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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기행] (59) 충북 영동 ‘샤토마니’

 

경향신문 / 2006-05-02 15:03

 

 


사실 포도주 ‘샤토마니’는 전통주가 아니다. 연륜이 일천한데다 포도주의 고향이 유럽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통주 반열에 오른 것은 최고급 품질로 국내 와인시장을 급속도로 장악하고 있어서다. 국내 포도주의 ‘지존’으로 우뚝 선 것이다. 샤토마니의 탄생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도값 등락이 심하자 안정적인 대량 수요처가 필요했던 농민들이 아예 포도주 공장을 차리기로 하고 영농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조합원들은 포도주 생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다녀왔지만 핵심인 온도 등 숙성기술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눈썰미가 뛰어난 윤병태 당시 연수단장(현 사장)이 발효탱크 냉각장치를 잘 봐 뒀다가 귀국후 자체 제작에 성공, 이듬해 주류면허를 획득하고 공장을 건립했다.

순수 영동 고당도 포도만 사용
샤토마니(ChateauMani)란 프랑스어 샤토(Chateau·城)와 충북 영동의 명산 마니산(摩尼山)의 합성어다. 마니산 와이너리에서 직접 생산한 와인이라 해서 상품명을 ‘샤토마니’로 이름 지었다. 2001년 공장을 마니산에서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고 회사 이름도 와인코리아(주)로 바꿨다. 샤토마니의 특징은 원료가 포도 명산지인 영동에서 생산된 고당도 포도라는 점이다. 영동은 백두대간 소백산 자락에 위치해 풍부한 일조량과 밤낮의 일교차, 배수 잘 되는 토양 등 포도재배의 최적지. 연간 3만5천t이 생산되는 전국 최대의 포도단지다. 외부 첨가물 없이 물 한방울도 희석하지 않는 자연 발효 양조방법을 고집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것도 샤토마니의 자랑거리다. 특히 숙성은 사계절 13℃를 유지하는, 일제때 파놓은 지하토굴에서 이뤄지고 있어 고급 정통와인으로 손색이 없다. 샤토마니는 크게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으로 나뉜다. 레드와인은 적포도로 만든다. 붉은색이 특색이므로 포도껍질에 있는 붉은 색소를 많이 추출한다. 화이트와인은 잘 익은 청포도와 껍질을 발효 전에 미리 제거하는 적포도로 만든다. 그 차이는 화이트와인은 포도를 으깬 뒤 바로 압착하여 나온 주스를 발효시키지만 레드와인은 씨와 껍질을 그대로 함께 오랫동안 발효, 붉은 색소를 추출한다. 화이트레드의 맛은 상큼하고 깨끗한 반면 레드와인은 발효시 붉은 색소뿐 아니라 씨와 껍질에 있는 타닌성분까지 함께 추출돼 떫은 맛이 난다. 육류엔 레드와인이, 생선요리엔 화이트와인이 제격이다.

수입산 와인과 당당한 경쟁
2004년 와인코리아는 햇포도로 만든 ‘샤토마니 누보’를 선보였다. 누보(Nouveau)란 프랑스어로 ‘새롭다’는 뜻. 그 해 수확한 포도를 단기 숙성시켜 만든 햇포도주를 말한다. 샤토마니 누보는 8~9월 생산된 캠벨어리 햇포도를 45일간 숙성시켜 생산량도 20만병(750㎖)으로 한정했다. 알코올 농도는 10%로 여성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첫날 3만6천병이 팔려 나갈 정도로 전국의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포도주의 ‘원조’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에 비상이 걸렸다. 진한 향과 개운한 맛이 한국인 기호에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샤토마니 누보 출시 자체가 국내 와인제조기술의 세계수준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밖에 와인코리아는 무알코올 샴페인과 조각와인, 포도즙, 복분자주 등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으론 포도를 이용한 순수국산 코냑(브랜디)을 만들어 수입코냑에 도전한다. 알코올 도수를 18~20%와 45%로 해 각각 소주시장과 양주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와인코리아는 2004년 영동군이 제3섹터 방식에 의한 출자와 영동군민의 공모를 통해 명실상부한 ‘군민기업’으로 거듭났다. 윤병태 사장은 “2007년에 코스닥 등록, 2010년엔 상장기업을 목표로 국내 최대의 와인회사로 성장해 군민과 애주가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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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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