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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한 친구가 어떤 그림책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이 그림을 잘 보면 참 신기하게 보인다고 말하면서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그 친구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몰랐던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 그림이 매직아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매직아이란 정식명칭으로는 스테레오그램(stereo gram:맨눈입체보기)으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고 역사는 약 150년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스테레오그램(stereogram)의 낱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스테레오(stereo)의 뜻은 '입체의' 의미이고 그램(gram)은 ‘문서, 도해’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스테레오그램은 입체그림 혹은 입체사진 등을 통칭하는 뜻의 합성어이다. 매직아이도 입체영화와 원리는 같지만 영화는 편광판이 설치된 영사기와 편광안경으로 그냥 즐기면 되는데 반해 매직아이는 그 원리를 이해하고 눈의 초점을 의도적으로 맞춰야만 볼 수 있는 요령이 좀 필요하다.

 

 

매직아이는 그 원리를 이해하고 눈의 초점을 의도적으로 맞춰야만 볼 수 있다.

 

매직아이는 어떻게 보이는 것일까?

우선 시각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부터 해결해 보자. 우리는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를 어떻게 구분하게 될까? 그것은 우리가 물체를 바라볼 때 생기는 물체와 두 눈 사이가 이루게 되는 각의 크기로서 구분하게 된다. 즉, 가까이 있는 물체일수록 두 눈 사이의 각이 커지고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각이 작아지는 것이다. 이것을 뇌가 인식하여 원근을 구분하게 된다.

 

두 눈 사이 각이 커질수록 물체와 거리가 가깝다.

 

동시에 우리의 두 눈은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물일지라도 실제 두 눈에 보여지는 상에는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 차이를 양안시차라고 한다. 이 양안시차는 손가락 하나를 두 눈 사이 앞에 두고 양쪽 눈을 번갈아 감고 관찰해 보면 단 번에 알 수 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으로 본 사물의 모습은 차이가 난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 생활할 때 두 눈이 사물을 다르게 보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뇌는 두 영상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 있을지라도 그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여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얻어진 정보를 상세하게 해석하여 대상까지의 거리나 입체감을 감지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보는 대상이 비록 평면이라 할지라도 의도적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좌우 눈에 입력되는 영상에 적당한 어긋남을 주게 되면 입체감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3D의 원리이다. 다시 말하면 2차원 평면 영상이 시선 각도의 차이에 의해서 뇌가 '3차원 입체를 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입체로 보이는 책, 입체영화등 대부분의 입체 영상물들은 거의 대부분 양안시차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때 중요한 점은 보여 지는 입체 대상물에 양안시차를 갖는 두개의 영상이 포함되어 있거나 초점을 달리하는 같은 그림이 포함되어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쉬운 예로 우리가 책을 보다가 잠시 딴 생각에 빠지거나 해서 눈의 초점을 잃어버리면 한 글자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가령 1212121 이라는 숫자가 있다고 할 때 이 글자들을 아무 관심 없이 초점을 잃고 쳐다보면 1이 두 개로 보일 수가 있다. 이 때 두 개로 보이는 1중 하나가 곁에 있는 2와 겹쳐서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그런데 만약 1과 겹쳐진 글자가 2가 아니라 또 다른 1일 때에는 어떨까? 아마 더 또렷하게 보일 것이다. 이렇듯 좌우로 반복되는 그림의 경우 눈이 혼란을 겪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야 할 위치에서 마치 그림이 있는 것처럼 또렷하게 보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글자가 아니라 왼쪽 눈으로 본 상과 오른쪽 눈으로 본, 약간 다른 두 개의 상을 안쪽 부분만 반 정도 겹치게 시선을 맞추면 그 땐 입체로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매직아이를 자세히 보면 여러 개의 반복된 그림이 나열되어 있는데 매직아이를 만들 때 어떤 적당한 거리에서 배경그림이 나타나도록 그림을 좌우 반복적으로 구성하고 동시에 이보다 더 가까운(또는 먼) 거리에서 어떤 물체의 상이 나타나도록 반복되는 주기를 바꾸어 그림을 구성하여 보는 사람이 특정한 모양이나 상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매직아이 보는 방법

매직아이 보는 방법은 교차법과 평행법이 있다. 평행법은 초점을 상의 뒤 쪽에 맺히게 하여 상을 두 개로 만들어 겹쳐 입체로 보이게 한다. 이 방법은 매직아이보다 눈의 초점을 더 멀리에서 맞추는 것으로 대상보다 멀리 있는 것을 응시한다는 생각으로 본다. 한마디로 '멍하게 쳐다보는 느낌'으로 보는 방법이다. 또 눈을 약간 치켜뜨는 기분으로 본다. 평행법으로 보았을 때는 초점보다 실제 그림이 앞에 위치해서 볼록 튀어 나와 보인다. 그러나 평행법은 두 시점이 양쪽 눈 사이거리를 넘어서면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평행법(좌), 교차법(우)

 

교차법은 위 그림처럼 초점을 상의 앞쪽에 맺히게 하여 두 개의 상을 겹쳐 입체로 만들게 한다. 이 방법은 매직 아이 바로 앞에 초점이 맞추어지도록 눈동자가 몰리도록 하고 본다. 오른쪽 눈으로 왼쪽 대상을 보고, 왼쪽 눈으로 오른쪽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눈을 약간 내리뜨는 기분으로 본다. 잘되지 않으면 눈앞에 손가락을 두고 손가락에 초점을 맞추면 주위의 다른 형상들은 초점이 맞지 않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슬쩍 뒤의 형상들을 보면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된다. 교차법으로 보았을 때는 초점 뒤에 실제 그림이 있어서 움푹 들어가 보인다.  교차법으로는 초점 뒤로 상을 보기 때문에 평행법과 달리 볼 수 있는 범위의 한계가 없다.

 

매직아이의 그림은 가로방향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패턴의 주기가 있다. 그리고 이 주기와 같은 폭으로 두 개의 점이 눈의 표적으로 흔히 표시되어 있다. 이 점의 위치에 각각 좌우의 시선이 맞으면 3개의 점이 보이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그림을 보면 입체로 보인다. 때로는 두 배 혹은 세 배의 폭으로 시선이 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때는 그림모양이 다르게 보이게 된다.

 

 

매직아이 만드는 법

매직아이를 만들 때 중요한 점은 같은 그림의 거리간격이 일정하고 모양이 합동이 되어야한다. 이 때 그림 간격이 멀면 떠 보이고 그림 간격이 좁으면 가라앉아 보이게 된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 평행법으로 보는 그림, 교차법으로 보는 그림, 두 가지 방법으로 다 볼 수 있는 그림이 있고 그림을 구성하는 방법으로는 3D 사진을 숨겨놓는 방법과 약간 다른 두 장의 그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매직아이를 만드는 프로그램 'Stereogram Creator'도 있어서 보다 쉽고 다양하게 만들 수 있으나 여기서는 워드프로세서나 그림판 특수문자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히 같은 그림을 일정한 거리간격을 두고 복사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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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는 굳어진 눈의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회복, 뇌활성화, 시력향상에 좋다고 한다. 매직아이는 처음에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러 번 시도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볼 수가 있다. 아무리 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과 초점을 맞추는 근육을 의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그러면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참고문헌: 앨 세켈, [당신의 눈은 믿을 수 없다].(김영사, 2002); Deborah T.Sharpe, [색채심리와 디자인], (태림문화사, 1996); Robert L. Solso, [시각심리학], (시그마프레스, 2003); Cheri Smith, [눈이 좋아지는 매직 아이], (창과창, 2001) 

 


발행일 
20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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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물리량이다. 만약, 일기예보에서 ‘내일 날씨는 덥다 또는 춥다’ 고만 알려준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덥고 추운 정도는 다양하기 때문에 날씨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난감할 수 있다. 또한 냉동 음식을 저장하거나 빵을 굽거나 철강 제품을 만들 때, 몸에 열이 나서 신종 독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등 여러 가지 경우에 주관적인 감각으로 소통하기란 매우 힘이 든다. 그러므로 차고 더운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온도를 알려준다면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갈릴레오가 만든 온도계

양적으로 온도를 처음 측정한 사람은 갈릴레오라고 전해진다. 그림1과 같이 긴 관이 달린 작은 구를 따뜻하게 덥히면 내부의 공기 부피가 증가하여 밀도는 감소한다. 이 관을 작은 구가 위로 오도록 물속에 거꾸로 세워두면 외부 기온의 영향으로 관속의 공기가 식으면서 부피가 수축하기 때문에 물이 관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즉 온도에 따라 공기의 부피가 변화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였지만 정확하지 않았다고 한다.

 

갈릴레오 온도계.

 

 

온도의 단위

현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온도 단위(척도)는 화씨(℉)와 섭씨(℃) 이다. 화씨 온도를 정한 사람은 1724년경 독일의 물리학자 파렌하이트(Fahrenheit) 이다. 그는 당시에 측정할 수 있었던 가장 낮은 온도인 물, 얼음, 염화암모늄이 혼합된  간수의 어는점을 0 ℉, 사람의 체온을 100 ℉ 로 정하였다. ‘화씨’는 파렌하이트를 중국에서 화륜해(華倫海)로 표기한 이름의 성씨를  우리나라에서 온도 단위로 사용한 말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물의 어는점을 32℉, 끓는점을 212℉ 로 정하고 그 사이를 180등분 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섭씨온도를 사용한다. 섭씨 역시 셀시우스(Celsius)의 중국식 번역 이름인 섭이사(攝爾思)의 성씨를 온도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섭씨 온도는 1742년 셀시우스가 정한 온도 체계로써 물의 어는점을 0℃, 끓는점을 100℃로 정한 후 그 사이를 100등분하여 온도를 표기하였으며 단위는 ‘℃’를 사용한다. 셀시우스가 이 측정 단위를 처음 제안하였을 때는 물의 어는점을 100℃, 끓는점을 0℃로 정했으나 사용하는데 불편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바뀌었다고 한다. 섭씨온도와 화씨온도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일상생활에서와 달리 과학에서의 온도 단위는 절대온도인 켈빈온도 ‘K’ 단위를 사용한다. 1787년 샤를(Charles-Emile Jacque)은 일정한 압력에서 기체의 부피와 온도는 비례한다는 샤를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이 법칙을 적용할 때 온도가 감소하면 그에 비례하여 기체의 부피도 감소한다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온도를 계속 감소시키면 모든 기체의 부피가 약 - 273.15℃에서 0이 되는 결과가 초래하게 된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이 온도가 되기 전에 대부분의 기체는 액체나 고체로 상태변화하게 된다. 과학에서는 이상적인 상황인 이 온도를 절대 온도의 기준 ‘0 K’로 정의하였으며 단위는 ‘K(켈빈)’를 사용한다. 절대 온도의 간격은 섭씨온도 간격과 같으며 이들의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여러 가지 온도 단위의 비교.

 

 

흔히 볼 수 있는 알코올 온도계

온도계가 되려면 온도에 따라 변하는 물리적인 측정값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거나, 온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경우에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온도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온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변화 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온이나 체온을 측정하는 온도계는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가 흔하다. 물질은 열을 얻으면 부피나 길이가 늘어나고 열을 잃으면 부피나 길이가 줄어드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온도계가 열팽창 온도계이다. 보통 고체, 액체, 기체 온도계로 분류가 가능한데 갈릴레오가 처음 만든 온도계가 열팽창을 이용한 기체 온도계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액체 온도계는 수은이나 붉은 색소를 첨가한 알코올 온도계이다. 액체 온도계는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적당량 넣은 것이다.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이 온도계를 더운 물에 담그면 더운물에서 온도계로 열이 이동하게 된다. 이 때 열을 얻은 수은이나 알코올의 부피가 열적 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늘어나 유리관 위로 올라간다. 열적 평형상태가 되면 온도계 속의 액체 부피는 더 이상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때 수은주나 알코올의 높이를 읽으면 측정하려는 물질의 온도가 된다.


액체 온도계인 알코올 온도계는 수은 온도계보다 부피 팽창비율이 크기 때문에 눈금을 읽기 편하지만 끓는점이 78℃로 낮고 높은 온도를 측정한 후에 유리관 벽에 알코올이 붙어 눈금을 읽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알코올 온도계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 수은 온도계이므로 상대적으로 눈금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지만 눈금 간격이 좁다.


그런데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온도계는 보통 100℃까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왜 체온계의 최대 눈금은 42℃일까? 그 이유는 42℃ 부근이 사람이 아파서 열이 날 때 올라갈 수 있는 최대 생명 온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체온이 41℃가 되면 혼수상태가 되고, 42℃가 되면 몸을 이루는 단백질이 열에 의해 응고되어 제 기능을 잃게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측정에 적절한 눈금만 표시해 놓은 것이다.


진공의 가는 유리관에 수은이나 알코올을 넣어 온도를 측정하는 알코올 온도계.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고체의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는 흔히 바이메탈이라고 부른다. 바이메탈은 온도에 따라 열팽창률이 다른 두 장의 금속판을 붙인 것이다. 이것은 전류가 흐르는 동안 발생한 열량에 따라 열팽창률이 큰 금속에서 작은 금속 쪽으로 휘어져 회로의 연결을 차단하였다가 식으면 다시 회로에 붙는 방식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다리미와 같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구에 사용하고 있다.

 

19세기부터 사용된 다양한 종류의 온도계.


열전대 온도계(thermocouple)나 저항 온도계(thermister)는 전기적 성질을 이용한 온도계로써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열전대 온도계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금속 도체를 접합하여 폐회로가 되었을 때 두 금속 사이에 전압이 발생하는데 이 전압의 크기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두 개의  접합 금속이 무엇인가에 따라 측정 가능한 온도 영역은 다양하며 사용 가능한 범위도 -180℃에서 2000℃까지 상당히 넓다.  예를 들어 철(iron)과 콘스탄탄(constantan)을 접합한 열전대 온도계는 -184℃~760℃ 범위의 온도 측정이 가능하며 이 때 전압의 변화는 50mV이고, 크로멜(Chromel)과 알루멜(Alumel)의 온도 측정 범위는 0℃~982℃ 이고 이 때 전압변화는 75mV 에 해당한다.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전기 기구나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저항 온도계는 온도에 따라 물질의 저항이 변한다는 원리를 온도 측정에 이용한 것이다. 금속과 같은 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증가하고, 반도체나 부도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속, 합금, 반도체를 적절한 영역의 온도 측정에 이용하고 있다.

 

이 저항 온도계의 특징은 온도 측정범위가 넓고, 고온과 저온을 번갈아 가면서 측정하여도 일관성 있는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속에 자석의 성질을 가진 불순물을 첨가하거나 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온도 측정 범위를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석의 성질을 가진 철 이온을 도체인 로듐에 약 0.5% 넣으면 최저 0.1K 의 초저온의 세계를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적외선 온도계

적외선 온도계는 물질이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에너지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모든 물질은 가시광선의 붉은색보다 파장이 긴 영역의 적외선(열선)을 복사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온도계는 적외선 복사 에너지의 세기를 열로 변환 감지하여 온도를 측정하며 이 온도 변화를 전자 신호로 바꾸어 증폭시킨 후 온도를 읽는다. 이 온도계의 장점은 직접 접촉하기 힘든 물체의 온도를 접촉하지 않은 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있고, 물질 접촉 온도계처럼 열평형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온도 감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 온도계는 병이나 유리 섬유를 제조하는 유리 산업, 철강산업, 플라스틱 제조 산업 분야에서 고온의 물질 온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양과 같은 고온의 별 온도는 어떻게 측정할까? 물질은 특정 온도에서 특정한 파장의 색깔 빛을 강하게 방출하기 때문에 파장에 따른 별의 색깔을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한다. 그러므로 노란색의 태양 표면 온도는 약 6000℃인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 자석 배열 정도로 온도를 측정하는 자기 온도계, 시온 염료를 이용한 종이 온도계, 기온과 습도를 함께 측정하는 건습구 온도계 등 다양한 온도계가 있으며 일상의 온도 범위를 벗어난 초저온의 세계에서 초고온의 세계까지 다양한 영역의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참고 문헌: 이일수, [첨단기술의 기초], (글고운, 2007); 이정화, [앗 발명 속에 이런 원리가], (대교, 2000)

발행일  20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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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
상도(商道)에서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가지고 있었다는 계영배에 새겨진 문구이다. 잔의 7할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버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속뜻이 있는 계영배는 과욕을 하지 말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계영배(戒盈杯) – 넘침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는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자료에 의하면 공자(孔子)(BC551- BC479)가 제(齊)나라 환공(桓公 ?-BC643)의 사당을 찾았을 때 생전의 환공이 늘 곁에 두고 보면서 스스로의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했던 ‘의기’를 보았다고 한다.

 

이 의기에는 밑에 분명히 구멍이 뚫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이나 술을 어느 정도 부어도 전혀 새지 않다가 7할 이상 채우게 되면 밑구멍으로 쏟아져 버렸다. 환공은 이를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하여 “유좌지기(有坐之器)”라 불렀고 공자도 이를 본받아 항상 곁에 두고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고 한다.


계영배에 7할 이상 술을 채우면 밑으로 흘러 버린다.

 

 

계영배의 구조를 살펴보자!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린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계영배를 들여다보면 잔 밑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잔 내부를 보면 가운데 둥근 기둥이 있고 그 기둥 밑에 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계영배의 비밀은 바로 그 둥근 기둥 속에 감춰져 있다. 그 비밀은 술잔 정중앙을 싹둑 자른 단면을 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계영배의 가운데 기둥 안에는 빨대를 말굽 모양으로 구부려 놓은 듯한 관이 숨어 있다. 술을 적당히 부으면 기둥 밑의 구멍으로 들어간 술이 기둥 안쪽 관의 맨 위까지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술이 아래쪽으로 새지 않는다.


하지만 술을 가득 부어 기둥 속 관의 맨 위까지 차면 구부러진 말굽 위로 넘어가게 되어 술이 아래쪽으로 빠지게 된다. 이때 잔 아래 구멍으로 연결된 관은 술이 빠지는 만큼 진공상태가 되므로 관 안쪽과 바깥의 압력 차로 인해 기둥 밑의 구멍 안으로 술이 계속 들어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새게 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압력’에 있다. 술을 관의 맨 윗부분 높이보다 적게 따를 경우, 잔 내부의 수압과 기둥 내의 대기압이 같기 때문에 술이 새지 않는다. 하지만 술을 계속해서 따를 경우, 잔을 채운 수압이 기둥 안쪽의 대기압보다 커져, 술이 잔 밑바닥과 연결된 통로 끝까지 빨려 들어간다. 이로 인해 술이 잔 밑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계영배의 원리 – 사이펀의 원리

계영배에는 잔을 기울이지 않고도 구부러진 관을 이용하여 액체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사이펀의 원리가 담겨 있다. 사이펀(siphon)이란 옮기기 위험하거나 힘든 액체를 기압차와 중력을 이용하여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연통형의 관을 말한다. 그림의 A의 물이 B로 이동하는 이유는 속이 빈 원통형 막대(사이펀은 막대에 액체가 차 있어야 작동한다)의 긴 쪽(중간에서부터 꺾어진 곳)이 중력을 더 받아서 짧은 쪽보다 내려가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공기나 물처럼, 유체의 경우 압력은 단위시간당 지나가는 유체의 부피/통과하는 단면적이 되는데, 갑자기 좁은 곳으로 많은 물질이 지나가기 때문에 압력이 강해지게 된다. 이것이 사이펀의 원리이다.

 

계영배의 단면.

사이펀은 기압차와 중력을 이용하여 액체를 옮기는 관을 말한다.

 

 

이 원리는 높은 쪽의 액면에 작용하는 대기압으로 인해 액체가 관 안으로 밀어 올려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낮은 쪽의 액면에도 대기압이 작용하고 있으나 액체를 밀어 올리는 힘은 액면의 높이 차와 같은 높이를 가지는 액체 기둥의 압력만큼 약하게 된다. 그림으로 보면 A의 물이 B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는 속이 빈 막대 중간에서부터 긴 쪽이 중력을 더 받아서 내려가는 힘이 짧은 쪽보다 강하게 작동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이펀의 원리

이러한 사이펀의 원리는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우리 생활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화장실, 그 가운데에서도 수세식 변기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매일 처리하는 엄청난 양의 용변을 처리하는 수세식 변기를 보면서 어떤 방법으로 물이 내려가고 또 딱 그만큼의 양이 다시 차 올라서 일정한 수위가 유지되는지, 또 왜 더 흘러내리지 않고 있는지 궁금한 적이 있을 것이다.

 

수세식 변기의 단면, 노란색 부분이 사이펀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변기는 물의 낙차를 이용한 것이 대부분인데 변기 내부를 살펴보면 하수도와 연결된 부분(노란색)에 U자 형태의 관이 있는데, 이것을 사이펀이라고 한다. 우리가 변기에서 용변을 본 후 레버를 내리면 물탱크의 마개가 열려 변기 안에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가고, 그 물의 압력으로 사이펀이 완전히 물로 채워지면서 사이펀 내부의 대기압이 사라지고 변기의 물과 배설물이 함께 하수구로 빠져 나가게 된다. 물이 모두 빠져 나가버린 후 변기에 서서히 물이 채워지면 물이 압력이 사이펀을 가득 채울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변기에 남게 된다.

 

사이펀을 넘지 못하고 남겨진 물은 하수구로부터 각종 이물질이나 악취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준다. 세면대와 싱크대의 배수파이프를 U자나 P자로 만들어 구부러진 곳에 물이 고이게 하는 것도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이외에도 수동식 주유 펌프, 어항세척기, 정수처리용 여과기, 오수처리장의 슬러리 이송펌프 등 사이펀의 원리가 적용된 제품들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손성근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총괄과 연구사
서울대학교에서 기록관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7년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국제공인프로젝트관리전문가) 자격 취득 후, 서울대 기초교육원에서 프로젝트 관련 기록물 관리 업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국립과천과학관 전통과학 분야 전시기획 및 과학기술사료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발행일 
20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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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무기란 물이나 살충제 같은 액체 물질을 펌핑하여 노즐을 통해 용액을 분사하거나 안개처럼 뿜어내는 기구이다. 다림질이나 화초에 습기를 보충할 때, 유리창을 닦기 위한 세제를 뿌릴 때 우리는 분무기를 사용한다. 또는 농사를 짓는 지역에서 살충제나 제초제 같은 농약을 칠 때 인력 분무기, 동력 분무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물총도 분무기라 할 수 있다.

 

 

빨대를 이용한 간단한 분무기

아래 '그림1'과 같이 두 개의 빨대를 이용해 간단한 분무기를 만들어볼 수 있다. 빨대 하나는 용액에 담그고 다른 하나는 ㄱ자 모양이 되도록 연결한 후 빨대 B를 불면 공기가 빠르게 빠져 나가면서 (가) 영역의 압력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가) 영역의 압력은 용액을 누르는 대기압보다 작아지게 되고 이때 빨대 A를 통해 아래쪽의 용액이 위로 빨려 올라와 분무된다. 즉, 액체나 기체 같은 유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압력을 변화시키면 용기 속의 액체가 용기 밖으로 분무 가능해진다.

 

[그림 1] 빨대를 이용한 분무기.

 

 

피스톤 펌프의 원리를 이용한 분무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보통 분무기도 용기 속의 액체를 뽑아 올려 뿜어내기 위해 유체와 압력의 관계를 적절히 응용한다. 보통 분무기는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 피스톤 펌프의 원리를 적용한다. 피스톤 펌프의 원리는 '그림2'와 같으며 분무기에 달린 방아쇠 모양의 손잡이가 이 피스톤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먼저 분무기의 손잡이를 잡아 압축시키면 그림2의 (가)처럼 피스톤이 안으로 밀리면서 스프링이 압축된다. 이로 인해 펌프의 내부 압력이 증가하므로 액체 유입구의 밸브는 닫혀 액체의 유입을 차단하고 유출관 밸브는 열려 실린더 내부의 공기(유체)는 빠져 나간다. 손잡이를 놓으면 압축된 스프링이 그림2의 (나)처럼 피스톤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고 펌프 내부의 압력은 낮아지므로 액체 유출관과 유입관의 개폐는 그림2의 (가)와 반대로 된다. 이때 아래쪽의 액체가 들어온다. 다시 손잡이를 잡아 압축하면 피스톤은 그림2의 (다)처럼 안으로 밀려 그림2의 (가)와 같은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펌프에 차 있던 액체의 압력은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액체는 유출관 쪽으로 뿜어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분무기 종류에 따라 액체 유입관의 밸브와 피스톤을 결합한 구조도 있다.

 

[그림2] 분무기의 피스톤 펌프원리.

 

유출관으로 펌핑된 액체가 안개처럼 작은 입자로 분사되기 위해서는 좁은 구멍의 노즐이 필요하다. 이 노즐을 유출관에 연결하면 좁은 구멍은 액체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노즐을 향하는 액체를 펌프가 큰 압력으로 밀어내야 한다. 높은 압력으로 밀린 액체가 좁은 구멍으로 뿜어져 나가면 공기와 부딪쳐 쪼개지므로 안개처럼 작은 액체 방울이 되는 것이다. 액체를 좀 더 잘 분무하기 위해 분출 시 난류를 유발하여 공기와 접촉면을 증가시키는 나선형 모양의 노즐을 연결하는 분무기도 있다. 즉 노즐의 내부나 끝 모양, 구멍 크기, 구멍수 그리고 분사압력에 따라 다양한 분무량과 분무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압축 분무기와 에어로졸 스프레이(aerosol spray)

압력의 차이에 의해 액체가 분사되는 분무기와 다른 방식으로 분무되는 압축 분무기는 용기에 액체와 공기 또는 기화가 쉬운 가압제를 첨가하여 용기 내 기체의 압력을 높여 액체를 용기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이 압축 분무기의 원리는 농사용 분무기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농사용 분무기는 좁은 지역일 경우는 사람이 어깨나 등에 메고 사용이 가능한 인력분무기를 사용하지만 넓은 지역에 분무하기 위해서는 동력분무기를 사용한다. 동력 분무기는 인력 분무기와 비슷하지만 압력조절장치가 따로 있다. 이 압력 조절장치는 분무되는 농약의 압력을 조절하여 일정한 양의 농약이 분무되도록 도와준다.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압축 분무기의 또 다른 예로는 탈취나 살충용 에어로졸 스프레이, 소화기 등이 있다. 에어로졸 스프레이의 경우는 액체 내용물과 함께 실온에서 쉽게 기화하는 액체 가압제를 첨가한다. 용기 내에서 이 액체 가압제는 쉽게 기화하여 용기 내부를 고압의 상태로 만든다. 스프레이 노즐을 누르면 용액에 담긴 튜브의 입구가 열려 고압으로 압축된 액체가 분사되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가압제는 프레온, 아산화질소와 같은 물질을 사용하는데 특히 프레온 가스는 환경 오염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체 물질이나 보통의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림3] 에어로졸 스프레이 내부 구조.

 

빠르게 불을 꺼야 하는 소화기의 경우는 가압제 역할을 하는 기체로 공기보다 무거운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데 평상 시에는 고압의 이산화탄소가 소화용액과 분리되어 있다. 불이 났을 때 소화기의 손잡이를 누르면 이산화탄소 가스관이 열려 고압으로 소화액을 눌러 분사하게 된다.

 

이외에도 분무는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물감 장난에서 인스턴트 커피 가루처럼 부드러운 가루를 얻기 위해 액상 물질을 분무 건조하는 경우, 마네킹 또는 차의 색깔을 섬세하고 균일하게 입히는 도색 작업 등에도 분무기를 활용하고 있다.

 

 

참고문헌 : 데이비드 맥컬레이, [도구와 기계의 원리Ⅰ], (진선출판사, 1993)

발행일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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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반응은 온도에 따라 변한다. 기온이 높아지면 몸에서 땀이 나고 몸이 늘어지는 반면, 기온이 내려가면 몸이 떨리고 움츠러든다. 이와 비슷하게 물질의 성질도 온도에 따라서 변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은 팽창한다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가면 길이와 부피가 늘어나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줄어든다. 이처럼 온도에 따라 물체의 길이와 부피가 변하는 현상을 열팽창이라고 한다. 열팽창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유리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컵이 깨지는 것은 열팽창 때문에 일어난다.

 

유리는 열을 잘 전달하지 않아서(열의 부도체) 뜨거운 물이 닿은 유리컵의 안쪽은 팽창하지만 바깥쪽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컵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은 왜 팽창할까? 물질은 원자나 분자와 같은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지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입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입자들간에 서로 멀어지려는 경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평균거리가 증가하게 되어  길이나 부피가 커지는 것이다.

금속은 열을 가하면 팽창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열팽창률은 물질에 따라 다르다

열팽창이 일어나는 정도는 물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물체의 온도를 1℃ 증가시켰을 때 원래 길이(부피)에 대해서 늘어난 길이(부피)의 비율을 열팽창률이라고 한다. 열팽창률은 물질의 고유한 특성이며 물질마다 다른 값을 갖는다.


열팽창률이 다른 두 금속을 얇은 띠 모양으로 맞붙여 놓은 것을 바이메탈이라고 하는데, 바이메탈은 온도가 올라가면 두 금속이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서 열팽창률이 낮은 금속 쪽으로 휘어지는 성질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놋쇠와 철을 붙여 만든 바이메탈은 온도가 올라가면 열팽창률이 작은 철 쪽으로 휘어진다. 바이메탈의 이러한 성질은 자동온도조절기나 자동개폐장치에 활용되고 있다.

 


구조물을 만들 때는 열팽창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

다리에서 신축 이음쇠를 사용하는 이유는 열팽창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체는 열팽창률이 크지 않지만 교량이나 철로와 같은 큰 구조물을 건설할 때는 계절변화에 따른 열팽창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철도 레일이나 교량의 상판 사이에 유격을 두거나 전화선을 가설할 때 여분의 길이를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자동차 엔진에 사용하는 피스톤의 지름이 실린더의 지름보다 조금 작은 것도 재질에 따른 열팽창을 고려한 것이다. 피스톤(알루미늄)은 실린더(철)보다 두 배나 열팽창률이 크다.


열팽창에 의한 균열이나 틈새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열팽창률이 같은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에 사용하는 시멘트와 철근은 열팽창률이 같다. 그렇지 않으면 열팽창이 일어날 때 콘크리트에 금이 가게 된다. 또 인공치아나 치아를 메울 때 치아와 열팽창률이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아가 밀려나거나 치아의 틈새가 벌어지게 된다.

  

 

액체의 열팽창률은 고체보다 크다

고체뿐 아니라 액체도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늘어난다. 액체의 열팽창률은 고체보다 10배 정도 더 크기 때문에 고체와 달리 액체의 열팽창은 눈으로 확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을 가득 채운 냄비를 가열하면 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온도 증가에 따라 물이 팽창한 때문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냄비의 부피도 증가하지만 물의 팽창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 여름철에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나 지구온난화에 의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주된 이유도 수온 증가에 따른 물의 열팽창 때문이다.


액체가 고체보다 더 크게 팽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체에 비해 액체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의 결합력이 약해서 입자의 운동이 조금 더 자유롭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기체는 액체보다 더 잘 팽창한다. 대기압에서 비교했을 때 기체의 열팽창률은 액체의 2~15배 정도 더 크다.

 


음의 열팽창 - 온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수축한다

온도가 증가한다고 모든 물질이 팽창하지는 않는다. 어떤 물질들은 온도가 증가하면 오히려 수축하는데 이를 열수축이라고 부르지 않고 '음의 열팽창'이라고 부른다.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축하는 물질은 드물며, 이 효과는 한정된 크기와 온도 범위 내에서 일어난다. 음의 열팽창을 하는 대표적인 물질은 물이다. 물은 0~4℃에서 음의 열팽창을 한다. 물을 냉각하면 열팽창률은 4℃에서 0이 되었다가 그 이하(0~4℃)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 순수한 실리콘도 18~120K 범위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


음의 열팽창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축하는 물리화학적 과정과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양의 열팽창률을 갖는 물질과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 물질을 섞어서 열팽창률이 0인 복합물질을 만들 수도 있다.

 

물의 밀도는 4°C에서 최대가 된다.

 

 

음의 열팽창의 사례 : 얼음이 물의 표면에서 어는 이유

추운 겨울철에 강이나 연못의 물이 언 것을 보면 표면은 얼었어도 얼음 밑의 물은 얼지 않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얼음은 물의 표면에서부터 언다. 물은 왜 표면에서부터 어는 것일까? 이것은 물이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 것과 관계가 있다. 따뜻하던 물이 식어갈 때 물속에서는 대류라는 물의 흐름이 생긴다. 수온이 4℃ 이상일 때는 따뜻한 물의 부피가 더 커서(밀도가 작아서) 위층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수온이 4 ℃이하가 되면 음의 열팽창이 일어나서 찬물의 부피가 더 커져서(밀도가 작아져서) 표면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물의 흐름은 0℃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므로 얼음은 물의 표면에서부터 얼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물의 밀도는 왜 4℃에서 가장 클까? 물 분자는 온도가 올라가면 활발해지므로 온도가 증가할수록 물의 부피는 커지는 (밀도가 작아지는) 경향을 띤다. 또 하나의 변수는 물이 냉각될 때 형성되는 얼음결정이다. 얼음결정은 0℃에서 거시적 규모로 확장되어 눈에 보일 정도로 얼음이 커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얼음결정은 수온이 10℃ 이하가 될 무렵부터 생기기 시작한다. 따라서 수온이 0℃에서부터 증가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반된 부피 변화가 일어난다.

 

1. 물 속에 있던 얼음 결정이 녹아서 물의 부피가 감소한다.
2. 물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물의 부피가 증가한다. 

 

위의 두 가지 상반된 효과에 의해 물의 부피가 최소가 되는(물의 밀도가 최대가 되는) 온도는 중간지점인 4℃가 되는 것이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은 음의 열팽창률 때문만은 아니다

물이 0~4℃에서 음의 열팽창률을 갖는다고 해도 얼음의 밀도가 물의 밀도보다 크다면 얼음은 물 속에 가라앉게 될 것이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데는 물이 갖는 또 다른 특별한 성질, 즉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는 성질과 관계가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할 때 부피가 줄어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액체는 얼면 밀도가 높아져 자신의 액체 속에 가라앉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는 일상에서 고체와 액체가 공존하는 물 이외의 다른 물질을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코올은 -114℃에서 얼기 때문에 알코올의 얼음은 일상에서 볼 수 없다. 하지만 식초의 원료인 빙초산은 16.7℃에서 얼기 때문에 빙초산의 얼음이 빙초산 속에 가라앉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 분자가 갖는 특별한 구조 때문이다. 물 분자는 ‘ㅅ’ 자 모양을 하고 있는 열린 구조를 하고 있다. 물 분자들은 액체 상태로 있을 때는 분자들이 무질서하게 배열하여 부피가 작아지지만, 얼음결정을 이룰 때는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부피가 약 10% 정도 커진다.


 

 

음의 열팽창률을 가지는 물의 특별한 성질이 자연 생태계를 지탱한다

만약 물이 다른 액체들처럼 밀도가 0℃에서 최대가 되거나 물이 얼 때 부피가 줄어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강이나 연못의 밑바닥에서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하거나 표면에서 얼음이 언 다음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강이나 연못의 온도는 계속 내려가 강이나 연못 전체가 얼어붙거나 물고기들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게 되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물이 갖는 특별한 성질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김충섭 /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동영상으로 보는 우주의 발견] [메톤이 들려주는 달력 이야기] [캘빈이 들려주는 온도 이야기] 등이 있다.


발행일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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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핵융합에너지이다. 핵융합에너지는 지구상에서 변환되거나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형태가 아닌, 태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 생성과정을 직접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에너지원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핵융합에너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태양에서의 핵융합

태양에서 에너지가 발생되는 원리가 바로 핵융합이다. 태양은 1초당 약 3.9×1026 J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는 1메가톤급 핵폭탄 약 천억 개의 폭발력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이다.

 

태양에서는 수소의 원자핵인 양성자가 융합하여 헬륨 원자핵을 생성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질량 차이인 질량결손이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해 에너지로 방출되는 것이다(좀 더 자세한 과정은 오늘의 과학 ‘별의 핵융합편’을 참조하라.) 태양의 중심부는 약 1600 만도, 30억 기압의 고온, 고압의 플라즈마 상태로 되어 있어 태양에서의 핵융합 반응은 태양 중심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양 에너지의 근원은 핵융합. <출처: NASA>

 

 

지구상에서 핵융합

그러면 지구상에서 핵융합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조건들과 장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핵융합 반응은 수소의 원자핵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무거운 원자핵으로 융합하는 반응이다. 두 개의 원자핵이 융합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양전하를 띤 원자핵간의 전기적 반발력(쿨롱의 힘)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원자핵이 가진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로 가열해주어야 한다. 태양에서는 약 1600만도에서 핵융합이 일어나지만, 이는 약 30억 기압이라는 압력이 있기 때문이고, 지상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약 1억 도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이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상에서 핵융합을 구현하려면 수소를 가열하여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은 KSTAR의 플라즈마.


지구상에서 구현할 가장 유력한 핵융합 과정은 중수소(Deutrium)와 삼중수소(Tritium)의 핵융합 반응으로 보고 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수소의 동위원소인데, 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삼중수소는 양성자와 중성자 2개로 구성된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반응하면 아래와 같이 헬륨과 중성자가 나온다.

 

D는 중수소이며, T는 3중수소, n은 중성자. ()안은 각각이 가진 에너지를 표기

 

이 반응을 DT핵융합 반응이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핵융합 반응 중 반응 조건이나 반응 후 생성 에너지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반응식에서 볼 수 있듯이 DT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에너지의 20%는 헬륨원자핵(4He)의 에너지로 80%는 중성자(n)의 에너지로 방출된다. 그러니, 핵융합 발전의 기본 원리는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열에너지 및 중성자가 전달하는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핵융합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핵융합을 하려면 연료인 수소가 필요하다. 핵융합 중 가장 실용화에 유력하게 여겨지는 DT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중수소는 물을 구성하는 수소 중 약 1/6700의 비율로 존재한다. 지구에는 충분한 물이 존재하므로 중수소의 확보에는 거의 제한이 없다. 반면 삼중수소는 지구상에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매우 풍부한 리튬(Li)으로부터 생산할 수 있다. 리튬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아래와 같이 삼중수소와 헬륨이 생성된다.

 

 

이때 필요한 중성자는 DT핵융합 반응에서 나온 중성자를 다시 이용할 수 있다. 즉, DT핵융합이 일어나는 곳 주위에 리튬이나 리튬화합물을 가져다 놓으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1억 도의 고온을 견디는 장치는?

DT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1억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여야 한다. 이 고온의 플라스마를 어딘가에 담아두어야 할 텐데, 1억 도의 온도를 견딜만한 용기는 없으니, 보통의 방법으로는 플라스마를 담을 수 없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장치가 연구되고 있는데, 그 중 현재 가장 유력한 장치는 토카막(Tokamak)이다. 

 

토카막은 Toroidal Chamber with Magnetic Coils 라는 뜻의 러시아어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구소련의 이고르 탐(Igor Tamm 1895-1971)과 사하로프(Andrei Sakharov 1921-1989)가 1950년대 발명하고 아치모비치(Lev Artsimovich 1909-1973)가 1968년 발표한 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금은 전세계 핵융합 연구가 토카막 장치에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토카막 외에 스텔러레이터(Stellerator)라는 장치, 고출력을 레이저를 이용한 장치 등이 있다.


한국형 초전도 토카막 연구장치, KSTAR의 토카막 내부.

 

 

토카막의 원리

토카막의 원리는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는 전기를 띤 입자에 작용하는 로렌츠 힘(Lorentz force)을 바탕으로 한다. 토카막 속의 플라스마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이므로 전기를 띤 입자, 즉 하전 입자의 상태이다. 하전 입자는 자기장과 입자의 속도에 수직한 방향으로 로렌츠의 힘을 받으므로 그림에서와 같은 나선형의 궤적으로 움직인다.

 

평행한 자기장에서 하전입자의 운동. 바로 위에서 본 그림(좌), 옆에서 본 그림(우).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들면 내부의 하전 입자는 자기장 내부를 빙글빙글 돌면서 갇혀있게 된다. 이것이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실제의 토카막에서는 단순히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자석을 이용해서 내부의 플라스마가 잘 유지되도록 제어해줄 필요가 있다. 토카막에서 도넛 모양의 자기장을 만드는 것을 TF(Toroidal Field) 자석,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자석을 PF(Poloidal Field), 플라스마 전류(플라즈마 자체가 운동하면서 생성되는 전류)를 구동하는 자석을 CS(Central Solenoid) 자석이라고 한다. 플라즈마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서 효과적으로 가두기 위해서는 높은 자기장이 필요하므로 최근에 건설되는 토카막 장치들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

 

토카막 내에서 플라즈마가 나선형으로 운동하며 핵융합을 일으키는 모습.

 

 

핵융합로의 구조

토카막을 이용한 핵융합로를 중심부에서부터 본 단면 구조는 이렇다. 토카막 내부에 연료가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하여 핵융합 반응에 의해 열과 중성자를 방출한다. 그 주위에 블랑켓이라는 장치가 플라즈마를 감싸듯이 설치되어 핵융합 반응에 의한 에너지를 바깥쪽으로 전달하고 중성자를 이용하여 삼중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블랑켓은 플라즈마와 맞닿는 쪽의 1차벽과 중성자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뒤쪽의 차폐벽 사이에 삼중수소 증식부분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냉각부로 구성되어 있다. 블랑켓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안쪽에 설치되어 있어 진공용기의 벽은 플라즈마와 외부와의 경계 면의 역할을 한다. 진공용기 바깥쪽에는 초전도 자석이 설치되어 플라즈마를 유지하고 제어하는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킨다. 이런 구조는 현재 국제 협력으로 건설이 진행 중인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핵융합실험로)라는 핵융합로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국제 협력으로 건설이 진행 중인 ITER 핵융합로의 구조. 수치는 우리나라에서 조달예정인 품목의 비중이다.

 

 

핵융합의 전망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전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각 국가들은 안정적인 석유와 천연가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7위, 석유 정제능력 세계 5위, 전력소비 세계 12위의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화석연료의 가격은 해가 갈수록 급등하고 있어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융합에너지가 주목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 성공 후 본격 가동에 들어간 KSTAR 장치를 통해서 장시간 플라즈마 발생 및 제어, 운전기술을 확보하는 중이며, 2020년대에 본격 가동할 예정인 ITER 장치를 통해서는 DT 핵융합 기술에 대한 공학적 검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후 2030년대에 핵융합 반응을 통해 1000 MW 급 전기를 생산하는 DEMO(실증플랜트)의 건설이 계획되고 있다. 대략 앞으로 30~40년 후면 인류가 꿈꾸던 무한에너지의 시대를 맞이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1. 플라즈마

    고체, 액체, 기체가 상태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로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99% 이상은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한다.

 

 

 

김형찬 / 국가핵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핵융합 실증로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일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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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족은 왜 한글을 선택했을까?

 

한겨레 / 2010-10-04 11:15

 

 

과학향기

“이소오 꾸라꾸라 보도! 비나땅 뿌리에 빠깔루아라노 하떼노? 불라이!”

“찌아모 마이 까라지아 아가아노 땅까노모 띠뽀자가니 마이돔바…”

이것은 대체 어느 나라 언어일까? 뜻은 알 수 없지만 이 기사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는 한글로 나타낸 찌아찌아어(語)로, 2009년 7월 21일부터 교육에 활용 중인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사용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2010년 7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글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한글을 사용하게 됐을까?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市)에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은 그들 부족의 고유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수백 년 동안 그 언어를 기록할 문자가 없어 역사를 비롯한 그 무엇도 기록으로 남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찌아찌아어를 기록할 문자로 우리나라 한글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훈민정음학회가 한글을 세계화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한글은 과학적인 원리로 만들어진 문자라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됐다. 이제는 다른 나라로 수출될 만큼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았는데, 그 우수성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아보자.

한글은 띄어쓰기가 발달된 언어지만 굳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이는 영어보다 우수한 점 중 하나다. 영어는 알파벳 철자를 하나씩 옆으로 늘어 쓰는 반면,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한데 모아 글자를 하나씩 만들고 이 글자(음절)를 이어 쓴다.

한마디로 영어는 늘어 쓰는 데 비해 한글은 모아쓰는 방식을 취한다는 뜻이다. 한글은 글자마다 의미가 있어 띄어쓰기를 안 하더라도 대강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명사 전체의 70%가 한자어이고 명사에 붙는 은·는·이·가·도 같은 조사를 쉽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은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휴대전화 문자는 글자 수 제한이 있어 대부분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보내는데,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소리에 따라 기록하는 소리글자로 만들었다. 소리글자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그대로 기호로 나타내는 글자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찌아찌아어의 소리를 한글로는 쉽게 표기할 수 있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음은 발음기관인 입술, 이, 혀, 목구멍의 모양, 어금니에 혀뿌리가 닿는 모양을 본떠 만든 기본자(ㄱ, ㄴ, ㅁ, ㅅ, ㅇ)에 획을 더해 총 17개로 만들어졌다. 모음은 하늘, 땅, 인간이라는 철학적인 원리를 반영한 기본자 세 자(·, ㅡ, l)를 바탕으로 획을 더해 총 11자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우리 머릿속에서도 인식하는 한글도 소리글자일까? 이는 뇌의 일부가 망가져 글자를 잘 읽지 못하는 난독증 환자를 연구해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소리글자인 영어와 비교하면 이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난독증환자가 ‘책상’이란 글자를 읽으면 ‘책책…상상…책상!’이라고 발음한다. 하지만 영어권 난독증 환자는 알파벳 철자를 하나씩 나눠 발음한다. 책상에 해당하는 단어인 ‘desk’를 발음한다면 ‘d…e…s…k…desk!’라고 말하는 식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한글은 철자가 아니라 소리를 따라 기억된다. 이처럼 우리 머릿속에는 시각적인 철자 모양이 아니라 발음 소리로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려대 심리학과 남기춘 교수팀이 단어를 인식할 때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에서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해 얻은 결과다. 철자이웃은 한 단어와 철자 하나가 같은 단어이고, 음운이웃은 한 단어와 발음 하나가 같은 단어를 말한다. ‘반란(‘발란’으로 읽음)‘이란 단어를 예로 들면 반구, 반도, 반대 등이 철자이웃이고 발달, 발표, 발명 등이 음운이웃이다.

남 교수팀은 36명을 대상으로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이 모두 많은 단어, 철자이웃은 많지만 음운이웃이 적은 단어, 철자이웃은 적지만 음운이웃이 많은 단어, 철자이웃과 음운이웃이 모두 적은 단어를 각각 17개를 제시하며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했다.

실험 결과 음운이웃이 많은 경우에 어휘 판단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머릿속의 국어사전이 음운(소리)정보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으로 음운이웃이 많으면 그 이웃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져 판단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또 연구팀이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단어가 뇌에서 음운 정보를 바탕으로 처리되는지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확인한 결과 측두엽을 비롯해 음운 정보를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뇌영역이 활성화됐다. 특히 음운이웃이 많은 경우가 적은 경우에 비해 활성화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세종대왕이 소리글자로 창제한 한글이 한국인의 뇌 속에도 소리글자로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이 현대과학으로 밝혀지고 있는 셈이다.

훈민정음학회는 찌아찌아어 사례를 바탕으로 문자를 갖지 못한 소수민족들에게 한글을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 그 첫발을 내디딘 한글, 앞으로 한반도를 넘어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지 못하는 소수민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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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대기는 에너지와 물질과 운동량을 주고받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인 바다, 그 바닷물의 흐름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전세계 바다의 온도 분포도(붉은색으로 갈수록 따뜻함).

 

 

바다의 탄생


바다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원시 지구는 매우 뜨거웠고, 표면의 녹은 암석 성분에서 나온 수증기가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후, 온도가 내려가면서 지구의 표면은 고체로 변했고 구름 속의 수증기는 비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긴 물이 지구 표면의 낮은 곳을 채우면서 바로 바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다는 크게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로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태평양이 가장 넓고, 대서양, 인도양이 그 다음을 차지하며, 남극 대륙의 주변을 감싸는 남극해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연결하고, 북극해는 상대적으로 대양으로서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지구를 떠돌아 다니는 바닷물, 해류


바다에도 강물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길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해류 이다. 아래 그림에서 지구에 존재하는 다양한 해류를 볼 수 있다.

 

지구의 해류 분포.

 

 

바람을 따라 다니는 표층해류


해류는 표층해류심층해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해수면 위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부는 바람과 해수면의 마찰에 의해 바닷물이 이동하게 되는 것을 표층해류라고 한다. 무역풍과 편서풍이 지구 규모의 표층해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람이다. 표층해류 중 난류는 따뜻한 적도 해역의 바닷물을 고위도 해역으로 이동시켜 추운 지방의 기온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게 해준다. 한류는 차가운 고위도 해역의 바닷물을 저위도 해역으로 이동시켜 열대지방의 기온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게 한다.

 

지구의 표층해류 이동 모습.

 

 

무거워서 가라앉은 심층해류

바다 밑 깊은 곳에서 흐르는 해류를 심층해류라고 한다. 이 해류는 수온과 염분의 변화에 따른 밀도차로 생긴다. 남극대륙 주변 해역의 결빙 작용으로 주변 해역보다 높아진 염분 때문에 높은 밀도의 해수, 그리고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 주요 냉각작용에 의해 주변보다 낮아진 수온에 의해 생기는 높은 밀도의 해수는 각각 대서양의 남북 고위도에서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이 해수들은 심층수로서 대서양의 적도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흐르게 되고, 남극해(남빙양)의 순환류를 통하여 대서양뿐만 아니라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연결되어 지구 전체의 열을 균형 있게 배분해준다.

 

 

심층수와 표층수의 이동에 의한 지구의 열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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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물에 ‘수학’ 숨어있다

 

동아일보 / 2010-09-17 03:50

 

 


불국사 석등 - 삼각형의 무게중심, 경복궁 근정전 - 금강비례, 부석사 무량수전 - 황금나선
추석 연휴에는 한복을 입고 고궁 등 전통 유적지를 찾는 사람이 많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전통놀이 등 흥미로운 행사도 많아서다. 사람들은 보통 고궁, 고찰 등 전통적인 건축물에 들어서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지을 때 수학적인 비례를 활용해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본보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불국사, 경복궁 근정전, 부석사 무량수전을 분석했다. 전통 건축물이 실제로 수학적으로 설계됐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 불국사 무게중심에 ‘석등’ 위치
경주 불국사의 대웅전 앞마당에 다보탑, 삼층석탑(석가탑)이 있다. 이 세 건축물을 선으로 이으면 정삼각형이 그려진다. 이 정삼각형의 각 꼭짓점에서 마주보는 변의 가운데를 향해 선을 그리면, 세 선분이 만나는 점이 생긴다. 이 점은 각 선분을 2 대 1로 나누는 지점으로 삼각형의 ‘무게중심’이라 한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석등’이 서있다. 동아사이언스 수학동아팀은 도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석등이 절마당의 가운데 위치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상징적인 중심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된 무게중심이라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보탑과 삼층석탑에 비해 눈길을 받지 못했던 석등이 불국사 대웅전 앞뜰의 중심 역할을 했던 것이다.

○ 경복궁 근정전은 기하학 교과서
세종대왕이 정사를 논하던 경복궁 근정전은 ‘금강비례’를 갖추고 있다. ‘황금비례’가 안정감을 준다면 금강비례는 여유가 느껴지는 수학적 비례로 가로 대 세로 비가 √2(=1.414) 대 1이다. 근정전은 바깥기둥을 기준으로 가로 30.2m, 세로 21.1m로 1.43:1의 비율로 √2 비율과 유사하다.

수학적 비례 들어맞아 안정감 있고 편안해,황금나선에선 불교 윤회사상 느낄수 있어
근정전은 두개의 단 위에 올려져 있는데, 아랫단 앞의 광장은 정사각형이다. 정사각형의 한 점에서 대각선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리면 근정전 건물 앞부분에 닿는다. 이 대각선의 길이는 정사각형과 √2 비례관계를 보인다. 근정전의 위치가 근정전 일곽(一廓)과 금강비례를 이룬다는 뜻이다. 박언곤 문화재청 건축문화재 분과위원장은 “우리의 고궁은 이러한 비례의 특성이 잘 나타나도록 설계됐으며 시대에 따라 독특한 수학적 비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부석사 무량수전의 황금나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꼽히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은 아름다운 비례로 유명하다. 외부가 가로 61.9자(고려시대의 1자=32.21㎝), 세로 38.2자로 직사각형인 무량수전은 황금비례(1.62:1)를 이룬다. 무량수전 내부는 더욱 정교하다. 직사각형인 무량수전을 정사각형과 작은 직사각형으로 나누는 위치에 불단이 있다. 불단의 앞을 이은 선과 무량수전의 대각선이 만나는 점은 작은 직사각형을 더 작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으로 나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직사각형이 점점 작아지면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각 직사각형의 한 점을 이으면 ‘황금나선’이 나온다. 황금나선은 나팔꽃의 가지가 뻗어가는 모습이나 숫양의 뿔과 같이 자연 속에서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다. 올해 6월 작고한 송민구 송건축사무소 대표는 ‘한국의 옛 조형의미’라는 저서에서 “조상들은 자연의 모습을 무량수전에 그대로 본떠 놓았다”며 “이 안에서 끝없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불교의 윤회사상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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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은 생물분류를 주목적으로 하는 분류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현존하는 다양한 생물은 하나의 공통조상이 종분화를 반복하여 생겨났다고 믿었다. 종분화란 한 종이 진화과정에서 둘 이상의 종으로 갈라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종분화의 경로를 잘 파악하면 어떤 생물종이 더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지, 즉 유연관계가 깊은지 알 수 있게 된다.

 

 

계통수 - 종분화의 경로를 그린 것

종분화 과정은 흔히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를 쳐나가는 모습으로 비유되며, 이와 같은 종분화 양상 또는 계통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계통수라 한다. 생물을 분류하기 위해서 이들의 유연관계를 나타낸 계통수를 제작하고, 이를 분류에 반영하는 생물분류 방식을 계통분류라고 한다. 계통분류는 최근 분류학의 일반적 추세이며, 따라서 계통수 제작은 분류학자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되었다.

 

 

계통을 알아내는 방법은?

그런데 어떻게 생물의 계통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지구 최초의 생물이 적어도 35억 년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화석 증거를 감안하면 생물의 종분화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사람이 윌리 헤닉(Willi Hennig, 1913-1976)이라고 하는 독일의 곤충분류학자이다.


생물의 계통수(Tree of life)

 

그는 계통분류학 또는 분계론(cladistics)이라고 하는 학문분야의 창시자로, 생물이 지니는 형질의 상태를 분석하여 계통을 유추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생물의 종분화는 반드시 형질상태의 변화 또는 파생을 수반하기 때문에 파생된 형질상태를 어떤 종이 공유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생물의 계통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유추한 계통은 분계도(cladogram)라고 하는 일종의 계통수로 나타내는데 아래 그림은 분계도의 한 예이다.

 

그림에서 가는 선은 종 A--E가 종분화를 통해 형성되는 과정, 즉 이들의 유연관계를 나타내며, 굵은 가로선 세 개는 종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형질상태로서 각 가로선이 표시된 가지에 놓여 있는 종들이 공유하는 형질상태를 상징한다. 이러한 형질상태를 공유파생형질상태(synapomorphy)라고 하며, 이를 밝혀내는 것이 분계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종 A--E의 분계도, 굵은 가로선이 공유 파생 형질 (좌).       단계통군과 측계통군, 파란구역은 단계통군, 점선은 측계통군 (우)

 

 

단계통군과 측계통군

그렇다면 제작한 계통수를 어떻게 분류에 반영할 것인가? 그 방법은 같은 가지에 놓인 종들, 즉 공유파생형질상태로 정의할 수 있는 종들을 빠짐없이 같은 무리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 A--E를 두 무리로 분류할 경우 종 A, B를 한 무리로, 나머지 종 C--E를 다른 무리로 묶으면 된다(위 그림 참조). 이와 같이 한 공통조상에서 종분화를 통해 생겨난 모든 자손 종을 포함한 무리를 단계통군(monophyletic group)이라 한다. 계통분류에서는 원칙적으로 단계통군만을 자연분류군(natural group)으로 인정하여 이들 생물 무리에만 공식적인 명칭을 부여한다. 한편 그림에서 종 D와 E를 포함하면서 점선으로 묶인 무리는 공통조상에서 유래한 자손종 가운데 종 C가 빠져 있어 단계통군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무리는 측계통군(paraphyletic group)이라 하는데, 분류 대상 생물종의 계통 유연관계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기에 자연분류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계통분석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상당히 많은 생물 무리가 자연분류군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동물의 ‘파충류’나 식물의 ‘쌍떡잎식물’이 있다. 매우 오랫동안 ‘파충류’라고 불리었던 무리는 그들의 공통조상에서 유래한 자손 가운데 조류(鳥類)가 빠져있어 측계통군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우리에게 친숙한 ‘쌍떡잎식물’ 역시 공통조상으로부터 나온 자손에서 외떡잎식물을 제외하고 있기에 자연분류군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이들이 포함된 생물 무리에 대한 재분류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가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계통을 분석해보면 조류(Aves)는 파충류에 포함된다.
따라서 조류를 제외한 파충류(Reptilia)는 측계통군이다. <출처: (cc) Jacek FH>

 

 

분자형질을 계통수 제작에 활용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 등 분자 형질을 계통수 제작에 널리 활용하고 있다. 생물종의 분화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DNA 염기서열은 형질상태(A, C, G, T)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형태가 매우 다른 생물 간에도 비교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추적하기에 매우 유용한 형질로 평가되고 있다. DNA 염기서열을 중심으로 한 분자 형질을 이용하여 생물의 계통을 연구하는 분야를 분자계통학(molecular systematics)라고 하며 이는 전체 생물의 분류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생물 분류체계의 변화

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생물분류 체계에도 변화가 뒤따랐다. 고대부터 생물은 식물과 동물로 분류되어 왔는데, 17세기 후반 현미경이 발명됨에 따라 동물과 식물 어디에도 포함시킬 수 없는 단세포 생물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며, 이후 이들은 원생생물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현미경의 발달, 특히 전자현미경의 등장으로 세포를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생물은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핵을 가지고 있으나 일부 단세포 생물에는 세포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써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핵이 없는 생물로 이루어진 네 번째 계(界), 원핵생물계가 탄생하게 되었다.

 

1969년 미국 코넬대학의 휘태커(Robert Harding Whittaker, 1920–1980)는 그동안 식물계에 포함되어 있던 곰팡이 무리를 분리하여 균계로 독립시키면서 새로운 분류체계를 주창하였다. 생태학자로서 생물의 분류에서 영양방식을 강조한 그는 몸 밖으로 효소를 분비하여 사체 등을 분해한 후 이를 흡수하여 살아가는 곰팡이 무리가 광합성을 통해 유기양분을 스스로 생산하는 식물과 동일한 계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체 생물을 원핵생물계, 원생생물계, 동물계, 균계, 그리고 식물계로 분류한 그의 5계 분류체계는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현재는 3역 6계로 분류

한편 1977년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우즈(Carl Woese, 1928~) 등은 16S 리보솜 RNA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원핵생물계가 사실상 매우 이질적인 두 개의 무리로 이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계속된 분자계통 연구를 통해 1990년에는 생물 분류계급의 최상위 계급으로 역(域, Domain)을 제안하면서 생물을 세균역(세균계 포함), 고세균역(고세균계 포함), 그리고 진핵생물역(원생생물계, 동물계, 균계, 식물계 포함)으로 분류하였다. 이 3역 분류체계는 이른바 ‘원핵생물’이 서로 매우 다른 두 무리인 세균역과 고세균역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이중 고세균역은 같은 원핵생물인 세균역보다 진핵생물역과 더 깊은 계통 유연관계를 보인다는 것, 즉 계통수에서 같은 가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세균역, 고세균역, 진핵생물역의  계통수

 

 

생물 분류 체계는 앞으로 변경될 여지 많아

최근 발간된 일반생물학 서적 대부분은 지금까지 보고된 생물 약 170만 종을 3역 6계로 분류하는 분류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계통수를 직접 반영하여 생물을 분류하는 원칙 또는 전통적인 분류계급을 사용한 생물분류 방식에 대한 학자들 간의 이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모든 생물의 계통수를 그려내려는 시도는 지금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생명계통수(Tree of life) 프로젝트 참조), 생물분류 체계는 그 연구결과를 반영하면서 계속 변해갈 것이다.

 

 

생물분류 체계의 변화. 동물계-식물계의 단순한 구분에서 3역 6계로의 변화까지를 보여준다.
또한 원생생물계는 단계통군이 아니므로 앞으로 세분될 수 있다.

 

특히 진핵생물역의 원생생물계는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생물들의 집합체로 생각되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축적됨에 따라 여러 개의 계로 세분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끊임없이 빠르게 쏟아지는 연구결과, 특히 다양한 생물로부터 얻은 방대한 DNA 염기서열 정보가 보편성과 안정성이라는 속성을 지닌 생물분류 체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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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개봉하여 화제를 모았던 영화 [해운대]는 대한해협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해 만들어진 쓰나미가 불과 수 분 만에 부산 앞바다에 도착하여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 쓰나미 재난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의 시나리오였지만 실제로 쓰나미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발생하여 엄청난 위력으로 해안가 지역을 초토화시키며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오는 자연재해이다.

 

지진에 의해 발생한 해일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낸다.

 

 

‘쓰나미’의 의미

‘쓰나미(津波·Tsunami)’는 ‘지진해일’을 뜻하는 일본어이다. 해안(津:진)을 뜻하는 일본어 ‘쓰(tsu)’와 파도(波:파)의 ‘나미(nami)’가 합쳐진 ‘항구의 파도’란 말로 선착장에 파도가 밀려온다는 의미이며, 일본에서는 1930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1946년 태평양 주변에서 일어난 알류샨열도 지진 해일이 당시로서는 자연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내자 세계 주요언론들이 '지진과 해일'을 일컫는 '쓰나미(tsunami)'라는 일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63년에 열린 국제과학회의에서 '쓰나미'가 국제 용어로 공식 채택됐다.

 

해일이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현상으로 지진, 폭풍, 화산 활동, 빙하의 붕괴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이 중 지진에 의해 발생된 지진 해일이 쓰나미이다. 바다 밑의 해양지각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지각의 높이가 달라지면 지각 위에 있던 물의 해수면도 굴곡이 생겨 해수면의 높이가 달라지게 된다. 달라진 해수면의 높이는 다시 같아지려 하므로 상하방향으로 출렁거림이 생겨나게 된다. 해수의 이런 출렁거림, 즉 파동은 옆으로 계속 전달되어 가는데, 이것이 바로 지진 해일인 쓰나미를 발생시킨다. 해일의 주기는 수 분에서 수십 분이며 파장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 파는 수심의 20배에 달하는 매우 긴 장파이며 바다의 깊이가 4km이면 해일의 속도는 시속 720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게 된다. 해일의 주기가 매우 길어서 넓은 바다에서 보면 그 움직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으나 이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바다의 수심이 점점 얕아지므로 해일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해일의 파고가 높아지는 이유는?

천해파의 속도공식은  (v : 속도, g : 중력가속도 , h : 수심)이다. 중력가속도 g를 9.8이라 하면 로 표시된다. 이 속도공식에서 보면 수심이 깊을수록  파의 속력이 매우 빨라진다. 수심 4000m인 바다에서 파고의 높이는 대략 1m 정도이다. 그러나 이 파가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점점 얕아져 파의 속도는 점점 감소하게 된다. 수심이 얕아지면 물과 바닥과의 마찰이 심해져서 점점 속도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느려지는 데 반해 해일의 주기와 해일이 가져온 총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파의 앞부분은 속도가 느려졌으나 뒤에서 밀려오는 파의 주기와 에너지는 거의 줄어들지 않은 상태이므로 파장은 짧아지고 에너지는 좁은 범위에 축적된다. 그리고 나면 물이 높게 쌓여 파도의 높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해일로 변하여 해안가에 도착하게 된다.

 

해일이 해안가로 다가올수록 수심이 얕아지면서 파의 속도가 줄고 그 결과 해일의 파고는 높아진다.

 

 

이때 해일이 파의 골 부분부터 도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해안가의 물이 바다 쪽으로 일시적으로 빨려나가 바닥이 드러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곧바로 파고가 매우 높은 파마루가 도착하므로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1755년 11월 1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일어난 바 있는데, 이때 이 현상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바닥이 드러난 만(灣)에 있다가 불과 수분 후에 연속적으로 밀려온 높은 파고의 파마루에 의해 많이 희생되었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9.3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지진해일이 덮쳐 2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지진해일은 반다아체 지역에서 40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쓰나미로 기록되어 있다. 이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서로 부딪치는 부분으로 매년 4cm씩 가까워지는데 이것이 900년간 축적되었다가 그 스트레스로 두 지각이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의 지각이 갑자기 치솟아 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 바로 위의 바닷물이 순간적으로 위아래로 요동을 쳐서 그 여파로 해일이 생겨난 것이다. 심해에서 바닷물이 요동치면서 바닷물은 제트 항공기 속도와 맞먹는 시속 600km 속도로 이동하고 이 물이 남아시아 해안가로 일제히 솟구치면서 파고 4m의 거대한 파도로 돌변하여 엄청난 양의 물이 육지를 덮쳤다. 이 파고의 높이는 지형에 따라 훨씬 더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특히 해안선이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에서는 이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에 발생했던 가장 파괴적인 쓰나미로는 1703년 일본의 아와[阿波]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883년 8월 26일과 27일에 일어난 방대한 규모의 해저 화산폭발은 크라카타우섬을 소멸시켰는데, 이때 동인도 여러 지역에서는 35m에 달하는 높은 해파가 발생했고, 3만6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는 쓰나미의 위험이 없는 곳일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게다가 지진다발지역인 일본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결코 쓰나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동해안에서도 1983년과 1993년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태평양 연안이나 멀리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도 바다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전달될 수 있다. 해안에서 반사된 파는 다른 곳으로 이동되므로 다양한 양상으로 여러 곳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진해일은 예보가 가능하므로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10년 2월 27일에 칠레 해상에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쓰나미도 미리 경보가 내려져 피해에 대비할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에도 예보된 해일이 하루 정도의 시간을 두고 도착하였으나 거리가 워낙 멀어 파괴력은 약했다. 만약 일본의 북서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후 대한민국 동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지진해일 예보가 발령되면 신속하게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높은 지역으로 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붕괴의 위험이 없는 높은 건물의 옥상으로 재빨리 대피하는 것이 쓰나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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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G와 LNG는 무엇이 다를까?

 

한겨레 / 2010-09-06 17:15

 

 

과학향기

얼마 전 서울시 성동구 행당역 주변에서 ‘CNG 시내버스’가 운행 도중에 폭발해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료통 손상과 압력조절밸브 오작동(誤作動)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가스’를 사용하는 시내버스의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에 무려 25,000대의 CNG 버스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폭발력이 높은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단 시내버스만이 아니다. 시내에서는 LPG 택시들이 다니고 있고, LNG는 정부에서 장거리 운행버스나 트럭의 연료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LNG와 CNG, 그리고 LPG 등은 어떤 연료일까?

사실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와 CNG(Compressed Natural Gas·압축천연가스)는 둘 다 메테인(methane)을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가스의 ‘일란성 쌍둥이’다. 메테인은 비중이 0.555이므로 LNG와 CNG도 공기보다 가볍다. 천연가스는 가솔린이나 LPG에 비해 황과 수분이 적게 포함돼 있고 열량이 높은 청정에너지로 현재 가정용 도시가스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한참 늦게 에너지원으로 이용됐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는 부피가 커서 충전과 운반, 보관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에 천연가스를 -162℃ 이하로 냉각시켜 LNG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액화된 천연가스 부피가 1/600로 감소(비중도 낮음)하므로 초대형 LNG 전용 운반선으로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LNG는 천연가스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버스나 자동차의 연료로 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버스나 자동차에서 LNG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초저온 탱크를 달아야 하는데, 이 탱크는 소형화하는 것도 어렵고 비용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LNG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고 운행거리가 긴 시외버스나 대형화물차의 연료로 연구되고 있다.

반면 CNG는 천연가스를 200기압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한 것이다. 운반해 온 LNG를 상온에서 기화시킨 후 압축하면 CNG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부피가 늘어나 LNG의 3배가 된다. 이 때문에 1회 충전 시 운행 가능한 거리가 너무 짧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크기의 연료탱크에 실을 수 있는 천연가스는 CNG가 LNG의 ⅓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NG를 연료로 사용하면 냉각과 단열 장치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LNG에 비해 경제적이다. 또한 시내버스용으로 이용하면 연료 충전량이 적어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어 CNG 시내버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버스는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나, 향후 2~3년 안에 전국의 모든 시내버스가 CNG버스로 바뀔 전망이다.

LPG(Liquefied Petroleum Gas)는 LNG, CNG와 뿌리가 다르다. 흔히 액화석유가스라고도 부르는 LPG는 실질적으로는 프로페인(Propane)과 뷰테인(Butane, 일명 부탄가스)의 혼합 형태로 많이 사용한다. 원유의 채굴이나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기체상의 탄화수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 프로페인과 뷰테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라이터에 많이 사용하는 뷰테인이나, 가정용 연료료 많이 사용하는 프로페인 모두 상온의 기체상태에서는 공기보다 무겁다.

프로페인과 뷰테인은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상온에서 소형의 가벼운 압력용기(봄베)에 쉽게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즉 상온에서 약간의 압력만 가하면 액화돼 프로페인은 약 270분의 1, 뷰테인은 약 240분의 1로 그 부피가 줄어든다. 덕분에 간편하게 압력용기에 담아 운반할 수 있다. 충전과 운송 그리고 보관이 편리하다보니 가정용·영업용 연료는 물론 택시 등 자동차 연료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LPG를 자동차 연료로 이용할 경우 기온에 따라 프로페인과 뷰테인의 혼합 정도를 달리 하는데, 더운 지역으로 갈수록 뷰테인의 함량이 점점 더 높아진다. 자동차 연료로서의 LPG는 옥탄가가 매우 높은 반면에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버스 같은 대형 차량보다 택시나 승용차 같은 소형 자동차에 많이 쓰인다. 또한 LPG는 누설되면 부피가 270배로 늘어나는데다, 공기보다 무거워서 밀폐공간에 갇히기 때문에 폭발위험이 크다.

LNG와 CNG, LPG 같은 가스가 자동차 연료로 확대되는 것은 이들 연료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소 과정에서 유해물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데다 가솔린이나 경유보다 CO₂방출량이 적다.

휘발유의 한 성분인 옥테인과 프로페인 그리고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테인을 비교해 보면 옥테인은 3.72㎉의 에너지를 생성할 때 1g의 CO₂를 발생시킨다. 반면 프로페인은 4.02㎉, 메테인은 4.84㎉를 얻을 때 1g의 CO₂가 나온다. 즉 동일한 에너지를 얻는다면 메테인, 프로페인, 옥테인 순으로 CO₂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LNG와 CNG 그리고 LPG도 엄격하게 관리만 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탱크 내 특수소재로 스펀지 같은 구조로 만들어 35기압 정도에서 거의 같은 용량의 메테인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가볍고 작은 CNG 저장 탱크가 개발되며 기술적인 진보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려됐던 안전성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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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산다, 응급 상식] <1> 밀폐된 공간에 갇혔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동아일보 / 2010-04-12 11:05

 

 

물보다 몸 덮을 것 먼저 찾아라

누군가 화재로 몸에 화상을 입었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부모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내 아기의 구토가 멈추지 않을 때의 응급 대처 요령은 무엇일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내가 갇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사건을 접한다. 때로는 일분일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상황별로 적절한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동아일보는 대한응급의학회와 공동으로 ‘내 몸 살리는 응급상식’ 시리즈를 진행한다.

《502명의 생명을 앗아간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1주일이 지나자 더는 생존자가 없을 거란 관측이 많았다. 그 예상은 빗나갔다. 사고가 난 지 9일과 11일, 각각 생존자가 발견됐다. 2주가 넘었다. 구조대원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도 이제는 정말 생존자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고 발생 15일 만에 극적으로 생존자가 발견됐다. 아이티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진, 중국의 탄광 매몰, 브라질 산사태…. 최근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초대형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만약 산사태나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해 밀폐된 공간에 갇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곽영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교실 교수의 도움말로 밀폐된 공간에 갇혔을 때의 대처법을 알아본다.》

■ 3의 법칙(3·3·3) - 낮은 온도선 3시간 생존… 물이 없으면 3일 못버텨… 식량 없다면 3주가 한계…

○ ‘3의 법칙’을 기억하라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밀폐됐거나 고립된 공간에 혼자 남겨질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속담이다. 보이스카우트가 생존수칙으로 만든 ‘STOP’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STOP’은 Stop(공포와 당황으로 허둥대는 것을 멈추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Think(현재의 사태를 곰곰이 검토하여), Observe(주위를 잘 살펴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을 파악하고 모은 후), Plan(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을 계획을 면밀하게 수립하는 것)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바짝 정신을 차렸다면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수칙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고립돼 있기 때문에 식량부터 구하려 한다면 틀렸다. 의학적으로 사람이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3의 법칙’이 있는데, 여기서 식량 우선순위는 맨 마지막이다.3의 법칙에 따르면 매우 낮은 온도에서 인간은 3시간 이상 생존할 수 없다. 물이 없으면 3일을 버틸 수 없다. 식량이 없으면 3주 이상 살 수 없다. 결국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 게 가장 시급하다.


○ 머리부터 따뜻하게 하라
저체온증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우선 몸을 마른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젖은 옷을 벗고 축축한 몸은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도록 한다. 갈아입을 옷이 없다면 머리만이라도 닦아내야 한다. 머리를 통해 열이 가장 많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겨울에 모자를 쓰면 금방 따뜻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남아 있는 천이나 옷으로 머리를 감싸주도록 한다. 저체온증으로 인한 손상은 손가락과 발가락 등 심장으로부터 먼 곳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머리 다음으로는 몸의 끝 부분을 보온해줘야 한다. 이어 덮을 수 있는 것은 모두 꺼내 덮도록 한다. 공기가 충분한 상황이라면 불을 피우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많이 밀폐된 공간이라면 공기가 빨리 소모되기 때문에 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 산소 확보도 필수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호흡의 수를 줄이도록 한다. 성인 남녀의 1회 호흡 공기량은 각각 500㎖, 400㎖ 정도다. 1분간 20회 호흡을 하면 1분 동안 성인 남자는 10ℓ, 여자는 8ℓ의 공기가 소모되는 것. 개인의 폐 건강 상태, 흡연 여부에 따라 산소소모량이 다르기 때문에 산소가 사라지는 마지노선을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불안과 흥분으로 헉헉거리며 숨을 쉴 때는 산소가 빨리 줄어든다. 숨을 천천히 쉬어야 하는 이유다.

○ 흙탕물이나 소변도 활용해야
저온 상태에 오래 노출돼 있으면 몸에 있는 수분이 더 빨리 손실된다. 몸에서 진한 노란 빛깔의 소변이 나온다면 이미 탈수 증세가 시작됐다는 사인이다. 이때는 어떻게든 물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정말 아무 물도 없다면 소변을 다시 마시는 게 좋다. 더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주정거장에서도 소변을 재활용해 식수로 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병원체가 없다. 소변이라도 모아서 마시면 조금씩 수분보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구조대원을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 절망하게 된다. 그러나 공기와 물, 식량만으로 생존시간을 계산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꼭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만나겠다는 마음, 즉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격리시간이 길어진다면 개구리가 동면하듯이 컴컴한 곳에 누워 수면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에너지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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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2009-11-28 12:55


[매거진 esc] 기상이변·자연재해 습격과 유행하는 2010년 지구 종말론… 2000년대 이후 한반도 지진 두 배로…

시곗바늘이 서기 2000년 1월1일 0시를 가리키는 순간, 이제 종말론은 다시 새로운 세기말의 몫으로 넘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인류 절멸의 날’에 관한 새로운 가담항설이 세계 전역을 뒤덮었다. 바로 2012년 지구 종말론이다. 어디선가 고대 마야인들의 달력 이야기가 나왔고, 정체불명의 외계 행성과의 충돌설이 나왔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숨겨진 예언이 나왔으며, 인공지능 주식시장 변동 예측 프로그램 ‘웹봇’(Webbot)에 대한 구설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그 구구한 소문들의 열기에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재난영화 <2012>는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던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지구 멸망 예언이 단지 선언의 힘으로 세기말의 불안을 자극했던 것과는 달리, 이 일련의 ‘2012 지구 종말론’은 꽤 현실적인 근거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몇년간 기상이변으로 가히 전대미문의 자연재해들이 해를 거르지 않고 지구 곳곳을 습격했고 설상가상으로 덮친 범지구적인 경제위기까지 그 가설을 부채질했다. 2012년에 정말로 종말의 날이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많은 반박은 그 예언들의 근거가 무척 희박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국지적인 대형 재해의 위험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당신은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사례 1. 2003년 8월14일, 뉴욕을 포함한 미국 동부와 캐나다 일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지하철과 교통통제 기능이 마비되어 사람들은 집까지 걸어서 귀가해야 했으며, 심지어 공항의 비행기도 이착륙을 할 수 없었다. 귀가한 시민들은 자신의 가정에서 수돗물도 공급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냉장고에서는 음식들이 부패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대도시를 덮친 이 정전 사태는 몇몇 지역에서 1주일 이상 지속되었다.

사례 2. 2005년 8월29일 아침 7시, ‘카트리나’라는 이름의 허리케인이 시간당 최대풍속 225㎞의 속도로 미국 뉴올리언스에 상륙했다. 불과 두 시간 만에 카트리나가 몰고 온 폭우는 제방을 무너뜨려 도시를 물에 잠기게 했다. 일주일간 무려 18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대형 참사를 앞두고 미처 피하지 못했던 생존자들 중 64%가, 후일 ‘대피할 수 있었지만 그 정도로 강력할 줄 몰랐다’고 답했다.

수도와 전기 공급 중단. 기반시설들이 건실하지 못했던 80년대까지의 한국에서는 무척 흔한 일이었다. 몇 달에 한 번씩 의례적으로 겪어야 했던 터라 단전과 단수의 대비책은 거의 모든 가정에 마련되어 있었다. 단수 안내가 나오면 온 가족이 미리 양동이와 대야, 욕조에 물을 받았고 갑작스레 전깃불이 나가면 투덜거리면서도 익숙하게 양초에 불을 붙였다. 오늘날 이처럼 일상화된 단전과 단수를 걱정하는 이들은 더는 없다. 하지만 일상적이고 통제 가능했던 20년 전의 상황과 달리, 오늘날 단전과 단수는 비일상적이되 통제 불능의 상황에서 발생한다. 튼튼히 구축된 전기·수도의 인프라 덕에 자잘한 위험은 줄어들었으나 그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서는 재난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 지구상에서 최고 수준의 문명과 도시 제반 시설을 자랑했던 뉴욕의 대정전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지난겨울 강원도 태백 인근 주민들이 겪은 식수난을 떠올려 보자.

80년대 일상이었던 단전·단수 최근엔 재앙으로
매해 통제 불능의 재해로 되돌아오고 있는 자연의 앙갚음은 전에 없던 대비책을 인류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생존자들이 증언하듯, 겪기 전까지 그것은 남의 일이다. 특히 아직까지는 초유의 재난과 맞닥뜨리지 않은 우리나라의 인식은 더더욱 그렇다. 과연 한국은 안전한가? 지난 8월 대만에서 7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슈퍼태풍 모라꼿. 기상학자들은 이 태풍이 한반도를 운 좋게 비껴갔을 뿐이라고 말한다. 온난화와 함께 슈퍼태풍이 발생할 확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으며 그것은 당장 내년에라도 남해바다를 정면으로 통과해 북상할 수 있다. 반대로, 지난해 태백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극심한 가뭄은 머지않아 한반도 전역의 문제로 확대될지 모른다. 그저 4대강에 보를 설치해, 흘러야 할 물을 가두는 식의 헛된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래도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해 지진 걱정은 덜하다? 90년대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연평균 20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그 횟수는 연간 두 배 이상 뛰었고 강도 또한 세지고 있다.

재난 대피가 새로운 재난을 야기해서는 곤란
이런 대형 재난의 위협에 대한 개개인들의 대처는 ‘전부 아니면 무’로 나뉜다. 지나친 위기 공포증 아니면 불감증이다. 시카고대학의 교수 캐스 선스타인은 저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참을 만한 극단적 부담을 줄이는 방식’에 따른 ‘재난적 위험의 사전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나친 무관심도 곤란하지만 ‘재난을 피하기 위한 대응이 그 자체로 새로운 재난의 위험을 낳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 혹은 가정의 재난 대비는 이런 원칙에서 출발하는 편이 좋다. 일상생활과 여가활동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사소한 사고에 대한 준비의 마음가짐과 대형 재난에 대한 경각심은 생각보다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재난정보센터(safekorea.go.kr)에서 권장하는 가정용 재난용품 리스트
여차하면 삽시간에 들고 뛰쳐나갈 수 있도록 아래의 물품들을 별도의 가방에 보관해 두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다만 비상식량은 필요 시 국가에서 배급하므로 지나친 사재기는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짐 싸기 목록

비상식량(라면·통조림 등 최소 3일치), 음료수, 손전등, 건전지, 성냥(라이터), 휴대용 라디오, 비상의류, 속옷, 병따개, 화장지, 수건, 구급용품, 귀중품(현금·보험증서), 안경 등(생활용품), 생리용품, 종이기저귀.

<지큐> 코리아 피처 에디터 문성원이 추천하는 명품 재난 아이템들

티타늄 재질의 포켓용 멀티 툴, 레더맨(Leatherman) 사의 ‘Charge TTi’

나이프는 물론 각종 집게, 커터, 드라이버 등 총 18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가격 26만원.

웨스턴 마운티니어링(Western Mountaineering)의 ‘버설라이트’ 침낭

420~960g의 초경량으로 휴대가 쉽고 850+ 필로 가득 채워진 구스다운의 보온력은 영하 10℃의 환경에서도 단잠을 이룰 수 있게 한다. 가격 119만1000원.

무전원 고성능 라디오 소르보(Sorbo) ‘솔라 에너지 라디오’

태양열과 수동 발전으로 작동되며 에이엠(AM), 에프엠(FM)은 물론 외국에서의 조난 상황에서도 기상정보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광대역(WB)을 지원한다. 가격 2만3300원.

방한 의류

유니클로(uniqlo.kr)의 ‘히트텍’ 제품들과, 두건·마스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버프’를 권한다(buff.kr). 싼값으로 최상의 보온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들. 평상시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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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 꼭… 여름철 등산 주의해야 할 9가지

 

코메디닷컴 / 2014-07-11 17:20

 

 


여름에 등산으로 땀을 흠뻑 흘린 뒤 시원하게 샤워하는 기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인 만큼 적절히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여름 등산 때는 체온과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비와 의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름철 산을 찾을 때 주의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꼽는 9가지를 알아본다.

조금 넉넉한 사이즈의 등산화를 신어라

여름이라도 등산할 때는 두툼한 양말을 신는다. 하산할 때 앞발에 체중이 실리게 되므로 등산화는 자기 신발 사이즈보다 5㎜ 큰 것으로 고른다. 등산화는 발이 가장 커져 있는 저녁 무렵 쇼핑하는 것이 맞다.

면 소재의 등산복은 오히려 좋지 않다

면 소재의 속옷이나 티셔츠는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 체온이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등산복은 땀이 쉽게 마르는 폴리에스테르나 쿨맥스 소재로 고른다

바람막이는 꼭 챙긴다

한여름에도 산 정상은 기온 변화가 심하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바람막이를 꼭 가져가야 한다.

배낭이나 기타 장비는 방수 제품을 고른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장비가 젖으면 짐이 훨씬 무거워지고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장마철 산행에는 방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휴식과 수분섭취를 조절한다

30분 정도 쉬지 않고 산을 올랐다면 5분 정도는 그늘을 찾아 쉰다. 목이 마르면 한 번에 200㏄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다만, 목이 잔뜩 마른 상태에서 벌컥벌컥 들이키지 않는다.

헐렁한 옷을 고른다

꼭 끼는 옷을 입고 등산하면 땀이 차서 금방 지친다. 또한 끼는 옷 때문에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두 시간 이상 산행할 때는 소금기를 먹는다

차 숟가락으로 두 숟갈 정도의 소금을 먹으면 염분으로 인한 열 경련을 막을 수 있다. 소금 대신 이온음료를 마실 수도 있는데 이온음료가 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과 1:1의 비율로 섞는다.

독초에 주의한다

여름철에는 독초를 약초로 오인하고 씹었다가 큰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름도 잘 모르는 풀을 함부로 뽑아 씹지 않는다.

아침이나 저녁 무렵 산에 오른다

기온이 높지 않은 아침이나 저녁 무렵 가벼운 등산을 하면 폭염에 지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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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많은 놀이 중 윷놀이는 여럿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놀이(Board game)이다. 제야(除夜)와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날까지 노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회((柶戱) 또는 척사희(擲柶戱)라고도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오랜 역사와 상징성도 풍부한 놀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윷놀이의 유래

북한 평양 동명왕릉 전시관에 그려진 고구려의 윷놀이 장면. 북한 학계에서도 고구려 시대에 윷놀이가 행해진 것으로 본다.

북한 평양 동명왕릉 전시관에 그려진 고구려의 윷놀이 장면. 북한 학계에서도 고구려 시대에 윷놀이가 행해진 것으로 본다.

 

 

윷놀이는 29개의 동그라미를 그린 윷판(馬田)을 펴 놓고 2명 이상의 인원이 편을 갈라 각자 4개의 윷가락을 던지며 노는 놀이다. 박달나무 등으로 만든 나무토막인 윷가락을 던져서 도, 개, 걸, 윷, 모를 구하여 한 발부터 다섯 발까지 가서, 말 네 개가 모두 첫발(입구)인 도에서 출발하여 참먹이(날밭, 출구)를 먼저 빠져 나가는 편이 이기는 놀이다.

 

척사희(擲柶戱), 사희(柶戱)로 기록된 윷놀이의 기원에 대해 이수광(李晬光, 1563〜1628)을 비롯한 조선시대 학자들은 중국의 놀이인 저포(摴蒱)와 윷놀이를 같은 것으로 보거나, 저포에서 발전한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윷놀이를 저포로 표현한 기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저포와 윷놀이는 다르다. 저포는 360자(子)로 된 놀이판에 사람마다 여섯 말을 가지고, 검고 흰 면이 있는 5개의 나무를 던져가며 노는 놀이로 윷놀이와는 다르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 우산에 위치한 우산하 3319호분 앞에 있는 석인상에 새겨진 윷판. 석인상보다 먼저 새겨진 것으로 보았을 때, 그 제작연대는 4세기 중반 이전으로 볼 수 있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 우산에 위치한 우산하 3319호분 앞에 있는 석인상에 새겨진 윷판. 석인상보다 먼저 새겨진 것으로 보았을 때, 그 제작연대는 4세기 중반 이전으로 볼 수 있다.


윷놀이의 기원은 선사시대까지 소급해볼 수가 있다. 윷판은 경북 영일군 청하면 오줌바위를 비롯해 경북 안동시, 영양군, 경주 남산과 반월성, 고령군 일대, 충북 단양군, 진천군, 울산시, 서울 북한산 등 전국 곳곳의 자연암반과 고인돌 덮개돌, 건물지 주초석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경북 고령군의 경우 고령읍 지산리, 운수면 월산리와 대평리, 성산면 무계리, 쌍림면 신당리, 송림리 등 여러 곳에 집중 분포하기도 한다. 바위에 새겨진 윷판은 빠르면 신석기, 늦어도 청동기 시대에는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바위에 새겨진 윷판은 놀이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의 주산인 우산(禹山)에 위치한 4세기경에 만들어진 우산하 3319호분 옆의 인물암각바위에도 윷판이 새겨져 있다. 이것의 경우 사람들이 놀기에 적합한 위치에 새겨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윷판의 상징성


윷판은 고대 중국에서 주역(周易)을 탄생시킨 그림인 하도(河圖), 낙서(洛書)와 같이 고도의 상징체계를 담은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주역을 한 단계 발전시킨 정역(正易)을 만든 김일부(金一夫, 1826〜1898)는 정역의 괘상(卦象)으로 정역팔괘, 도상(圖象)으로 윷판인 사평도(柶枰圖)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것은 윷판이 하도, 낙서에 견줄만한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신채호(申采浩, 1880〜1936)는 부여의 지방조직인 사출도(四出道) 또는 고구려의 오부족(계루부, 소노(비류나)부, 연나부, 환나부, 관나부) 전통에서 윷놀이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여에는 나라의 왕이 있고, 모두 가축의 이름으로 관직명을 정하여 저가(豬-돼지), 구가(狗-개), 우가(牛-소), 마가(馬-말) 등이 있다는 기록이 전한다.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가리킨다. 유독 양을 가리키는 양가가 부여에 없으나, 양가는 중앙에 해당되므로 왕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는 부여와 부여의 문화를 이은 고구려의 5부족 전통에서 윷놀이가 시작된 것으로 보았다.

 

최근에는 신채호의 주장보다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1년 사계절 동안 사방위로 돌아가는 북두칠성의 천체 운행에서 비롯된 모형이라는 주장이 유력해지고 있다. 29개의 윷판에서 중앙인 ‘방’을 기준으로 하면 7개의 자리가 구분되는데, 이들이 북두칠성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28개점을 태양이 지나가는 황도 28수(宿)로 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북두칠성이 암각화에 더 많이 새겨진 것 등으로 볼 때 북두칠성 상징설이 더 먼저라고 생각된다.

 

우리 조상들은 밤하늘의 별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다. 고구려에서는 신령한 별(靈星)에 대한 제사를 행하고, 예(濊)에서는 새벽에 별자리를 관측하여 그 해의 풍작을 예견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구려 등에서 만든 천문도(天文圖)가 중국이나 그리스의 천문도와 다른 고유한 관측의 결과라는 점에서 볼 때, 청동기시대부터 우리 겨레는 밤하늘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그에 대한 지식을 축적해왔음을 알 수 있다. 암각화에는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별자리(w형), 북극성을 의미하는 3성 등 다양한 별자리 그림이 있다. 따라서 윷판 역시 이러한 우리 겨레의 고유한 천문 우주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윷판의 모양은 부여나 고구려의 부족제도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과,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해 북두칠성의 천체운행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윷판의 모양은 부여나 고구려의 부족제도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과,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해 북두칠성의 천체운행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삼국시대의 윷놀이

미륵사지 강당 주춧돌에 새겨진 백제의 윷판. 7세기 초 백제에서도 윷놀이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미륵사지 강당 주춧돌에 새겨진 백제의 윷판. 7세기 초 백제에서도 윷놀이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7세기 중엽 당나라 이연수(李延壽)가 편찬한 [북사(北史)]의 ‘백제전’에는 백제의 놀이로 투호, 저포, 롱주, 바둑 등의 오락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때의 저포가 중국인들이 놀았던 것인지, 윷놀이를 말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7세기 초 백제에서 만든 미륵사지의 회랑과 강당 주춧돌 2곳에 윷판이 새겨진 것으로 보았을 때, [북사]에 기록된 저포는 윷놀이로 볼 가능성이 높다. 백제 역시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5부족 체제를 갖춘 부여-고구려 문의화 전통을 가진 나라다. 이들 나라에서는 윷판을 알고 이를 놀이로도 이용했다고 여겨진다.

 

759년경에 만들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엽집(萬葉集)]에는 윷놀이로 추정되는 ‘일복삼향(一伏三向 : うつむきさい)’이라는 유희가 등장한다. 이 유희가 신라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고려시대의 윷놀이


윷판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던 만큼, 삼국시대에 윷놀이가 행해졌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하지만 윷놀이에 대해 확실하게 언급된 가장 오래 전의 것은 고려시대로 소급된다.

 

고려말의 학자인 목은 이색 (李穡, 1328〜1396)은 이웃집 늙은이인 이상서, 박중랑, 김석, 김언, 이우중, 손숙휴가 윷놀이를 하기에 옆에 앉아서 구경을 하고, ‘장단음(長湍吟)’이란 시를 지었다.

 

동방의 풍속이 예로부터 세시를 중히 여겨,
흰머리 할범 할멈들이 아이처럼 신이 났네.
둥글고 모난 윷판에 동그란 이십팔 개의 점,
정법과 기묘함의 변화가 무궁무진하도다.
서툼이 이기고 교묘함이 지는 게 더욱 놀라워,
강함이 약함을 삼키고도 토하니 승부를 예측할 수 없구나.
노부가 머리를 써서 부려 볼 꾀를 다 부리고,
가끔씩 다시 흘려 보다 턱이 빠지게 웃노라.

 

이색이 남긴 [목은집(牧隱集)]에는 연말에 아이들이 화롯가에서 저포를 하는 모습이나, 가난한 집은 저포를 하는 모습이 적적하다거나, 시구를 읊어내는 것이 저포를 하듯이 쉽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의 글에 나타나는 저포는 ‘장단음’ 시로 볼 때 윷놀이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로서 윷놀이는 이색이 살던 시기보다 더 오래 전부터 즐긴 매우 일반적인 놀이로, 성씨를 가진 귀족들도 놀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선비들이 경계한 윷놀이


유만공(柳晩恭, 1793∼1869)의 [세시풍요(歲時風謠)]에는 윷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붉은 싸리 네 개의 윷가락 높이 던지니, 평상 앞에 후드득 흩어져 떨어지네.
질수록 더욱 대드니 어리석기 그지없고, 질책하는 고함소리에 온 집안이 떠들썩.

윷놀이는 한바탕 떠들며 연말연시에 사람들이 모여 노는 놀이다. 그런데 조선 초기에 윷놀이로 인한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조선왕조실록] 1417년 9월 2일과 11월 3일의 기록에는 윷놀이와 관련된 사건이 보인다.

“김사문은 어머니의 상중(喪中)에 있었음에도, 이속(李續)이란 자의 집에 가서 유복중이란 자와 더불어 밤에 술을 마시고, 또 유복중(柳復中)의 아내 하옥생(河玉生)과 더불어 함께 윷놀이(柶戱)를 했다. 그런데 하옥생과 그녀의 5촌 당숙인 회양부사(淮陽府使) 김사문이 윷놀이를 하면서 정분을 통해, 밤에 몰래 유복중의 방에서 나와 다른 방으로 들어가 김사문과 함께 누워 있다가 유복중에게 발각이 된 것이다.


이에 사헌부에서 두 사람을 추문하였으나, 모두 불복했다. 사헌부의 관리가 고문하기를 청하자, 태종이 말하기를 ‘김사문은 상중에 놀이를 하였고, 유복중의 처는 김사문과 윷놀이를 하여 남녀의 분별을 어지럽혔으니, 이것을 법에 비추어 죄를 주라’고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장(杖) 80대를 맞는 벌을 받게 되었다.”

실록의 사례에서 보여지듯, 조선시대의 윷놀이는 고급 관리들도 함께 즐기는 것으로, 여성이 포함된 3〜4명이 함께 윷놀이를 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중에 놀이를 한 것과, 양반집 여성이 남자와 밤새워 놀이를 한 것은 조선사회에서는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한번은 세종의 서자인 이영(李瓔, 1425~?)이 1444년 황양 등 소인의 무리들을 불러들여 윷놀이를 하고 바둑을 두며, 거문고를 타고 노래 부르며 춤추곤 하던 것이 발각되었다. 황양의 무리는 의금부로 끌려갔다가 모두 군에 입대되었고, 이영은 벼슬이 회수되는 엄벌을 받은 일도 있었다.
 
윷놀이는 선비들이 즐기는 놀이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1488년 조선을 방문한 명나라 사신 동월(董越)이 쓴 [조선부(朝鮮賦)]에는 “조선에서는 집에 도박 기구를 두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동월은 바둑이나 쌍륙 따위는 민간자제들에게 익히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주석까지 달아두었다. 이익(李瀷, 1681〜1763)은 [성호사설(星湖僿設)] ‘사도(柶圖)’편에서 윷놀이와 같은 잡기(雜技)는 군자로서 마땅히 할 짓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이 아이들에게 결코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자손을 위해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전하였다.

 

 

조선인의 오락 윷놀이

1819년 김매순(金邁淳)이 한양의 세시풍속을 적은 [열양세시기]에는 아래와 같은 기록이 보인다.

“설날부터 보름까지 소년들은 서로 모여 윷놀이를 하는데, 보름이 지나면 윷을 거두어 감춘다. 이날 이후로 계속하면 농사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름을 넘겨 윷놀이를 하면 벼가 죽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윷놀이가 너무 재미있어 사람들이 깊이 빠져들 것을 우려한 나머지, 농사철까지 계속하지 못하게 막는 속담이 있었던 것이다.

 

정조시대 범죄인에 대한 판례집인 [심리록(審理錄)]에는 1782년 홍주 이독돌이란 자가 사람을 죽인 일이 기록되어 있는데, 박성복이란 자와 윷놀이를 하다가 싸움이 일어나 손으로 밀쳐 죽인 것이었다. 윷놀이를 하다가 승부욕이 너무 지나친 탓에 벌어진 일이다. 윷놀이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사람들을 놀이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때문에 선비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윷놀이를 너무 즐기는 것을 경계하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윷놀이는 많은 이들이 즐기는 놀이였다. 조선의 시인들은 섣달 그믐밤(除夜)에 등불 아래에서 윷놀이를 하는 마을 사람들의 풍경을 읊기도 하였고, 자신들도 함께 윷놀이를 즐겼다.

 

18세기말 조선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유득공(柳得恭, 1748〜1807)의 [경도잡지(京都雜誌)]에는 제야(除夜)와 원단(元旦)에 윷가락을 던져서 새해의 길흉을 점치는 풍속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점을 치는 방법은 윷을 세 번 던져 나온 것을 [주역]의 64괘(掛) 중 하나에 배정하여 해석하는 것이다. [경도잡지(京都雜誌)]는 그 점괘까지 나열하고 있을 정도니, 당시 윷점이 대단히 유행했던 듯하다. 이익(李瀷)은 세시(歲時)에 윷놀이를 하는 것은 그 해의 풍흉을 미리 징험(徵驗- 어떠한 징조를 경험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연말연시에 즐기는 한국의 대표 놀이


세시(歲時) 민속놀이는 농민들이 농사일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연말연시에 집중되어 있다. 널뛰기, 줄다리기, 연날리기, 돌싸움, 쥐불놀이 등 많은 놀이가 연말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행해진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윷놀이는 우리 겨레의 우주관을 표현해주는 상징성을 가진 가장 독특한 한국의 놀이다. 많은 전통놀이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윷놀이만큼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놀이로서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참고문헌: 국립민속박물관, [조선대세시기Ⅱ], 2005;국립민속박물관, [조선대세시기Ⅲ], 2007;김일권, [국내성에서 발견된 고구려 윷놀이판과 그 천문우주론적 상징성], [고구려연구]15집, 고구려연구회, 2003; 최상수, [한국민속놀이의 연구], 성문각, 1985.

 

 

글: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글쓴이 김용만은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사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삼국시대 생활사 관련 저술을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한국 고대 문명사를 집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구려의 그 많던 수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 [새로 쓰는 연개소문전] 등의 책을 썼다.

 

 

발행: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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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의류 고르기] 고어텍스 일색 가을 산, 이제는 바꿔 볼 때

 

부산일보 / 2013-09-27 10:10

 

 

40대 직장인 김동환(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 술과 담배에 찌든 몸에서 벗어나고자 올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산에 오를 작정이다. 우선 등산복을 마련하기 위해 며칠 전 아웃도어 매장에 갔다. 자외선 차단, 초경량, 완벽 방수 등 현란한 제품 광고 앞에 김 씨는 난감해졌다. “어떤 옷을 골라야 하지?” 김 씨는 등산객들이 한 번쯤은 갖고 싶어 하는 고어텍스 재킷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4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어텍스 한 벌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할부로 샀다. 산행 경력 30년 차인 박영진(67·경남 김해시 동상동) 씨는 등산복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국내 산행이 대부분인 박 씨는 옷보다 스틱이나 보행 기술, 휴식법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씨는 ”악천후에 대비해 고가의 옷을 사는 사람이 많은데 등산복만 믿고 위험한 산행을 감행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서플렉스·더미작스 원단 의류… 싸고 방수·방풍 기능도 탁월… 브랜드보다 등산 유형 고려해야…
가을이다. 산행 시즌이 찾아오면서 등산복을 장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기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를 보거나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골라 보지만, ‘이게 내게 맞는 옷인지?’ 당최 확신이 안 선다. 지난 8월 소비자시민모임에서 발표한 ‘일부 등산복의 원단이 라벨에 표시된 정보와 다르다는 검사 결과’도 영 찜찜하다. 옷이 날개라지만, 아웃도어 의류는 몸과 체온을 보호하는 옷 이상의 옷. 등산 전문가들은 자신의 등산 수준과 패턴에 맞게 제품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 고어텍스는 가라?
미국에서 개발된 고어텍스는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FE)을 가공한 원단이다. 방수, 투습 기능이 뛰어나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 기능성 의류의 대표 원단 격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 원단 단가가 일반 원단보다 배가량 비싸고 국내업체가 이 원단을 쓰면 로열티를 지급해야 해 고어텍스 소재 제품은 웬만하면 30만~40만 원을 웃돈다. 이에 고어텍스를 대체하며 기능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강화된 원단들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 조금만 발품을 들이면 비교적 싼 가격에 ‘괜찮은’ 아웃도어 옷을 고를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인비스타가 만든 서플렉스는 면이 아니지만 면과 같은 촉감을 준다. 합성 소재로 강도가 높고 일반 나일론보다 더 부드럽다. 투습과 방수, 방풍력도 뛰어나다. 고어텍스의 대항마로 탄생한 일본 도레이의 더미작스 원단은 방수, 투습 기능에 탄력성까지 보태졌다. 고어텍스보다 가격이 싸 주로 중저가 아웃도어업체에서 원단으로 즐겨 사용한다. 코오롱 패션머티리얼이 출시한 네오벤트는 2012년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일류 상품에 선정됐다. 피부에 접촉했을 때 쾌적성이 돋보이고 투습, 방수 기능도 고어텍스에 비해 손색이 없다. 국내 원단업체가 만든 헬스포 원단도 방수력과 투습력이 뛰어난 편이다. 재킷에 비해 가볍고 통기성이 중시되는 등산 티셔츠용 원단도 다양하다. 쿨맥스는 땀을 잘 흡수하고 속건성(빨리 마르는 성질)이 강한 소재이다. 다만 이 원단을 활용한 유사 제품이 많기에 반드시 ‘쿨맥스 태그’가 붙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본 도레이의 웜에어는 원단이 가볍고, 따뜻하며 땀을 빨리 흡수하고 속건성도 있다. 보온성 기능이 중요한 겨울용 등산 티셔츠에 적합하다. 국산 원단인 에어로웜은 소재 안에 들어 있는 공기층이 다른 원단보다 많아 가볍고 보온력도 뛰어나다. 가벼운 산행에 적합한 티셔츠용 원단이다.

■ 자신의 등산 유형에 맞춰야…
등산용 재킷은 수만 원대부터 수십만 원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주머니 형편을 따져 무조건 유명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는 원단과 기능을 꼼꼼히 따져 보자. 동일한 원단을 사용한 비슷한 기능이 포함된 중저가 브랜드의 제품도 눈여겨보자. 소비자시민모임 김보은 연구원은 “지난 8월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아웃도어 제품의 품질비교 시험에서 광고와 시험 결과가 일치하지 않거나, 일부 원단은 기능성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제품을 고를 때 광고와 가격만을 보고 품질을 막연하게 신뢰하기보다는 라벨과 표시 정보 등을 꼼꼼히 확인해 자신의 자신의 등산 수준이나 신체조건을 고려해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종주산행이나 1박 2일 산행, 악천후 산행에는 방수, 투습 기능이 들어간 옷이 낫다. 당일 산행에는 땀이 빨리 마르고 신축성 소재가 들어간 의류가 좋겠다. 이럴 때에도 재킷은 급작스러운 온도 강하에 대비해 방풍력과 보온성이 있는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아웃도어의 기능을 오래 유지하려면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땀을 흘리면 원단의 투습 기능이 떨어져 반드시 물 세탁(수온 38도 이하)한다. 이때 아웃도어 전용 세제나 울 샴푸 등 중성세제를 쓴다.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박찬호 강사는 “기능성 등산복 한 가지만으로 산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아웃도어의 특수 기능을 과신하기보다는 산행 날씨를 확인하고 스틱이나 배낭 등 기본 장비를 점검하는 게 안전하고 즐거운 등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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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가볼만한 국토종주 자전거길 20선

 

경향신문 / 2012-07-22 15:24

 

연합뉴스.

휴가철을 맞아 가볼만한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소개됐다. 행정안전부는 22일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부담없이 가볼만하거나 경관이 아름다운 20곳을 추천했다. 이곳은 자전거 완주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추천한 곳이다.

남한강 자전거길에서는 460m 길이의 폐철교를 그대로 살린 북한강철교 구간이 포함됐다. 새재자전거길에서는 우리나라 자전거길 중 가장 높은 곳(548m)에 조성된 이화령 구간과 조령구간이 뽑혔다.

낙동강 자전거길에서는 상주 경천대를 비롯, 정상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낙동강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박진고개, 강 위에 설치된 데크(Deck)형 교량 4.7를 통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환상적인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양산 구간 등 7곳이 선정됐다.

금강 자전거길에는 수면으로부터 최고 60m에 조성된 데크 구간을 달릴 수 있는 대청호 구간, 부소산 정상에서 솟는 해가 빚어낸 황홀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부여 백마강 구간, 오토캠핑장과 바로 연결돼 있어 가족 단위의 자전거 여행지로 제격인 익산의 곰개나루 구간 등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영산강 자전거길에서는 정상에 오르면 영산강이 그려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한반도 모양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나주의 느러지 구간,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길의 시원함을 온몸으로 맛볼 수 있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구간 등 5곳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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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만 노나? 어른도 좀 놀자!

 

한겨레 / 2011-05-05 14:55

 

 


[매거진 esc] 장난 아닌 아저씨들의 장난감 ‘RC 헬기’

‘병동’과 ‘황량한 들판’을 헤매는 어른의 비행… 기술 익히기 어렵지만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어

하늘 푸르고 들도 푸른 오월. 높고도 푸른 오월 하늘 올려다보며 아이들보다 더 들뜨는 어른들이 있다. 무선조종 헬기·비행기 날리는 재미에 중독된 ‘RC(Radio Control) 환자(마니아)’들이다. 바람 잔잔한 주말이면 이들은, 일주일 내내 애지중지 매만져온 헬기·비행기를 들고 ‘병동’(모형항공기 판매·수리 매장)과 ‘황량한 들판’(무선조종 항공기 비행장)을 헤맨다. “환자라도 좋아요. 빠져드니 세상에 이것보다 더 재밌는 게 없데요.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오던 꿈을 이뤘다고나 할까요.”

‘RC항공기’에 빠져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 강변이나 해안 갯벌, 널찍한 논밭 등 시야가 확보되고 인적이 드문 빈터를 찾는다면 삼삼오오 모여 무선조종 헬기·비행기를 날리며 즐기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은 꿈을 또다른 방법으로 실현하는 이들이다. “어른이 되도록 쌓이기만 했던 스트레스 푸는 데 최고죠.”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던 욕구가 이제 풀리는 듯합니다.” “장난감놀이 같다고요? 고난도 비행기술이 장난이 아닙니다.”

성능 좋아지고 가격까지 낮아져 인기 폭발
마니아들이 한결같이 칭송해 마지않는 ‘RC항공기’는 리모컨으로 전파를 쏘아 모형 비행체를 작동시켜 갖가지 기술을 구사하며 즐기는 레저활동이다. 수천곳에 이르는 무선조종 항공기 인터넷 동호회가 각각 수백명에서 최대 2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활동중이고, 전국 200여개의 ‘RC 매장’들도 저마다 동호회를 만들어 성업중이다. RC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건, 날리는 재미 말고도 배터리 성능 개선, 다양한 기종 출시, 가격대의 하향 안정 등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조종 주파수대의 안정으로 사고 위험성도 크게 줄었다. 2년 전까지도 주변 무선 비행기들이 서로 영향을 받는 72㎒ 송수신기가 많았으나, 주파수 대역이 넓은 2.4㎓ 송수신기로 바뀌면서 주파수 혼선으로 오작동할 위험이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5월1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포동 옛 염전 터 갯벌 이른바 ‘포동 비행장’ 들머리(사진 아래). 무선조종 헬기 마니아 오원석(45·어학원 운영)씨가 차에서 날렵하고도 멋지게 생긴 전동 헬기 두대를 꺼냈다. 대만 제품인 ‘티렉스 600’(길이 130㎝가량)과 유일한 국산 헬기인 ‘빔 450’(길이 65㎝가량)이다. 장애물이 없는 평지에 ‘빔 450’ 전동 헬기를 내려놓은 그는 5m쯤 뒤로 떨어져 무선조종기의 ‘스로틀 스틱’을 천천히 밀어올렸다. 순간, 헬기 날개가 맹렬하게 회전하며 천천히 기체가 떠올랐다. 떠오른 것도 잠시, 헬기는 순식간에 앞으로 날아가더니 곧바로 현란한 곡예비행을 펼치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씨는 원 그리기, 8자 비행, 수직으로 오르내리기, 배면비행에다 기체를 회전시키는 고난도 기술까지,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기교를 선보였다. 정확히 5m 앞 이륙한 자리에 헬기를 사뿐히 안착시킨 오씨가 말했다. “비행 원리나 기체, 부품 등이 실제 헬기와 거의 같습니다. 내 손으로 조립한 기체를 직접 조종해 하늘로 띄우고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자동차·비행기·선박·헬기 등을 아우르는 RC 세계에서 ‘RC헬기’는 ‘무선조종 모형의 꽃’으로 불린다. 기술을 익히기 어렵지만, 한번 빠져들면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몰두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RC자동차로 시작해, 비행기를 거쳐 헬기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저마다의 재미가 있지만, 고난도의 기술을 발휘하며 느끼는 쾌감이 헬기를 만나면서 정점을 이룬다는 게 마니아들의 중론이다. 3년 전 ‘RC헬기’를 시작한 뒤 아예 매장을 차려놓고 동호인들과 거의 매일 비행에 나선다는 양창성(58·보습학원 운영)씨는 “RC헬기는 조종 기술이 어려워 더욱 파고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재미에 빠지면, 거의 주말마다 ‘전용 비행장’이나 RC 매장에서 살게 된다. 동호인들이 매장에서 ‘살게’ 되는 이유는, 비행 전후에 부품을 조달하거나 수리를 하기 위해서다. 마니아들은 최신 기종이나 비행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 매장을 단골로 정해놓고 드나든다. RC항공기에서 얻는 즐거움은 사람마다 다르다. 공간을 넓게 쓰는 비행으로 선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좁은 공간에서 고난도의 기술을 연출하는 재미에 푹 빠진 이들도 있다. 직접 갖가지 기종을 조립하기만 하고 날리는 덴 관심이 없거나,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체나 부품들을 모으기만 하는 이도 있다. 일부 마니아들은 ‘규모의 비행’을 추구해 길이 3m가 넘는 초대형 RC항공기만을 선호하거나, 요트·잠수함 등 ‘남과 다른’ 종목에 빠져들기도 한다. 전동 헬기가 대세를 이루면서, 연료와 펌프·스타터 등 준비물이 많고 사후 정비에 손이 많이 가는 엔진 헬기는 사양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특유의 강력한 엔진 소리나 내뿜는 연기 등에 매력을 느껴, 엔진 헬기를 고집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종·부속품에 과욕 부렸다간 ‘종점’
새 기종, 새 부속품에 과욕을 부리게 되면 ‘종점(취미생활의 끝)’이 금세 다가온다. 양창성씨는 “부속 교체와 새 기종 구입에 집착하다 보면 ‘종점’까지 가는 데 4,000만~5,000만원은 족히 처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당히 즐기는 선에서 안정하는 것이 본인과 가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수들이 고수 칭호를 얻기까지는 당연히 남다른 ‘고난 극복 훈장’들이 따라붙는다. “고수가 됐다는 건 그만큼 기체를 많이 해먹었다(부서뜨렸다)는 뜻이기도 하다.”(RC 매장 헬리탑에서 만난 자칭 고수 회원) 또 “고수가 되려면 설거지 등 집안일에서도 고수가 돼야 한다”는 게 일치된 목소리다. “매주말 취미가 다른 아내와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나서려면, 알아서 척척 집안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정의 달이자 징검다리 휴일이 많은 오월, ‘가족 사랑의 고수’가 되기 위해 ‘RC 세계’에 첫발을 내디뎌보는 건 어떨까. 자녀들 손 잡고 주변 완구점이나 RC 매장에 들러 무선조종 비행기·헬기를 하나 골라 보는 게 출발점이다. 온 가족이 한적한 야외로 나가 비행 원리 등을 배우고 자연을 즐기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가족 취미생활이 될 듯싶다. 그러나 잊지 마시길. ‘병동’에서 생활하는 ‘환자’들도 처음엔 “자녀에게 장난감 헬기 사주러” 갔다가 ‘환자’로 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러므로 성공한 ‘가족 사랑 고수’들의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주말엔 무조건 가족과 함께 나서라. 일부 시간만 함께 비행을 즐기고 이동하라. 아내와 아이들에게 배려하라. 배려하지 않는 고수는 ‘중증 환자’일 뿐이다.”

RC는 □□□다

RC 기술은 참는 기술
RC 실력은 인내심이 좌우한다는 말. 떨어지고 깨지고 부딪치면서도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연습해야 실력으로 연결된다는 뜻.

RC는 손가락 끝에 나무젓가락
작고 가벼운 기체를 중심 잡아 날리는 것이, 크고 무거운 기체보다 더 어렵다는 뜻.

RC 고수는 설거지 고수
주말마다 집을 비우려면 아내를 위해 설거지·청소 등 집안일에서도 고수가 돼야 한다는 뜻.

RC 첫 경험은 쟁반 가운데 구슬 중심잡기
무선조종 헬기를 처음 띄울 때 매우 어렵다는 뜻.

 

RC 환자 만든 건 아이들?
대개의 아빠들이 자녀에게 무선조종 장난감을 사주러 완구점에 들렀다 아이보다 본인이 더 깊이 빠져든다는 뜻.

RC 중국산 구입은 뽑기
저가의 중국산 헬기·비행기들이 대체로 고장이 잦고 부실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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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여 욕심내지 마라, 4채널이면 충분하다

 

한겨레 / 2011-05-05 12:25

 

 


[매거진 esc] RC헬기 입문법… 값싸고 정교한 대만산부터, 국내산도 손색없어
호사 취미. 여유 많은 분들이 즐기는 호사스런 취미다. 몇년 전까지도 무선조종(RC) 항공기에 대한 인식이 그랬다. 제법 흥미를 돋울 만한 크기의 기체와 조종기 등을 장만하려면 몇백만원대를 넘어섰다. 물론 지금도 기종과 성능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값싸고 다양한 무선조종 헬기·비행기들이 쏟아지면서 초보자들도 큰 부담 없이 입문할 만한 레저활동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기본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4채널 기종의 경우 10만원대부터 시작되는 것들이 많고, 수십만원대면 고수급들이 쓰는 중형 기종을 고를 수도 있게 됐다. 날리는 재미와 고난도 기술 습득의 힘겨움을 동시에 안겨준다는 ‘무선조종기의 꽃’ 무선조종 헬기와 그 입문 방법을 알아본다.

무선조종 헬기의 이해

본디 항공연료를 쓰는 엔진 항공기 날리기를 취미로 삼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최근 들어 리튬 전지를 쓰는 고성능·대형 전동 헬기·비행기들이 쏟아져나와 마니아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 애초 한국전쟁 직후 미8군을 통해 처음 국내에 들어온 모형 엔진항공기들은 당시 값이 집 한 채와 맞먹을 정도여서 극히 일부 계층만 즐겼다고 한다. 최근 미국·일본·독일산의 정교하고 대형화된 전동 헬기·비행기들과 곡예비행이 가능한 다채널 무선조종기 제품이 들어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미·일·독 등이 장악하던 전동 항공기 시장은 몇년 전부터 값이 저렴한 대만·중국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며 대중화에 큰 구실을 하고 있다. 국산 무선조종 헬기는 중형인 450급 ‘빔’이 유일하다. 기본적으로 수신기인 기체와 송신기인 무선조종기로 구성된다. 무선조종기는 자동차든 비행기든 요트든 두루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3채널 이하는 어린이 장난감용이고, 4채널 이상이 성인용이다. 요즘 대세를 이루는 전동 헬기의 경우 숙련자들은 6~14채널의 조종기를 쓴다. 1채널은 기체의 한가지 동작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기체를 띄우고, 앞으로 가고, 뒤로 갈 수 있게 하는 조종기라면 3채널짜리다. 여기에 기체를 좌우로 회전시키고, 앞뒤로 회전하고, 날개 경사도를 조절해 역회전을 시킬 수 있다면 6채널짜리가 된다. 각 동작들을 연결시켜 응용하면 10여가지 고난도 기교를 부릴 수 있다. 초보자용으론 동축반전 헬기 등 4채널급 헬기가 알맞다. 동축반전 헬기란 메인 날개가 돌아가며 기체가 반대로 돌려는 힘을 받는데, 날개 밑에 반대로 도는 보조 날개를 달아 이를 잡아주도록 한 헬기다. (5채널급부터는 꼬리 쪽 날개가 잡아준다)

얼마나 멀리 날릴 수 있나

기체를 무선조종할 수 있는 거리는 송수신기의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중급 이상의 헬기·비행기는 원칙적으로 최장 4㎞까지 조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론 기체 크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거리까지만 조종할 수 있다. 기체가 어떤 상태로 비행하는지 보이지 않으면 추락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헬기의 경우는 일정한 주행을 할 수 있는 비행기와 달리, 조종자가 헬기 자세와 진행 방향을 놓치기 쉽다. 따라서 중형 이상의 헬기는 600m 정도를, 작은 기체라면 100~200m를 안정적인 조종 거리로 본다. 비행기를 1년여 즐기다 헬기로 돌아서 4년째 즐기고 있다는 김형석(네이버 카페 ‘헬리웨이’ 매니저)씨는 “아무리 멀리 날릴 수 있다 해도 육안으로 볼 수 없다면 조종기도 무용지물”이라며 “사고 위험도 있으므로 조종자는 기체의 자세와 진행 방향을 놓쳐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기종과 가격

전동헬기는 기체 크기에 따라 100, 250, 450, 500, 600, 700급 등으로 나뉜다. 숫자가 클수록 크다. 6채널에서 가장 작은 450급의 경우 기체 길이는 60~70㎝가량, 로터(날개) 반지름이 35㎝쯤 된다. 700급은 기체 길이가 1m30㎝에 이른다. 처음엔 작은 기체로 연습하는 게 좋다. 작은 기체가 더 어렵지만, 익히고 나면 큰 기체는 다루기가 훨씬 쉬워진다고 한다. 몇년 전까지는 미국·일본·독일의 전동헬기들이 주류였지만, 요즘 헬기 마니아들은 비교적 값도 저렴하고 정교한 대만산 ‘티렉스’를 쓰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애착을 갖고 기본적으로 한대씩 보유하고 있는 기종이 있다. 유일한 국산 전동헬기 ‘빔 450’이다. 외국산에 비겨 성능·값·내구성 등에서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값은 기체만 26만원 선인데, 6채널 무선조종기(30만~40만원대)와 모터·수신장치·배터리·충전기 등을 포함하면 대략 70만~140만원대가 들어간다고 한다. 올 상반기 중엔 ‘빔 600’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수들은 초보자용으로 4채널 중국산 헬기를 권한다. 조종이 쉽고 값이 싸기 때문이다. 중국산 6채널급 기체는 대체로 내구성과 정밀성이 떨어져 “한번 구입하면 심한 마음고생을 겪어야 하는 애물단지”지만, 4채널급은 그런대로 쓸 만하다고 한다. 중국산 웰케라, 이스카이 제품의 경우 부속 기기 포함해 1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은 조립 키트로 나오는 것도 있고, 거의 완제품 상태로 나오는 것도 있다. 무선조종기 매장에서 조립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보자들이 전동헬기에 입문해 안정적으로 취미생활을 하려면,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고수들의 조언을 얻으라고 권한다. 여러가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고, 기체를 추락시켜 손해를 입거나, 중복투자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 무선조종 비행기를 배우다 헬기로 옮겨오는 이들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비행기를 날릴 때마다 기체를 망가뜨리게 돼 계속 새로 구입하는 일을 겪으면서라고 한다. 비행기는 이륙은 쉬우나 착륙이 어려운데다, 추락하면 날개와 기체가 큰 손상을 입어 그걸로 끝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비해 헬기는 착륙이 쉽고 추락해서 날개가 부러지더라도 교체할 수 있어 손실이 적은 편이다.

어디서 날리나?

무선조종 헬기·비행기를 위한 공식 비행장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동호인들이 자연스럽게 인적이 뜸하고 장애물이 없는 널찍한 들판을 찾아 비행에 나서면서 만들어진 장소를 ‘비행장’으로 부른다. 대개 도심을 벗어난 널찍한 강변 둔치, 야산 자락 빈터, 바닷가 갯벌 주변, 평야지대의 논밭 주변 등이 비행장으로 선호된다. 서울 도심엔 사고 위험이 높아 기체를 날릴 만한 장소가 없다. 수도권 주변에 동호인들이 찾아가는 곳으로 화성 시화호 주변, 시흥 포동 일대 옛 염전터와 논밭, 미사리 상류 쪽 한강 둔치, 청평 신청평대교 밑 둔치, 김포의 일부 논밭 등을 꼽을 수 있다. 헬기와 비행기 동호인들은 이들 비행장에서 자연스럽게 구역을 나눠 비행을 즐긴다. 시흥 포동비행장의 경우 다섯 구역이 있는데, 두 구역은 비행기 동호회들이, 세 구역은 헬기 동호회들이 사이좋게 나눠 사용한다.

초보자가 알아둬야 할 5가지
1. 동호회에 가입하라. 혼자 하면 몇달을 해도 발전하기 어렵다.
2. 무선조종 매장을 자주 찾아라. 정보의 보고다. 고수들의 금쪽같은 조언도 들을 수 있다.
3. 비행장도 자주 찾아 현장을 보고 듣고 배워라.
4. 싸구려 기체부터 시작하라. 헬기의 경우 4채널 동축반전 헬기가 무난하다. 무엇보다 추락해 쓰레기가 돼도 덜 아깝다.
5. 동호회 카페에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충분히 연습한 뒤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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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긴장해야 해, 한순간 실수에 치명상

 

한겨레 / 2011-05-05 13:55

 

 


[매거진 esc] RC 고수들이 전하는 주의사항… 조종기 스위치 먼저, 나홀로 비행은 금물

“늘 긴장하라. 언제 통제불능 상태가 올지 모른다.”

RC 마니아들이 늘 되새기는 말이다. 프로펠러의 회전력으로 움직이는 무선조종 기체들은 잠재적인 흉기다. 기체 길이 1m가 넘는 대형 비행체가 사람을 향해 돌진한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건 뻔한 일. 특히 지름이 크고 회전력이 강한 헬기의 날개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앗는 흉기로 돌변하게 된다. 인터넷 동호회 ‘빔 매니아’(다음 카페) 매니저 오원석씨는 “사고가 흔하지는 않지만, 주파수 혼란이나 순간적인 조종 실수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RC 고수들이 들려준, 초보자도 숙련자도 명심해야 할 주의점들을 정리했다.

비행 땐 무선조종기부터 먼저 켜야
비행을 처음 시작한 이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것이 조종기 스위치를 켜기 전에 기체에 배터리부터 연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만에 하나, 본인 조종기의 전파를 받기 전에 기체가 주변의 다른 전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파수 혼선이 오면 통제불능 상태가 돼 기체는 혼자 날뛰게 된다. 시작 때 반드시 먼저 조종기를 켜고, 마칠 때는 기체 배터리부터 먼저 빼야 한다.

대형 송신탑, 휴대전화 기지국 주변 피해야
요즘은 주파수 혼란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예상치 못한 혼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송신탑·기지국 등 전파 방해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은 피하도록 한다.

햇빛은 등지고 날려야
해를 마주보고 날리게 되면 눈이 부셔 자신의 기체를 놓칠 수 있다. 조종자가 기체를 놓치게 되면, 특히 비행 방향을 수시로 바꾸게 되는 헬기의 경우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저물녘이나 비 올 때, 바람이 강할 때도 날리지 말아야 한다.

기체 정비가 안전에 최선
비행 전후엔 언제나 기체 상태를 확인하도록 한다. 한번 날리고 나면 나사가 풀어지고, 로터도 헐거워질 수 있다.

나홀로 비행은 금물
초보자가 홀로 비행에 나서는 건 금물이다. 예상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숙련자를 따라나서거나,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정해진 장소에서 날리도록 한다.

능력 넘는 기술 과시는 사고 지름길
초보자들이 몇번 비행에 성공하게 되면 자만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마치 고수가 된 듯 기교를 부리려다간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가 아니더라도 기체를 쓰레기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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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오락, 알고보면 과학… 화투·윷놀이에 숨은 과학적 원리

 

국민일보 / 2011-01-31 20:39

 

 

설날이 코앞이다. 명절엔 가족이나 친척들이 함께 둘러 앉아 화투나 윷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전통 놀이에도 다양한 과학적 의미와 원리가 숨어 있다. 이번 설 연휴에는 종일 TV 프로그램에 빠져 있기보다 이들 놀이를 통해 재미와 동시에 과학적 사고를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 화투에 숨은 과학

화투는 도박에 가까운 ‘큰 판’이 아니라면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서먹했던 감정을 녹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화투패는 음력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고(古)천문연구그륩 양홍진 박사는 “화투 48장은 4장씩 12달을 상징하는 등 절기와 계절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화투에 동양 전통의 천문학이 녹아 있다는 것. 예를 들면 화투패 가운데 흑싸리(4)가 들어오면 ‘안 좋은 패’라고 실망한다. 이는 곧 사그라질 ‘그믐달’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5가 난초인 것은 춘란이 5월에 피기 때문이다. 7월 홍싸리에 멧돼지가 그려진 것은 이때 멧돼지가 홍싸리를 많이 찾는다는 이유에서다. 화투 섞기에는 수학적 원리가 깔려 있다. 고려대 통계학과 허명회 교수와 중앙대 이용구 교수는 지난해 12월 응용통계연구 학술지에 ‘화투 섞기의 과학’이란 제목의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48장의 화투가 섞여지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그것이 완전히 섞여지기 위해 몇 번을 반복해 쳐야 하는가를 계산한 것이다. 연구 결과, 화투를 4∼8개 소묶음 분할로 임의 순열화하기 위해서는 96회 이상 반복해 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화투 섞는 과정을 보면 대개 4개 소묶음 분할로 6회 정도 반복해 치므로 화투 배열은 매우 불충분하게 임의화된다. 다시 말해 잘 섞이지 않아 연이은 번호가 자주 나오게 된다는 것. 허 교수는 “연이은 번호의 출현 횟수는 이상적인 임의순열 배열에서는 평균 1회지만 실제로는 이 값을 훨씬 웃돈다”면서 “때문에 초약, 풍약, 비약 등의 발생 빈도가 커지게 돼 게임 리스크가 증대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즉, 점수를 크게 따거나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 점이 화투를 게임으로써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윷놀이 “왜 개가 자주 나올까”

 삼국시대 이전부터 행해 오던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는 고대 부여에서 다섯 종류의 가축을 다섯 부락에 나눠줘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키도록 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래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된다. 윷판에서 한번에 움직이는 거리도 이 동물들의 특성에 따라 정했다. 몸 크기의 차이를 보면 개보다 양, 양보다 소, 소보다 말이 더 크다. 돼지는 개보다 몸집이 크지만, 걸음의 속력이 제일 느리기 때문에 ‘도’에 해당한다. 돼지가 한 발자국의 거리를 뛰는 사이에 말은 돼지의 다섯 배 정도를 가는 셈이다. 윷놀이는 확률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학습 놀이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로 정의된다. 따라서 도가 나올 확률은 4/16=1/4(앞:A, 뒤:B 라고 하면:AAAB, AABA, ABAA, BAAA=4가지), 개는 6/16=3/8(앞:A, 뒤:B 라고 하면:AABB, ABAB, BAAB, BBAA, BABA, ABBA=6가지), 걸은 4/16=1/4(앞:A, 뒤:B 라고 하면 : BBBA, BBAB, BABB, ABBB=4가지), 윷과 모는 1/16이다(앞:A, 뒤:B 라고 하면: AAAA=1가지). 즉, 확률적으로는 개>도(걸)>윷(모) 순으로 나타난다. 확률로도 개가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개가 가장 빨리 달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확률값은 사실 문제점이 있다. 윷짝 하나의 앞과 뒤가 나타날 확률을 똑같이 ½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윷짝의 모양은 곡면과 평면으로 구성된다. 그나마 윷짝은 정확한 반원 형태가 아니라 반원을 넘어 아래가 약간 잘려진 불룩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곡면이 나올 확률과 평면이 나올 확률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고려대 허명회 교수는 1995년 발표한 논문에서 윷짝의 독특한 모양을 고려해 새로운 확률값을 제시했다. 그는 ‘윷이 바닥에 닿은 순간 어느 면이 나올지 정해지고 더 이상 구르거나 튀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윷짝의 독특한 역학적 운동을 파악했다. 윷 단면인 반원의 무게중심을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반원의 회전운동을 계산했다. 윷짝이 완전한 반원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다. 그 결과 평면이 위로 나올 확률과 곡면이 위로 나올 확률의 비율은 6:4 정도였다. 평면이 위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 값을 토대로 ‘걸>개>윷>도>모’의 순으로 확률이 작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결과가 완벽하게 정확한 확률값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만약 윷놀이 할 때의 바닥, 예를 들면 멍석이나 땅 바닥 등이 평평하지 않다거나 그로 인한 운동 방향의 변화 등을 고려해 연구한다면 다른 확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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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체험] 달려라 거침없이…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매일경제 / 2010-09-29 16:05

 

 

 

세상에 이런 기회가 있을까. 단풍 절경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아침가리. 그곳을 ‘오프로드의 지존’으로 불리는 크라이슬러 지프 랭글러 루비콘을 타고 마음껏 누비라니. 게다가 색도 빨강이다. 뚜껑 열어젖힌 날렵한 빨간 루비콘이, 유니콘처럼 날렵하게 단풍 절경 속을 질주하는 그 모습. 상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볼 것도 없이 OK. 그리고 지난 26일 아침가리로 겁없이(?) 떠났다. “신 기자님. 핸들 놓으시고, 조수석에 앉으세요.” 빨간 루비콘으로 계곡물을 가르며 질주하는 멋진 상상은 도착과 동시에 무참히 박살났다. 기자를 보며 생글생글 웃는 이 여자. 오늘 아침가리 오프로드 투어를 함께할 랭글러동호회 TSK(팀 서울코리아)의 열혈 막내 ‘밀리 씨(본명 최윤나·40)’다. 자존심이 있지 조수석이라니. 그것도 아리따운 여성이 모는 지프 옆자리를 권하시다니. 잠깐 머뭇거리자 칼날 같은 한마디가 다시 옆구리를 콕 찌른다. “자존심 문제가 아니지요. 안전 우선이에요. 안전.” 조금만 참자. 곧 핸들을 넘겨 주겠지. 일단 취재를 위해 노트북을 들고 옆자리에 얌전하게 착석. 코스는 아침가리골 종단이다. 아침가리는 방태산(1,436m), 구룡덕봉(1,388m), 응복산(1,156m), 가칠봉(1,240m)을 병풍처럼 둘러싼 골짜기다. 해발 1,000m를 훨씬 넘는 산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 오지 중의 오지. 오프로드 마니아들 사이엔 험준하고 험해서 더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시작점은 홍천군 내면 원둔리 2교 다리 바로 위. 등산객 두 명이 가로로 서도 모자랄 만큼 좁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은 뒤 그 유명한 진동 인근의 내린천 방동약수터 쪽으로 나오는 16㎞ 코스다. 동행할 랭글러는 모두 4대. 루비콘 숏보디(투도어)와 루비콘 언리미디트(롱보디·4도어) 2대, 그리고 랭글러 TJ 모델 2대다. 아침가리 오프로드 땐 팀 구성이 필수다. 오지 중의 오지답게 견인차가 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다. ‘서비스 안 됨’ 문구를 보니 비로소 세상과 차단된 느낌이 든다. ‘별거 있을까. 그냥 자갈길만 다니는 게 오프로드 아닐까’ 하는 발칙한 상상은 코스 시작과 동시에 산산조각. 이거 장난이 아니다. 그나마 자갈길은 얌전한 편. 이걸 길이라 할 수 있을까. 명지가리까지 이어지는 바위더미 난코스를 넘으니, 높이 2m 남짓한 50˚ 경사도의 절벽(틀림없이 절벽이다)이 능청스럽게 길을 떡 막고 있다. 그 아래론 무릎까지 잠길 만한 계곡물이 꽤나 빠르게 흘러간다. ‘설마, 돌아가겠지’ 하는 순간 윤나 씨 손이 거침없이 움직인다. ‘4L’ 기어로 바꿔 넣더니 그 절벽 아래로 루비콘을 밀어 넣는다. ‘아악’ 분명히 비명을 지른 것 같았는데 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기기긱. 일반 타이어 2배만 한 광폭 타이어가 질질 절벽 아래로 밀린다. 입이 바싹 탄다. 한데 윤나 씨는 웃고 있다. 절벽 아래로 차가 질질 밀려가는데 오히려 쾌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오프로드란 게 그래요. 글자 그대로 길을 벗어난다는 뜻이잖아요. 오프 마니아 사이엔 이런 말이 있어요. 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오프로드)의 길은 시작된다고” 이 판국에 말이 술술 잘도 나온다. 풍덩. 결국 계곡물에 입수. 이럴 줄 알았다. 길이 시작되기는커녕 이제 오도 가도 못할걸. 윤나 씨의 손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웽. 바퀴가 잠깐 헛돌더니 다시 물속 바위를 타고 탄력을 받는다. 파파팍. 뚜껑 열린 천장으로 비 오듯 물이 튀겨 오른다. 다시 4L 기어. 파워를 실은 루비콘은, 놀랍게 늠름한 유니콘처럼 계곡물 위로 걸어나온다. 꽁꽁 얼어붙은 심장. 쩍 벌어진 기자의 놀란 입을 보며 윤나 씨가 한마디 툭 던진다. “차가 아무리 튜닝이 잘 돼 있어도 소용이 없어요. 심장이 튜닝이 돼 있어야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지요” 이어지는 자갈길.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숲길을 루비콘은 잘도 빠져나간다. 놀라운 건 길 양쪽으로 들어선 빽빽한 관목 가지들이 차 옆구리를 사정없이 ‘북북’ 긁어대는데도 무표정하다는 것. 기자의 심정을 아는지 씩 웃으며 설명이 이어진다. “오프 하는 동호인들에겐 흠집이 영광의 상처 같은 거예요. 전 오히려 녹슬고 흙 범벅이 된 지프를 보면 심장이 뛰어요. 얼마나 멋진지…” 차 흠집이 끔찍하기는커녕 사랑스럽다니. 하긴 그쯤돼야 ‘매니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다. 사실 윤나 씨는 매니아 중에서도 ‘열혈’이다. 직업은 준보석 관련 제품을 만드는 SH코퍼레이션 브랜드기획팀 실장. 바쁜 와중에도 벌써 아침가리를 5번 넘게 지났다는 억척이다. 더욱 놀라운 건 덜컹덜컹 비포장길만큼이나 험난한 이 여정에 아들 동연이(7)까지 꼭 끌고 다닌다는 것. 윤나 씨 오프로드 경력이 3년이니 동연이는 네 살 때부터 이 기막힌 투어를 즐겼던(?) 셈이다. 오프로드라면 이골이 난 동연이가 뒤집힐 듯 덜컹이는 랭글러에서 이제 코까지 골며 잘 정도라니, ‘북북’ 수없이 파이는 차 흠집이 사랑스러울 만도 하겠다. 아침가리 골짜기로 들어선 지 15분쯤 지났을까. 끊긴 다리가 나타났다. 제아무리 랭글러 루비콘이라도 더 이상은 무리일 터. ‘이젠 돌아가겠지. 살았다’는 기자의 기대를 또 한 번 무참히 박살내며 루비콘은 다리 아래 계곡으로 덜컹덜컹 내려간다. 그러고는 다리 교각 사이로 고개를 쑥 들이밀더니 그 아래로 아슬아슬 스쳐 지난다. 이게 말이 되는 걸까. 다리가 끊기니 차가, 마치 사람처럼 계곡물을 그냥 건너 버린다. 꾸불꾸불 바위더미 길과 자갈길, 흙길을 넘고 또 넘었고, 끊긴 다리도 8개쯤 지났을까. 비로소 여유가 생겼는지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제군 단풍의 으뜸이라는 아침가리의 그 아득한 절경. 계곡을 따라 쭉 뻗은 길엔 마지막 생의 불꽃을 태우는 녹색 나뭇잎이 파란 하늘을 가리고 서 있다. 바위 틈마다 지천으로 널린 돌단풍. 물속 바위 아래선 꺽지와 열목어들이 차량 지나는 ‘철벅’ 소리에 놀라 재빨리 몸을 숨긴다. 아득한 풍경에 넋을 잃었을 즈음 분위기를 깨는 윤나 씨의 한마디. “이젠 남자답게 핸들 한번 잡으시죠. 어려운 코스는 다 지났네요” 좋다. 밑천 다 드러난 이상 밑질 게 없다. 방동약수터를 3㎞ 남짓 앞두고 넘겨받은 핸들. 4륜 구동 ‘4H’ 기어를 넣자 루비콘이 밟은 악셀의 압에 맞춰 요동친다. 가가각. 웬만한 크기의 바윗돌은 그냥 타고 넘어 버리는 놀라운 엔진의 힘. 역시 오프로드의 괴물 루비콘답다. 4륜 저단인 ‘4L’ 기어의 파워도 믿음직하다. 어느새 나타난 지그재그의 바위더미 길. ‘밀어버리지, 뭐’ 4L 저단 기어로 바꾼 뒤 거침없이 돌진하는가 했는데, 아뿔싸 바위에 걸렸는지 범퍼 아래 보호가드가 ‘부욱’ 하더니 뜯겨 나간다. 팔짱을 끼고 지켜보던 교관, 아니 윤나 씨의 톡 쏘는 한마디가 빠질 리 없다. “차를 너무 믿으면 안 돼요. 아시죠? 차가 아무리 튜닝이 잘 돼 있어도 소용이 없다. 심장에 튜닝을 하라. 그래야 오프로드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 순간, 단풍처럼 붉어진 얼굴. 울고 싶다. 심장에 튜닝할 게 아니라 얼굴에 철판부터 깔아야 할 것 같다.

 

◆ 단풍숲 달리는 오프로드 명소

가을 단풍 감상에 ‘오프로드’ 투어만 한 게 없다. 횃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단풍 숲을 뚜껑을 열어젖힌 채 달리면 선홍빛 단풍이 통째 날아든다. 단풍을 바퀴로 지르밟고 지나는 맛도 일품이다. 오프로드 단풍 명소는 이 무렵, 차로 발 디딜, 아니 ‘바퀴’ 디딜 틈이 없다. 서둘러 떠나시길.

 

▶ 포천 지장산

오프로드 놀이터로 불리는 곳이다. 등산이 허용된 최북단 산이다. 높이 877m. 남쪽으론 한탄강이 굽이친다. 숲이 우거져 가을엔 단풍이 절경을 이룬다. 5㎞에 이르는 지장계곡을 타고 오르는 짜릿함도 있다. 산행은 포천시 관인면 중1리에서 시작한다. 지장계곡을 따라 절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비탈을 오르면 능선이다. 예서 남쪽길로 진입하면 삼형제봉(710m). 북쪽은 철원평야를 한눈에 품는 화인봉(810m)이다. 아기자기한 오프로드 코스가 일품.

 

▶ 기린면 아침가리

오프로드의 성지다. 방태산(1,436m), 구룡덕봉(1,388m), 응복산(1,156m), 가칠봉(1,240m)을 병풍처럼 낀 골짜기. 해발 1,000m를 훨씬 넘는 산들 사이에 파묻혀 험준하기 이를 데 없다. 일반적인 코스는 홍천 월둔2교에서 출발해 반대편 인제군 진동 인근의 내린천 방동약수터 쪽으로 나오는 16㎞다. 웬만한 국산 SUV로는 엄두도 못 낸다. 랭글러 등 튜닝이 제대로 된 차량 준비가 필수. 특히 전화가 터지지 않으니 안전에 더 유의해야 한다.

 

▶ 양평 유명산

두말할 필요 없는 경기권 최고의 단풍 코스. 튜닝을 하지 않은 SUV로 첫 경험을 하기에 좋은 오프로도 명소로도 꽤나 유명하다. 높이 862m. ‘동국여지승람’엔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동쪽으로 용문산(1,157m)과 이웃해 있고 약 5㎞에 이르는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가을 단풍이 특히 절경. 이맘때 꼭 한번 가볼 만한 코스다.

 

▶ 그 밖의 코스

강원 대관령 목장 코스도 초보자들에겐 적당한 코스다. 꼬불꼬불 산길이 부담스럽다면 강가의 모래밭 코스를 즐길 수 있는 소남이섬 일대 비포장도로를 강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며 소백산 정상에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부석사 길도 일품이다. 충남 금산 지역의 양각산에는 난이도별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뭐 길이 좀 없으면 어떤가. 걱정도 팔자시다. 오프로드는 지나가는 게 곧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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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20, 30대 여성 초보 바이커 자전거 고르는 법

 

동아일보 / 2010-09-10 03:16

 

 


간편한 생활용… 24인치 10만원대 무난… 레저용 원할땐… MTB·사이클용 선택을… 생활·레저 겸용… 이동편한 미니벨로 대세…
선선한 바람,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한강변을 은색 바퀴 두 개가 차르르 소리 내며 경쾌하게 굴러간다. 두 발로 힘껏 구르는 만큼 정직하게 나아간다. 가을은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순식간에 곁을 스쳐 지나가는 저 대열에 동참하고픈 욕구가 불쑥불쑥 솟아난다면, 땀 뻘뻘 흘리며 답답하고 꽉 막힌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보고 싶다면, 이제 바이커가 될 때다. 자, 그렇다면 어떤 자전거를 선택할 것인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전거를 수도 없이 살펴봐도 무엇을 골라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종류도 잘 모르는데 동네 자전거 가게에 불쑥 들어가 물어보기는 겸연쩍다. ‘자전거 생활’을 시작하려는 20, 30대 여성 초보 바이커를 위한 가이드를 준비했다. LS네트웍스의 자전거 전문점 ‘바이클로’ 반포직영점의 김영선 실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 실장은 전 국가대표 MBT 선수이자 경륜 선수 출신인 자전거 전문가다.

○ 생활용 vs 스포츠용
자전거 판매점이나 사이트마다 ‘여성용 자전거’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어요. 대부분 바구니가 달려 있고요, 여성들이 타고 내리기 편하게 프레임이 아래쪽으로 휘어져 있습니다. 우선 자전거를 어떤 용도로 쓰려는 지 먼저 생각해보세요. 동네에서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나 장보러 갈 때 탈 것인지, 아니면 씽씽 달리며 운동을 하려는 것인지요. 목적에 따라 자전거의 종류가 다르고 가격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지요. 생활용 자전거는 무겁고 속도가 잘 나지 않습니다.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안전한 면은 있지요. 온라인몰에서 10만 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바퀴가 보통 24, 26인치로 나뉩니다. 키에 따라 타보고 편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자전거가 잘 안 나가는데 더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요, 운동 목적으로 쓰기에는 기능이 좀 떨어진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레저 스포츠를 즐기려고 한다면, 산악자전거(MTB)와 사이클이 있습니다. 스피드를 낼 수 있고 기어 조정 등 테크닉이 필요하지요. MTB는 미국 쪽, 사이클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지역 제조사가 많습니다. 생활용과 레저용을 겸하고 싶다면 요즘 ‘대세’는 미니벨로랍니다. 몸체와 바퀴가 작아 이동이 간편하고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 여성 바이커들이 특히 선호하지요. 미니벨로 중에도 접이식, 타이어가 얇아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것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좀 탈 만하다’ 싶은 자전거는 40만∼50만 원대에서 시작합니다.

○ 자전거 구매 시 주의할 점
자전거를 구매할 때는 브랜드를 잘 보고 사야 합니다. 요즘 자전거 붐이 일면서 영세업체들이 싸구려 중국산 등을 컨테이너로 들여와 싼값에 파는 경우가 많아요. 자전거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접합 부분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용접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저가로 만들기가 어려운 품목이랍니다. 잘못 사면 타다가 용접 부분이 부러지거나 금이 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할 경우 조립을 하지 않고 박스째로 보내주는 곳이 있는데 자전거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반드시 자전거 전문점에서 조립해야 합니다. 조립 매뉴얼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초보 바이커의 실력으로는 무리예요. 기계의 힘으로 잘 조립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요. 또 안장 높이 등 맞춰야 할 부분이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니까 꼭 기억해두세요. 바구니 등 부속물이 많이 달린 자전거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사는 편이 낫습니다. 배달과정에서 찌그러지거나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서죠.

○ 초보 바이커의 필수품
헬멧은 꼭 써야 합니다. 이제 헬멧 쓰기는 생활화가 된 듯싶네요. “초보라 속도를 빠르게 내지 못하는데 꼭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그래도 써야 한다”입니다. 타인의 실수로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초보 바이커들은 장갑과 보호대도 갖추는 편이 좋겠죠. 여성이라면 더욱 무릎이나 손을 다치면 안 되잖아요? 밤에 타려면 라이트와 안전등도 필요합니다. 안장이 작고 딱딱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 엉덩이 부분에 패드가 들어 있는 바이커용 기능성 바지가 통증을 줄여줍니다. 그런데 자꾸 타다 보면 단련이 돼서 괜찮아요. 그리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긴 치마를 펄럭이면서 자전거를 타겠다는 로망은 버리길 바랍니다. 바퀴나 체인에 치맛자락이 걸리면 무척 위험할 수 있어요. 자전거는 유산소 운동이므로 반복적, 지속적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운동 시간을 늘리면서 스피드를 올리고 근력을 키워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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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삶을 배운다! 자연의 품에 안겨 기르는 호연지기

 

레이디경향 / 2010-06-15 16:50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

따사로운 햇빛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기분 좋은 6월, 본격적으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계절마다 시시각각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산이지만, 특히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올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것.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두 발로 뚜벅뚜벅 걸으며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고, 꽃과 나무가 건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등산은 그저 취미생활이 아닌 ‘삶의 일부’로 여겨지게 될 거라고.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산을 찾아 푸르른 자연의 품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산악동호회 천지(cafe.naver.com/solo2040)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재영 대장은 매주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산에 오른다. 서울 시내와 근교 산은 물론이고 설악산 등 국내 곳곳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산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04년 동호회를 결성한 뒤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마다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원래는 사진 찍기, 특히 풍경이나 야생화 찍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자주 산에 올랐어요. 어느 날 오르막을 오르다 넘어져서 바위 틈 사이에 끼어버리는 작은 사고를 겪은 뒤로는 대학 친구와 함께 동호회를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있어요.” 호젓하게 혼자 오르는 산도 좋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찾는 산 또한 여러모로 즐겁다. 힘들 때는 서로 의지하며 기운을 얻을 수도 있고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같이 발견하기도 한다. 또 좀 더 먼 산으로 원정을 떠날 때 역할 분담이나 경비 절약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여러 사람과 함께할 때는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산행을 진행하지 않도록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 “이제껏 수많은 산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바로 자신의 체력 조건이나 생활 환경을 고려해 무리 없는 산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저나 저희 산악동호회 인솔자들은 절대로 ‘목표’나 ‘속도’를 강요하지 않아요. 산행의 정답은 없어요. 자신이 좋은 만큼, 좋은 것들을 보면서 즐기면 돼요.” 최근 4, 5년 사이 등산 인구가 부쩍 늘어나면서 산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등산을 그저 여러 운동 중 하나로만 생각하고 기록이나 시간에 집착하던 것에 비해 요즘은 산 자체를 느끼고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중·장년층의 취미로 인식되던 등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여가활동으로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심 대장은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며, 함께하는 이들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도 품어본다.

 

산에서 삶의 자세를 배우다

사시사철 달라지는 자연의 풍경에 취해보는 것도 등산의 크나큰 즐거움 중 하나라는 심재영 대장. 봄은 봄대로 화려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쾌감이 있고, 가을은 가을대로 볼거리가 많아 좋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눈 덮인 겨울산이다. “제가 워낙 꽃을 좋아하니까 봄에는 아기자기한 꽃들을 발견하느라 완전히 정신이 팔려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뜨겁게 달궈진 바위 능선을 따라가는 매력이 있고요. 가을은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분들도 한 번쯤은 산을 찾을 만큼 단풍도 곱게 물들고 시선 둘 곳이 많아 좋죠. 하지만 진짜 산을 오르는 묘미는 겨울에 있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근교 산도 좋지만 설악산같이 멀리 떠날 때가 많은데 야간에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향하다 보면 저희 일행뿐만이 아니라 각지에서 모여든 수십여 명이 함께해요.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헤드랜턴을 비추면서 한 발 한 발 올라가는데, 능선 중턱에서 뒤돌아보면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있어요. 또, 나무나 풀 등으로 가려져 있던 길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갈 길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어떤 깨달음 같은 걸 느끼기도 하고요.” 산을 다니면서 얻게 된 것은 활력과 건강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숨이 차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도 나 자신이 조금씩 변화하게 됨을 느낄 수 있다. “진정한 산의 매력을 잘 몰랐을 때는 그저 열심히 정상까지 올라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경치 앞에서 사진 찍는 게 등산의 전부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멋진 나무, 아름다운 꽃, 시원한 계곡 물 등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허리를 숙이게 되더라고요. 자세를 낮추고 반 보만 늦게 걷다 보면 아름다운 것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와요. 그렇게 여유와 겸손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 산이 제게 준 가장 큰 가르침이에요.”

 

산행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 10가지

01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곳은 오르지 않는다.

02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

03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을 배운다.

04 최소한 3명이 함께 간다.

05 필요한 장비, 의류, 식량을 휴대한다.

06 통신수단을 확보한다.

07 자기 위치를 확인하며 오른다.

08 체온을 유지한다.

09 등산 중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10 일행과 떨어지지 않는다.

 

등산, 건강하게 즐기자

등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무가 따른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기본 체력을 기르는 일부터 준비물까지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너무 ‘가볍게’ 혹은 ‘무리하게’ 생각한다. 충분한 스트레칭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빨리 산을 오르는가 하면, 날씨가 따뜻하다는 생각에 체온을 유지할 만한 옷 한 벌 갖추지 않은 상태로 길을 나서기도 한다.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며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최고의 운동인 등산. 이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1.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다

등산은 운동 시간이 길고 열량 소모도 큰 운동이다. 빨리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등산을 시작했다가는 금방 지치는 것은 물론 부상의 위험도 따를 수 있다. 모든 운동은 시작하기 전 워밍업을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법. 등산 전에도 스트레칭 등의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다. 준비운동은 본격적인 운동 시작 전 체온을 높여줘 신체 각 부분이 활성화되고 대뇌 흥분지수가 높아져 힘든 운동을 하더라도 덜 힘들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등산은 강도 높은 운동은 아니지만 평지와 달리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 것이므로 평지에서 걷는 것에 비해 약 6배 정도 체력 소모가 많다. 따라서 산길을 오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비롯한 온몸의 큰 근육들을 부드럽게 풀어주면서 신체에 ‘시동을 걸’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한다. 산을 내려온 다음에도 허벅지와 종아리를 가볍게 주물러 근육을 이완시키며 정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2. 처음에는 최대한 천천히 걷는다

여러 사람과 모여 등산을 시작하면 꼭 ‘마음만 벌써 정상에 올라가 있는’ 이들을 보게 된다. 특히 등산 시작 초반에는 체력과 의욕이 충만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줘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산에서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들을 살펴보면 등산한 지 30분 안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산행 초반에는 평상시 자신의 보행 속도의 1/2 정도로 걷는 것이 좋다. 자신보다 보행 속도가 빠른 이들이 자신을 앞질러가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20~30분 동안은 그 속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너무 천천히 걸으면 운동 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은 등산을 할 때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대는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하체 근력이 약해지므로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3. 바른 자세로 걷는다

가장 크게 하는 실수가 울퉁불퉁한 길이다 보니 발의 앞부분만을 사용해 걷는 것이다. 하중을 앞으로만 싣게 되면 다리에 무리가 가고 체력 소모도 심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걷지 말고 되도록 등산로에서 발 전체를 내딛을 수 있는 곳을 골라 발바닥 전체가 닿을 수 있게 걷는 습관을 들인다. 또 뒷발을 쭉 펴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발을 내딛는 것도 무척 나쁜 자세다. 특히 빨리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주로 이렇게 많이 걷는데 이때 뒤쪽 다리는 계속 긴장 상태에 있게 된다. 리듬을 타고 걷는다는 생각으로 뒤쪽 발을 쭉 펴고 내딛는 발에 체중을 실어 걸음을 옮기도록 한다.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도록 걷는 것도 중요하다. 팔자걸음으로 걷게 되면 무게중심이 왔다 갔다 하게 되므로 에너지 소모가 더욱 크다. 평지에서는 운동부하가 적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지만 산에서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몸의 중심축이 흔들려 자신도 모르게 힘을 더 쓰게 되기 때문이다. 또,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보폭을 작게 하는 것이 좋다. 경사진 곳에서 보폭을 크게 하면 체중부하가 심해져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가고 몸의 중심이 흐트러질 수 있다.

 

4. 휴식은 최대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등산가들 사이에서는 ‘쉴 때 배낭을 벗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휴식을 길게 가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은 뇌가 발달해 몸 전체 혈액순환 비중의 40%가 머리에 사용된다. 하지만 운동을 할 때는 몸을 사용하게 되므로 혈액을 몸 쪽으로 내려줄 필요가 있다. 이는 운동을 하다가 몸이 점점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면 저절로 바뀌게 되는데 이 순간 휴식을 취해버리면 몸으로 내려오던 혈액이 다시 위로 올라가게 된다. 맥박이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심장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되도록 5분 이상 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몸의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너무 잦은 휴식도 삼간다. 보통 자신의 심폐능력의 한계까지는 휴식 없이 진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론에서 말하는 ‘사점(Dead Point)’ 근처까지 갔을 때를 말한다.

 

5.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주의할 점이 다르다

오르막에서는 발 앞꿈치를 구부리며 체중을 싣고 걷는 것이 좋다. 경사가 심할 때는 손을 사용해 다리에만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을 막는다. 상체를 살짝 앞으로 굽히되 목과 허리는 똑바로 세우고 눈은 5~6m 앞을 바라보며 걷는다. 계단을 오를 때는 특히 발 전체로 걷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근육의 특정 부분에만 하중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내리막길은 오르막길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등산 후 다리가 쑤시는 등의 근육통은 내리막길에서 제대로 걷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사람은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강한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수축성 근육은 충분히 연습되어 있다. 하지만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힘을 쓰는 경우는 드물어 발달되어 있지 않은 데 비해 내리막길에서는 허벅지 앞쪽 근육을 늘리며 걷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이 경우 근육세포가 다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내리막길에서 엉덩이부터 주저앉듯이 걷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몸의 균형이 깨져 위험하므로 체중을 발 끝에 골고루 싣고 걷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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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C를 기반으로 하는 'PC-FI’가 대세라고들 한다. 혹자는 ‘Desktop-HIFI’ 라고도 하고 일본의 모 유명 잡지에서는 ‘디지털파일 뮤직’ 이라고도 칭한다. 그 명칭이 어찌되건, 중요한 점은 PC가 음악을 듣는 데 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PC-FI는 발전하고 있는 개념이라 정립된 정의는 없다. 그러나 대략의 개념을 말하자면, PC-FI는 컴퓨터의 디지털파일 음원으로 하여 좋은 음질(HI-FI)로 음악을 즐겨보자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왜 PC-FI인가? PC-FI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어느 날 갑자기 PC-FI 가 등장한 것은 아니다. PC-FI 가 주목을 받게 된 기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크게 무손실 압축 포맷의 등장, USB-DAC의 등장, CD음질을 뛰어넘는 고음질 음원 파일의 유통 3가지의 이유로 나누어 보았다.

 


무손실 압축 포맷의 등장

PC와 음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MP3이다. 손실 압축(lossy compression) 포맷의 대표적인 MP3(Moving Pictures Expert Group, MPEG-1 Audio Layer 3)는 디지털로 음원을 저장할 경우 용량이 매우 커진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표준 음성 압축 방식이다.

 

MP3는 PC만 있으면 누구나 접할 수 있다. 또한 작은 파일 크기 때문에 휴대용 기기에 적합하다. 자신의 구미에 맞는 곡들을 편집해서 다닐 수도 있다. 게다가 저렴한 비용으로 MP3 음원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장점이 많으나,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바로 ‘음질’의 한계이다.

 

일반적으로 CD를 그대로 PC로 옮기면 WAV(PC의 경우)나 AIFF(Mac의 경우)파일의 형태가 된다. 비압축 파일인 WAV나 AIFF가 보통 1411kbps 정도의 초당 전송률을 가지게 되는 데 반해 MP3의 경우 최대 320kbps가 한계이다. 이럴 경우 음질적으로는 다이나믹레인지(음의 강약)가 줄어들게 되고 고역의 일부가 잘려나가게 되는 손실을 가져온다. 또한 손실 압축 방식이라 MP3 파일을 WAV 파일로 복원을 해도 파일의 용량만 커질 뿐 음질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최근 PC-FI 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MP3의 장점인 ‘작은 용량과 휴대성’을 가지면서도 약점인 ‘음질’을 해결해줄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손실 압축(lossless compression)’ 등으로 부르는 파일들이다. 무손실 압축 음원 파일의 종류는 사실 매우 많다. 대표적인 것은 공개 포맷인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과 애플이 만든 ALAC(Apple Lossless Audio Codec)이다. 이런 무손실 압축 음원 파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론적으로 최소한 CD와 비슷한 음질을 즐길 수 있으며, 파일의 크기를 원본의 절반 정도의 용량으로 줄일 수 있는 점이다. 둘째는 무손실 압축 방식이라 ‘압축’한 것을 ‘복원’을 해도 이론적으로 원본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셋째는 비압축파일과는 다르게 MP3 수준의 태그(tag) 정보 등을 삽입할 수 있어서 효율적 음원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외에 최근 PC의 저장 용량이 커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1테라바이트(Tbyte)급 하드디스크 하나에 무손실 압축 포맷으로 변환한 CD를 약 3000장 보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엄청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USB-DAC의 등장

PC에는 대부분 사운드카드가 장착이 되어 있다. 또한 CD/DVD 드라이브도 장착되어 있다. 그런데 왜 사운드카드로부터 직접 음성출력을 앰프에 연결해서 듣는 것은 좋지 않을까? 이유는 PC에 장착되어 있는 사운드카드의 품질이 일반적으로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운드카드가 장착되어 있는 PC내부는 여러 ‘잡음’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져 있다. 자연히 이러한 좋지 않은 ‘잡음’이 음성출력을 타고 그대로 출력되는 문제가 많은 것이다.

 

최근에 PC-FI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DAC(Digital Analog Converter)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DAC의 핵심기능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물론 PC-FI 이전부터 DAC은 하이엔드 오디오 사용자들이 애용하던 장비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용으로 제작된 DAC은 일반적으로 덩치가 크고 고가이다. 또한 지원되는 디지털 케이블용 단자가 오디오용 단자만을 지원함으로써 PC와 연결하기가 어려웠다.

 

PC-FI용으로 제작된 DAC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USB로 PC와 쉽게 연결할 수 있는 DAC의 등장이다. 이런 DAC를 흔히 USB-DAC이라 하는데, Mac과 연결할 때는 USB와 유사한 IEEE1394(Firewire)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USB-DAC를 사용하면, PC 내부에 있는 사운드카드를 통하지 않고 USB 혹은 IEEE1394 단자로 디지털 음성 출력을 하게 된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전통적으로 오디오에 사용되던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할 수 있는 호환성까지 더해지고, 기술적인 발달로 과거에는 고급 기기에나 적용되던 기능도 비교적 경제적인 가격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PC용 DAC 혹은 USB-DAC는 기존의 PC의 음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D를 뛰어넘는 음질을 제공하는 디지털파일의 유통

가장 대중적인 미디어 포맷인 CD의 경우 일반적으로 16bit의 양자화 레벨, 44.1kHz의 샘플링 주파수의 규격에 맞추어져 있다. 즉 음의 강약을 65,535의 수(216)만큼 나누고 인간의 가청대역인 20kHz의 최소 2배 이상, 즉 1초에 44만 1천 번의 신호를 읽어서 처리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CD의 규격 자체에 대해 음질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재생음에 비해 ‘인위적이다’, ‘부자연스럽다’라는 문제에 대해서 CD는 시원스럽게 해답을 내어놓을 수 없었다. 대안으로 내놓은 DVD-Audio나 SACD의 경우 더 높은 사양의 규격으로 음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었을지는 모르나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와는 호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기기와 음반을 모두 새로 사야 된다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DVD-Audio나 SACD는 시장에서 정착하지 못하였고, 일부 애호가들은 다시 아날로그 재생으로 회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된 것이다.

 

PC-FI는 이런 고음질 미디어포맷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24bit/92kHz, 24bit/192kHz 등의 고음질 디지털파일을 음반사로부터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렇게 제공하는 음반의 종류가 부족하지만, 2010년 3월 기준 수백 종이 나와 있는 상태이고, 점차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운로드한 파일은 USB-DAC만 구입하면 큰 투자 없이 기존의 PC와 오디오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DVD-audio 및 SACD 등의 음반을 사고, 전용 플레이어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아마 PC-FI가 하나의 주류로 잡아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 같다.
 

 

 

PC-FI를 즐기기 위한 요소

PC-Fi 를 운용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방법은 아래 그림과 같다. 즉, PC를 DAC라는 기기를 통해 오디오 앰프와 연결하여 음악을 듣는 것이다.

 

 

 

  

PC-Fi를 위한 PC

PC의 경우 아주 특별한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USB 단자만 장착되어 있으면 되기 때문에 노트북, 넷북, 타블렛을 가릴 필요가 없다. OS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XP 이상의 운영체제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단, 램(RAM)이나 하드디스크(HDD)의 용량은 넉넉한 것이 좋을 것이다.

 

오히려, PC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소음’ 이다. PC에서는 발열 문제로 여러 가지 냉각팬을 사용하는데, 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거슬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드디스크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도 귀에 거슬린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열렬한 애호가들의 경우 ‘무소음 PC’라고 해서 수냉식 쿨러를 사용한다던가, SSD(Solid State Drive)라는 새로운 방식의 하드디스크를 이용하기도 한다. 보통이라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은 노트북이나 넷북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PC-FI를 위한 Software

PC-FI를 위해서는 크게 2가지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우선 재생프로그램이다. PC용의 경우  ‘곰 오디오’, ‘윈앰프(Winamp)’나 ‘푸바 2000(Foobar 2000)’ 등이 있다. 애플의 경우는 아이튠즈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고급 사용자라면 DAW(Digital Audio Workstation)기반의 전문가용 유료 프로그램들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고음질의 원음파일을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조절하는 다양한 기능이 큰 특징이다.

 

한편 리핑(Ripping)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한다. CD로부터 디지털 파일 형태로 음원을 추출하는 소프트웨어를 일컫는다.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 등이 존재하니,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사용하면 된다. 대표적인 전문 리핑 프로그램에는 무료인 EAC(Exact Audio Copy)와 유료인 dBpoweramp 등이 있다. 이렇게 CD로부터 리핑한 고음질 파일들은 최근 휴대용 기기에서도 재생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의 MP3 파일들과 비교해 보면서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PC-FI를 위한 DAC

DAC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어느 정도의 비트레이트/샘플링주파수에 대응하는 가이다. CD를 리핑하여 듣는 경우만 생각한다면 ‘16bit/44.1kHz’ 정도의 사양이라면 문제될 것 없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최근에는 일부 음반사에서 ‘24bit/192kHz’ 나 ‘24bit/96kHz’의 고음질 사양의 파일이 서비스 되고 있다. 따라서 그것까지 고려한다면 DAC의 경우도 여기에 대응하는 사양의 기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업비트(Upbit)/업샘플링(Upsampling)’과 혼돈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16bit/44.1kHz의 신호를 업비트/업샘플링하여 24bit/192kHz로 바꾸어준다’는 것과 ‘24bit/192kHz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호환성’ 문제이다. 이유는 접속단자마다 지원하는 디지털 전송사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 쓰이던 USB 1.0은 16bit/44.1kHz이 상한이다. 2.0의 경우는 24bit/192kHz 까지 이론적으로는 전송이 가능하나 별도의 드라이버를 인스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 번째는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 오디오 시스템과 더불어 헤드폰을 병행하여 음악을 즐기시는 분들의 경우 헤드폰 단자가 장착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또한 음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서 ‘프리앰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참고하도록 한다. 이 경우는 앰프를 추가적으로 구입하고 싶지 않거나 복잡하게 연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다. 최근에는 리모컨 대응 제품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DAC 본래의 역할이다. 사양을 꼼꼼하게 살펴서 디지털 관련 부품이 최신 제품인지, 아날로그 처리 부분은 충실하게 설계되어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기본이 충실한 DAC가 보다 좋은 음질을 내어줄 가능성이 크다.

 

 

PC-FI를 위한 앰프와 스피커

PC-FI라고 해서 앰프와 스피커에 소홀히 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앰프나 스피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앰프나 스피커 모두 기능, 형식 그리고 가격 등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라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즉, 앰프의 경우라면 일반적인 인티앰프 정도의 사양이라면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으며 스피커의 경우도 기본사양을 만족시키는 북쉘프 정도라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고려해야 되는 부분은 현실적인 ‘청취환경’의 문제이다.

 

오디오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는 분이라면 DAC만 추가하면 PC-FI는 해결이 된다. 그러나 별도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 없거나 순수하게 ‘데스크탑’ 환경에서 음악을 즐길 예정인 분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앰프의 경우 공간상의 문제로 놓을 곳이 마땅하지 않을 경우 PC-FI용으로 개발된 미니 앰프들이 있으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가까운 거리에서 청취를 해야 하므로 출력이 높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점도 알아두자.

 

 

 

스피커는 데스크탑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청취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스피커와 근접해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색을 가진 스피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간상의 문제 때문에 앰프를 가져다 놓기 힘들 경우 액티브(Active)스피커도 고려해볼 만하다. 액티브 스피커는 스피커 내부에 파워앰프가 내장된 형태의 스피커를 말한다. 주로 스튜디오용으로 개발된 제품이 많지만, 최근에는 오디오메이커들이 PC-Fi 시장을 노리고 내 놓은 제품이 있으니 선택의 폭을 넓혀 생각하는 것이 좋다.

 

 

 

PC-FI 다양한 운영 방법

USB-DAC를 이용한 방법이 PC-FI의 기본이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PC-FI는 현재 진행형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2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네트워크 기반 PC-FI운영

최근 일부 고급 유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방법이다.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유·무선 공유기 한 대쯤은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홈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PC-FI를 운영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우선 PC 나 NAS(Network Storage System)라 부르는 대용량 저장매체를 네트워크상에서 공유시킨 후, 저장된 음원 파일을 스트리밍 플레이어, 즉, DAC 기능을 가진 전용 스트리밍 기기를 통해 오디오에서 재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PC나 하드디스크 등 소음을 발생시키는 기기를 사용자와 멀리 떨어뜨려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악을 바꿀 때 PC를 조작하는 것보다 전용 플레이어를 조작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선 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더 진화된 방법도 출현할 수 있겠다.

 

 
DDC를 이용한 PC-FI 운영

한편 오디오파일 중에서는 순수 오디오용 DAC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오디오용 DAC의 품질은 매우 좋은 편이다. 따라서 새롭게 USB-DAC을 구입하는 것은 중복 투자일 수도 있다. 이렇게 기존에 오디오용 DAC가 있다면, DDC(Digital to Digital Converter)를 이용하여 PC-FI를 운영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DDC란 디지털 USB로 들어온 디지털 신호를 오디오용 디지털 케이블로 혹은 그 역으로 변환해주는 일종의 컨버터이다. DDC는 디지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주기 때문에 신호의 열화(=품질 하락)은 이론적으로 없다.


 

이 방법은 우선 PC에 USB단자를 통해 DDC로 연결한 후, DDC를 오디오용 DAC에 동축이나 광케이블로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오디오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PC-FI 입문자를 위한 조언

앞으로 음악이 유통되는 방식이 CD 등의 미디어에서 온라인 다운로드 형태로 바뀔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오디오 환경도 PC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PC-FI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PC-FI를 하면서 참고할만한 사항을 적어보았다.

 

첫째로 ‘음원’의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와 음반사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음반사가 CD급 혹은 그 이상의 무손실 압축 파일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두 번째로 PC-FI에도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오디오 시스템’ 이라는 것이다. 경제적인 DAC의 등장이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소리가 나려면 앰프와 스피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PC-FI는 현재 진행형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주어진 예산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PC-FI는 재미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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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은 절대 하지 않는 말 7가지

 

코메디닷컴 / 2014-04-14 10:40

 

 


“다 알고 있어”, “힘들어”…

 어떤 사람들은 더 성공적일까. 왜 어떤 사람들은 일상적인 업무에 허덕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매일 성취감을 느끼면 사는 걸까. 전문가들은 그 해답은 사용하는 어휘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사용하는 말은 그 사람의 심리상태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인생을 보는 방법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Forbes)’가 성공하는 사람들이 절대 하지 않는 말 7가지를 소개했다.

“그건 불가능해!”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든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창조적이 되면 불가능이란 있을 수가 없다. 이루기가 힘든 목표가 있을 때라도 성공하는 사람들은 차분히 이에 대응한다. 그들은 한 단계 한 단계 접근하다보면 결국 목표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경 안 써!”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열이라는 DNA(유전자)가 있다. 혁신자들은 절대 “나는 내 일이 싫어”라든지 “상관 안 해 될 대로 되라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비전과 짝을 이루는 정열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결코 도전을 이겨낼 수 없고, 사업을 혁신하고 발전시킬 수가 없다.

“내가 다 알고 있어”

모든 성공한 사람들 뒤에는 스마트한 팀이 있었다. 훌륭한 팀을 만들려면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자란 지식과 경험, 시각 등을 고용한 사람들로부터 얻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한 팀원들을 신뢰해야 한다.

“질문 좀 그만해!”

스마트한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지 않는 순간 질문이 멈추게 되고, 혁신은 끝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애플사의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나 산업디자이너인 제임스 다이슨 같은 천재적인 리더들은 팀원들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전통적인 지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라고 권했다. 그들이 좋아하는 질문은 “왜?”, “안 될 게 뭐야?”,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였다.

“감사하지만 피드백을 기대하지는 않아!”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 시각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떻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으며 비전을 이끌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데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피드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팀원이나 동료로부터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된다.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되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거나 긍정적인 방법으로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데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실패하면 어쩌지?”

실패는 사업에서 일상적인 한 부분이다. 제임스 다이슨은 백리스 진공청소기를 만들어 내기 전에 5,126번이나 실패를 했다. 토마스 에디슨은 전구를 개발하기까지 1만 번이나 실패를 거듭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건 너무 힘들어!”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결코 쉬운 길을 택하는 법이 없다. 그들은 정열과 인내력 그리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투지가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정말 쉽지가 않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때 저항이 적은 길을 선택하는 법이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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