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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을 찾아보면, 라벨은 “종이 등에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적어 붙여 놓은 표”라고 설명되어 있다. 프랑스어로 에티켓(Etiquette), 이탈리아어 에띠께따(Etichetta), 독일어 에티켓(Etikett) 등도 모두 영어의 라벨(Label)과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기본적으로 라벨에는 누가, 언제 수확한 포도로, 어디서 와인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며, 추가적으로 알코올 함량, 병입 관련 정보, 포도밭 이름, 와인양조에 사용한 포도 품종 등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품질 등급이나 수상경력도 라벨에 표기한다.

 

라벨은 생산국가의 정부기관 혹은 와인을 공급하는 국가의 기관에 의해 승인되어야만 한다. 유럽 연합에서는 어떤 정보를 정확하게 표기해야 하는지 혹은 어떤 것들이 담길 수 없는지에 대한 자세한 규정이 있다. 병의 크기, 알코올 농도는 기본이고 활자의 최대 사이즈까지 규정하기도 한다. 뒷면의 라벨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포도품종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와인 양조 방식, 적정한 음용 온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추천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요즘은 어딜 가든 좋은 와인을 구입하기가 수월하다. 그리고 언제든 서적, 잡지, 웹사이트 등에서 와인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와인가게의 진열대에서 와인을 고를 때, 라벨마다 타입과 정보의 양이 너무 다양해서 와인 라벨을 읽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떤 때는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오히려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와인 라벨을 보고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는 능력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선택하는데 있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빈티지’는 와인의 생년월일?

와인라벨에 있는 연도는 수확연도 즉 와인의 원료인 포도를 수확한 해를 의미하는데 ‘빈티지(프랑스어로는 밀레짐)’라고 한다. 따라서 빈티지는 와인을 병에 담은 해도, 와인이 출하된 해도 아니다.

 

‘빈티지 차트’는 각 연도의 기후 상황이 좋았는지 아닌지를 표현하거나 점수를 매겨 평가해 놓은 표로써, 소믈리에나 와인 수입상 등이 와인을 구입하거나 평가할 때 이를 참고하기도 한다. ‘좋은 해, 나쁜 해’라는 표현은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나쁜 해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맛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며 단지 그 해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런 해에는 좋은 해와 비교했을 때 좀 더 가벼운 스타일로 만들어지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숙성도 빨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이렇게 날씨가 좋지 않은 해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양조장이야말로 와인 명가라 할 수 있다.

 

 

 

라벨에 적힌 샤또(Chateau)의 의미

프랑스에서 샤또(Chateau)는 원래 봉건시대의 성곽이나 요새를 의미하지만, 와인 라벨에서는 포도원이나 양조장을 가리킨다. ‘샤또 OO’라는 표현에 고급 와인 이미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단순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이런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대체로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인데, 보르도는 지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밭에 따라 세분화, 차별화하려고 생산자들이 각각 자신의 밭에 이름을 붙이고 ‘샤또’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프랑스 부르고뉴나 론, 알자스 같은 지역의 와인에서는 샤또 대신 도멘(Domaine)을, 이탈리아 와인은 까스텔로(Castello)나 테누타(Tenuta)를, 스페인 와인은 보데가스(Bodegas)나 까스띠요(Castillo)를, 독일 와인은 바인굿(Weingut)을, 미국이나 칠레를 비롯한 신세계 와인생산국가에서는 와이너리(Winery), 빈야드(Vineyard), 셀러(Cellar) 등을 이름에 붙이기도 한다.

 

 

 

라벨을 보면 와인의 등급을 알 수 있다

위 라벨에서 보듯이 라벨에 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 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이는 와인이 포이약 지역의 AOC 등급 와인임을 나타낸다. 프랑스의 경우 이렇게 AOC 등급을 명시함으로써 와인의 품질을 보증하는데,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자국 와인의 품질을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해 국가나 정부기관 차원에서 규정을 만들어 와인의 품질을 통제 및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1935년 최초로 품질관리 제도를 설립한 모범 사례로 기록되며, 다른 나라들 역시 뒤를 이어 자국의 전통이나 특성에 맞추어 변형시킨 등급 체계를 설립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상위

AOC

DOCG

DOCa

Qmp

 

VDQS

DOC

DO

QbA

 

Vin de Pays

IGT

Vino de la Terra

Landwein

하위

Vin de Table

Vin da Tavola

Vino de Mesa

Tafelwein

 

 

 

라벨에서 피카소를 만나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라벨의 첫 번째이자 기본적인 의무는 “병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가?”라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이다. 두 번째로, 라벨은 마케팅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이는 라벨이 와인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이미지를 간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문의 오랜 문장이 새겨져 있는 라벨의 경우 ‘이 와인은 대단히 전통 있는 와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라벨 자체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새롭게 창조하는 경우가 있다. 창조성이 돋보이는 라벨의 대표적인 예로 ‘샤또 무똥 로칠드’를 들 수 있다. 1923년 샤또 무똥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의 바론 필립 드 로칠드는, 최초로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이 디자인한 라벨 시리즈를 선보이겠다는 기발한 발상을 내놓았다. 그리고 1924년에 쟝 카르루가 첫 번째 아트 작업을 맡았고, 1945년 필립 로칠드 남작이 아트 시리즈를 부활시켜 그의 딸인 필리핀 여사가 지금까지 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똥 로칠드의 와인을 마실 때면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예술가들에게는 그림의 대가로 현금 대신 와인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아래 이미지는 1973년 샤또 무똥 로칠드의 라벨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작품이다. 

 

 

 

이런 와인 라벨은 피하자

간혹 와인가게에서 라벨이 더러운 와인을 싸게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라벨이 왜 더러워졌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와인이 새서 더러워졌다면 그 와인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병 입구 부분의 코르크가 부풀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병목을 감싼 포일이 더러운지 그렇지 않은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론 라벨이 깨끗한 와인을 사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 때도 와인가게의 신뢰도가 높은지 여부가 중요하다. 즉 좋은 와인가게를 알아두는 것이 가장 좋다.

 

 

 

글/사진 와인오케이닷컴 
와인오케이닷컴(wineok.com)은 약 2만 6천여 개의 국내 최다 와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와인 포탈 사이트로, 와인 관련 상식, 뉴스, 할인행사, 시음회 소식 등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WineOK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여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와인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와인오케이닷컴은 현재 미투데이 공식 미투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발행일 20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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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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