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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기행] (53) 경북 의성 ‘주지몽 석류주’

 

경향신문 / 2006-03-21 15:24

 

 


고대 페르시아가 원산지인 빨간색의 건강 과실. 매혹적인 색과 모양만큼이나 약리효과가 뛰어나 예로부터 페르시아에서 ‘생명의 과일’로 불린 석류다.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 부족한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고루 함유돼 있다. 특히 천연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여성의 과일’로 각광받고 있다. 양귀비가 매일 반쪽씩 먹었다고 전해질 만큼 피부 미용과 갱년기 장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석류가 사과 주산지인 경북 의성군에서 와인으로 태어나 맛과 향, 분위기를 즐기는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고장 영농조합법인 한국애플리즈가 빚는 ‘주지몽 석류주’다.

의성 명물 옥사과와 절묘한 조화
석류주는 석류의 새콤함과 사과의 달고 신맛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신선한 맛이 난다. 사과와 석류가 8:2의 비율로 들어간다. 경북은 우리나라 대표 과일이라 할 만한 사과의 주산지. 전국 생산량의 61%를 차지한다. 경북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의성은 한서(寒暑)의 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풍부,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은 ‘의성 옥사과’로 유명하다. 이같은 사과의 고장에서 사과전업농들이 석류주를 탄생시켰다. 석류주가 첫 출시된 것은 2002년 10월. 의성군 단촌면과 점곡면 일대 사과 재배 농민들이 설립, 사과와인을 생산하던 한국애플리즈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개발했다. 대표 한임섭씨(54)가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위해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은 과일을 찾다 석류에 주목하게 됐다. 석류의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건강 과일’로 새롭게 관심을 모으고 있던 터라 그 동안의 와인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석류와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유럽에서 와인 제조법 등을 보고 배워 전문가임을 자부하는 한씨는 “석류로 와인을 만든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황토옹기서 숙성… 부드럽고 신선한 와인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의성 옥사과와 석류로 만들어진다. 석류 껍질을 벗기고 즙을 짜낸다. 이때 씨가 부서지지 않도록 한다. 씨가 섞이면 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짜낸 석류즙을 18℃ 정도에서 2주간 발효시킨다. 온도를 5℃ 정도로 바꿔 발효를 중지시키고 가라앉은 섬유질을 빼낸 뒤 15℃ 상태에서 한 달 이상 장기 숙성시킨다. 오크통보다 숙성 효과가 좋다는 황토 옹기독에서 숙성시킨다. 같은 방법으로 숙성시킨 사과즙과 8:2의 비율로 브랜딩하면 16%짜리 석류와인이 된다. 사과의 달고 시원한 맛이 석류의 신 맛을 희석시켜 새로운 개념의 산뜻한 와인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입 안에 머금으면 자연이 빚어낸 향긋한 알코올 향이 느껴진다. 석류와 사과의 발효 미학이 빚어낸 은근한 맛에 끌리다 보면 어느결에 핑크빛 취기가 돈다. 석류의 신비가 젊음과 아름다움을 한껏 욕심내게 하는 ‘꿈의 술’이라 자랑할 만하다. 안주로는 생선회와 생선구이, 통닭·오리구이, 한우 소금구이 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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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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