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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화는 물질의 상이 액체에서 기체로 바뀌는 것이다. 기화가 일어나는 동안 열을 가해도 물질의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 이때의 온도가 끓는점(비등점)이다. 끓는점은 물질에 따라 다르고, 외부 압력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물이 끓고 있다.

 

 

끓는다 – 액체 내부에서 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

물을 가열하면 온도가 올라가다가 어떤 온도(끓는점)에 이르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내부에서 기포가 부글거리며 표면까지 올라와 수증기로 바뀌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비등이라고 하고, 이때의 온도를 끓는점(비등점, boiling point)이라고 한다. 비등은 액체 내부에서 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물의 비등은 물의 온도가 전체적으로 비등점(약 100℃)에 이르렀을 때 일어난다. 비등은 그릇 밑바닥에 생긴 기포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등점에 도달하면 기포는 물의 표면까지 올라와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아직 비등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위쪽의 물의 온도가 아래쪽 보다 낮아서 위로 올라오던 기포는 중간에 다시 물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끓는점은 액체에 따라 다르다. 액체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 사이에 강한 힘이 작용할수록 끓는점은 높아진다.  한 종류의 물질로 된 순수한 액체는 고유한 끓는점을 갖는다. 예를 들면 순수한 물의 끓는점은 1기압일 때 보통 100℃ 라고 한다(단, 정확하게는 99.97℃).  위의  표는 여러 가지 물질의 끓는점과 기화열을 나타낸 것이다.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

액체 내에서 기포가 생기려면 기포내의 압력이 주위의 물에 의한 압력과 대기압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해야 한다. 끓는점 아래에서는 기포내의 압력이 충분히 크지 않으므로 기포가 형성되지 않는다. 액체가 끓으면 액체 속에 있는 기포 내부의 증기압이 매우 커져서 기포를 누르는 압력을 견딜 수 있다. 만약 증기압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주위의 압력이 액체 속에서 생겨나는 모든 기포를 터뜨려 버리기 때문에 끓는점 이하의 온도에서는 액체 내부에서 기포가 형성되지 못한다. 따라서 액체는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을 때 끓고,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된다.

 

 

끓는점 오름(비등점상승, boiling point elevation)

순수한 물질의 경우 끓는점은 일정하다. 만일 여기에 비휘발성의 다른 물질이 녹아 있으면 끓는점은 더 높아진다. 이 현상을 끓는점 오름이라고 한다. 끓는점 오름은 액체에 따라 다르고, 녹아있는 물질의 농도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물질의 농도가 높지 않을 경우 물질의 종류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액체 속에 다른 물질이 녹아있을 때 끓는점이 올라가는 이유는 녹아 있는 물질이 액체의 기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끓는점 오름이 녹아있는 물질의 농도와 관련이 있는 이유도 녹아있는 물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끓는점은 액체 물질의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이다. 물을 끓이는 냄비의 뚜껑이 들썩거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끓는 물에 의한 화상 보다 끓는 국물에 의한 화상이 더 심한 것은 끓는점 오름과 관련이 있다. 국물은 다른 물질이 녹아 있는 일종의 수용액이므로 정상적인 물의 끓는점(100℃) 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이다.

 

 

압력이 증가하면 끓는점은 높아진다


끓는점도 녹는점과 마찬가지로 외부 압력에 따라 변한다. 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액체는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커지면 끓는점이 높아진다. 외부압력이 커지면 끓는점이 높아지는 이유는 액체 내부에서 비등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은 1 기압 하에서 100℃에서 끓는다. 하지만 기압이 1기압 이상이 되면 물은 100℃ 이상의 온도에서 끓게 된다. 끓는점은 녹는점에 비해 압력에 따른 온도 변화가 훨씬 크다. 예를 들어 압력이 2기압이 되면 녹는점은 0.007℃ 밖에 내려가지 않는다. 하지만 끓는점은 20℃나 올라간다. 그 이유는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때의 부피변화가 고체에서 액체로 바뀔 때의 부피변화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압력솥과 구조. 압력이 올라가면 끓는점이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러한 현상을 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는 예는 압력솥이다. 압력솥은 솥 안의 압력을 높여서 식품을 단시간에 조리하는 기구이다. 압력솥은 뚜껑을 꽉 조이게 만들어서 물이 끓을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하여 솥 내부의 압력을 높인다. 가정용 압력솥의 경우 압력은 대기압 보다 0.7~1.5 기압 정도 높이 올라가서 물은 110∼125 ℃에서 끓는다. 화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간헐천(geyser)은 100℃가 넘는 뜨거운 열수와 수증기를 주기적으로 분출하는 온천이다. 간헐천은 좁고 깊게 파인 구멍으로부터 땅속의 열수나 수증기가 분출되는 것이다. 간헐천의 물이 뜨거운 이유는 지하 깊은 곳에서 화산 열로 가열되기 때문에 100℃가 넘는다. 지하 깊은 곳은 압력이 높아서 물은 100℃이상에서 끓게 된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간헐천.

높은 산에서는 물의 끓는 점이 낮아진다.

 

 

높은 산에서 음식이 잘 안 익는 이유

액체의 표면에 작용하는 압력이 작아지면 끓는점은 낮아진다. 외부압력이 작아지면 액체 내부에서 비등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은 산에서 물이 100℃ 이하에서 끓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라산 정상에서는 약 95℃, 백두산 정상에서는 약 90℃에서 물이 끓는다. 따라서 높은 산 위에서 음식을 익히는 데는 평지에서 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음식을 익히는 것은 일종의 화학반응이며 온도가 낮을수록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발행일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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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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