bacillus anthracis), 콜레라(Vibrio cholerae), 위궤양(Helicobacter pylori), 폐렴(Streptococcus pneumoniae), 장티푸스(Salmonella typhi), 충치(Streptococcus mutans)  등 인간의 많은 질병이 병원성 미생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병원성 세균을 없애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병원균의 안전한 관리와 그를 통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세균인 대장균

 

세균은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켜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많이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균주로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유산균이라는 세균을 이용하여 치즈나 요구르트 등 발효식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동양에서는 나라마다 다양한 발효식품을 먹어왔습니다. 우리의 대표적 발효식품인 김치, 된장, 젓갈 등에는 유산균과 같은 많은 유익균이 작용하여 맛있는 발효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항생물질, 비타민 등 유용물질을 생산하는데도 널리 이용되며, 폐수처리 등 환경오염의 생물학적 복원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대장균은 가장 널리 이용되는 세균자원인데, 대장균이 가지고 있는 플라스미드(plasmid)라는 원형 DNA를 이용한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다양한 유전학 실험과 유용물질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 뿌리혹박테리아와 같이 식물과 공생하는 세균도 있는데, 이들은 유리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질소화합물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균의 유기물 분해능력은 지구 상의 모든 물질순환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광합성을 하는 미세조류인 남조류도 분류학적으로는 세균에 포함됩니다. 남조류는 녹조현상과 같은 환경문제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어서 이에 대한 연구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고세균(Archaea)

고세균의 한 종류인 호염성세균(Halobacteria)


다음은 고세균(Archaea)입니다. 고세균은 핵이 없는 원핵미생물이지만 세균과는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고세균과 비교하여 세균을 진정세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 고세균은 높은 온도, 높은 압력, 높은 염도 등 극한환경에서 잘 자라고, 메탄생산 등 아주 오래전의 지구와 유사한 환경으로 추정되는 환경에서 자라는 종이 많기 때문에 고세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고세균은 분자생물학을 통한 계통분류학적 관점에서 보면 세균보다는 진핵생물에 가깝습니다. 또한 고세균은 세균과 비교했을 때 세포벽의 구성도 차이를 보이고, 세포막의 지질 구성도 다른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고세균은 극한환경이라는 서식지 특성 때문에 특이적 활성을 보이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효소를 이용하여 바이오에너지 생산, 환경정화, 식품 및 제약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려는 연구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효모(Yeast)와 곰팡이(Mold)

이제 진핵미생물인 효모(Yeast)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효모는 우리에게는 전통발효식품인 막걸리와 같은 주류발효의 주균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빵, 와인 등을 만드는 주요 미생물로 발효식품 산업의 주요 균주입니다. 또한 효모 그 자체가 단백질원으로서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효모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진핵생물로서 인간의 세포주기와 비슷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때문에 진핵생물에서의 DNA복제, 세포분화 등 다양한 연구가 효모를 이용하여 이루어져 왔습니다.

 

또 다른 진핵미생물로는 곰팡이(Mold)가 있습니다. 곰팡이는 실 같은 균사체의 본체를 가지고 있는 사상균을 말하는데, 효모, 버섯과 함께 분류학적으로 보면 균류(Fungi)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곰팡이는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곰팡이도 세균과 마찬가지로 유기물을 분해하는 분해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페니실린이라는 항생물질은 푸른곰팡이가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곰팡이도 유용물질 생산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효모의 한 종류(Saccharomyces cerevisiae)

물곰팡이의 일종

 

 

미생물,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할 새로운 금광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생물은 병원균 또는 유익균의 양면을 가지고 우리 삶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사스,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새로운 감염질병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다양한 생물자원으로부터 유용물질을 얻으려는 연구노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후보로서 미생물자원을 이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많은 병사를 구해낼 수 있었던 페니실린처럼, 미래의 질병퇴치 등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새로운 금광으로서 미생물이 활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발행일 
201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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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물과 찬 물을 섞으면 미지근한 물이 된다. 이처럼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열적으로 서로 접촉하면 더운 것은 차가워지고 차가운 것은 더워지는 열전달 현상이 일어난다. 열전달(heat transfer)에는 전도․대류․복사 세 가지 방법이 있으며 흔히 한 가지 이상의 방법이 복합되어 일어난다. 이 글에서는 전도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전도란 물체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 열이 전달되는 것

전도(conduction) 또는 열전도(heat conduction)는 물체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하여 열이 전달되는 것이다. 뜨거운 온돌방에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뜨거워지는 것처럼 물질의 직접적인 이동을 수반하지 않고 접촉하고 있는 두 물체의 온도차에 의해서 열(에너지)이 흐르는 방식이 전도이다. 전도는 한 물체 내에서도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제3의 물체를 매개로 하여 일어날 수도 있다.

 

미시적 규모에서 보면 전도는 빠르게 진동하거나 움직이는 원자 또는 분자들이 이웃 원자 또는 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열(에너지)이 전달되는 것이다. 열은 이웃 원자들이 다른 원자에 대해서 진동하거나 전자들이 한 원자에서 다른 원자로 옮겨가는 형태로 전달된다. 전도는 물질의 모든 상태(고체, 액체, 기체 등)에서 일어나지만 고체에서는 가장 중요한 열전달 방법이다. 고체에서 전도는 결정을 이루는 분자들의 진동의 조합과 자유전자의 이동에 의해서 일어나고, 기체와 액체에서는 분자들의 충돌과 그들의 무작위 운동이 일어나는 동안의 확산에 의해서 일어난다.


뜨거운 머리를 얼음으로 식히는 것은 열의 전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푸리에의 법칙과 열전도도

열전도 현상을 설명하는 법칙을 푸리에 법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을 만든 푸리에 (Jean Baptiste Joseph Fourier , 1768 –1830)는 푸리에 급수로 유명한 프랑스 수학자이다. 법칙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두 물체 사이에 단위시간에 전도되는 열량은 두 물체의 온도차와 접촉된 단면적에 비례하고 거리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단위시간을 Δt,  전도되는 열량을 ΔQ,  두 물체의 온도차를 ΔT, 접촉된 단면적을 A, 거리를 Δx라 하고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푸리에 법칙을 표현하는 식에서 비례상수인 k가 나타나는 데, 이는 물체마다 열을 전도하는 성질이 물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같은 온도차와 거리에서 물질이 열전달하는 정도를 비교한 것을 열전도도라고 한다. 값이 클수록 열전도가 잘 된다. 참고로 열전도도의 단위는 열의 단위(W, 와트)를 거리의 단위( m, 미터)와 온도의 단위 (K, 캘빈)의 곱으로 나눈 W/m•K 이 된다. 열전도도가 큰 물질을 열의 양도체라고 하고, 열전도도가 작은 물질을 열의 부도체(혹은 불량도체)라고 한다.

 

여러가지 물질의 열전도도.

 

 

열의 양도체 – 대부분 금속, 최고는 그래핀

그래핀의 구조, 그래핀은 가장 뛰어난 열의 양도체이다.


열의 양도체는 주로 은,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들이다. 금속이 열을 잘 전달하는 이유는 금속을 이루는 원자들이 결정격자를 이루고 있어서 격자진동을 통해서 열이 전도될 뿐 아니라, 금속은 원자에 속박되지 않은 자유전자가 많아 전자의 이동으로 열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금속은 전기전도(electrical conduction)도 잘하는데 자유전자는 전하를 함께 운반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좋은 열전도체인 은이나 구리가 좋은 전기전도체가 되는 것이다.


반면, 열전도도가 가장 뛰어난 물질은 2010년  노벨물리학상의 연구 주제였던 그래핀(Graphene)이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육각형의 그물모양으로 연속 배열된 것으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가 2004년에 발견하였다. 이들은 스카치테이프로 흑연에서 원자를 한 층씩 떼어내어 단원자층 그래핀을 얻고 그 물리적 성질을 밝혀내어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래핀은 흑연, 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탄소로 이뤄진 동소체이지만, 지름 0.2㎚(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의 원자층 한 겹으로 이루어져서 물성이 전혀 다르다. 그래핀은 플라스틱 랩처럼 잘 휘어지고 열전도도가 매우 뛰어나 미래의 초소형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열의 부도체 -  단열재, 공기가 대표적

열의 부도체(불량도체)는 나무나 스티로폼, 섬유 등과 같은 비금속 물질이다. 열의 불량도체들은 열 흐름을 차단하는 보온용 건축자재나 화재를 막는 단열재로 쓰인다. 액체와 기체는 대부분 불량도체에 속하는데 특히 공기는 매우 좋은 단열재이다. 동물들이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동물의 모피나 깃털이 열의 부도체이기도 하지만 모피나 깃털 내부의 수많은 빈 공간이 공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면이나 유리솜이 좋은 단열재인 이유도 많은 공기를 포함한 다공성물질이기 때문이다. 눈 역시 많은 공기를 포함하여 단열효과가 좋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가벼운 고체인 에어로젤(Aerogel)은 단열효과가 가장 뛰어난 신소재이다. 에어로젤은 머리카락의 1만 분의 1 굵기의 이산화규소(SiO2) 소재의 실을 성글게 얽어 만들어지며 실과 실 사이 공간에는 공기분자가 들어간다. 에어로젤은 전체 부피의 98%가 공기여서 밀도가 공기의 3배 밖에 되지 않는다. 에어로젤은 높은 기공률로 인해 열·전기·소리·충격 등에 강하여 미래의 단열재·충격완충재·방음재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로젤의 놀라운 단열 효과를 보여주는 사진.
불꽃과 꽃 사이에 있는 물체가 에어로젤이다.

 

 

감각으로 느껴지는 온도는?


추운 겨울날 대문 밖에 매달린 쇠고리를 맨손으로 잡으면 손이 얼어붙듯이 차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나무로 된 문을 만져보면 그렇게 차갑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쇠고리가 나무문 보다 온도가 더 낮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두 물체는 밤새도록 같은 기온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온도를 측정해 보면 같다. 이유는 두 물체의 열전도율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쇠는 나무보다 열전도율이 거의 1000배나 더 커서 손의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손바닥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손바닥에 있는 약간의 수분이 얼어붙어 쇠고리에 손이 달라붙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온도계로 측정한 온도가 같더라도 물질과 접촉하였을 때 감각으로 느껴지는 온도는 다를 수 있다. 이것은 열의 양과 관련이 있으며 열 흐름이 크고 열평형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면 더 차갑거나 더 뜨겁게 느껴진다.

 


발행일 
20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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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한 친구가 어떤 그림책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이 그림을 잘 보면 참 신기하게 보인다고 말하면서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그 친구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몰랐던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 그림이 매직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매직아이란 정식명칭으로는 스테레오그램(stereo gram:맨눈입체보기)으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고 역사는 약 150년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스테레오그램(stereogram)의 낱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스테레오(stereo)의 뜻은 '입체의' 의미이고 그램(gram)은 ‘문서, 도해’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스테레오그램은 입체그림 혹은 입체사진 등을 통칭하는 뜻의 합성어이다. 매직아이도 입체영화와 원리는 같지만 영화는 편광판이 설치된 영사기와 편광안경으로 그냥 즐기면 되는데 반해 매직아이는 그 원리를 이해하고 눈의 초점을 의도적으로 맞춰야만 볼 수 있는 요령이 좀 필요하다.

 

 

매직아이는 그 원리를 이해하고 눈의 초점을 의도적으로 맞춰야만 볼 수 있다.

 

매직아이는 어떻게 보이는 것일까?

우선 시각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부터 해결해 보자. 우리는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를 어떻게 구분하게 될까? 그것은 우리가 물체를 바라볼 때 생기는 물체와 두 눈 사이가 이루게 되는 각의 크기로서 구분하게 된다. 즉, 가까이 있는 물체일수록 두 눈 사이의 각이 커지고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각이 작아지는 것이다. 이것을 뇌가 인식하여 원근을 구분하게 된다.

 

두 눈 사이 각이 커질수록 물체와 거리가 가깝다.

 

동시에 우리의 두 눈은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물일지라도 실제 두 눈에 보여지는 상에는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 차이를 양안시차라고 한다. 이 양안시차는 손가락 하나를 두 눈 사이 앞에 두고 양쪽 눈을 번갈아 감고 관찰해 보면 단 번에 알 수 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본 사물의 모습은 차이가 난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 생활할 때 두 눈이 사물을 다르게 보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뇌는 두 영상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 있을지라도 그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여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얻어진 정보를 상세하게 해석하여 대상까지의 거리나 입체감을 감지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보는 대상이 비록 평면이라 할지라도 의도적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좌우 눈에 입력되는 영상에 적당한 어긋남을 주게 되면 입체감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3D의 원리이다. 다시 말하면 2차원 평면 영상이 시선 각도의 차이에 의해서 뇌가 '3차원 입체를 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입체로 보이는 책, 입체영화등 대부분의 입체 영상물들은 거의 대부분 양안시차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때 중요한 점은 보여 지는 입체 대상물에 양안시차를 갖는 두개의 영상이 포함되어 있거나 초점을 달리하는 같은 그림이 포함되어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쉬운 예로 우리가 책을 보다가 잠시 딴 생각에 빠지거나 해서 눈의 초점을 잃어버리면 한 글자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가령 1212121 이라는 숫자가 있다고 할 때 이 글자들을 아무 관심 없이 초점을 잃고 쳐다보면 1이 두 개로 보일 수가 있다. 이 때 두 개로 보이는 1중 하나가 곁에 있는 2와 겹쳐서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그런데 만약 1과 겹쳐진 글자가 2가 아니라 또 다른 1일 때에는 어떨까? 아마 더 또렷하게 보일 것이다. 이렇듯 좌우로 반복되는 그림의 경우 눈이 혼란을 겪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야 할 위치에서 마치 그림이 있는 것처럼 또렷하게 보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글자가 아니라 왼쪽 눈으로 본 상과 오른쪽 눈으로 본, 약간 다른 두 개의 상을 안쪽 부분만 반 정도 겹치게 시선을 맞추면 그 땐 입체로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매직아이를 자세히 보면 여러 개의 반복된 그림이 나열되어 있는데 매직아이를 만들 때 어떤 적당한 거리에서 배경그림이 나타나도록 그림을 좌우 반복적으로 구성하고 동시에 이보다 더 가까운(또는 먼) 거리에서 어떤 물체의 상이 나타나도록 반복되는 주기를 바꾸어 그림을 구성하여 보는 사람이 특정한 모양이나 상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매직아이 보는 방법

매직아이 보는 방법은 교차법과 평행법이 있다. 평행법은 초점을 상의 뒤 쪽에 맺히게 하여 상을 두 개로 만들어 겹쳐 입체로 보이게 한다. 이 방법은 매직아이보다 눈의 초점을 더 멀리에서 맞추는 것으로 대상보다 멀리 있는 것을 응시한다는 생각으로 본다. 한마디로 '멍하게 쳐다보는 느낌'으로 보는 방법이다. 또 눈을 약간 치켜뜨는 기분으로 본다. 평행법으로 보았을 때는 초점보다 실제 그림이 앞에 위치해서 볼록 튀어 나와 보인다. 그러나 평행법은 두 시점이 양쪽 눈 사이거리를 넘어서면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평행법(좌), 교차법(우)

 

교차법은 위 그림처럼 초점을 상의 앞쪽에 맺히게 하여 두 개의 상을 겹쳐 입체로 만들게 한다. 이 방법은 매직 아이 바로 앞에 초점이 맞추어지도록 눈동자가 몰리도록 하고 본다. 오른쪽 눈으로 왼쪽 대상을 보고, 왼쪽 눈으로 오른쪽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눈을 약간 내리뜨는 기분으로 본다. 잘되지 않으면 눈앞에 손가락을 두고 손가락에 초점을 맞추면 주위의 다른 형상들은 초점이 맞지 않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슬쩍 뒤의 형상들을 보면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된다. 교차법으로 보았을 때는 초점 뒤에 실제 그림이 있어서 움푹 들어가 보인다.  교차법으로는 초점 뒤로 상을 보기 때문에 평행법과 달리 볼 수 있는 범위의 한계가 없다.

 

매직아이의 그림은 가로방향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패턴의 주기가 있다. 그리고 이 주기와 같은 폭으로 두 개의 점이 눈의 표적으로 흔히 표시되어 있다. 이 점의 위치에 각각 좌우의 시선이 맞으면 3개의 점이 보이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그림을 보면 입체로 보인다. 때로는 두 배 혹은 세 배의 폭으로 시선이 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때는 그림모양이 다르게 보이게 된다.

 

 

매직아이 만드는 법

매직아이를 만들 때 중요한 점은 같은 그림의 거리간격이 일정하고 모양이 합동이 되어야한다. 이 때 그림 간격이 멀면 떠 보이고 그림 간격이 좁으면 가라앉아 보이게 된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 평행법으로 보는 그림, 교차법으로 보는 그림, 두 가지 방법으로 다 볼 수 있는 그림이 있고 그림을 구성하는 방법으로는 3D 사진을 숨겨놓는 방법과 약간 다른 두 장의 그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매직아이를 만드는 프로그램 'Stereogram Creator'도 있어서 보다 쉽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으나 여기서는 워드프로세서나 그림판 특수문자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히 같은 그림을 일정한 거리간격을 두고 복사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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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는 굳어진 눈의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회복, 뇌활성화, 시력향상에 좋다고 한다. 매직아이는 처음에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러 번 시도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볼 수가 있다. 아무리 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과 초점을 맞추는 근육을 의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그러면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참고문헌: 앨 세켈, [당신의 눈은 믿을 수 없다].(김영사, 2002); Deborah T.Sharpe, [색채심리와 디자인], (태림문화사, 1996); Robert L. Solso, [시각심리학], (시그마프레스, 2003); Cheri Smith, [눈이 좋아지는 매직 아이], (창과창, 2001) 

 


발행일 
20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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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물리량이다. 만약, 일기예보에서 ‘내일 날씨는 덥다 또는 춥다’ 고만 알려준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덥고 추운 정도는 다양하기 때문에 날씨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또한 냉동 음식을 저장하거나 빵을 굽거나 철강 제품을 만들 때, 몸에 열이 나서 신종 독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등 여러 가지 경우에 주관적인 감각으로 소통하기란 매우 힘이 든다. 그러므로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온도를 알려준다면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갈릴레오가 만든 온도계

양적으로 온도를 처음 측정한 사람은 갈릴레오라고 전해진다. 그림1과 같이 긴 관이 달린 작은 구를 따뜻하게 덥히면 내부의 공기 부피가 증가하여 밀도는 감소한다. 이 관을 작은 구가 위로 오도록 물속에 거꾸로 세워두면 외부 기온의 영향으로 관속의 공기가 식으면서 부피가 수축하기 때문에 물이 관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즉 온도에 따라 공기의 부피가 변화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였지만 정확하지 않았다고 한다.

 

갈릴레오 온도계.

 

 

온도의 단위

현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온도 단위(척도)는 화씨(℉)와 섭씨(℃) 이다. 화씨 온도를 정한 사람은 1724년경 독일의 물리학자 파렌하이트(Fahrenheit) 이다. 그는 당시에 측정할 수 있었던 가장 낮은 온도인 물, 얼음, 염화암모늄이 혼합된  간수의 어는점을 0 ℉, 사람의 체온을 100 ℉ 로 정하였다. ‘화씨’는 파렌하이트를 중국에서 화륜해(華倫海)로 표기한 이름의 성씨를  우리나라에서 온도 단위로 사용한 말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물의 어는점을 32℉, 끓는점을 212℉ 로 정하고 그 사이를 180등분 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섭씨온도를 사용한다. 섭씨 역시 셀시우스(Celsius)의 중국식 번역 이름인 섭이사(攝爾思)의 성씨를 온도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섭씨 온도는 1742년 셀시우스가 정한 온도 체계로써 물의 어는점을 0℃, 끓는점을 100℃로 정한 후 그 사이를 100등분하여 온도를 표기하였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셀시우스가 이 측정 단위를 처음 제안하였을 때는 물의 어는점을 100℃, 끓는점을 0℃로 정했으나 사용하는데 불편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바뀌었다고 한다. 섭씨온도와 화씨온도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일상생활에서와 달리 과학에서의 온도 단위는 절대온도인 켈빈온도 ‘K’ 단위를 사용한다. 1787년 샤를(Charles-Emile Jacque)은 일정한 압력에서 기체의 부피와 온도는 비례한다는 샤를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이 법칙을 적용할 때 온도가 감소하면 그에 비례하여 기체의 부피도 감소한다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온도를 계속 감소시키면 모든 기체의 부피가 약 - 273.15℃에서 0이 되는 결과가 초래하게 된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이 온도가 되기 전에 대부분의 기체는 액체나 고체로 상태변화하게 된다. 과학에서는 이상적인 상황인 이 온도를 절대 온도의 기준 ‘0 K’로 정의하였으며 단위는 ‘K(켈빈)’를 사용한다. 절대 온도의 간격은 섭씨온도 간격과 같으며 이들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여러 가지 온도 단위의 비교.

 

 

흔히 볼 수 있는 알코올 온도계

온도계가 되려면 온도에 따라 변하는 물리적인 측정값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거나, 온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경우에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온도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온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변화 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온이나 체온을 측정하는 온도계는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가 흔하다. 물질은 열을 얻으면 부피나 길이가 늘어나고 열을 잃으면 부피나 길이가 줄어드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온도계가 열팽창 온도계이다. 보통 고체, 액체, 기체 온도계로 분류가 가능한데 갈릴레오가 처음 만든 온도계가 열팽창을 이용한 기체 온도계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액체 온도계는 수은이나 붉은 색소를 첨가한 알코올 온도계이다. 액체 온도계는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적당량 넣은 것이다.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이 온도계를 더운 물에 담그면 더운물에서 온도계로 열이 이동하게 된다. 이 때 열을 얻은 수은이나 알코올의 부피가 열적 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늘어나 유리관 위로 올라간다. 열적 평형상태가 되면 온도계 속의 액체 부피는 더 이상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때 수은주나 알코올의 높이를 읽으면 측정하려는 물질의 온도가 된다.


액체 온도계인 알코올 온도계는 수은 온도계보다 부피 팽창비율이 크기 때문에 눈금을 읽기 편하지만 끓는점이 78℃로 낮고 높은 온도를 측정한 후에 유리관 벽에 알코올이 붙어 눈금을 읽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알코올 온도계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 수은 온도계이므로 상대적으로 눈금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지만 눈금 간격이 좁다.


그런데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온도계는 보통 100℃까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왜 체온계의 최대 눈금은 42℃일까? 그 이유는 42℃ 부근이 사람이 아파서 열이 날 때 올라갈 수 있는 최대 생명 온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체온이 41℃가 되면 혼수상태가 되고, 42℃가 되면 몸을 이루는 단백질이 열에 의해 응고되어 제 기능을 잃게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측정에 적절한 눈금만 표시해 놓은 것이다.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넣어 온도를 측정하는 알코올 온도계.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고체의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는 흔히 바이메탈이라고 부른다. 바이메탈은 온도에 따라 열팽창률이 다른 두 장의 금속판을 붙인 것이다. 이것은 전류가 흐르는 동안 발생한 열량에 따라 열팽창률이 큰 금속에서 작은 금속 쪽으로 휘어져 회로의 연결을 차단하였다가 식으면 다시 회로에 붙는 방식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다리미와 같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구에 사용하고 있다.

 

19세기부터 사용된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열전대 온도계(thermocouple)나 저항 온도계(thermister)는 전기적 성질을 이용한 온도계로써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열전대 온도계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 도체를 접합하여 폐회로가 되었을 때 두 금속 사이에 전압이 발생하는데 이 전압의 크기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두 개의  접합 금속이 무엇인가에 따라 측정 가능한 온도 영역은 다양하며 사용 가능한 범위도 -180℃에서 2000℃까지 상당히 넓다.  예를 들어 철(iron)과 콘스탄탄(constantan)을 접합한 열전대 온도계는 -184℃~760℃ 범위의 온도 측정이 가능하며 이 때 전압의 변화는 50mV이고, 크로멜(Chromel)과 알루멜(Alumel)의 온도 측정 범위는 0℃~982℃ 이고 이 때 전압변화는 75mV 에 해당한다.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전기 기구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저항 온도계는 온도에 따라 물질의 저항이 변한다는 원리를 온도 측정에 이용한 것이다. 금속과 같은 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증가하고, 반도체나 부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속, 합금, 반도체를 적절한 영역의 온도 측정에 이용하고 있다.

 

이 저항 온도계의 특징은 온도 측정범위가 넓고, 고온과 저온을 번갈아 가면서 측정하여도 일관성 있는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속에 자석의 성질을 가진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온도 측정 범위를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석의 성질을 가진 철 이온을 도체인 로듐에 약 0.5% 넣으면 최저 0.1K 의 초저온의 세계를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적외선 온도계

적외선 온도계는 물질이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에너지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모든 물질은 가시광선의 붉은색보다 파장이 긴 영역의 적외선(열선)을 복사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온도계는 적외선 복사 에너지의 세기를 열로 변환 감지하여 온도를 측정하며 이 온도 변화를 전자 신호로 바꾸어 증폭시킨 후 온도를 읽는다. 이 온도계의 장점은 직접 접촉하기 힘든 물체의 온도를 접촉하지 않은 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있고, 물질 접촉 온도계처럼 열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온도 감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 온도계는 병이나 유리 섬유를 제조하는 유리 산업, 철강산업, 플라스틱 제조 산업 분야에서 고온의 물질 온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양과 같은 고온의 별 온도는 어떻게 측정할까? 물질은 특정 온도에서 특정한 파장의 색깔 빛을 강하게 방출하기 때문에 파장에 따른 별의 색깔을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한다. 그러므로 노란색의 태양 표면 온도는 약 6000℃인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 자석 배열 정도로 온도를 측정하는 자기 온도계, 시온 염료를 이용한 종이 온도계, 기온과 습도를 함께 측정하는 건습구 온도계 등 다양한 온도계가 있으며 일상의 온도 범위를 벗어난 초저온의 세계에서 초고온의 세계까지 다양한 영역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참고 문헌: 이일수, [첨단기술의 기초], (글고운, 2007); 이정화, [앗 발명 속에 이런 원리가], (대교, 2000)

발행일  20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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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
상도(商道)에서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가지고 있었다는 계영배에 새겨진 문구이다. 잔의 7할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버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속뜻이 있는 계영배는 과욕을 하지 말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계영배(戒盈杯) – 넘침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는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자료에 의하면 공자(孔子)(BC551- BC479)가 제(齊)나라 환공(桓公 ?-BC643)의 사당을 찾았을 때 생전의 환공이 늘 곁에 두고 보면서 스스로의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했던 ‘의기’를 보았다고 한다.

 

이 의기에는 밑에 분명히 구멍이 뚫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이나 술을 어느 정도 부어도 전혀 새지 않다가 7할 이상 채우게 되면 밑구멍으로 쏟아져 버렸다. 환공은 이를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하여 “유좌지기(有坐之器)”라 불렀고 공자도 이를 본받아 항상 곁에 두고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고 한다.


계영배에 7할 이상 술을 채우면 밑으로 흘러 버린다.

 

 

계영배의 구조를 살펴보자!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린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계영배를 들여다보면 잔 밑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잔 내부를 보면 가운데 둥근 기둥이 있고 그 기둥 밑에 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계영배의 비밀은 바로 그 둥근 기둥 속에 감춰져 있다. 그 비밀은 술잔 정중앙을 싹둑 자른 단면을 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계영배의 가운데 기둥 안에는 빨대를 말굽 모양으로 구부려 놓은 듯한 관이 숨어 있다. 술을 적당히 부으면 기둥 밑의 구멍으로 들어간 술이 기둥 안쪽 관의 맨 위까지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술이 아래쪽으로 새지 않는다.


하지만 술을 가득 부어 기둥 속 관의 맨 위까지 차면 구부러진 말굽 위로 넘어가게 되어 술이 아래쪽으로 빠지게 된다. 이때 잔 아래 구멍으로 연결된 관은 술이 빠지는 만큼 진공상태가 되므로 관 안쪽과 바깥의 압력 차로 인해 기둥 밑의 구멍 안으로 술이 계속 들어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새게 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압력’에 있다. 술을 관의 맨 윗부분 높이보다 적게 따를 경우, 잔 내부의 수압과 기둥 내의 대기압이 같기 때문에 술이 새지 않는다. 하지만 술을 계속해서 따를 경우, 잔을 채운 수압이 기둥 안쪽의 대기압보다 커져, 술이 잔 밑바닥과 연결된 통로 끝까지 빨려 들어간다. 이로 인해 술이 잔 밑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계영배의 원리 – 사이펀의 원리

계영배에는 잔을 기울이지 않고도 구부러진 관을 이용하여 액체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사이펀의 원리가 담겨 있다. 사이펀(siphon)이란 옮기기 위험하거나 힘든 액체를 기압차와 중력을 이용하여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연통형의 관을 말한다. 그림의 A의 물이 B로 이동하는 이유는 속이 빈 원통형 막대(사이펀은 막대에 액체가 차 있어야 작동한다)의 긴 쪽(중간에서부터 꺾어진 곳)이 중력을 더 받아서 짧은 쪽보다 내려가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공기나 물처럼, 유체의 경우 압력은 단위시간당 지나가는 유체의 부피/통과하는 단면적이 되는데, 갑자기 좁은 곳으로 많은 물질이 지나가기 때문에 압력이 강해지게 된다. 이것이 사이펀의 원리이다.

 

계영배의 단면.

사이펀은 기압차와 중력을 이용하여 액체를 옮기는 관을 말한다.

 

 

이 원리는 높은 쪽의 액면에 작용하는 대기압으로 인해 액체가 관 안으로 밀어 올려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낮은 쪽의 액면에도 대기압이 작용하고 있으나 액체를 밀어 올리는 힘은 액면의 높이 차와 같은 높이를 가지는 액체 기둥의 압력만큼 약하게 된다. 그림으로 보면 A의 물이 B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는 속이 빈 막대 중간에서부터 긴 쪽이 중력을 더 받아서 내려가는 힘이 짧은 쪽보다 강하게 작동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이펀의 원리

이러한 사이펀의 원리는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우리 생활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화장실, 그 가운데에서도 수세식 변기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매일 처리하는 엄청난 양의 용변을 처리하는 수세식 변기를 보면서 어떤 방법으로 물이 내려가고 또 딱 그만큼의 양이 다시 차 올라서 일정한 수위가 유지되는지, 또 왜 더 흘러내리지 않고 있는지 궁금한 적이 있을 것이다.

 

수세식 변기의 단면, 노란색 부분이 사이펀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변기는 물의 낙차를 이용한 것이 대부분인데 변기 내부를 살펴보면 하수도와 연결된 부분(노란색)에 U자 형태의 관이 있는데, 이것을 사이펀이라고 한다. 우리가 변기에서 용변을 본 후 레버를 내리면 물탱크의 마개가 열려 변기 안에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가고, 그 물의 압력으로 사이펀이 완전히 물로 채워지면서 사이펀 내부의 대기압이 사라지고 변기의 물과 배설물이 함께 하수구로 빠져 나가게 된다. 물이 모두 빠져 나가버린 후 변기에 서서히 물이 채워지면 물이 압력이 사이펀을 가득 채울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변기에 남게 된다.

 

사이펀을 넘지 못하고 남겨진 물은 하수구로부터 각종 이물질이나 악취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준다. 세면대와 싱크대의 배수파이프를 U자나 P자로 만들어 구부러진 곳에 물이 고이게 하는 것도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이외에도 수동식 주유 펌프, 어항세척기, 정수처리용 여과기, 오수처리장의 슬러리 이송펌프 등 사이펀의 원리가 적용된 제품들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손성근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총괄과 연구사
서울대학교에서 기록관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7년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국제공인프로젝트관리전문가) 자격 취득 후, 서울대 기초교육원에서 프로젝트 관련 기록물 관리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국립과천과학관 전통과학 분야 전시기획 및 과학기술사료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발행일 
20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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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무기란 물이나 살충제 같은 액체 물질을 펌핑하여 노즐을 통해 용액을 분사하거나 안개처럼 뿜어내는 기구이다. 다림질이나 화초에 습기를 보충할 때, 유리창을 닦기 위한 세제를 뿌릴 때 우리는 분무기를 사용한다. 또는 농사를 짓는 지역에서 살충제나 제초제 같은 농약을 칠 때 인력 분무기, 동력 분무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물총도 분무기라 할 수 있다.

 

 

빨대를 이용한 간단한 분무기

아래 '그림1'과 같이 두 개의 빨대를 이용해 간단한 분무기를 만들어볼 수 있다. 빨대 하나는 용액에 담그고 다른 하나는 ㄱ자 모양이 되도록 연결한 후 빨대 B를 불면 공기가 빠르게 빠져 나가면서 (가) 영역의 압력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가) 영역의 압력은 용액을 누르는 대기압보다 작아지게 되고 이때 빨대 A를 통해 아래쪽의 용액이 위로 빨려 올라와 분무된다. 즉, 액체나 기체 같은 유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압력을 변화시키면 용기 속의 액체가 용기 밖으로 분무 가능해진다.

 

[그림 1] 빨대를 이용한 분무기.

 

 

피스톤 펌프의 원리를 이용한 분무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보통 분무기도 용기 속의 액체를 뽑아 올려 뿜어내기 위해 유체와 압력의 관계를 적절히 응용한다. 보통 분무기는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피스톤 펌프의 원리를 적용한다. 피스톤 펌프의 원리는 '그림2'와 같으며 분무기에 달린 방아쇠 모양의 손잡이가 이 피스톤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먼저 분무기의 손잡이를 잡아 압축시키면 그림2의 (가)처럼 피스톤이 안으로 밀리면서 스프링이 압축된다. 이로 인해 펌프의 내부 압력이 증가하므로 액체 유입구의 밸브는 닫혀 액체의 유입을 차단하고 유출관 밸브는 열려 실린더 내부의 공기(유체)는 빠져 나간다. 손잡이를 놓으면 압축된 스프링이 그림2의 (나)처럼 피스톤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고 펌프 내부의 압력은 낮아지므로 액체 유출관과 유입관의 개폐는 그림2의 (가)와 반대로 된다. 이때 아래쪽의 액체가 들어온다. 다시 손잡이를 잡아 압축하면 피스톤은 그림2의 (다)처럼 안으로 밀려 그림2의 (가)와 같은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펌프에 차 있던 액체의 압력은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액체는 유출관 쪽으로 뿜어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분무기 종류에 따라 액체 유입관의 밸브와 피스톤을 결합한 구조도 있다.

 

[그림2] 분무기의 피스톤 펌프원리.

 

유출관으로 펌핑된 액체가 안개처럼 작은 입자로 분사되기 위해서는 좁은 구멍의 노즐이 필요하다. 이 노즐을 유출관에 연결하면 좁은 구멍은 액체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노즐을 향하는 액체를 펌프가 큰 압력으로 밀어내야 한다. 높은 압력으로 밀린 액체가 좁은 구멍으로 뿜어져 나가면 공기와 부딪쳐 쪼개지므로 안개처럼 작은 액체 방울이 되는 것이다. 액체를 좀 더 잘 분무하기 위해 분출 시 난류를 유발하여 공기와 접촉면을 증가시키는 나선형 모양의 노즐을 연결하는 분무기도 있다. 즉 노즐의 내부나 끝 모양, 구멍 크기, 구멍수 그리고 분사압력에 따라 다양한 분무량과 분무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압축 분무기와 에어로졸 스프레이(aerosol spray)

압력의 차이에 의해 액체가 분사되는 분무기와 다른 방식으로 분무되는 압축 분무기는 용기에 액체와 공기 또는 기화가 쉬운 가압제를 첨가하여 용기 내 기체의 압력을 높여 액체를 용기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이 압축 분무기의 원리는 농사용 분무기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농사용 분무기는 좁은 지역일 경우는 사람이 어깨나 등에 메고 사용이 가능한 인력분무기를 사용하지만 넓은 지역에 분무하기 위해서는 동력분무기를 사용한다. 동력 분무기는 인력 분무기와 비슷하지만 압력조절장치가 따로 있다. 이 압력 조절장치는 분무되는 농약의 압력을 조절하여 일정한 양의 농약이 분무되도록 도와준다.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압축 분무기의 또 다른 예로는 탈취나 살충용 에어로졸 스프레이, 소화기 등이 있다. 에어로졸 스프레이의 경우는 액체 내용물과 함께 실온에서 쉽게 기화하는 액체 가압제를 첨가한다. 용기 내에서 이 액체 가압제는 쉽게 기화하여 용기 내부를 고압의 상태로 만든다. 스프레이 노즐을 누르면 용액에 담긴 튜브의 입구가 열려 고압으로 압축된 액체가 분사되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가압제는 프레온, 아산화질소와 같은 물질을 사용하는데 특히 프레온 가스는 환경 오염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체 물질이나 보통의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림3] 에어로졸 스프레이 내부 구조.

 

빠르게 불을 꺼야 하는 소화기의 경우는 가압제 역할을 하는 기체로 공기보다 무거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데 평상 시에는 고압의 이산화탄소가 소화용액과 분리되어 있다. 불이 났을 때 소화기의 손잡이를 누르면 이산화탄소 가스관이 열려 고압으로 소화액을 눌러 분사하게 된다.

 

이외에도 분무는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물감 장난에서 인스턴트 커피 가루처럼 부드러운 가루를 얻기 위해 액상 물질을 분무 건조하는 경우, 마네킹 또는 차의 색깔을 섬세하고 균일하게 입히는 도색 작업 등에도 분무기를 활용하고 있다.

 

 

참고문헌 : 데이비드 맥컬레이, [도구와 기계의 원리Ⅰ], (진선출판사, 1993)

발행일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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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반응은 온도에 따라 변한다. 기온이 높아지면 몸에서 땀이 나고 몸이 늘어지는 반면, 기온이 내려가면 몸이 떨리고 움츠러든다. 이와 비슷하게 물질의 성질도 온도에 따라서 변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은 팽창한다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가면 길이와 부피가 늘어나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줄어든다. 이처럼 온도에 따라 물체의 길이와 부피가 변하는 현상을 열팽창이라고 한다. 열팽창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유리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컵이 깨지는 것은 열팽창 때문에 일어난다.

 

유리는 열을 잘 전달하지 않아서(열의 부도체) 뜨거운 물이 닿은 유리컵의 안쪽은 팽창하지만 바깥쪽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컵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은 왜 팽창할까? 물질은 원자나 분자와 같은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지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입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입자들간에 서로 멀어지려는 경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평균거리가 증가하게 되어  길이나 부피가 커지는 것이다.

금속은 열을 가하면 팽창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열팽창률은 물질에 따라 다르다

열팽창이 일어나는 정도는 물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물체의 온도를 1℃ 증가시켰을 때 원래 길이(부피)에 대해서 늘어난 길이(부피)의 비율을 열팽창률이라고 한다. 열팽창률은 물질의 고유한 특성이며 물질마다 다른 값을 갖는다.


열팽창률이 다른 두 금속을 얇은 띠 모양으로 맞붙여 놓은 것을 바이메탈이라고 하는데, 바이메탈은 온도가 올라가면 두 금속이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서 열팽창률이 낮은 금속 쪽으로 휘어지는 성질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놋쇠와 철을 붙여 만든 바이메탈은 온도가 올라가면 열팽창률이 작은 철 쪽으로 휘어진다. 바이메탈의 이러한 성질은 자동온도조절기나 자동개폐장치에 활용되고 있다.

 


구조물을 만들 때는 열팽창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

다리에서 신축 이음쇠를 사용하는 이유는 열팽창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체는 열팽창률이 크지 않지만 교량이나 철로와 같은 큰 구조물을 건설할 때는 계절변화에 따른 열팽창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철도 레일이나 교량의 상판 사이에 유격을 두거나 전화선을 가설할 때 여분의 길이를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자동차 엔진에 사용하는 피스톤의 지름이 실린더의 지름보다 조금 작은 것도 재질에 따른 열팽창을 고려한 것이다. 피스톤(알루미늄)은 실린더(철)보다 두 배나 열팽창률이 크다.


열팽창에 의한 균열이나 틈새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열팽창률이 같은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에 사용하는 시멘트와 철근은 열팽창률이 같다. 그렇지 않으면 열팽창이 일어날 때 콘크리트에 금이 가게 된다. 또 인공치아나 치아를 메울 때 치아와 열팽창률이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아가 밀려나거나 치아의 틈새가 벌어지게 된다.

  

 

액체의 열팽창률은 고체보다 크다

고체뿐 아니라 액체도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늘어난다. 액체의 열팽창률은 고체보다 10배 정도 더 크기 때문에 고체와 달리 액체의 열팽창은 눈으로 확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을 가득 채운 냄비를 가열하면 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온도 증가에 따라 물이 팽창한 때문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냄비의 부피도 증가하지만 물의 팽창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 여름철에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나 지구온난화에 의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주된 이유도 수온 증가에 따른 물의 열팽창 때문이다.


액체가 고체보다 더 크게 팽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체에 비해 액체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결합력이 약해서 입자의 운동이 조금 더 자유롭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기체는 액체보다 더 잘 팽창한다. 대기압에서 비교했을 때 기체의 열팽창률은 액체의 2~15배 정도 더 크다.

 


음의 열팽창 - 온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수축한다

온도가 증가한다고 모든 물질이 팽창하지는 않는다. 어떤 물질들은 온도가 증가하면 오히려 수축하는데 이를 열수축이라고 부르지 않고 '음의 열팽창'이라고 부른다.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축하는 물질은 드물며, 이 효과는 한정된 크기와 온도 범위 내에서 일어난다. 음의 열팽창을 하는 대표적인 물질은 물이다. 물은 0~4℃에서 음의 열팽창을 한다. 물을 냉각하면 열팽창률은 4℃에서 0이 되었다가 그 이하(0~4℃)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 순수한 실리콘도 18~120K 범위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


음의 열팽창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축하는 물리화학적 과정과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양의 열팽창률을 갖는 물질과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 물질을 섞어서 열팽창률이 0인 복합물질을 만들 수도 있다.

 

물의 밀도는 4°C에서 최대가 된다.

 

 

음의 열팽창의 사례 : 얼음이 물의 표면에서 어는 이유

추운 겨울철에 강이나 연못의 물이 언 것을 보면 표면은 얼었어도 얼음 밑의 물은 얼지 않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얼음은 물의 표면에서부터 언다. 물은 왜 표면에서부터 어는 것일까? 이것은 물이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 것과 관계가 있다. 따뜻하던 물이 식어갈 때 물속에서는 대류라는 물의 흐름이 생긴다. 수온이 4℃ 이상일 때는 따뜻한 물의 부피가 더 커서(밀도가 작아서) 위층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수온이 4 ℃이하가 되면 음의 열팽창이 일어나서 찬물의 부피가 더 커져서(밀도가 작아져서) 표면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물의 흐름은 0℃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므로 얼음은 물의 표면에서부터 얼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물의 밀도는 왜 4℃에서 가장 클까? 물 분자는 온도가 올라가면 활발해지므로 온도가 증가할수록 물의 부피는 커지는 (밀도가 작아지는) 경향을 띤다. 또 하나의 변수는 물이 냉각될 때 형성되는 얼음결정이다. 얼음결정은 0℃에서 거시적 규모로 확장되어 눈에 보일 정도로 얼음이 커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얼음결정은 수온이 10℃ 이하가 될 무렵부터 생기기 시작한다. 따라서 수온이 0℃에서부터 증가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반된 부피 변화가 일어난다.

 

1. 물 속에 있던 얼음 결정이 녹아서 물의 부피가 감소한다.
2. 물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물의 부피가 증가한다. 

 

위의 두 가지 상반된 효과에 의해 물의 부피가 최소가 되는(물의 밀도가 최대가 되는) 온도는 중간지점인 4℃가 되는 것이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은 음의 열팽창률 때문만은 아니다

물이 0~4℃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고 해도 얼음의 밀도가 물의 밀도보다 크다면 얼음은 물 속에 가라앉게 될 것이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데는 물이 갖는 또 다른 특별한 성질, 즉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는 성질과 관계가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할 때 부피가 줄어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액체는 얼면 밀도가 높아져 자신의 액체 속에 가라앉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는 일상에서 고체와 액체가 공존하는 물 이외의 다른 물질을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코올은 -114℃에서 얼기 때문에 알코올의 얼음은 일상에서 볼 수 없다. 하지만 식초의 원료인 빙초산은 16.7℃에서 얼기 때문에 빙초산의 얼음이 빙초산 속에 가라앉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 분자가 갖는 특별한 구조 때문이다. 물 분자는 ‘ㅅ’ 자 모양을 하고 있는 열린 구조를 하고 있다. 물 분자들은 액체 상태로 있을 때는 분자들이 무질서하게 배열하여 부피가 작아지지만, 얼음결정을 이룰 때는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부피가 약 10% 정도 커진다.


 

 

음의 열팽창률을 가지는 물의 특별한 성질이 자연 생태계를 지탱한다

만약 물이 다른 액체들처럼 밀도가 0℃에서 최대가 되거나 물이 얼 때 부피가 줄어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강이나 연못의 밑바닥에서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하거나 표면에서 얼음이 언 다음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강이나 연못의 온도는 계속 내려가 강이나 연못 전체가 얼어붙거나 물고기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게 되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물이 갖는 특별한 성질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김충섭 /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동영상으로 보는 우주의 발견] [메톤이 들려주는 달력 이야기] [캘빈이 들려주는 온도 이야기] 등이 있다.


발행일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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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핵융합에너지이다. 핵융합에너지는 지구상에서 변환되거나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형태가 아닌, 태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 생성과정을 직접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에너지원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핵융합에너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태양에서의 핵융합

태양에서 에너지가 발생되는 원리가 바로 핵융합이다. 태양은 1초당 약 3.9×1026 J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는 1메가톤급 핵폭탄 약 천억 개의 폭발력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이다.

 

태양에서는 수소의 원자핵인 양성자가 융합하여 헬륨 원자핵을 생성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질량 차이인 질량결손이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해 에너지로 방출되는 것이다(좀 더 자세한 과정은 오늘의 과학 ‘별의 핵융합편’을 참조하라.) 태양의 중심부는 약 1600 만도, 30억 기압의 고온, 고압의 플라즈마 상태로 되어 있어 태양에서의 핵융합 반응은 태양 중심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양 에너지의 근원은 핵융합. <출처: NASA>

 

 

지구상에서 핵융합

그러면 지구상에서 핵융합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조건들과 장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핵융합 반응은 수소의 원자핵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무거운 원자핵으로 융합하는 반응이다. 두 개의 원자핵이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양전하를 띤 원자핵간의 전기적 반발력(쿨롱의 힘)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원자핵이 가진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로 가열해주어야 한다. 태양에서는 약 1600만도에서 핵융합이 일어나지만, 이는 약 30억 기압이라는 압력이 있기 때문이고, 지상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약 1억 도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이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상에서 핵융합을 구현하려면 수소를 가열하여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은 KSTAR의 플라즈마.


지구상에서 구현할 가장 유력한 핵융합 과정은 중수소(Deutrium)와 삼중수소(Tritium)의 핵융합 반응으로 보고 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수소의 동위원소인데, 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삼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2개로 구성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반응하면 아래와 같이 헬륨과 중성자가 나온다.

 

D는 중수소이며, T는 3중수소, n은 중성자. ()안은 각각이 가진 에너지를 표기

 

이 반응을 DT핵융합 반응이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핵융합 반응 중 반응 조건이나 반응 후 생성 에너지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반응식에서 볼 수 있듯이 DT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에너지의 20%는 헬륨원자핵(4He)의 에너지로 80%는 중성자(n)의 에너지로 방출된다. 그러니, 핵융합 발전의 기본 원리는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열에너지 및 중성자가 전달하는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핵융합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핵융합을 하려면 연료인 수소가 필요하다. 핵융합 중 가장 실용화에 유력하게 여겨지는 DT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중수소는 물을 구성하는 수소 중 약 1/6700의 비율로 존재한다. 지구에는 충분한 물이 존재하므로 중수소의 확보에는 거의 제한이 없다. 반면 삼중수소는 지구상에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매우 풍부한 리튬(Li)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다. 리튬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아래와 같이 삼중수소와 헬륨이 생성된다.

 

 

이때 필요한 중성자는 DT핵융합 반응에서 나온 중성자를 다시 이용할 수 있다. 즉, DT핵융합이 일어나는 곳 주위에 리튬이나 리튬화합물을 가져다 놓으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1억 도의 고온을 견디는 장치는?

DT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1억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여야 한다. 이 고온의 플라스마를 어딘가에 담아두어야 할 텐데, 1억 도의 온도를 견딜만한 용기는 없으니, 보통의 방법으로는 플라스마를 담을 수 없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장치가 연구되고 있는데, 그 중 현재 가장 유력한 장치는 토카막(Tokamak)이다. 

 

토카막은 Toroidal Chamber with Magnetic Coils 라는 뜻의 러시아어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구소련의 이고르 탐(Igor Tamm 1895-1971)과 사하로프(Andrei Sakharov 1921-1989)가 1950년대 발명하고 아치모비치(Lev Artsimovich 1909-1973)가 1968년 발표한 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금은 전세계 핵융합 연구가 토카막 장치에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토카막 외에 스텔러레이터(Stellerator)라는 장치, 고출력을 레이저를 이용한 장치 등이 있다.


한국형 초전도 토카막 연구장치, KSTAR의 토카막 내부.

 

 

토카막의 원리

토카막의 원리는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는 전기를 띤 입자에 작용하는 로렌츠 힘(Lorentz force)을 바탕으로 한다. 토카막 속의 플라스마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이므로 전기를 띤 입자, 즉 하전 입자의 상태이다. 하전 입자는 자기장과 입자의 속도에 수직한 방향으로 로렌츠의 힘을 받으므로 그림에서와 같은 나선형의 궤적으로 움직인다.

 

평행한 자기장에서 하전입자의 운동. 바로 위에서 본 그림(좌), 옆에서 본 그림(우).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들면 내부의 하전 입자는 자기장 내부를 빙글빙글 돌면서 갇혀있게 된다. 이것이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실제의 토카막에서는 단순히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자석을 이용해서 내부의 플라스마가 잘 유지되도록 제어해줄 필요가 있다. 토카막에서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것을 TF(Toroidal Field) 자석,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자석을 PF(Poloidal Field), 플라스마 전류(플라즈마 자체가 운동하면서 생성되는 전류)를 구동하는 자석을 CS(Central Solenoid) 자석이라고 한다. 플라즈마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서 효과적으로 가두기 위해서는 높은 자기장이 필요하므로 최근에 건설되는 토카막 장치들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

 

토카막 내에서 플라즈마가 나선형으로 운동하며 핵융합을 일으키는 모습.

 

 

핵융합로의 구조

토카막을 이용한 핵융합로를 중심부에서부터 본 단면 구조는 이렇다. 토카막 내부에 연료가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하여 핵융합 반응에 의해 열과 중성자를 방출한다. 그 주위에 블랑켓이라는 장치가 플라즈마를 감싸듯이 설치되어 핵융합 반응에 의한 에너지를 바깥쪽으로 전달하고 중성자를 이용하여 삼중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블랑켓은 플라즈마와 맞닿는 쪽의 1차벽과 중성자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뒤쪽의 차폐벽 사이에 삼중수소 증식부분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냉각부로 구성되어 있다. 블랑켓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안쪽에 설치되어 있어 진공용기의 벽은 플라즈마와 외부와의 경계 면의 역할을 한다. 진공용기 바깥쪽에는 초전도 자석이 설치되어 플라즈마를 유지하고 제어하는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킨다. 이런 구조는 현재 국제 협력으로 건설이 진행 중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핵융합실험로)라는 핵융합로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국제 협력으로 건설이 진행 중인 ITER 핵융합로의 구조. 수치는 우리나라에서 조달예정인 품목의 비중이다.

 

 

핵융합의 전망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전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각 국가들은 안정적인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7위, 석유 정제능력 세계 5위, 전력소비 세계 12위의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화석연료의 가격은 해가 갈수록 급등하고 있어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융합에너지가 주목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 성공 후 본격 가동에 들어간 KSTAR 장치를 통해서 장시간 플라즈마 발생 및 제어, 운전기술을 확보하는 중이며, 2020년대에 본격 가동할 예정인 ITER 장치를 통해서는 DT 핵융합 기술에 대한 공학적 검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후 2030년대에 핵융합 반응을 통해 1000 MW 급 전기를 생산하는 DEMO(실증플랜트)의 건설이 계획되고 있다. 대략 앞으로 30~40년 후면 인류가 꿈꾸던 무한에너지의 시대를 맞이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1. 플라즈마

    고체, 액체, 기체가 상태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로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99% 이상은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한다.

 

 

 

김형찬 / 국가핵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핵융합 실증로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일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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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족은 왜 한글을 선택했을까?

 

한겨레 / 2010-10-04 11:15

 

 

과학향기

“이소오 꾸라꾸라 보도! 비나땅 뿌리에 빠깔루아라노 하떼노? 불라이!”

“찌아모 마이 까라지아 아가아노 땅까노모 띠뽀자가니 마이돔바…”

이것은 대체 어느 나라 언어일까? 뜻은 알 수 없지만 이 기사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는 한글로 나타낸 찌아찌아어(語)로, 2009년 7월 21일부터 교육에 활용 중인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2010년 7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글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한글을 사용하게 됐을까?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市)에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은 그들 부족의 고유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수백 년 동안 그 언어를 기록할 문자가 없어 역사를 비롯한 그 무엇도 기록으로 남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찌아찌아어를 기록할 문자로 우리나라 한글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훈민정음학회가 한글을 세계화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한글은 과학적인 원리로 만들어진 문자라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됐다. 이제는 다른 나라로 수출될 만큼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았는데, 그 우수성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아보자.

한글은 띄어쓰기가 발달된 언어지만 굳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이는 영어보다 우수한 점 중 하나다. 영어는 알파벳 철자를 하나씩 옆으로 늘어 쓰는 반면,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한데 모아 글자를 하나씩 만들고 이 글자(음절)를 이어 쓴다.

한마디로 영어는 늘어 쓰는 데 비해 한글은 모아쓰는 방식을 취한다는 뜻이다. 한글은 글자마다 의미가 있어 띄어쓰기를 안 하더라도 대강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명사 전체의 70%가 한자어이고 명사에 붙는 은·는·이·가·도 같은 조사를 쉽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은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휴대전화 문자는 글자 수 제한이 있어 대부분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보내는데,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소리에 따라 기록하는 소리글자로 만들었다. 소리글자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그대로 기호로 나타내는 글자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찌아찌아어의 소리를 한글로는 쉽게 표기할 수 있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음은 발음기관인 입술, 이, 혀, 목구멍의 모양, 어금니에 혀뿌리가 닿는 모양을 본떠 만든 기본자(ㄱ, ㄴ, ㅁ, ㅅ, ㅇ)에 획을 더해 총 17개로 만들어졌다. 모음은 하늘, 땅, 인간이라는 철학적인 원리를 반영한 기본자 세 자(·, ㅡ, l)를 바탕으로 획을 더해 총 11자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우리 머릿속에서도 인식하는 한글도 소리글자일까? 이는 뇌의 일부가 망가져 글자를 잘 읽지 못하는 난독증 환자를 연구해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소리글자인 영어와 비교하면 이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난독증환자가 ‘책상’이란 글자를 읽으면 ‘책책…상상…책상!’이라고 발음한다. 하지만 영어권 난독증 환자는 알파벳 철자를 하나씩 나눠 발음한다. 책상에 해당하는 단어인 ‘desk’를 발음한다면 ‘d…e…s…k…desk!’라고 말하는 식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한글은 철자가 아니라 소리를 따라 기억된다. 이처럼 우리 머릿속에는 시각적인 철자 모양이 아니라 발음 소리로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려대 심리학과 남기춘 교수팀이 단어를 인식할 때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에서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해 얻은 결과다. 철자이웃은 한 단어와 철자 하나가 같은 단어이고, 음운이웃은 한 단어와 발음 하나가 같은 단어를 말한다. ‘반란(‘발란’으로 읽음)‘이란 단어를 예로 들면 반구, 반도, 반대 등이 철자이웃이고 발달, 발표, 발명 등이 음운이웃이다.

남 교수팀은 36명을 대상으로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이 모두 많은 단어, 철자이웃은 많지만 음운이웃이 적은 단어, 철자이웃은 적지만 음운이웃이 많은 단어,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이 모두 적은 단어를 각각 17개를 제시하며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했다.

실험 결과 음운이웃이 많은 경우에 어휘 판단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머릿속의 국어사전이 음운(소리)정보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으로 음운이웃이 많으면 그 이웃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져 판단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또 연구팀이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단어가 뇌에서 음운 정보를 바탕으로 처리되는지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확인한 결과 측두엽을 비롯해 음운 정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뇌영역이 활성화됐다. 특히 음운이웃이 많은 경우가 적은 경우에 비해 활성화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세종대왕이 소리글자로 창제한 한글이 한국인의 뇌 속에도 소리글자로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이 현대과학으로 밝혀지고 있는 셈이다.

훈민정음학회는 찌아찌아어 사례를 바탕으로 문자를 갖지 못한 소수민족들에게 한글을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 그 첫발을 내디딘 한글, 앞으로 한반도를 넘어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지 못하는 소수민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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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대기는 에너지와 물질과 운동량을 주고받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인 바다, 그 바닷물의 흐름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전세계 바다의 온도 분포도(붉은색으로 갈수록 따뜻함).

 

 

바다의 탄생


바다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원시 지구는 매우 뜨거웠고, 표면의 녹은 암석 성분에서 나온 수증기가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후, 온도가 내려가면서 지구의 표면은 고체로 변했고 구름 속의 수증기는 비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물이 지구 표면의 낮은 곳을 채우면서 바로 바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다는 크게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로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태평양이 가장 넓고, 대서양, 인도양이 그 다음을 차지하며, 남극 대륙의 주변을 감싸는 남극해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연결하고, 북극해는 상대적으로 대양으로서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지구를 떠돌아 다니는 바닷물, 해류


바다에도 강물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길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해류 이다. 아래 그림에서 지구에 존재하는 다양한 해류를 볼 수 있다.

 

지구의 해류 분포.

 

 

바람을 따라 다니는 표층해류


해류는 표층해류심층해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해수면 위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부는 바람과 해수면의 마찰에 의해 바닷물이 이동하게 되는 것을 표층해류라고 한다. 무역풍과 편서풍이 지구 규모의 표층해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람이다. 표층해류 중 난류는 따뜻한 적도 해역의 바닷물을 고위도 해역으로 이동시켜 추운 지방의 기온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게 해준다. 한류는 차가운 고위도 해역의 바닷물을 저위도 해역으로 이동시켜 열대지방의 기온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게 한다.

 

지구의 표층해류 이동 모습.

 

 

무거워서 가라앉은 심층해류

바다 밑 깊은 곳에서 흐르는 해류를 심층해류라고 한다. 이 해류는 수온과 염분의 변화에 따른 밀도차로 생긴다. 남극대륙 주변 해역의 결빙 작용으로 주변 해역보다 높아진 염분 때문에 높은 밀도의 해수, 그리고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 주요 냉각작용에 의해 주변보다 낮아진 수온에 의해 생기는 높은 밀도의 해수는 각각 대서양의 남북 고위도에서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이 해수들은 심층수로서 대서양의 적도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흐르게 되고, 남극해(남빙양)의 순환류를 통하여 대서양뿐만 아니라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연결되어 지구 전체의 열을 균형 있게 배분해준다.

 

 

심층수와 표층수의 이동에 의한 지구의 열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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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물에 ‘수학’ 숨어있다

 

동아일보 / 2010-09-17 03:50

 

 


불국사 석등 - 삼각형의 무게중심, 경복궁 근정전 - 금강비례, 부석사 무량수전 - 황금나선
추석 연휴에는 한복을 입고 고궁 등 전통 유적지를 찾는 사람이 많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전통놀이 등 흥미로운 행사도 많아서다. 사람들은 보통 고궁, 고찰 등 전통적인 건축물에 들어서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지을 때 수학적인 비례를 활용해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본보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불국사, 경복궁 근정전, 부석사 무량수전을 분석했다. 전통 건축물이 실제로 수학적으로 설계됐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 불국사 무게중심에 ‘석등’ 위치
경주 불국사의 대웅전 앞마당에 다보탑, 삼층석탑(석가탑)이 있다. 이 세 건축물을 선으로 이으면 정삼각형이 그려진다. 이 정삼각형의 각 꼭짓점에서 마주보는 변의 가운데를 향해 선을 그리면, 세 선분이 만나는 점이 생긴다. 이 점은 각 선분을 2 대 1로 나누는 지점으로 삼각형의 ‘무게중심’이라 한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석등’이 서있다. 동아사이언스 수학동아팀은 도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석등이 절마당의 가운데 위치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상징적인 중심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된 무게중심이라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보탑과 삼층석탑에 비해 눈길을 받지 못했던 석등이 불국사 대웅전 앞뜰의 중심 역할을 했던 것이다.

○ 경복궁 근정전은 기하학 교과서
세종대왕이 정사를 논하던 경복궁 근정전은 ‘금강비례’를 갖추고 있다. ‘황금비례’가 안정감을 준다면 금강비례는 여유가 느껴지는 수학적 비례로 가로 대 세로 비가 √2(=1.414) 대 1이다. 근정전은 바깥기둥을 기준으로 가로 30.2m, 세로 21.1m로 1.43:1의 비율로 √2 비율과 유사하다.

수학적 비례 들어맞아 안정감 있고 편안해,황금나선에선 불교 윤회사상 느낄수 있어
근정전은 두개의 단 위에 올려져 있는데, 아랫단 앞의 광장은 정사각형이다. 정사각형의 한 점에서 대각선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리면 근정전 건물 앞부분에 닿는다. 이 대각선의 길이는 정사각형과 √2 비례관계를 보인다. 근정전의 위치가 근정전 일곽(一廓)과 금강비례를 이룬다는 뜻이다. 박언곤 문화재청 건축문화재 분과위원장은 “우리의 고궁은 이러한 비례의 특성이 잘 나타나도록 설계됐으며 시대에 따라 독특한 수학적 비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부석사 무량수전의 황금나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꼽히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은 아름다운 비례로 유명하다. 외부가 가로 61.9자(고려시대의 1자=32.21㎝), 세로 38.2자로 직사각형인 무량수전은 황금비례(1.62:1)를 이룬다. 무량수전 내부는 더욱 정교하다. 직사각형인 무량수전을 정사각형과 작은 직사각형으로 나누는 위치에 불단이 있다. 불단의 앞을 이은 선과 무량수전의 대각선이 만나는 점은 작은 직사각형을 더 작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으로 나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직사각형이 점점 작아지면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각 직사각형의 한 점을 이으면 ‘황금나선’이 나온다. 황금나선은 나팔꽃의 가지가 뻗어가는 모습이나 숫양의 뿔과 같이 자연 속에서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다. 올해 6월 작고한 송민구 송건축사무소 대표는 ‘한국의 옛 조형의미’라는 저서에서 “조상들은 자연의 모습을 무량수전에 그대로 본떠 놓았다”며 “이 안에서 끝없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불교의 윤회사상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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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은 생물분류를 주목적으로 하는 분류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현존하는 다양한 생물은 하나의 공통조상이 종분화를 반복하여 생겨났다고 믿었다. 종분화란 한 종이 진화과정에서 둘 이상의 종으로 갈라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종분화의 경로를 잘 파악하면 어떤 생물종이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지, 즉 유연관계가 깊은지 알 수 있게 된다.

 

 

계통수 - 종분화의 경로를 그린 것

종분화 과정은 흔히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를 쳐나가는 모습으로 비유되며, 이와 같은 종분화 양상 또는 계통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계통수라 한다. 생물을 분류하기 위해서 이들의 유연관계를 나타낸 계통수를 제작하고, 이를 분류에 반영하는 생물분류 방식을 계통분류라고 한다. 계통분류는 최근 분류학의 일반적 추세이며, 따라서 계통수 제작은 분류학자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되었다.

 

 

계통을 알아내는 방법은?

그런데 어떻게 생물의 계통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지구 최초의 생물이 적어도 35억 년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화석 증거를 감안하면 생물의 종분화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사람이 윌리 헤닉(Willi Hennig, 1913-1976)이라고 하는 독일의 곤충분류학자이다.


생물의 계통수(Tree of life)

 

그는 계통분류학 또는 분계론(cladistics)이라고 하는 학문분야의 창시자로, 생물이 지니는 형질의 상태를 분석하여 계통을 유추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생물의 종분화는 반드시 형질상태의 변화 또는 파생을 수반하기 때문에 파생된 형질상태를 어떤 종이 공유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생물의 계통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유추한 계통은 분계도(cladogram)라고 하는 일종의 계통수로 나타내는데 아래 그림은 분계도의 한 예이다.

 

그림에서 가는 선은 종 A--E가 종분화를 통해 형성되는 과정, 즉 이들의 유연관계를 나타내며, 굵은 가로선 세 개는 종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형질상태로서 각 가로선이 표시된 가지에 놓여 있는 종들이 공유하는 형질상태를 상징한다. 이러한 형질상태를 공유파생형질상태(synapomorphy)라고 하며, 이를 밝혀내는 것이 분계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종 A--E의 분계도, 굵은 가로선이 공유 파생 형질 (좌).       단계통군과 측계통군, 파란구역은 단계통군, 점선은 측계통군 (우)

 

 

단계통군과 측계통군

그렇다면 제작한 계통수를 어떻게 분류에 반영할 것인가? 그 방법은 같은 가지에 놓인 종들, 즉 공유파생형질상태로 정의할 수 있는 종들을 빠짐없이 같은 무리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 A--E를 두 무리로 분류할 경우 종 A, B를 한 무리로, 나머지 종 C--E를 다른 무리로 묶으면 된다(위 그림 참조). 이와 같이 한 공통조상에서 종분화를 통해 생겨난 모든 자손 종을 포함한 무리를 단계통군(monophyletic group)이라 한다. 계통분류에서는 원칙적으로 단계통군만을 자연분류군(natural group)으로 인정하여 이들 생물 무리에만 공식적인 명칭을 부여한다. 한편 그림에서 종 D와 E를 포함하면서 점선으로 묶인 무리는 공통조상에서 유래한 자손종 가운데 종 C가 빠져 있어 단계통군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무리는 측계통군(paraphyletic group)이라 하는데, 분류 대상 생물종의 계통 유연관계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기에 자연분류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계통분석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상당히 많은 생물 무리가 자연분류군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동물의 ‘파충류’나 식물의 ‘쌍떡잎식물’이 있다. 매우 오랫동안 ‘파충류’라고 불리었던 무리는 그들의 공통조상에서 유래한 자손 가운데 조류(鳥類)가 빠져있어 측계통군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우리에게 친숙한 ‘쌍떡잎식물’ 역시 공통조상으로부터 나온 자손에서 외떡잎식물을 제외하고 있기에 자연분류군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이들이 포함된 생물 무리에 대한 재분류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가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계통을 분석해보면 조류(Aves)는 파충류에 포함된다.
따라서 조류를 제외한 파충류(Reptilia)는 측계통군이다. <출처: (cc) Jacek FH>

 

 

분자형질을 계통수 제작에 활용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 등 분자 형질을 계통수 제작에 널리 활용하고 있다. 생물종의 분화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DNA 염기서열은 형질상태(A, C, G, T)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형태가 매우 다른 생물 간에도 비교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추적하기에 매우 유용한 형질로 평가되고 있다. DNA 염기서열을 중심으로 한 분자 형질을 이용하여 생물의 계통을 연구하는 분야를 분자계통학(molecular systematics)라고 하며 이는 전체 생물의 분류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생물 분류체계의 변화

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생물분류 체계에도 변화가 뒤따랐다. 고대부터 생물은 식물과 동물로 분류되어 왔는데, 17세기 후반 현미경이 발명됨에 따라 동물과 식물 어디에도 포함시킬 수 없는 단세포 생물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며, 이후 이들은 원생생물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현미경의 발달, 특히 전자현미경의 등장으로 세포를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생물은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핵을 가지고 있으나 일부 단세포 생물에는 세포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써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핵이 없는 생물로 이루어진 네 번째 계(界), 원핵생물계가 탄생하게 되었다.

 

1969년 미국 코넬대학의 휘태커(Robert Harding Whittaker, 1920–1980)는 그동안 식물계에 포함되어 있던 곰팡이 무리를 분리하여 균계로 독립시키면서 새로운 분류체계를 주창하였다. 생태학자로서 생물의 분류에서 영양방식을 강조한 그는 몸 밖으로 효소를 분비하여 사체 등을 분해한 후 이를 흡수하여 살아가는 곰팡이 무리가 광합성을 통해 유기양분을 스스로 생산하는 식물과 동일한 계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체 생물을 원핵생물계, 원생생물계, 동물계, 균계, 그리고 식물계로 분류한 그의 5계 분류체계는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현재는 3역 6계로 분류

한편 1977년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우즈(Carl Woese, 1928~) 등은 16S 리보솜 RNA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원핵생물계가 사실상 매우 이질적인 두 개의 무리로 이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계속된 분자계통 연구를 통해 1990년에는 생물 분류계급의 최상위 계급으로 역(域, Domain)을 제안하면서 생물을 세균역(세균계 포함), 고세균역(고세균계 포함), 그리고 진핵생물역(원생생물계, 동물계, 균계, 식물계 포함)으로 분류하였다. 이 3역 분류체계는 이른바 ‘원핵생물’이 서로 매우 다른 두 무리인 세균역과 고세균역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이중 고세균역은 같은 원핵생물인 세균역보다 진핵생물역과 더 깊은 계통 유연관계를 보인다는 것, 즉 계통수에서 같은 가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세균역, 고세균역, 진핵생물역의  계통수

 

 

생물 분류 체계는 앞으로 변경될 여지 많아

최근 발간된 일반생물학 서적 대부분은 지금까지 보고된 생물 약 170만 종을 3역 6계로 분류하는 분류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계통수를 직접 반영하여 생물을 분류하는 원칙 또는 전통적인 분류계급을 사용한 생물분류 방식에 대한 학자들 간의 이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계통수를 그려내려는 시도는 지금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생명계통수(Tree of life) 프로젝트 참조), 생물분류 체계는 그 연구결과를 반영하면서 계속 변해갈 것이다.

 

 

생물분류 체계의 변화. 동물계-식물계의 단순한 구분에서 3역 6계로의 변화까지를 보여준다.
또한 원생생물계는 단계통군이 아니므로 앞으로 세분될 수 있다.

 

특히 진핵생물역의 원생생물계는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생물들의 집합체로 생각되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축적됨에 따라 여러 개의 계로 세분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끊임없이 빠르게 쏟아지는 연구결과, 특히 다양한 생물로부터 얻은 방대한 DNA 염기서열 정보가 보편성과 안정성이라는 속성을 지닌 생물분류 체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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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개봉하여 화제를 모았던 영화 [해운대]는 대한해협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해 만들어진 쓰나미가 불과 수 분 만에 부산 앞바다에 도착하여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 쓰나미 재난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의 시나리오였지만 실제로 쓰나미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발생하여 엄청난 위력으로 해안가 지역을 초토화시키며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오는 자연재해이다.

 

지진에 의해 발생한 해일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낸다.

 

 

‘쓰나미’의 의미

‘쓰나미(津波·Tsunami)’는 ‘지진해일’을 뜻하는 일본어이다. 해안(津:진)을 뜻하는 일본어 ‘쓰(tsu)’와 파도(波:파)의 ‘나미(nami)’가 합쳐진 ‘항구의 파도’란 말로 선착장에 파도가 밀려온다는 의미이며, 일본에서는 1930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1946년 태평양 주변에서 일어난 알류샨열도 지진 해일이 당시로서는 자연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내자 세계 주요언론들이 '지진과 해일'을 일컫는 '쓰나미(tsunami)'라는 일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63년에 열린 국제과학회의에서 '쓰나미'가 국제 용어로 공식 채택됐다.

 

해일이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현상으로 지진, 폭풍, 화산 활동, 빙하의 붕괴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이 중 지진에 의해 발생된 지진 해일이 쓰나미이다. 바다 밑의 해양지각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지각의 높이가 달라지면 지각 위에 있던 물의 해수면도 굴곡이 생겨 해수면의 높이가 달라지게 된다. 달라진 해수면의 높이는 다시 같아지려 하므로 상하방향으로 출렁거림이 생겨나게 된다. 해수의 이런 출렁거림, 즉 파동은 옆으로 계속 전달되어 가는데, 이것이 바로 지진 해일인 쓰나미를 발생시킨다. 해일의 주기는 수 분에서 수십 분이며 파장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 파는 수심의 20배에 달하는 매우 긴 장파이며 바다의 깊이가 4km이면 해일의 속도는 시속 720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된다. 해일의 주기가 매우 길어서 넓은 바다에서 보면 그 움직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이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바다의 수심이 점점 얕아지므로 해일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해일의 파고가 높아지는 이유는?

천해파의 속도공식은  (v : 속도, g : 중력가속도 , h : 수심)이다. 중력가속도 g를 9.8이라 하면 로 표시된다. 이 속도공식에서 보면 수심이 깊을수록  파의 속력이 매우 빨라진다. 수심 4000m인 바다에서 파고의 높이는 대략 1m 정도이다. 그러나 이 파가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점점 얕아져 파의 속도는 점점 감소하게 된다. 수심이 얕아지면 물과 바닥과의 마찰이 심해져서 점점 속도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느려지는 데 반해 해일의 주기와 해일이 가져온 총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파의 앞부분은 속도가 느려졌으나 뒤에서 밀려오는 파의 주기와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상태이므로 파장은 짧아지고 에너지는 좁은 범위에 축적된다. 그리고 나면 물이 높게 쌓여 파도의 높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해일로 변하여 해안가에 도착하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얕아지면서 파의 속도가 줄고 그 결과 해일의 파고는 높아진다.

 

 

이때 해일이 파의 골 부분부터 도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안가의 물이 바다 쪽으로 일시적으로 빨려나가 바닥이 드러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곧바로 파고가 매우 높은 파마루가 도착하므로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1755년 11월 1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일어난 바 있는데, 이때 이 현상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바닥이 드러난 만(灣)에 있다가 불과 수분 후에 연속적으로 밀려온 높은 파고의 파마루에 의해 많이 희생되었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9.3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지진해일이 덮쳐 2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지진해일은 반다아체 지역에서 40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쓰나미로 기록되어 있다. 이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서로 부딪치는 부분으로 매년 4cm씩 가까워지는데 이것이 900년간 축적되었다가 그 스트레스로 두 지각이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의 지각이 갑자기 치솟아 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 바로 위의 바닷물이 순간적으로 위아래로 요동을 쳐서 그 여파로 해일이 생겨난 것이다. 심해에서 바닷물이 요동치면서 바닷물은 제트 항공기 속도와 맞먹는 시속 600km 속도로 이동하고 이 물이 남아시아 해안가로 일제히 솟구치면서 파고 4m의 거대한 파도로 돌변하여 엄청난 양의 물이 육지를 덮쳤다. 이 파고의 높이는 지형에 따라 훨씬 더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특히 해안선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에서는 이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에 발생했던 가장 파괴적인 쓰나미로는 1703년 일본의 아와[阿波]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883년 8월 26일과 27일에 일어난 방대한 규모의 해저 화산폭발은 크라카타우섬을 소멸시켰는데, 이때 동인도 여러 지역에서는 35m에 달하는 높은 해파가 발생했고, 3만6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는 쓰나미의 위험이 없는 곳일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게다가 지진다발지역인 일본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결코 쓰나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동해안에서도 1983년과 1993년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태평양 연안이나 멀리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도 바다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전달될 수 있다. 해안에서 반사된 파는 다른 곳으로 이동되므로 다양한 양상으로 여러 곳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진해일은 예보가 가능하므로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10년 2월 27일에 칠레 해상에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쓰나미도 미리 경보가 내려져 피해에 대비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예보된 해일이 하루 정도의 시간을 두고 도착하였으나 거리가 워낙 멀어 파괴력은 약했다. 만약 일본의 북서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후 대한민국 동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지진해일 예보가 발령되면 신속하게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붕괴의 위험이 없는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재빨리 대피하는 것이 쓰나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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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G와 LNG는 무엇이 다를까?

 

한겨레 / 2010-09-06 17:15

 

 

과학향기

얼마 전 서울시 성동구 행당역 주변에서 ‘CNG 시내버스’가 운행 도중에 폭발해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료통 손상과 압력조절밸브 오작동(誤作動)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가스’를 사용하는 시내버스의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에 무려 25,000대의 CNG 버스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폭발력이 높은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단 시내버스만이 아니다. 시내에서는 LPG 택시들이 다니고 있고, LNG는 정부에서 장거리 운행버스나 트럭의 연료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LNG와 CNG, 그리고 LPG 등은 어떤 연료일까?

사실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와 CNG(Compressed Natural Gas·압축천연가스)는 둘 다 메테인(methane)을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가스의 ‘일란성 쌍둥이’다. 메테인은 비중이 0.555이므로 LNG와 CNG도 공기보다 가볍다. 천연가스는 가솔린이나 LPG에 비해 황과 수분이 적게 포함돼 있고 열량이 높은 청정에너지로 현재 가정용 도시가스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한참 늦게 에너지원으로 이용됐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는 부피가 커서 충전과 운반, 보관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에 천연가스를 -162℃ 이하로 냉각시켜 LNG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액화된 천연가스 부피가 1/600로 감소(비중도 낮음)하므로 초대형 LNG 전용 운반선으로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LNG는 천연가스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버스나 자동차의 연료로 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버스나 자동차에서 LNG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초저온 탱크를 달아야 하는데, 이 탱크는 소형화하는 것도 어렵고 비용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LNG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고 운행거리가 긴 시외버스나 대형화물차의 연료로 연구되고 있다.

반면 CNG는 천연가스를 200기압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한 것이다. 운반해 온 LNG를 상온에서 기화시킨 후 압축하면 CNG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부피가 늘어나 LNG의 3배가 된다. 이 때문에 1회 충전 시 운행 가능한 거리가 너무 짧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크기의 연료탱크에 실을 수 있는 천연가스는 CNG가 LNG의 ⅓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NG를 연료로 사용하면 냉각과 단열 장치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LNG에 비해 경제적이다. 또한 시내버스용으로 이용하면 연료 충전량이 적어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어 CNG 시내버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버스는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나, 향후 2~3년 안에 전국의 모든 시내버스가 CNG버스로 바뀔 전망이다.

LPG(Liquefied Petroleum Gas)는 LNG, CNG와 뿌리가 다르다. 흔히 액화석유가스라고도 부르는 LPG는 실질적으로는 프로페인(Propane)과 뷰테인(Butane, 일명 부탄가스)의 혼합 형태로 많이 사용한다. 원유의 채굴이나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기체상의 탄화수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 프로페인과 뷰테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라이터에 많이 사용하는 뷰테인이나, 가정용 연료료 많이 사용하는 프로페인 모두 상온의 기체상태에서는 공기보다 무겁다.

프로페인과 뷰테인은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상온에서 소형의 가벼운 압력용기(봄베)에 쉽게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즉 상온에서 약간의 압력만 가하면 액화돼 프로페인은 약 270분의 1, 뷰테인은 약 240분의 1로 그 부피가 줄어든다. 덕분에 간편하게 압력용기에 담아 운반할 수 있다. 충전과 운송 그리고 보관이 편리하다보니 가정용·영업용 연료는 물론 택시 등 자동차 연료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LPG를 자동차 연료로 이용할 경우 기온에 따라 프로페인과 뷰테인의 혼합 정도를 달리 하는데, 더운 지역으로 갈수록 뷰테인의 함량이 점점 더 높아진다. 자동차 연료로서의 LPG는 옥탄가가 매우 높은 반면에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버스 같은 대형 차량보다 택시나 승용차 같은 소형 자동차에 많이 쓰인다. 또한 LPG는 누설되면 부피가 270배로 늘어나는데다, 공기보다 무거워서 밀폐공간에 갇히기 때문에 폭발위험이 크다.

LNG와 CNG, LPG 같은 가스가 자동차 연료로 확대되는 것은 이들 연료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소 과정에서 유해물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데다 가솔린이나 경유보다 CO₂방출량이 적다.

휘발유의 한 성분인 옥테인과 프로페인 그리고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테인을 비교해 보면 옥테인은 3.72㎉의 에너지를 생성할 때 1g의 CO₂를 발생시킨다. 반면 프로페인은 4.02㎉, 메테인은 4.84㎉를 얻을 때 1g의 CO₂가 나온다. 즉 동일한 에너지를 얻는다면 메테인, 프로페인, 옥테인 순으로 CO₂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LNG와 CNG 그리고 LPG도 엄격하게 관리만 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탱크 내 특수소재로 스펀지 같은 구조로 만들어 35기압 정도에서 거의 같은 용량의 메테인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가볍고 작은 CNG 저장 탱크가 개발되며 기술적인 진보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려됐던 안전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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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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