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덜찌는 추석음식, 식용유 선택이 좌우
중앙SUNDAY / 2015-09-26 07:54
명절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가 바로 기름이다. 지금은 흔히 쓰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한지 40년이 넘었다. 1971년 해표에서 콩을 화학적으로 분해한 저가의 식용유를 출시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그 전에는 들깨나 참깨 등을 찧어 추출해 값이 비쌌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 조금 둘러 지지는 용도로 쓰는 게 전부였다. 튀김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저가의 값싼 식용유가 나온 뒤로 마음만 먹으면 튀김·부침 요리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식용유가 만성질환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기름은 일단 단위 g당 칼로리가 높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단백질을 먹을 때 비해 2.5배의 열량을 낸다. 닭다리도 삶지 않고 튀기면 칼로리가 두 배로 뛴다. 남는 칼로리는 뱃살과 허벅지 등으로 저장돼 비만의 원인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혈관이 수도꼭지라면 지방은 관에 끼이는 때다. 특히 튀김이나 부침 등 탄수화물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혈관을 좁게 만드는 나쁜 지방인 ‘트랜스지방’이 다량 생성된다. 기름을 되도록 적게 사용하고, 되도록이면 삶기·데쳐먹기 등의 대체 조리법을 쓴다.
ω-6 지방산 성분이 적고 ω-3 지방산이 많은 기름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ω-6 지방산과 ω-3 지방산은 오일(Oil)류에 든 대표 성분인데, 일반 식용유는 ω-6 지방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ω-6 지방산은 체내 일정 비율이 넘으면 혈전(피떡)을 만들어 혈관을 좁게 만든다. 혈중 ω-6 지방산과 ω-3 지방산의 비율이 4:1정도가 돼야 혈전이 생기지 않는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ω-6 지방산과 ω-3 지방산의 비율이 5:1~10:1이나 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ω-6 지방산 비율이 낮은 대표적인 기름은 들기름이다. (ω-3 지방산이 60%, ω-6 지방산이 10%정도). ω-3 지방산이 많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향이 강하고 가격이 비싸 튀김처럼 많은 기름이 필요할 때는 사용이 어렵다. 튀김을 한다면 그나마 카놀라유나 대두유가 낫다. ω-6 지방산은 50~60%, ω-3 지방산은 10% 정도로 그나마 ω-6 지방산의 비율이 낮다. 옥수수유·포도씨유·해바라기유는 ω-3 지방산은 거의 없고 ω-6 지방산이 대부분이다.
올레인산이 풍부한 식용유를 쓰는 것도 추천한다. 올리브유는 ω-3 지방산과 ω-6 지방산 성분이 없고 건강에 좋은 올레인산과 기타 항산화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올레인산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 180℃ 이상의 고온에서 요리할 때는 올리브유가 적합하지 않다. 발연점이 낮기 때문에 고온에서 불완전 연소돼 발암물질을 생성한다. 샐러드 드레싱이나 무침 요리에 적합하다. 짧은 시간 열을 가하는 가벼운 볶음 요리 정도는 음식의 온도가 180℃에 이르지 않으므로 괜찮다. 올리브유 중에서도 향이 적은 퓨어올리브유(저가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높아 튀김에 사용해도 무방하다.
기름을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들기름은 한 번 개봉하면 산화가 급속히 진행되는데 한 달 후엔 산화물질이 다량 생성돼 먹으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식용유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되, 개봉 후 3개월 안에 다 쓰는 게 좋다. 들기름과 참기름은 한 달 내 소비가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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