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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기행] (31) 대구 불로막걸리

 

경향신문 / 2005-10-05 15:57

 

 

대구 팔공산자락의 천연수로 빚은 불로막걸리는 신선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불로막걸리는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된 건강주로 인식되면서 애주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까지 수출하면서 그 명성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종래의 흔한 술, 농주라는 이미지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자체배양 최상의 효모만 고집
불로막걸리는 술을 생성하는 필수요소인 효모에서부터 차별화를 꾀한다. ‘술맛은 효모에서 나온다’고 할 정도로 효모 선택은 중요하다. 대부분의 막걸리 업체들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건성 분말효모를 구입,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엇비슷하다. 그러나 불로막걸리는 자체 실험실에서 배양한 최상의 효모만 고집한다. 효모균이 살아있기 때문에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한다. 최상의 효모와 함께 양질의 밀가루, 누룩 등이 첨가되면서 맛은 더해진다. 특히 물 좋기로 유명한 팔공산자락 지하 170m에서 뿜어내는 천연수도 한몫을 한다. 술을 제조하는 기간은 1주일가량 걸린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찧는 증자 과정을 통해-누룩을 제조하는 입국(粒麴)-곡자와 발효제를 함께 넣는 삽입-술을 거르는 제성-주입 단계를 거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공정 같지만 단계마다 까다로운 절차와 적절한 온도,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가위넣기(일명 도봉질)는 제조공정의 핵으로 술맛을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밀가루와 물로 뒤섞인 통에 산소를 공급하고 원활한 효모작용을 돕기 위해 막대기로 휘젓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요한다. 너무 빨리, 자주 휘저어서도 안되고 완급을 조절하면서 적절하게 저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 즐겨찾아 유명
불로(不老)는 공장이 소재한 대구 동구 불로동에서 땄지만 이름에 걸맞게 무병장수의 술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정계나 관계, 재계의 유명 인사들도 불로막걸리를 즐겨 찾는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찾은 술로 유명하다. 박전대통령은 대구에 내려오면 비서를 통해 으레 불로막걸리를 말통으로 사갔다. 당시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불로막걸리는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막걸리는 서서히 외면당했다. 고소득층은 양주, 젊은층은 맥주, 서민층은 소주를 찾으면서 막걸리 입지가 좁아졌다. 그렇지만 불로막걸리는 엄선한 재료에다 차별화된 공정 등을 도입하면서 IMF 이후 되레 성장기반을 굳혔다. 지금은 웰빙 붐에 편승, 건강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층은 물론 고소득 계층까지 수요층을 넓히고 있다.

일본에도 수출 외화벌이 한몫
불로막걸리는 2003년에 15,912,000병(병당 750㎖) 팔리던 것이 2004년에는 19,352,000병으로 늘어났다. 불로막걸리를 생산·판매하는 대구탁주측은 올해도 6% 이상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술은 1994년부터 일본에 수출하면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월 6,000병가량 수출하면서 외화획득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6%인 불로막걸리는 전통곡주인 만큼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김치전 등은 물론 육류, 생선 등과도 궁합이 맞는다. 이 때문에 불로막걸리가 우리 입맛과 우리 음식에 맞는 국민주(酒)로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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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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