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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 올릴 수 있는 물체 무게의 한계는 얼마나 될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 선수는 여자 75kg 급 역도 부문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을 들어 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중력에 대항하여 사람이 들어 올릴 수 있는 물체 무게의 극한에 도전하는 스포츠인 역도 기록을 보면 아무리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리는 선수라고 해도 자기 몸무게의 약 3배를 넘기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에 가보면 크고 무거운 돌로 성곽을 쌓은 것을 볼 수 있다. 매우 무거운 돌 하나, 하나를 사람이 어떻게 쌓았을까? 이 궁금증은 성을 축성한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성곽에 사용한 돌은 약  18만개이며…거중기를 이용하여 12,000근의 큰 돌을 불과 30명의 장정으로 움직여 한 사람당 넉넉히 400근을 감당할 수 있었다.’ 라고 쓰여 있다. 1근을 600g이라고 한다면 7200kg 의 돌을  1인당 240kg 씩 나누어 든 셈이다. 만약 사람이 역도선수처럼 직접 이 무게를 감당한다면 도저히 들어 올릴 수 없는 무게이지만 이 작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약용이 제작한 거중기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1/8의 힘만 들었을 뿐이다. 거중기는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도구이다. 4개의 고정 도르래와 4개의 움직도르래 그리고 녹로가 응용된 도구로 무거운 물체를 손쉽게 들어 올림과 동시에 무게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고안이 되었다고 한다.

 

 
도르래의 종류

도르래는 둥근 바퀴에 튼튼한 줄을 미끄러지지 않도록 감아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다. 이 도르래는 지레와 함께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가장 기본이 되는 도르래는 고정도르래와 움직도르래이다. 고정 도르래는 줄을 감은 바퀴의 중심축이 고정되어 있으며 힘의 이득을 볼 수는 없지만 힘의 작용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정도르래를 사용할 때는 그림1의 (가)와 같이 줄의 한쪽에 물체를 걸고 다른 쪽 줄을 잡아 당겨 물체를 원하는 높이까지 움직인다.  힘의 이득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도르래의 종류.

 

예를 들어 무게 1000N 인 물체를 직접 들어 올리려면 무게를 이길 수 있는 최소한의 힘 1000N 이 필요하다. 고정도르래를 이용하여 이 물체를 원하는 높이까지 들어 올리려면  그림1의 (가)와 같이 장치한다. 그림1의 (가)에서 보는 것처럼 물체를 들어 올리는 힘은 줄 하나가 지탱하고 있으므로 직접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이 힘의 이득은 없으며 고정 도르래로 인해 줄을 당기는 힘의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다. 팔을 올리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더 편하듯이  물체를 높은 곳으로 직접 들어올리기 보다는 줄을 잡아당겨 내림으로써 물체가 올라가게 하는 방법이 훨씬 편하며 방향을 원하는 데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또한 물체를 1m 들어올리기 위해 잡아당기는 줄의 길이도 1m 면 된다. 힘의 이득이 없다는 이 상황은 이상적인 경우이다.  실제로 작용하는 힘은 무게와 약간 차이가 난다. 왜냐하면 도르래 무게, 도르래의 회전, 줄의 무게, 도르래의 마찰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고정도르래는 국기게양대, 엘리베이터, 블라인드 등에 사용되고 있다. 

 

복합도르래를 이용해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힘의 변화.

 

힘의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움직도르래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림1의 (나)와 같이 움직도르래는 도르래 축에 직접 물체를 지탱하기 때문에 줄을 당기면 물체와 함께 도르래 축의 위치도 움직인다. 움직도르래를 사용하려면 그림1의 (나)와 같이 줄을 감고 물체를 들어 올리는데 이 때 물체를 지탱하는 줄은 두 가닥이 된다. 물체의 무게만 고려하였을 때 두 줄의 합력이 물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과 같으므로 나란한 각 줄에 걸리는 힘은 물체 무게의 1/2 이 된다. 즉 물체의 무게는 각 줄에 분산 되어 두 사람이 각각의 줄을 잡고 동시에 들어 올리는 효과가 나므로 움직도르래 한 개를 사용하면  물체 무게의 1/2의 힘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물체를 1m 들어올리기 위해 당겨야 하는 줄의 길이는 물체가 올라가는 높이의 2배인 2m이다. 왜냐하면 물체가 1m 올라갈 때 물체를 지탱하는 두 줄도 동시에 1m 씩 움직여야 하므로 도르래를 통해 줄을 당기는 쪽으로 감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움직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 올리는 일을 하면 실제로 줄은 물체가 움직여야 하는 높이의 2배가 필요하게 된다. 만약, 물체를 움직이는 힘을 더 줄여 힘의 이득을 보고 싶으면 움직도르래의 개수를 증가시키고 움직도르래의 연결법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 된다. 이러한 움직도르래는 높은 빌딩을 짓기 위해 무거운 건축자재를 들어 올리거나 바다 속에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크레인에 고정도르래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움직도르래와 고정도르래를 함께 사용하면 힘의 이득과 더불어 힘의 방향도 바꿀 수 있는데 이를 복합도르래라고 한다. 또는 축바퀴처럼 같은 중심축에 크기가 다른 도르래를 여러 개 연결한 복합 도르래는 차동도르래라고 하는데 차동 도르래는 체인 호이스트에 응용되고 있다.

 

여러 개의 도르래를 연결한 복합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 올릴 때 힘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 그림2과 같다.  같은 개수의 움직도르래를 사용하여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힘의 효과는 달라진다. (가), (나) 와 같은 연결방식이 (다),(라)와 같은 연결방식보다 힘의 효과는 더 크다. 왜냐하면 (가), (나) 는 각 도르래에 걸리는 힘이 무게의 (1/2)n=움직도르래의 개수 으로 감소하지만 (다) (라)는 물체를 지탱하는 전체 줄의 수만큼 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와 같은 연결방법은 (마)와 같이 변형할 수 있다. 이처럼 균형과 힘의 효과를 고려하여 적절한 응용이 가능하며 거중기는 (라)와 같은 방법을 응용하였다.

 

위대한 건축물과 같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나 타워 크레인과 같은 기계는 이러한 도르래의 원리를 적절히 응용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중력에 반하면서 더욱 거대한 건축물과 편한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는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 kg

    무게의 단위는 N이나 kgf 로 표시한다. 실생활에서는 무게와 질량이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의 단위로 무게를 대신하여 표현한다.

 
발행일 
201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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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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