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전통주 기행] (50) 충남 서산 ‘들국화주’

 

경향신문 / 2006-02-21 15:10

 

 

 

충남 서산의 ‘들국화주’는 들국화의 아름다움과 맛, 멋과 향을 모두 머금고 있다. (주)예술주조(충남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의 사장이며, 들국화주의 맛과 전통을 지켜가고 있는 전영자씨(47·여)는 가을이면 늘 들국화 여행을 떠난다. 그해 들국화주의 품질은 이 여행에서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들국화가 있어야만 좋은 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씨는 오랜 세월 태안반도 곳곳을 누벼왔기 때문에 좋은 들국화가 있는 곳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국화가 있는 곳은 아무에게나 얘기하지 않는다. 회사의 ‘1급 비밀’이기 때문이다. 직원 몇명과 함께 떠나는 들국화 여행. 이 여행을 통해 채취한 들국화로 1년 동안 들국화주를 빚어낸다. 채취 시기는 10월25일부터 11월10일까지 보름 남짓. 들국화가 활짝 피어나야만 술에 쓸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다. 만개시의 들국화는 향이 풍부하고 맛도 좋다. 봉우리 상태의 들국화나 철이 지난 들국화는 향이 적고 술맛도 나지 않는다.
야생 들국화에 8가지 약재 첨가
예술주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야생 들국화만 쓴다. 시중에서 요즘 재배한 들국화가 유통되고 있지만 맛과 향기가 야생만 못하다. 전씨는 남편 이문수씨(54)와 함께 충남 서북부지역 주민들이 빚어 마시던 민속주인 들국화주를 하나의 상품으로 개발한 주인공이다. 전씨는 들국화의 그윽한 향기와 맛을 머금은 이 술은 국내 그 어떤 술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씨는 “우리지역 서민들의 애환과 멋이 담긴 술을 지켜내고 싶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들국화 등 재료의 색깔에 따라 연한 황색 또는 담황색을 띠는 들국화주는 우리나라 최고의 술”이라고 말했다. 들국화주에는 인삼·산수유 등 우리 몸에 좋은 8가지의 한약재가 들어간다. 예술주조 측이 특히 자랑하는 것은 이 지역 특산품인 생강을 술에 넣는다는 것이다. 생강 때문에 한결 감칠맛이 돌며 몸에도 좋다고 전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 뒤끝이 깨끗하다는 술이 많지만, 들국화주만큼 뒤끝이 깨끗한 술도 없다고 전씨는 설명했다. 서산 생강과 들국화의 절묘한 배합 때문에 술 마신 다음날 정신이 더욱 맑아진다는 소리도 듣는다고 했다.

피 맑게 하고 독 없애… 여성들에게 인기
들국화주는 또 한가지의 특징이 있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13%인 들국화주를 마셔본 여성들은 먼저 향에 취하고 맛에 놀란다. 깊은 향기와 부드러운 맛은 여성들의 입에도 딱 맞는다는 평가다. 원래 들국화는 피를 맑게 하고 독을 없애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말초혈관을 확장하는 작용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혈압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산·태안 등 지역에서 이름을 알려가던 들국화주는 요즘 ‘전국주(全國酒)’ 또는 ‘국제주(國際酒)’로 성장하고 있다. 서산시 관광특산품과 충남도지사 농특산물 품질추천 지정주로 되면서 찾는 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들국화 등 원료 확보 상황에 따라서는 술을 제대로 댈 수 없을 때도 있다. 요즘은 일본쪽에서도 구매 요청이 들어와 수출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식용 국화를 이용해 음식과 술을 해먹는 경우가 많아 들국화주를 특히 좋아한다. 들국화주(yesul.co.kr)는 서산·태안 지역의 바다에서 잡아올린 생선이 안주로 잘 어울린다. 생선구이도 좋고, 회도 좋다. 그러나 안주를 그렇게 가리지는 않는다. 고기안주를 놓고 마셔도 술이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041-662-3005

728x90
Posted by 호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